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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민관 협력 국가유산 마을기업 모델 등 육성

국가유산청은 21일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서 국가유산 차원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지역 국가유산의 보존·관리 대책을 담은 ‘지방소멸 위기 국가유산 대응전략’을 발표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대응전략을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유산 활용 관광·체험 프로그램과 도시 재생 사업 등으로 생활인구 유입을 늘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 상생을 실현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방소멸 위기 국가유산 대응전략’은 ‘국가유산으로 살아나는 지역’을 비전으로 3대 추진전략, 7대 핵심과제, 52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3대 추진전략과 주요 내용은 ‘국가유산을 토대로 지역 발전의 새로운 가치 창출’ 전략을 통해 지역 생활인구 유입을 이끌 체류형 콘텐츠를 확산시키고, 무형유산 기반의 지역특산품과 관광·산업 연계모델을 개발·확산시켜 관련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또 ‘지방소멸 시대, 지역과 주민이 함께 지켜가는 국가유산’전략에서는 지방자치단체에 국가유산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민관 협력형 ‘국가유산 마을기업’ 모델을 육성하는 한편 국가유산 활용사업을 다양화하고, 균형 있는 지역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청은 ‘촘촘한 국가유산 보존·관리 체계 구축’ 전략을 통해 국가유산관리 중앙 지휘본부를 구축, 지역 국가유산의 통합 관리를 위한 법적·제도적 체계를 마련하고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보존·관리 체계를 확립해 혁신을 이루기로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1

경주 황룡사 ‘중금당’ 복원 연구 성과 학술대회 열려

신라를 대표하는 불전이었던 경주 황룡사 중금당의 복원 연구 성과를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경주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원장 임종덕)은 13일 오후 1시 라한셀렉트 경주 다이너스티홀에서 ‘경주 황룡사 중금당 복원연구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경주 황룡사지’는 신라의 찬란한 불교문화를 상징하는 유서 깊은 장소로, 중문, 9층 목탑, 중금당, 강당이 중심축을 따라 일렬로 배치된 신라 최대 규모의 사찰 터다. 특히 장륙존상을 비롯한 19존상을 봉안하기 위해 584년에 건립된 중금당은 신라를 대표하는 불전으로 꼽힌다. 이번 학술대회는 건축, 불상, 와전(기와와 전돌), 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의 5개 주제발표와 전문가 종합토론으로 구성된다. ‘황룡사 중금당 건축 고증연구’(이상명,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을 비롯해 △ ‘황룡사 중금당의 건축사적 의의 검토 시론’(강현, 국립문화유산연구원) △ ‘황룡사 중금당 불상 고증연구’(주수완, 우석대학교) △ ‘황룡사 와전 사용에 대한 고증연구’(최영희, 강릉원주대학교) △ ‘황룡사 디지털 콘텐츠 활용방안’(권흥순,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등 5개 주제발표를 통해 경주 황룡사 중금당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복원·정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주제발표 후에는 장헌덕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백소훈(명지대), 조원창(국가문화유산연구원), 최선아(명지대), 정여선(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 이지형(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분야별 전문가와 발표자가 참여해 종합토론을 진행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1

잇단 폭우에 상흔 가시지 않는 석굴암

국보 24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이 수년간 반복적으로 입고 있는 풍수해 문제에 대한 구조적 해결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석굴암은 최근 기록적 집중호우로 석축이 무너져 사면이 유실되는 심각한 피해를 입은 가운데, 긴급 보수 예산마저 확보되지 않아 추가 피해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3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석굴암 석축 일부가 붕괴되고 진입로 12m 구간 사면(비탈면)이 유실되며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경주시는 국가유산청과 협력해 임시 통행로를 개설하고 안전 펜스를 설치했으나, 본격적인 복구는 예산 미확보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어 그는 “수년째 풍수해 피해를 입고 있는 석굴암 진입로 피해와 관련해 지난 5월부터 8월 말까지 (주)아이디어스(지질전문연구기관)에 석굴암 진입로 하부 비탈면 현황조사 및 지표 지질조사 용역을 진행 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장기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미 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산사태 피해를 입었던 석굴암은 당시에도 예산 지원 지연으로 아직도 완전한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2024년 5월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이 기후변화로 인한 토함산 산사태 위험을 경고한 데 이어, 산림청은 올해 7월 토함산 일대서 대규모 땅밀림 현상(깊은 토층의 점진적 이동)을 3건 확인하며 추가 피해 가능성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예방·복구·보강의 체계적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문화재 보호 전문가는 “과학적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기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재난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해야 한다”며 “국가유산청, 지자체, 학계가 협력해 통합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복구 단계에서는 긴급 예산 편성 제도를 정비하고, 유실된 진입로나 붕괴된 구조물에 임시 보호 시설을 설치해 추가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며 “이를 장기적인 보강 작업으로 연계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문가는 특히 “기후 위기로 극단적 기상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석굴암뿐 아니라 문화재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라면서 “단기적 응급 조치에서 벗어나 선제적 예방 투자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토사학계 역시 “문화재 훼손은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라며 “응급 복구에 급급하기보다 천재지변에 대비한 구조적 보강 공사와 함께 석굴암을 풍수해 위험지역으로 지정해 종합적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한편 석굴암 석굴은 신라 불교예술의 전성기에 이룩된 최고 걸작으로 국보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지난 1995년 12월 불국사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03

‘동궁과 월지’ 200대 규모 주차장 신설 등 APEC 준비 ‘이상무’

국가유산청이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경주 지역의 주요 유적 14개소에 대한 종합점검을 완료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점검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국내외 주요 인사 및 방문객의 경주 국가유산 관람을 지원하기 위해 진행됐다. 국가유산청과 경주시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약 5개월간 신라왕경 핵심유적과 관련 시설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신라왕경 핵심유적은 2019년 제정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으로 정한 경주 시내 14개소의 유적을 말한다. 월성, 황룡사지, 분황사지, 구황동 원지 유적, 미탄사지 삼층석탑, 동궁과 월지, 첨성대, 대릉원 일원, 동부사적지대, 춘양교지·월정교지, 인왕동 사지, 천관사지, 낭산 일원, 사천왕사지가 이에 포함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들 유적에 대해 유물·유구 및 유적의 보존관리 실태 및 적정성, 공사·발굴 현장의 위해요소 및 안전성, 전시관·홍보관 등 관람객을 위한 각종 관람시설의 편의성, 사업현장의 주변 경관 개선사항 발굴 등을 점검했다. 특히 이번 점검에서는 만성적인 주차공간 부족과 노면 물고임 등이 지적됐던 동궁과 월지의 관람환경을 집중 점검했다. 이에 국가유산청과 경주시는 동궁과 월지에 200대 규모의 임시주차장을 9월까지 완공하기로 했다. 첨성대의 야간 경관도 개선하기로 했다. 기존 경관조명은 야간에 첨성대의 형태만을 확인하는 정도로 운영돼 첨성대의 역사적 가치를 온전히 담아내기 어려웠다. 이에 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융합연구센터 등 관련 기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첨성대의 가치를 알리는 미디어아트 시설을 10월부터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1976년부터 발굴조사가 진행된 황룡사지는 지난해 진입부 기단공사가 마무리된 데 이어 올해 중 남쪽광장 정비가 완료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com

2025-07-27

경북 세계유산·보물·국보 등 집중 호우에 문화재 4건 피해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진 집중호우로 경북 지역에서 총 4건의 국가유산이 피해를 입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호우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 사례가 총 21건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 중 경북 지역에서는 경주와 고령 소재 국가유산 4건이 포함됐다.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에서는 집중호우로 인해 나무가 넘어지고 울타리 일부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과 경주시 측은 현장 주변 출입을 통제하고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라 진덕여왕(재위 647~654)의 무덤인 진덕여왕릉에서는 봉분을 둘러싼 갑석 일부가 떨어져 임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현장 점검을 통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국보인 경주 석굴암은 진입로 사면 일부도 유실돼 진입로 부근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사적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집중호우로 인해 지정 구역 내 사면 일부가 유실돼 유실된 토사와 수목을 정리하고 탐방로 입구를 임시로 폐쇄했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한반도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 가야를 대표하는 주요 유적으로 가야문화권의 고분 유적 6곳과 함께 2023년 ‘가야고분군’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국가유산청은 피해 복구를 위한 현장 조사에 착수하고 긴급 보수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3

경북 대형 산불로 전소된 의성 고운사 연수전·가운루, 청송 사남고택 국가유산 지정 해제 검토

지난 3월 발생한 경북 대형 산불로 전소된 의성 고운사의 연수전과 가운루, 청송 사남고택의 국가유산 지정 해제가 검토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3월 대형 산불로 소실된 해당 문화재들에 대한 정밀수습조사를 완료하고, 문화유산위원회에서 지정 해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의성 고운사의 연수전과 가운루는 국가지정 문화유산인 보물이며, 청송 사남고택은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 정밀수습조사는 보물 의성 고운사 연수전과 가운루에서 지난 6월 9일부터 12일간, 국가민속문화유산 청송 사남고택에서 지난 5월 6일부터 4일간 진행됐다. 정밀수습조사 결과 ‘의성 고운사 연수전’에서는 목부재 2점, 철물 206점, 기와 75점 등 부재 283점이 가운루‘에서는 목부재 113점, 철물 151점, 기와 5점 부재 269점이 수습됐다.   청송 사남고택에서는 목부재 13점, 철물 43점, 기와 14점, 기타 2점 등 부재 72점이 수습됐다. 이번 정밀수습조사는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경북도, 청송군, 의성군이 협력해 사전 조사부터 수습조사까지 진행했다.   국가유산청 문화유산국 관계자는 연수전·가운루와 사남고택 등 3건의 국가지정문화유산에 대해 ”해당 문화유산들이 전소된 사안이라 관계 전문가의 현장 조사와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지정 해제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내로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지정문화유산이 화재 등의 멸실로 인해 지정 해제된 사례로는 강원도 춘천 청평사 극락전과 전라남도 화순군 쌍봉사 대웅전 등이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2

신라 금동관 ‘비단벌레 날개 장식’ 최초 확인

경주 황남동의 신라시대 고분에서 발굴된 금동관에서 비단벌레 날개를 사용한 장식이 처음 확인됐다. 금관을 포함해 지금까지 출토된 금동관 가운데 첫 사례여서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2020년 경주 황남동 120-2호 무덤에서 출토된 금동관을 보존 처리하는 과정에서 비단벌레 날개 장식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비단벌레 날개장식이 발견된 금동관은 3개의 4단 ‘출(出)’자 모양 세움장식, 2개의 사슴뿔 모양 세움장식 그리고 관테로 구성됐다. 세움장식과 관테는 거꾸로 된 하트모양의 구멍을 뚫어 장식했는데 비단벌레 날개는 이 구멍의 뒤쪽에 붙어 있었으며, 금동관 곳곳에 뚫은 구멍을 화려한 빛깔의 비단벌레 날개로 메워 장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비단벌레 날개장식은 지금까지 모두 13곳에서 15장이 ‘수착(흡착과 흡수가 동시에 진행된 상태)’된 채로 발견됐는데, 금동관 원래의 위치에 그대로 붙어있는 날개장식이 7장이었고 나머지 8장은 관에서 떨어져 나와 주변에 흩어져 있는 상태였다. 금동관에 그대로 붙어있던 날개 장식(7장)은 출(出)자 모양 세움장식에서 3장이 겹쳐진 상태였고, 나머지 4장은 원래의 위치에 한 장씩 붙어있었다. 현재 발견된 날개는 대부분 흑화됐지만 부분적으로는 원래의 빛깔이 남아 있는 것도 있다. 그동안 경주 황남대총 남분, 금관총, 쪽샘 44호 고분 등에서 출토된 말갖춤(馬具), 허리띠 등에 비단벌레 날개가 장식된 사례가 있었지만 금관이나 금동관에 비단벌레 날개장식이 사용된 것은 120-2호분 출토 금동관이 최초이다. 신라 공예기술에서 비단벌레 날개 사용 범위를 확장시켰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국가유산청 측은 “출(出)자 모양 세움장식이 학계에서 신라 왕족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비단벌레 날개장식은 단순한 미적 표현을 넘어 착장자의 사회적 위상을 짐작하게 하는 동시에 화려했던 신라 공예기술과 지배계층 문화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로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출토된 유물을 보존 처리하며 연구·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를 비롯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성과를 일반시민 및 학계 연구자들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관련 조사연구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21

‘사찰 음식’, 국가무형유산 됐다

한국의 전통과 불교 정신이 깃든 사찰 음식이 국가무형유산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불교의 정신을 음식으로 구현해 온 ‘사찰 음식’을 신규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한다”고 19일 밝혔다. 사찰 음식은 사찰에서 전승해 온 음식으로, 승려들이 일상에서 먹는 수행식과 발우공양으로 대표되는 식사법을 포괄한다. 사찰마다 다양한 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육류와 생선, 오신채(五辛菜·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 등 자극적인 5가지 채소)를 쓰지 않고 조리하는 채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사찰 음식은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이후 오랫동안 한국의 식문화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왔다. 고려 시대 ‘동국이상국집’ 등에 채식 만두, 산갓김치 등 사찰 음식과 관련한 기록이 남아있다. 조선 시대에는 ‘묵재일기’ 등을 통해 사찰이 두부, 메주 등 장류와 저장 음식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면서 사대부가와 곡식을 교환하는 등 음식을 통해 민간과 교류해 온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사찰음식은 △불교 전래 이후 발전해오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 △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않는다’는 불교의 불살생 원칙과 생명 존중, 절제의 철학적 가치를 음식으로 구현해 고유한 음식문화를 형성했다는 점 △발효식품을 중심으로 하는 조리 방식과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식재료를 활용하고, 사찰이 위치한 지역의 향토성을 반영하는 등 타 국가의 사찰음식과 차별화된다는 점 △현재에도 사찰 내에서 왕성히 전승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조리법을 유지하면서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등 그 영역을 확장해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국가무형유산으로서 지정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가유산청 측은 “사찰음식은 각 사찰마다 다양한 조리법이 이어져 오고 있으며, 승려를 중심으로 사찰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집단 전승체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9

내년까지 488억 투입 국가유산 순차 복구

지난 3월 영남 지역을 강타한 대형 산불로 인해 피해를 본 국가유산을 복구하기 위해 약 488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8일 지난달 행정안전부 등과 합동 조사한 결과 국가유산 피해를 복구하는 데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488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유산 피해를 최종 36건으로 집계했으며, 이들에 대해 순차적으로 복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유산청이 집계한 3월 산불 국가유산 피해 현황에 따르면 국가지정유산 13건과 시·도 지정유산 23건, 총 36건이다. 유산별로는 보물 3건, 명승 4건, 천연기념물 3건, 국가민속문화유산 3건, 유형문화유산 5건, 기념물 3건, 민속문화유산 6건, 문화유산자료 9건 등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문화유산은 가치 훼손의 심각성, 시급성, 추가 훼손 방지 등 우선 순위를 고려해 유산별 세부 복구 계획을 수립한 뒤 복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불을 피해 미리 인근 박물관 등으로 긴급히 소산시킨 국보, 보물 등 동산문화유산 19건 1556점은 소유자·지자체 등과 협의를 통해 원래 보관 장소로 이동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자연유산의 경우 병충해방제, 영양공급 등 생육 개선과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가지치기와 안전지지대 설치, 지속 점검을 통한 주요한 나무들의 자연 복원 유도가 추진될 예정이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산불로 피해를 입은 국가유산이 본래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산불 뿐 아니라 풍수해 등 여러 위기 상황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가유산을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온전히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08

영천 청제비, 국가유산청에서 국보 지정 예고

경북 전역에 산재한 많은 문화유산 가운데 ‘영천 청제비’가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2일 국가유산청이 신라의 자연재해에 대한 대처와 관리 과정을 보여주는 ‘영천 청제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영천 청제비’는 신라시대부터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청못’에 세워진 두 개의 비석을 말한다. 1기는 청제건립비<앞면>·청제수리비<뒷면>로 청제의 건립과 수리를 기록하고 있고, 또 1기는 청제중립비다. 2기의 비석은 이 지역의 수리(물의 관리)와 관련한 제방의 조영과 수리를 비롯해 자연재해를 극복하는 당시의 토목 기술과 국가의 관리체계를 보여주는 사회·경제사적 사료로서도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다. 비석은 일반적인 받침돌(碑座)과 덮개돌(蓋石)이 없고 자연석에 내용(碑文)을 새긴것이 특징이다. 청제건립비와 청제수리비는 모양을 가다듬은 형태가 아닌 자연스러운 형태로 돌의 앞면에는 청제 건립내용을 담았고, 뒷면에는 청제 수리의 비문을 각각 새겼다. 위쪽이 얇고 아래쪽이 두꺼운 형태로, 두 면의 비문 대부분이 판독할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하게 보존되고 있는 상태다. 청제건립비(앞면)는 536년(법흥왕 23년) 2월 8일, ▨탁곡(▨乇谷)에 처음 큰 제방을 준공한 사실과 공사 규모, 동원인원, 공사 책임자, 지방민 관리자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서체는 예스럽고 비정형적이며 자유분방한 전형적인 6세기 신라 서풍을 띠고 있다. 청제수리비(뒷면)는 798년(원성왕 14년) 4월 13일 제방 수리 공사를 완료했다는 사실과 제방의 파손·수리 경과 보고 과정, 수리 규모, 공사 기간, 공사 책임자, 동원 인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청제건립비와 26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시기지만 비문은 신라 고유 서풍을 계승하고 있다. 자연석 하나에 앞뒤로 나뉘어 새겨진 청제건립·수리비는 신라 역사에서 홍수와 가뭄이 가장 빈번했던 6세기와 8세기 후반~9세기에 신라가 자연재해 극복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했던 토목공사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화유산으로 시사점이 크다. 그 옆의 청제중립비(사진 원내)는 1688년(조선 숙종 14년) 묻혀 있던 청제건립·수리비를 다시 일으켜 세운 사실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도 청제중립비는 900여 년 뒤에 건립된 비석인데도 역시 조선시대의 일반 서체가 아닌 신라의 예스러운 서풍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올바른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겠다는 당시 건립자의 뜻이 반영되었을지도 모른다. ‘영천 청제비’는 청제의 건립 및 수리 과정, 왕실(국왕) 소유의 제방 관리와 보고 체계 등을 담고 있어, 신라의 정치 및 사회·경제적 내용을 연구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게다가, 한 비석에 시기를 달리하는 비문이 각각 기록된 희귀한 사례와 함께 조성 이래 지금까지 원위치에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는 점 등도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유산국 문화유산정책과 이연재 연구관은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영천 청제비’에 대해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각계로부터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보로 지정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2025-05-04

포항시, 조선시대 성곽 ‘연일읍성’ 국가유산 지정 추진

포항시가 조선시대 성곽인 ‘연일읍성’의 보존 및 활용을 위해 학술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유산 지정을 추진한다. 연일읍성은 남구 대송면 남성리에 위치한 석축 성곽으로, 길이 약 2km, 높이 최대 2.5m에 이르는 성축 성곽이 잔존하는 것으로 확인되며, 보존 상태도 매우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곽 안에는 연일 정씨의 시조인 형양공 정습명(鄭襲明, 1096~1151)의 묘와 이를 지키는 재실 ‘남성재(南城齋)’가 위치해 있다. 연일읍성에 관한 문헌 기록도 풍부하다. ‘세종실록’에는 1430년과 1439년 경상도 연일에 성을 쌓았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1530년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둘레 2,940자, 높이 12자, 우물 3개 등이 언급돼 있다. ‘여지도서’를 비롯한 다양한 문헌과 고지도에도 읍성의 위치, 규모, 주요 시설에 대한 정보가 상세히 담겨 있으며, 18세기 중엽 제작된 ‘여지도’에는 읍성과 내부 객사와 동헌의 위치까지 표현돼 있다. 포항시는 이러한 역사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연일읍성의 중장기 보존·활용을 위한 학술 용역을 추진하고, 자료를 종합한 보고서를 작성해 연내 경상북도에 제출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토대로 국가유산 지정을 위한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고려사절요’의 기록에 따르면 포항에는 1011년(고려 현종 2) 동여진 침입에 대응해 청하·흥해·연일·장기 등 4개 고을에 성이 축조된 바 있다. 이후 이동과 석성 개축을 거쳐 조선시대 읍성으로 기능해 왔다. 이 중 ‘장기읍성’은 국가지정 문화유산(사적)으로 지정돼 복원·정비가 추진 중이지만, 나머지 읍성은 주거지 개발 등의 영향으로 상당 부분 유실·훼손됐다. 특히 흥해읍성과 청하읍성은 읍면 중심지로 주거지와 상권이 밀집돼 복원 정비에 시간과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반면 연일읍성은 비교적 외곽에 위치하고 성곽의 형태도 뚜렷하게 남아 있어 복원 정비가 비교적 수월한 여건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향후 국가유산으로 지정되면 관련 예산을 투입해 성곽 일부를 정비하고 탐방로와 조망 포인트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연일읍성을 시민이 향유하는 역사문화 관광자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7

화마가 할 퀸 경북 문화유산 25건… 상시 방재체계 서둘러야

경북 북부와 동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산불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확산된 가운데,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국가 문화유산 산불 보호책에 비상이 걸렸다. 화마가 덮치는데도 속수무책 발만 구르는 등 문화재 보호를 위한 사투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국가유산 위기 경보가 사상 최초로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돼 위기 지역의 유형유산 이동 피난 작업이 진행됐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30일 기준으로 의성군과 안동시, 영양, 청송, 영덕을 포함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번 산불로 인해 피해를 본 국가유산은 총 30건이며, 이 중 25건이 경북 지역 문화유산이다. ‘천년 고찰’의성 고운사의 보물은 화마에 무너져 내렸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초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안동 봉정사와 영주 부석사 등 주요 사찰과 종가에서 소장한 유물 24건(1581점)에 대해 한밤중 긴급 유물 이송 작전이 펼쳐졌다. 석탑 등에는 방염포를 설치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으나, 피해를 온전히 막지는 못했다. 목조 문화유산이 많은 경북에서는 화재에 특히 취약한 만큼, 국가유산 방재 대응체계를 재점검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송 사남고택·만세루, 안동 지산서당·지촌고택·송석재사 등 옛 전통과 역사를 간직한 건물 등도 화마를 이기지 못했고, 영양 답곡리 마을을 지켜주던 만지송도 불에 탔다. 지난 24일 의성 고운사에서는 화선이 5.8km 거리까지 근접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일부 유물을 옮기고 주요 건물에 방염포를 설치했지만, 결국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보물인 석조여래좌상은 겨우 빼냈으나 받침인 대좌(臺座)는 옮기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때 안동 길안면의 16세기 정자 만휴정이 무사하다는 소식과 함께 방염포(방염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방염포는 화재가 1000도 이상인 경우 약 10분, 500~700도는 무제한으로 견딜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명확한 기준이나 지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며, 소방 방재 전문가들은 “단열재와 비교했을 때 방염포의 효과가 명확하지 않고, 무게가 무거워 긴급 상황에서는 설치가 어렵다”고 방염포의 단점을 지적하고 있다. 2005년 강원도 양양 낙산사 화재 이후 문화유산 관련 재난 방지 시설 구축 사업에 방염포가 투입됐으며, 이를 위해 연간 국비 110억 원 정도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유산 안전 방재의 중요성에 비해 현재 예산과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의 올해 문화유산 안전 방재 기술 개발 연구 분야 예산은 3억8700만 원에 그치고 있어 연구개발(RD) 성과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문화재 방재 전문가들은 “문화유산은 화재에 매우 취약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 응급 상황이 아니라 상시로 가동할 수 있는 국가유산 방재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과거 의 방식으로는 현재의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국가유산 방재 근간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30

‘천마총 발굴의 그날’ 생생한 현장의 감동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2023년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좌담회 내용을 담은 구술 자료집 ‘천마총, 그 날의 이야기’사진를 발간했다. 경주 황남동에 위치한 천마총은 고대 신라시대 마립간 또는 마립간 일족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천마총 발굴조사는 1971년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에 따라 1973년 문화재관리국(현 국가유산청)이 미추왕릉지구 발굴조사단(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을 조직해 실시한 국가 주도의 첫 발굴조사였다. 발굴 결과, 천마도 말다래(안장 밑에 늘어뜨려 말 탄 사람의 다리에 흙이 튀지 않도록 하는 판으로 정식 명칭은 국보 ‘경주천마총 장니 천마도’)를 비롯해 신라금관, 금허리띠 등 총 1만1526점의 중요 유물이 출토됐다. 이 유물들은 신라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구술 자료집은 당시 천마총 발굴에 참여했던 지건길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 소성옥 씨, 윤근일 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 남시진 계림문화재연구원장 등이 좌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1973년 4월 6일 천마총 발굴 위령제를 시작으로 발굴에 착수하는 과정부터 금관, 말다래 등 주요 유물이 발견된 순간까지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책자에서는 미추왕릉지구 발굴조사단원들과 이들의 발굴 준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조사단 구성과 발굴 준비’를 시작으로, 천마총 출토 유물과 보존처리 등을 비롯해 당시의 발굴조사 과정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거대한 봉분과 산더미 같은 돌무지’, ‘화려한 금관과 천마도장니’, ‘기저부 조사와 보고서 간행’, 좌담회 현장에서 시민 및 현업 종사자들과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묻고 답하다’까지 좌담회의 이야기를 5개의 주제 아래 71개의 이야기로 나눠 발굴조사가 이뤄진 시간의 흐름대로 엮어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또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도 함께 수록해 당시 발굴 현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책자는 국공립 도서관, 연구기관, 교육기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며,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가유산 지식이음 누리집(https://portal.nrich.go.kr/)에 공개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1-15

1500여년 전 신라 토성 자취 찾는다

1500여 년 전 신라의 역사적 요충지였던 포항 북미질부성에 대한 국가유산 가치 조명과 조사·연구·보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포항시는 북구 흥해읍 흥안리에 소재한 신라시대 성곽인 북미질부성의 문화유산 지정 및 정비를 위해 올해 상반기부터 발굴 조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2023년 영남문화재연구원이 진행한 고도화 정비 사업의 기초 조사에서는 북미질부성의 성곽 형태가 잘 보존돼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올해 시 자체 예산 1억원을 투입해 북미질부성의 시굴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북미질부성(北彌秩夫城)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안리에 위치한 신라시대 토성으로, 둘레는 약 1.4㎞이며 일명 조봉대(釣奉坮)라고도 불린다. 이 성은 신라 지증왕 5년(504)에 건립됐다는 기록이 전하며, 흥해읍 흥안리의 곡강천 절벽 위쪽에 자리 잡고 있다. 축조 당시에는 둘레 5500척에 연못 한 곳과 3개의 우물이 있었다고 전해지나 현재는 흔적만 남아있다. 1011년(현종 2)에 흥해읍성이 축조되면서 주변 성으로 전락했고, 조선시대 중엽까지 동북 해적을 막는 기지 역할을 했으며 성 내에는 많은 토기 조각이 흩어져 있고, 수십 기의 묘지가 형성돼 있다. 남미질부성과 함께 신라의 동해안 방어를 위한 중요한 성곽이었으며, 신라의 영역 확장과 함께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으며, 남미질부성은 포항시 흥해읍 남성리 일대에 위치한 성벽 둘레 2㎞인 신라시대 성곽으로 경북도 기념물 제96호로 지정돼 있다. 북미질부성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 고려사 등 각종 역사서와 지리서에서 확인되며, 신라 지증왕 5년(504년) 인부를 동원해 쌓은 12개소의 성 중 하나였으며, 신라 동북지역 방어의 군사요충지로 활용되다 고려 태조 13년(930년) 고려 군사들과 투항했다는 기록 이후 성의 기능이 상실됐다. 포항시는 앞으로 발굴 조사 용역으로 신라시대 성곽의 축조 방법에 대한 학술 자료를 구축하고, 국가유산으로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유산 지정 후 중장기 종합 정비 계획을 수립하고, 연차별로 사유지 매입, 탐방로 정비 등을 실시해 동해안의 푸른 바다와 흥해의 넓은 평야를 조망할 수 있는 관광 시설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흥해읍은 북미질부성, 남미질부성, 옥성리·마산리 고분군 등 신라시대 유적이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으며, 501년에 조성된 국내 최고(最古)의 금석문인 중성리 신라비가 출토된 지역”이라며 “이러한 역사적 자원들을 활용해 신라시대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비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발굴과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풍납토성과 함께 우리나라 고대 토성 축성술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달성 토성은 삼국사기에 신라시대 서기 261년에 쌓은 것으로 기록됐으며, 국가 사적 62호로 지정된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1-14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 보물 지정 예고

국가유산청은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위치한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達城 瑜伽寺 靈山會 掛佛圖)’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달성 유가사 괘불도는 1993년 도난당했다가 2020년에 되찾은 유물이다. 화기(畫記)에 적힌 기록을 통해 1784년에 제작됐으며, 영산회(靈山會·석가여래가 영취산에서 제자들에게 법화경을 설법한 모임)를 주제로 한 불화임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도난 과정에서 화기 일부가 훼손돼 이 불화를 그린 승려들은 알 수 없지만 머리와 얼굴의 형태, 신체의 비례와 표현 감각, 각 도상의 배치와 곳곳에 사용된 다양한 문양 소재 등으로 볼 때 18세기 후반에 활동했던 유성(有城) 화파(畫派)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괘불도는 석가여래를 압도적으로 크게 그리고,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을 화면 상단에 작게 배치해 삼신불 형식을 띠고 있다. 서산 개심사 영산회 괘불도(1772년)에서도 이와 유사한 구도가 확인되지만, 본존이 앉아 있는 형태인 좌상(坐像)으로 표현된 괘불은 이 작품이 유일하다. 이 시기의 괘불은 대부분 10m를 넘거나 이에 조금 못 미치는 크기이지만, 이 괘불은 폭이 약 4.5m인 소형이다. 이는 사찰의 공간 배치를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 괘불도는 당시 유가사의 공간 구성과 사찰의 규모를 추정하는 데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비록 도난 과정에서 상하축이 잘려나가고, 일부 색을 다시 칠한 부분이 있지만, 본존을 좌상 형식으로 그린 영산회 괘불이면서 삼신불로 구성한 점은 불교 도상 연구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30

한국 고전 영화 4편 ‘국가등록문화유산’ 된다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을 비롯해 ‘하녀’, ‘낙동강’, ‘돈’ 등 한국 고전 영화 4편이 문화재 등록을 앞두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12일 한국영상자료원이 소장하고 있는 고전 영화 4편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로 하고, 각계의 의견수렴을 위해 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등록문화재는 근·현대시기에 형성된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정된 것을 말한다. 국가유산청의 전신인 문화재청이 지난 2007년부터 △한국인이 주도적으로 제작했거나 한국인을 주 관객으로 한 영화 △제작된 지 50년이 넘은 영화 △필름으로 물질적인 형태가 남아있는 영화 등을 등록 기준으로 정하고 영화도 문화재로 등록해왔다. 이번에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작품들은 1950∼1960년대 한국 사회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당대 최고 흥행작이자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 영화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 △신분 상승을 꿈꾸는 하녀를 중심으로 인간의 욕망과 억압, 한국 사회의 모순을 드러낸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김기영 감독의 ‘하녀’ △한국전쟁 시기에 제작돼 사료적 가치가 높은 영화 전창근 감독의‘낙동강’ △산업화 시기의 농촌의 비극적인 현실을 묘사한 리얼리즘 영화 김소동 감독의 ‘돈’ 등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4편의 영화는 근현대기의 사회상과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향후 미래 세대에 한국 영화의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등록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확정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12

한글 서예 국가무형유산 신규 종목 지정 예고

국가유산청은 ‘한글서예’를 국가무형유산 신규 종목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한글서예’는 ‘우리 고유의 문자인 한글을 먹과 붓을 사용해 글로 쓰는 행위와 그에 담긴 전통지식’을 포괄한다. ‘한글서예’는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반포된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종이에 국한하지 않고 금석, 섬유 등 다양한 재질의 매체에 한국인의 삶을 기록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전해져왔다. 왕실에서 민간에 이르기까지, 한글로 쓴 문학작품 필사본이나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편지글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됐다. 전통적인 판본체, 궁체 외에 개인화된 필체인 민체를 통해 다양한 서체와 필법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한글서예에는 문자를 이용한 독창적 조형예술로서 다양한 서예 작품을 통해 시대별로 변화하는 미적 감각과 사회상이 담겨 있다. 이러한 예술적 의미와 기능은 최근 들어 문자 디자인의 요소가 강조된 캘리그래피 분야로도 그 저변을 확대해 가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한글서예’는 우리 고유의 문자 체계 한글을 표현한다는 특징과 함께, 특유의 서체와 필법 등의 전통성과 고유성을 통해 한국 전통문화로서 대표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한글서예’의 국가무형유산 지정 가치에 대해 한글 창제 시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 문학작품·일상생활 실용서·서간문 등 다양한 기록물에 사용돼 민속사, 국어사, 음식사, 문화사, 서체사 분야의 연구에 기여한다는 점, 우리 고유 문자 한글을 사용해 이웃나라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필법과 정제미가 있다는 점, 현재에도 다양한 교육기관을 통해 전승되며 캘리그래피, 미디어작품, 공연 등 다양한 예술로 영역을 확장해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에 기여한다는 점 등을 들었다. 다만, ‘한글서예’는 다양한 교육기관이나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현재에도 왕성하게 전승되고, 온 국민이 향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된다. 국가유산청은 30일 간 지정 예고 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무형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유산 지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6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 보물 지정

1000년 전 세워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제203호)인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포항 보경사 경내 적광전 앞에 위치한 높이 약 4.6m 규모의 석탑이다. 단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석(塔身石·몸돌)과 옥개석(屋蓋石·지붕돌)으로 구성된 탑신부가 있으며, 상륜부(석탑의 꼭대기에 세워 놓은 장식 부분)는 노반석(탑의 상륜부 가장 아래에 상륜을 받치기 위한 사각형 돌)과 복발석(탑의 노반 위에 엎어진 사발 모양으로 장식해놓은 돌 )으로 이뤄져 있다. 이 석탑은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1588년 사명대사 유정이 지은 ‘내연산보경사금당탑기’(內延山寶慶寺金堂塔記)에 따르면 고려 현종 14년(1023년)에 사찰에 탑이 없어 청석(靑石)으로 5층탑을 만들어 대전 앞에 놓았다는 내용이 있다. 보경사 석탑은 탑 몸체에 새겨진 독특한 문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조성시기에 대한 기록이 명확하고, 11세기 석탑의 전형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 등이 잘 나타나 있어 역사적, 학술적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이번에 지정한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6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 보물 됐다

1000년 전 세워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제203호)인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포항 보경사 경내 적광전 앞에 위치한 높이 약 4.6m 규모의 석탑이다. 단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석(塔身石·몸돌)과 옥개석(屋蓋石·지붕돌)으로 구성된 탑신부가 있으며, 상륜부(석탑의 꼭대기에 세워 놓은 장식 부분)는 노반석(탑의 상륜부 가장 아래에 상륜을 받치기 위한 사각형 돌)과 복발석(탑의 노반 위에 엎어진 사발 모양으로 장식해놓은 돌 )으로 이뤄져 있다. 이 석탑은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1588년 사명대사 유정이 지은 ‘내연산보경사금당탑기’(內延山寶慶寺金堂塔記)에 따르면 고려 현종 14년(1023년)에 사찰에 탑이 없어 청석(靑石)으로 5층탑을 만들어 대전 앞에 놓았다는 내용이 있다. 보경사 석탑은 탑 몸체에 새겨진 독특한 문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조성시기에 대한 기록이 명확하고, 11세기 석탑의 전형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 등이 잘 나타나 있어 역사적, 학술적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6

영주 만죽재·해우당고택 국가문화유산 지정 예고

국가유산청은 반남박씨와 선성김씨의 집성촌으로서 유서 깊은 전통마을 영주 무섬마을 내 대표 고택 만죽재고택, 해우당고택과 생활유물들을 각각 국가민속문화유산 ‘영주 만죽재·해우당 고택 및 유물 일괄’로 지정 예고했다고 7일 밝혔다. 만죽재고택은 조선시대 병자호란 이후 1666년 반남박씨 박수(1641∼1729)가 무섬마을에 와서 지은 집이다. 마을을 맨 먼저 개척해 정착한 조상부터 13대까지 장손이 360년간 집터와 가옥을 온전히 지켜오고 있다. 집터와 가옥의 배치와 평면, 주변 환경이 큰 변형 없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고택은 안채, 사랑채, 부속채 등이 연결된 ‘ㅁ’ 자형의 주택이다. 국가유산청은 고택의 ‘ㅁ’자형 평면 형태는 조선 중·후기 상류주택을 대표하는 유교적 종법질서의 표현 방법으로서 중요한 건축적 특징이 있다고 평가했다. 만죽재 고택에는 옛 생활과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이 남아있다. 전통혼례를 치를 때 신랑 집안에서 신부 집안에 보내는 혼인 문서인 혼서지(婚書紙)를 비롯해 호주가 호(戶·집)의 상황을 적어 제출한 호구단자(戶口單子) 등이 잘 보관돼 있다. 명성황후가 1895년 10월 일본군에 의해 시해된 을미사변 후 영남에서 일어난 항일 운동 기록을 필사한 항일격문집, 만죽재에 전승돼 온 내방가사를 모은 문집 등도 있다. ‘관직도표’를 그려놓고 주사위를 던져 숫자에 따라 말을 놓고 가장 먼저 오르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인 승경도(陞卿圖) 관련 자료도 있어 당대 생활사 연구에 도움이 된다. 해우당 고택은 선성김씨 집안에서 마을에 처음 정착한 것으로 알려진 김대(1732∼1809)의 손자 김영각(1809∼1876)이 1800년대 초반에 지은 집이다. 그의 아들인 해우당 김낙풍(1825∼1900)이 1877∼1879년에 고택을 수리한 이후 해체하거나 수리한 적이 없어 150년 가까이 원형이 잘 보존돼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낙풍은 고종(재위 1863∼1907)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의 친구로, 현재 사랑채에 걸려있는 ‘해우당’ 현판은 흥선대원군이 쓴 친필로 알려져 있다. 해우당 고택 역시 ‘ㅁ’ 자형으로 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안방에서 태어나서 목방, 작은사랑, 큰사랑 등으로 옮겨가는 생애주기와 생활을 유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해우당 고택 역시 여러 고문헌과 서화, 글씨 등이 전한다. 김낙풍이 작성한 과거 답안지, 집 건물을 수호한다는 성주를 모셔두는 단지, 갓 보관함 등도 남아 있어 ‘영주 해우당 고택 및 유물 일괄’로 함께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은 약 1달간 각계 의견을 들은 뒤,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영주 만죽재 고택 및 유물 일괄’ 등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확정한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4-10-07

포항 ‘용계정’·‘분옥정’, 국가지정 문화유산 보물 지정

포항시는 국가유산청이 29일 ‘포항 용계정’과 ‘포항 분옥정’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포항 용계정과 포항 분옥정은 자연경관과 조화된 조선 후기 누정의 건축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경상북도 포항 지역 문화유산이다. 각각 1696년과 1820년에 건립됐다. 포항 용계정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된 2층의 누마루를 가진 ‘ㅡ’자형 팔작지붕 건축물로, 앞쪽에는 기계천이 흐르고 있다. 창건 당시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여강이씨 후손들의 수양공간으로 활용됐다. 이후 1778년에는 정면 5칸으로 증축했다. 1779년에는 용계정 뒤편에 서원 사당인 ‘세덕사’를 세우면서 용계정에는 ‘연연루’라는 현판을 달아 서원 문루(門樓) 역할을 했다. 1871년 서원 철폐령 당시 훼철을 막고자 주변에 담장을 쌓고 다시 옛 현판을 달아 화를 면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여강이씨의 문중 회의와 행사장으로 활용되며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용계정이 있는 덕동마을은 여강이씨 향단파의 집성촌이다. 문중 관련 문화유산이 함께 형성돼 있다. 특히, 마을에 수구막이 숲인 덕동숲은 용계정과 함께 어우러지는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1년 8월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 ‘포항 용계정과 덕동숲’으로 지정됐다. 포항 분옥정은 1820년 건립된 창건기록이 명확하고, 정면에는 용계천 계곡과 노거수가 위치해 있는 등 산천이 어우러진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이러한 입지 여건은 ‘구슬을 뿜어내는 듯한 폭포가 보이는 정자’라는 의미의 ‘분옥정’이란 이름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분옥정 안에 걸린 ‘청류헌(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곳)’, ‘용계정사(물이 흐르는 형상이 용과 같음)’등의 현판에도 잘 표현돼 있다. 이같은 현판, 편액은 추사 김정희 등 이름난 명사들이 남긴 것이다. 분옥정은 정면 3칸의 누마루와 그 뒷면에 2칸의 온돌방을 이어 배치한 ‘丁’자 평면 형태로 조성됐다. 정면의 계곡을 잘 조망할 수 있도록 ‘丁’자형의 윗부분(‘ㅡ’부분)에 누마루를, 아랫부분에 온돌방을 배치했으며, 각 지붕의 용마루와 처마의 높이를 같게 맞췄다. 이는 분옥정의 뛰어난 경관적 가치를 뒷받침해주는 요소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29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 보물 된다

1000년 전 세워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제203호)인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보물이 된다.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 했다고 13일 밝혔다.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포항 보경사 경내 적광전 앞에 위치한 높이 약 4.6m 규모의 석탑이다. 단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석(塔身石·몸돌)과 옥개석(屋蓋石·지붕돌)으로 구성된 탑신부가 있으며, 상륜부(석탑의 꼭대기에 세워 놓은 장식 부분)는 노반석(탑의 상륜부 가장 아래에 상륜을 받치기 위한 사각형 돌)과 복발석(탑의 노반 위에 엎어진 사발 모양으로 장식해놓은 돌 )으로 이뤄져 있다.이 석탑은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1588년 사명대사 유정이 지은 ‘내연산보경사금당탑기’(內延山寶慶寺金堂塔記)에 따르면 고려 현종 14년(1023년)에 사찰에 탑이 없어 청석(靑石)으로 5층탑을 만들어 대전 앞에 놓았다는 내용이 있다.보경사 석탑은 탑 몸체에 새겨진 독특한 문양으로 잘 알려져 있다.석탑의 1층 탑신석 정면에는 문비형과 자물쇠, 문고리 조각이 선명하게 표현돼 있다. 문비형은 문틀이나 창틀에 끼워서 여닫는 문이나 창의 한 짝을 형상화한 것이다.이런 문양은 석탑 내부에 사리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국가유산청은 설명했다.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석탑과 승탑에서 시작돼 고려 때까지 계승된 사리 신앙의 상징”이라며 “사리를 섬기며 부처님의 가르침과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석탑에서는 물이 탑의 몸쪽으로 흐르지 않도록 파둔 홈도 볼 수 있다.1010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등에서 확인되는 형태로, 통일신라부터 11세기까지 이어진 고려 전기 석탑의 특징으로 여겨진다.국가유산청은 “조성 시기에 대한 기록이 명확하고, 11세기 석탑의 전형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 등이 잘 나타나 있어 역사·학술적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들은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경사 오층석탑을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다.한편 포항 보경사는 625년 지명법사가 창건한 사찰로, 이번에 지정 예고된 오층석탑이 지정 고시되면 보경사에는 보경사 원진국사비, 보경사 승탑 등 모두 8점의 보물이 자리하게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13

조선 초기 ‘사학지남’ 등 국가 유산 추진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조선 초기 금속활자로 찍은 ‘사학지남(辭學指南)’을 비롯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과 시권 2점 등 5종에 대해 국가유산으로 지정 신청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사학지남’은 송나라 왕응린이 편찬한 것으로 글 짓는 방법과 사례를 정리해 과거에 대비하게 한 지침서다. 이 책은 조선시대 최초의 금속활자인 계미자의 단점을 보완해 1420년(경자년)에 만들어진 두 번째 활자인 경자자로 인출한 것이다.책의 끝에는 이천과 남급이 담당하고 김익정과 정초가 감독 업무를 관장해 활자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주자사실을 기록한 주자발문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세종의 지대한 관심 속에 주조됐던 조선 초기 활자 인쇄술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활약한 호수 정세아(1535~1612)의 종가인 영일정씨 호수종택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정종소 문과 중시 시권(試券)은 현존하는 조선시대 시권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자료다. 당대 현안에 대해 국왕의 질문에 답한 대책(對策·세로 76㎝ 가로 244㎝)과 ‘팔준도’에 대해 국왕에게 올린 전문(箋文·세로 75㎝ 가로 128㎝) 2점으로 구성돼 있다.문과 중시는 현직 문신을 대상으로 한 시험으로, 1447년(세종 29) 정종소는 을과 삼등 제1인으로 급제했다. 당시 성삼문, 신숙주, 박팽년, 최항 등도 함께 응시했는데, 성삼문이 을과 일등, 신숙주, 박팽년, 최항이 을과 이등으로 급제했다. 그들의 문집에 작성한 답안 내용은 수록돼 있지만 실물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15세기 문과 중시의 유일한 실물자료로 가치가 매우 높다. 보존 상태 또한 양호해 당시 과거제도 및 시권의 물리적 형태와 양상을 살펴보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들 자료 외에도 1612년에 초간본의 판식을 따라 복각한 만력본 ‘용비어천가’ 3책, 조선 전기 금속활자로 인출된 농암 이현보와 그의 넷째 아들 이중량이 왕으로부터 받은 내사본 3점, 퇴계 이황의 숙부 송재 이우가 수록돼 있는 1507년 갑인자본 ‘공신회맹록’등도 이번에 중요한 학술적 자료로 확인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추후 이 자료들에 대해 일련의 연구 작업들이 완료되면 그 성과를 정리해 국가유산으로 신청할 계획이다.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 원장은 “앞으로도 민간 기록유산들을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보존·관리하는 한편, 자료의 가치를 발굴하여 국가유산 지정 신청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07

문화유산법 개정, 1946년 이후 작품 자유 반출 가능

국가유산청은 1946년 이후에 제작된 작품을 ‘일반 동산문화유산’에서 제외해 자유로운 국외반출과 수출이 가능하도록 개정된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23일부터 효력발생된다고 밝혔다.지금까지는 제작된 후 50년 이상이 지난 문화유산 중 예술적·학술적 가치를 지니며 희소성·명확성·특이성·시대성 등을 충족해 ‘일반동산문화유산’으로 분류했다. 이는 원칙적으로 국외반출이 금지됐고 오직 국외 전시 등 국제적 문화교류의 목적에 한해서만 반출 또는 수출이 가능했었다. 이러한 제작연대 기준에 따라 지금까지 현대에 제작된 작품 일부가 규제 대상으로 분류됐다. 미술계에선 저변 확대를 가로막는다는 의견이 잇따랐다.실제로 고(故) 곽인식 작가가 1962년에 제작한 작품은 지난해 영국에서 열린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 마스터스’에 출품되지 못했다.이에 이번 개정안에서는 일반 동산문화유산의 제작연대 기준이 기존의 ‘제작된 후 50년 이상 지났을 것’에서 ‘1945년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변경됐다.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근현대 미술품의 수출길이 열려 K-문화유산의 우수한 가치가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 “특히 제작연대 기준을 특정 연도로 명확히 규정해 수출 예측 가능성 제고와 개인의 재산권 침해 해소에 도움이 되리라 판단된다”고 강조했다./김가영인턴기자 pos07058@kbmaeil.com

2024-07-23

“칠포리 암각화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암각화 유적지로 유명한 포항 칠포리 암각화군(경상북도 지정 유형문화유산 249호)을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포항시는 지난 5일 뱃머리 평생교육관에서 경상북도 지정 문화유산인 ‘칠포리 암각화군’에 대한 국가지정 문화유산 지정요청을 위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재)영남문화재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칠포리 암각화의 조사 및 연구 현황에 관한 발표와 함께 국내 저명한 문화유산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학술대회에서는 ‘세계사적 관점에서 본 칠포리 암각화의 문화유산 가치(강봉원 신경주대학 교수)’, ‘칠포리 암각화의 국가지정 문화유산 지정의 타당성(이하우 전 울산대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장)’, ‘칠포리 암각화 보존·정비 및 활용 방안(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정인태)’ 등 칠포리 암각화의 국가지정 문화유산 승격 가치와 활용방안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칠포리 암각화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일원 청동기시대 유적으로 반경 8km의 국내에서 가장 큰 암각화군이다. 암각화의 도상은 성혈, 석검형, 윷판, 도끼형, 가면형 등 다양하게 확인된다. 특히 이른바 ‘한국형 암각화’라고 하는 석검 손잡이 형태의 검파형 암각화가 발견된 곳으로 유명하다. 칠포리에서 등장한 검파형 암각화가 영천, 경주, 고령, 남원 등 남부지방으로 전파된 점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칠포리 암각화는 지난 1990년 도지정문화유산(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으며, 포항시는 칠포리 암각화군의 학술자료를 종합해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을 요청하기 위해 자료보고서를 작성 중이다.이동하 포항시 문화예술과장은 “칠포리 암각화를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승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포항지역 문화유산의 격을 높이고 안전하게 보존·관리 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비해 시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오고 싶은 지역의 대표 문화 관광지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7

경주 쪽샘지구서 새로운 형태 ‘돌무지덧널무덤’ 확인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소장 황인호)는 경주 쪽샘지구 유적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적이 없는 새로운 돌무지덧널무덤 형식이 확인됨에 따라 27일 오전 10시 발굴조사 성과와 출토유물을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경주 대릉원 일원의 쪽샘지구 유적은 1500여 년 전, 약 200년에 걸쳐 조성된 신라 왕족과 귀족의 무덤군으로, 축구장 16개 면적과 맞먹는 대규모 유적이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2007년부터 무덤의 위치와 크기, 구조 등을 파악하기 위해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300기가 넘는 무덤을 새롭게 확인했다.이번에 공개되는 경주 쪽샘지구 유적 내에 있는 돌무지덧널무덤 2기는 경주 황남대총과 같이 남쪽과 북쪽에 나란히 무덤을 조성하고 봉분(지름 약 13m)을 연접해 축조했다. 남쪽에 먼저 만든 무덤(J171호)은 단곽식(單槨式), 나중에 만든 북쪽의 무덤(J172호)은 주·부곽식(主·副槨式)으로 구조가 서로 다른데, 덧널, 돌무지, 봉토, 둘레돌로 구성된 기존의 돌무지덧널무덤과 달리 두 무덤 다 둘레돌이 없는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유형의 무덤으로, 신라 돌무지덧널무덤의 다양성과 신라의 장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현장설명회는 별도 신청 없이 관심 있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더 자세한 사항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054-622-1715)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