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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동해에 최적화된 돌김 품종 개발, 어촌 새 수익 모델로 육성

높은 파도, 급한 경사의 해안선, 영양염류(질소, 인)의 부족, 계절에 따른 극심한 수온 변화까지…. 동해는 김 양식장이 들어서기에 불편한 조건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갯벌에서 공급되는 풍부한 유기물질과 다도해 섬들이 천연 방파제를 형성해 파도에서 자유로운 환경을 배경으로 일찍이 양식장이 번창한 서해, 남해와는 대조를 이룬다. 그렇다고 동해에서 김 재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삼국사기 연오랑세오녀 편엔 2세기 경 김(해조류) 채취와 관련한 기록이 보이고,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구룡포에서 암해태(岩海苔)를 장려했다는 문헌도 나온다. 울릉도 죽암리에서 겨울철 한철 생산되는 돌김은 이미 식도락가들의 ‘Must Eat’ 필수템이 되어 있기도 하다. 김 양식업 위기가 현실화되는 가운데서도 어민 고소득 품목에 돌김 등 해조류들이 부상함에 따라 경북도에서도 지역 특성에 맞는 돌김 종(種)을 규명하고 양식 시설을 구축해 소득 작목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024년 ‘육상김양식 개발연구’ 수립 포항·영덕등 자생 김 품종 종묘 육성 흥해 자생 ‘둥근돌김’ 유력 후보 중 하나 연안 양식 보다 스마트양식장에 무게 김양식 기술 성공 땐 민간·식품사 이전 글 싣는 순서 ① 바다에서 육지로, 김 산업의 변화 ② 국내 스마트 김 양식장 현장을 가다 ③ 일본 김 양식장 세노수산 취재기 ④ 세노수산의 돌김 양식 성공 비결 ⑤ 경북도의 육상 김 양식 기술 개발 □ 2024년 ‘육상 김양식 연구 계획’ 수립… 첫걸음 경북도는 스마트 양식장 등 김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해 2024년 ‘육상 김양식 기술개발 연구 계획’을 수립했다. 또 5억 원을 들여 지역 특성에 맞는 종(種) 배양 시스템 구축에도 나섰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경북도수산자원연구원은 지역 특성에 맞는 종자를 채취한 후 배양 테스트를 거쳐 양식장 활성화 및 기술 표준화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수산자원연구원은 국립수산과학원과 전북도, 전남도, 삼척시 등 자치단체와 풀무원, 대상 등 기업연구소를 대상으로 김 양식 현장 조사를 벌이며 세부 전략을 다듬고 있다. 경북도가 특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울진, 영덕, 포항, 경주, 울릉 등 경북 동해안 지역에 서식, 자생하는 돌김의 품종을 분석하는 일이다. 옛날 문헌에 동해안 지역에 돌김이 다수 자생했다는 기록이 보이고, 실제로 지역별로 독특한 품종들이 많이 관찰되고 있는 만큼 종자를 복원시켜 이를 숙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도는 현재 해안가의 자생 김 채취는 ‘가내(家內) 어업’ 형태에 머무르고 있지만 그 ‘전통어업’에서 경북도 김 양식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 현지답사 외에도 해조류와 관련된 고문헌들을 조사하며 지역 돌김 양식의 채취지역, 품종, 유통 등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 동해안 환경, 영양 수온, 식생에 맞는 품종 개발 그동안 서, 남해안의 김 샘플에 집중해 온 경북도는 최근 들어서는 경기도와 경북 동해 지역의 돌김 종자를 주목하고 있다. 남해안과 동해안의 해수 온도와 영양, 여건 등이 차이가 나 서 남해안의 종자를 무조건 들여오는 것은 다소 위험 요소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경북도가 선호하는 종(種)은 ‘긴잎돌김’과 ‘둥근돌김’종자다. 특히 둥근돌김은 포항시 흥해읍 오도리에서 채취된 것이어서 관심도가 더 높다. ‘돌김속’에 속하는 홍조류 일종인 둥근돌김은 이름처럼 둥근 주름이 많고 모란꽃처럼 포개진 형태를 하고 있다. 짙은 보라색을 띠며 크기는 3~10cm 안팎이며 깨끗한 바위 표면에 부착하여 자라는 특성이 있다. 경북도는 위의 두 종(種) 외에도 동해안 환경, 수온, 식생에 맞는 자연산 돌김 종자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현재 ‘해삼먹이생물동(棟)’을 일부 개조해 배양 시스템을 구축하고 종자 배양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들어갔다. □ 원근해 양식서 육상 김양식장으로 방향 전환 경북도는 2년 여 연구 과제를 수행해오면서 시행착오도 여러 번 겪었다. 처음 입안(立案) 단계에선 동해안 연안 및 외해(外海) 양식을 구상했었지만 여러 한계에 부딪혀 계획을 일부 수정했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연근해 양식장을 설치하려면 ‘지주식(支柱式)’이나 ‘부류식(浮流式)’을 선택해야 하는데 수심이 깊은 동해에서 장대를 꽂아 그물망을 설치하는 지주식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스치로폼이나 부표로 그물을 띄우는 부류식도 동해의 파도, 수온 상황에서는 역시 많은 약점이 있다. 경북도는 이런 동해안의자연적인 한계상황 때문에 여러 번 노선을 변경했다. 김 양식 업계와 경북 동해안 어민들 사이에선 그간 다소 에너지가 소모되긴 했어도 매우 적절한 판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북도의 돌김양식은 육상 김양식, 스마트 양식에 무게가 쏠린다. 이에 따른 대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난 회에서 소개한 부안의 ‘지평선 김양식장’같은 스마트양식장이고, 다른 하나는 풀무원처럼 대형 수조에서 김을 생산하는 ‘중성포자방식’이다. 전자(前者)의 경우 바다양식장을 육상으로 옮겨 오는 것이기 때문에 대형시설을 갖춰야 한다. 고집적, 고밀도 방식으로, 상당한 시설 투자는 필수적이다. 수온, 광량(光量), 영양염류 등을 인위적으로 조절해줘야 하기 때문에 AI, IoT 등 스마트 시설도 갖춰야 한다. 지주식, 부류식의 경우 유묘(幼苗) 확보를 위해 배양을 해야 하며, 이 경우 육묘를 위한 조개류나 굴 껍질을 활용한 패각(貝殼) 배양시설을 따로 갖춰야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풀무원의 예처럼 ‘중성포자방식’을 택할 경우도 육묘 배양을 위한 실험실과 성장 재배를 위한 대형 수조는 필수적이다. 이곳 역시 실내 김 양식을 위한 스마트, IT 환경 설치는 불가결 요소다. 다만, ‘중성포자방식’은 유묘들이 중성(中性)상태에서 스스로 자기 복제를 통해 번식, 성장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유리사상체 배양실이 따로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 돌김계획 완성되면 민간, 식품회사에 이전 현재 경북도수산자연연구원에서는 유리사상체 배양실을 마련하고 종묘 육성을 위한 패각(貝殼)사상체 시설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미래양식팀 이영준 팀장은 “내년부터 경북도는 본격적으로 육상 김양식 배양기술 개발과 적합한 모델 확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의 자체 개발 돌김 품종의 사업화 여부는 2030년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에 경북도의 3단계에 걸친 프로젝트가 모두 끝나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경북도에서 개발한 김양식 기술을 민간에 이전 하고 확보된 돌김 종자를 어가(漁家)나 원하는 식품사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100년 동해 어민들을 먹여 살릴’ 우수 김 종자가 개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국 원장도 “웰빙시대를 맞아 남해의 김이 K-푸드 시대를 열어갔다면 동해의 돌김은 거친 입자를 바탕으로 한 ‘조미(調味) 김’으로 슈퍼푸드의 새 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 정상원 경북도 해양수산국장 고대사 ‘김 자료’ 첫 등장 지역이 동해 지역 해양에 적합한 종자 육성으로 승부 “우리나라 고문헌에서 김(해조류) 채취에 대한 최초 공간적 배경으로 등장하는 곳이 경북도입니다. 국제 해양산업의 트렌드도 어획 일변도에서 벗어나 기르는 어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습니다. 김 역사, 인문학의 태동지인 경북도에서 김 양식에 나선 것은 어쩌면 역사적으로 필연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김 양식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상원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을 만나 현 상황과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많은 해조류 어업자원 중 왜 돌김인가? △한반도 역사에서 김에 대한 자료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곳이 포항이다. 2세기 연오랑세오녀가 바위에서 채취한 돌김, 미역 등 해조류는 근기국에서 널리 유통되고 일본에까지 전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역사, 인문학적 상징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는 김에 대한 역 연구가 소극적이었다. 그 이유는 동해에서 김양식을 추진하는데 많은 핸디캡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침 스마트 김 양식에 대한 연구가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경북도에서도 돌김 연구에 뛰어들게 되었다. -경북도가 육상 김양식 사업에 나선 이유는? △지금 지구촌 해양산업의 트렌드는 어획 중심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해수온 상승과 산성화로 상당수 해역에서 어류 자원이 감소하거나 어장이 이동하고 있다 사물 인터넷(IoT), AI, 로봇 등 스마트 양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런 흐름을 가속시켰다. 동해는 남해보다 수온이 차고 한·난류가 교차해 양식에 불리한 요인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저온성 어종이나 해조류에게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결국 사업 승패를 결정하는 요인은 동해에 적합한 김 종자를 찾아내는 일이 아니겠는가? △2012년에 국립수산과학원이 ‘김 21호’를 개발했다. 생육이 빠르고 고(高) 영양가인데다 병 저항성까지 강해 김산업 확대와 어민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경북도도 이번 프로젝트의 승부 포인트를 우수한 종자 확보로 보고 있다. 현재 지역에 자생(自生)하는 돌김은 물론 서, 남해안의 종자들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스마트 김양식, 육상 김 양식에만 집중할 것인가? △동해안의 여러 지형, 생태, 기후, 환경적 요인 탓에 원근해 양식장 설치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외해(外海) 양식장 설치를 포기한다는 건 아니다. 동해와 환경이 비슷한 부산시 강서구 명지동 앞바다에서 ‘명지 김’(일명 낙동김)이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고, 동해안에도 후포나 구룡포, 영일만 등에 파도, 풍랑에서 안전한 곳들이 일부 있어 양식장 설치도 여러 대안 중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발걸음을 유혹하는 그늘 지금 경주는, 초여름이지만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땡볕은 대지를 데우고, 숨통마저 조인다. 대지가 토해내는 열기는 걷는 이들을 더욱 지치게 한다. 해는 구름을 허락하지 않고, 마른하늘은 비 한 줄 허락하지 않는다. 점점 느려지는 걸음과 기진맥진한 육신을 가까스로 이끌며 지쳐가던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나뭇잎이 흔들린다. 이쪽으로 오라는 듯. 사람들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한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누구도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같은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태양이 스러지는 경계, 나뭇잎이 엮어내는 짙은 그늘이 앞서 걸어가는 사람들을 조용히 불러들이는 듯했다. 나도 이끌리듯 숲으로 몸을 들인다. 마치 오래전부터 누군가 기다리고 있던 곳에 도착한 것처럼. 바람보다 먼저 다가온 건 그늘이다. 숲은 아무 말 없이 나를 감싼다. 신선한 초록은 눈이 아니라 마음을 먼저 식힌다. 순간, 나는 무언가 오래된 주문에 이끌려 이상한 세계로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탈해 이사금 9년 3월의 봄밤 ‘시림숲’ 황금빛 궤짝 속서 걸어나온 사내아이 김씨 왕통 시조 ‘김알지’의 신화 간직 아름드리로 서 그늘 내리는 숲 어귀엔 신화의 기록 증명하는 표지석이 반겨 숲 끝자락서 이어지는 신라 궁전 월성 첨성대·대릉원 봉분들 한눈에 보이는 성터 능선서 옛도심 정취 가슴에 담아 ■신화의 문턱이 된 계림 대지의 열기 위에 오직 숲만 살아 있는 듯하다. 숲은 천 년의 신화가 여전히 꿈틀대는 듯, 싱그럽다. 나무들은 말없이 나를 받아들이고, 나는 비로소 숲에 섞여 든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 숲을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계림숲, 나무들은 모두 아름드리로 서서 그늘을 내리고, 한 줄 빛이 스치면 그늘 속에 몸을 숨긴 사람들도 그림자를 드리운다. 숲 사이로 한복을 차려입은 한 무리 앳된 청춘들이 지나가고, 신라 복장을 한 외국인들도 숲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각자의 모습을 담는다. 여러 나라 언어가 자유롭게 스쳐 가는 숲 사이로, 천 년의 시간을 건너온 바람은 오래된 나뭇가지부터 흔든다. 숲 어귀에 다다르니, 가장자리 나무 아래 커다란 표지석이 서 있다. ‘계림(鷄林)’이라 또렷이 새겨진 표지석이다. 무심히 서 있는 듯한 돌은 이 숲이 언제, 어떤 전설로부터 시작된 이름임을 증명하고 있는 듯하다. ‘계림’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신화와 기록‘이 포개진 이름이다. ■계림에서 시작된 김 씨 왕통 ‘삼국사기’ 권 1 신라본기 제1 탈해 이사금 조나 ‘삼국유사’ 권 1 기이편 제2 김알지(金閼智) 설화 조에는 ‘김알지 신화’가 기록되어 전해진다. 두 기록을 간추려 이야기로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탈해 이사금 9년(65년) 봄 3월, 밤이었다. 서라벌 들판은 바람조차 멈춘 듯 고요했고, 금성 서쪽 시림(始林)의 숲은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그날 밤, 왕은 어떤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창 너머 어딘가에서 닭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단순히 새벽을 울리는 닭 울음이 아니었다. 울음은 금성의 중심에서 서쪽 숲 끝자락까지 뻗어 나갔고, 왕의 가슴을 두드리며 파고들었다. 왕은 흘려듣지 않았다. 이튿날 새벽, 궁중 신하 호공에게 명을 내려 시림을 살피도록 했다. 호공은 시림으로 들어갔다. 칠흑 같은 새벽, 나무들이 웅크린 채 잠든 시림의 깊은 곳으로부터 짙은 어둠 사이로 환한 빛이 새어 나왔다. 자줏빛 구름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꽂히고, 빛 안에 황금빛 궤 하나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그 아래에는 흰 닭 한 마리가 요상하게 울고 있었다. 빛은 궤에서 쏟아졌고, 숲은 그 빛을 기꺼이 받아내고 있었다. 호공은 숨죽여 궤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마치 신의 계시 같았다. 소식을 들은 왕은 직접 숲으로 향했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매달린 금빛 궤짝을 조심스레 내려 열었다. 그 안에는 어린 사내아이가 곱게 누워 있었다. 왕을 보자 아이는 놀랍게도 몸을 일으켜 궤 밖으로 나왔다. 얼굴은 단정했고, 기이하리만치 용모가 빼어났다. 왕은 숨죽인 채 아이를 바라보았다. 곁에 있던 신하들도 모두 숨을 죽였다. 왕은 이윽고 조용히 말했다. “이 어찌 하늘이 나에게 내린 아들이 아니겠는가.” 아이는 곧 궁으로 들어와 왕의 손에서 자랐다. 자랄수록 총명하고 영특한 아이였다. 왕은 ‘어린아이’를 뜻하는 ‘알지’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또한 금빛 궤에서 나왔기에 성을 ‘김(金)’이라 삼았다. 원래 성스러운 숲이란 뜻의 ‘시림’은 이후 흰 닭이 울던 숲이라 하여 ‘계림(鷄林)’으로 불리게 되었다. 탈해 이사금은 하늘이 내려준 아이라 여긴 알지를 태자로 삼았지만, 그는 끝내 왕위에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김알지로부터 여섯 대를 내려가, 마침내 김미추가 신라 제13대 왕으로 즉위하면서 김 씨 왕통이 실현되었다. 계림숲 안에 자리한 봉분은 신라 17대 왕 내물마립간의 무덤으로 전해진다. 김 씨로서 두 번째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이때부터 신라 왕권은 김씨 세습의 형태로 이어졌고, 계림은 기원이 숨 쉬는 상징의 숲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신화의 뿌리에서 궁성으로 계림숲의 끝자락에서 그늘을 빠져나오면 천 년 전 신라 궁성이었던 월성의 흙 능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낮은 언덕을 따라 성터의 능선은 부드럽게 펼쳐진다. 파사왕 22년에 쌓은 이곳은 한 왕조의 정치와 제사의 중심이었다. 지금은 땅속 깊이 잠든 유적 발굴이 한창이다. 탐방로 초입에는 신라의 얼음을 품었던 석빙고가 숨어 있고, 그 주변엔 수백 년을 산 듯한 소나무들이 바람결에 몸을 맡긴다. 월성 능선에 오르면 숲과 도시가 함께 눈에 들어온다. 첨성대의 단아한 모습과 대릉원의 봉분들이 서라벌 가운데 불쑥 솟아오르고, 그 아래로 경주의 옛 도심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이 풍경은 임금이 거닐며 나라를 생각했을 풍경이고, 지금은 여행자가 발걸음을 늦추며 숨을 고르는 자리다. 바람은 언덕을 타고 흐르며 계림에서의 전설을 이 언덕에도 조용히 건넨다. 계림이 신화가 시작된 곳이라면, 월성은 신화가 몸을 이루고 살았던 자리다. 나무 아래서 깨어난 알지가 궁궐을 품은 이 언덕을 올려다보았을 것이다. 전설이 삶이 되고, 숲이 성이 되는 흐름 속에서, 이 두 곳은 결코 나뉠 수 없는 곳이다. 지금도 숲은 왕의 숨을 기억하고, 성터는 나무들의 속삭임을 듣고 있을 것이다. 계림과 월성은 서로의 시간 속을 비추며, 신라의 심장을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었다. ■천 년의 그늘에 잠시 계림숲은 겸허하다. 위대한 전설이 태어난 자리였다 해도 무엇 하나 화려하거나 거추장스럽지 않다. 그저 나무들이 사람을 맞고, 겸손한 모습으로 그늘을 내어주는 공간일 뿐이다. 어디선가 새 한 마리가 높이 날아오르고, 청솔모가 나뭇등걸을 타고 사라진다. 바람이 이파리를 뒤집을 때마다 숲은 눈부시게 반짝거린다. 한 그루 나무 아래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신비한 느낌이 감도는 나무다. 수령이 무척 오래된 듯한 나무는 속을 훤히 비우는 중이고, 곧 소멸하려는 자세로 세상을 응시하고 있다. 문득 김알지의 궤가 걸려 있던 나무가 아니었을까. 아니면, 알지의 탄생 빛을 가장 먼저 목도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무에게 물어보고 싶다. 그날 어린 사내아이를 기억하느냐고. 황금 궤가 걸려 있던 장면이 스친다. 흰 닭이 울었다는데 멀지 않은 어디선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나무 곁으로 조금 더 다가선다. 오랜 세월을 견디느라 힘든 기색이 역력한 나무에 손을 올려 본다. 파르르 떨며 그날의 이야기를 하려는 듯하다. 누군가는 이 숲을 지나가며 자신의 기원을 되새겼을 것이다. 알지 역시 그렇게, 땅 위에 남겨졌을 것이다. 숲의 경계에 다다랐을 때 시야가 훤히 열린다. 나무 그늘은 물러서고 너른 벌판 위 첨성대가 보인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월성 언덕 능선이 그림처럼 이어진다. 계림은 전설의 첫 장이었고, 월성은 그 이야기가 머문 궁성이었다. 숲을 벗어나 성 능선에 올라선다. 성안의 바람은 숲보다 더 깊고, 침묵은 더 낡은 결을 품고 사람들을 맞는다. 언덕 위에 서니 경주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모든 시작이, 방금 지나온 계림의 그늘 속에 있었다.

파도는 언제나 그 자리를 잊지 않는다. 동해의 먼바다 물결이 장사 해변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먼바다 수평선이 하얗게 열려 있었고, 내 앞엔 그날의 기록이 무연히 남아 있는 전승 기념관이 해변의 얕은 바다에 홀로 떠 있었다. 그리고 그 해변에는 바다를 향해 절규하고 있는 듯한 전몰 용사위령탑이 발길을 붙들었다. 풍경은 단지 추모의 대상이 아니라, 시간의 갈피 속에서 되풀이되는 한 민족의 기억이자 울림의 아픈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이었다. 1950년 9월 새벽 동해안 장사리 해안 장사상륙작전에 참여한 학도병718명 139명 전사… ‘우국 청년의사’로 불려 그 바다는 한민족의 아픈 역사로 남아 2009년 천연기념물 지정 ‘도천마을숲’ 400년 전 ‘마을 보호하는 숲’으로 조성 정월대보름땐 마을 평안 기원 당제 등 마을 공동체 중심, 세월 품은 공간으로 장사상륙작전은 1950년 9월 14일 새벽 4시, 마침내 동해안의 장사리 해안에 정박한 문산호는 나이 17~19세 고등학생, 정식 군번도 계급도 없는 대부분 대구, 밀양에 거주하는 고등학생으로 편성된 학도병 718명을 태우고 있었다. 그들은 단지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우국충성심 하나로 총을 들었고, 악천후 속에서도 상륙을 감행했다. 정규 군대가 아닌 청소년들은,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최전선으로 내몰렸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무려 4일간 고지를 사수하며 북한군의 보급로를 끊어냈다. 작전이 성공함으로써 인천상륙작전은 보다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단순한 전술적 성공이 아니라, 전쟁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그러나 그 대가는 139명이 전사하고 92명이 부상, 수십 명이 행방불명되었다. 그들은 누구의 아들이자 친구였으며, 이름 없이 스러진 ‘우국 청년의사’라는 칭호로만 남았다. 그들의 넋이 아직도 바다를 감돌고 있는 듯, 하늘과 바다의 경계에 눈을 두고 한참을 서 있었다. 바다에는 젊은 청소년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송림 아래에서는 나이 드신 피서객이 조용히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고 있었다. 문득 해수욕을 즐기는 청소년들과 전쟁에 희생된 학도병들의 얼굴과 겹쳐 보였다. 지금의 평화는 그때의 희생 위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위령탑에 고개를 숙이고 그들의 희생을 숙연한 모습으로 오랫동안 묵념을 했다. 이곳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도천리 마을, 그곳에는 2009년 12월 30일 천연기념물 제514호 면적 1만9064㎡로 지정된 도천마을숲이 있다. 400년 전 조성한 마을 숲은 바다에서 목숨을 내던져 나라를 지켰던 장사리의 기억과는 달리, 이곳은 시간을 지키고 공동체를 품어온 마을 숲이었다. 도천숲은 마을이 처음 생길 때 조성되었다고 전해 오고 있다. 앞산의 뱀 머리 모양이 마을을 해친다는 풍수적 해석에 따라, 이를 막기 위한 비보림(裨補林)으로 숲을 조성했다고 한다. 숲은 자연의 방패로 바람과 액운을 막는 신령의 집이었다. 주민들은 나뭇가지 하나 꺾지 않았고, 바람에 부러진 나뭇가지 하나도 가져가지 않았다.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두려워하며 숲에 예를 다했다. 나무 한 그루, 돌 하나까지도 살아 있는 존재로 여기던 주민들의 마음속에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해야 한다는 오랜 철학이 뿌리내려 있었다. 정월 대보름, 숲속 당집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당제가 열린다. 다른 마을과는 달리 마을 청년들이 모두 참여하고, 다른 곳으로 떠날 때는 제당에 들러 인사를 하고 떠난다. 숲은 단지 녹색의 공간이 아니라,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그들은 삶을 자연에 의지했고, 자연은 그들에게 응답했다. 지금은 줄어들었지만, 한때 숲은 산기슭에서부터 하천을 따라 남쪽 국시당들까지 이어졌고, 이 울타리 덕분에 도천리는 영덕 제일의 부자 마을로도 이름을 날렸다. 지축을 흔드는 전쟁 때도 도천리 숲은 마을을 숨기고 주민의 안녕을 품었을 것이다. 숲 안에는 삼베를 삶던 ‘삼굴’이라는 남한 유일의 구조물이 남아 있다. 조상의 손길이 담긴 노동의 자취, 땀방울이 스며든 생명의 흔적. 숲은 단지 눈으로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라, 조용히 귀 기울이면 들려오는 역사였다. 나무 데크가 깔린 숲길을 걸었다. 발밑에서 들려오는 나무의 숨결, 머리 위로 퍼지는 녹음의 향기. 어느새 말없이 자연에 감싸여 있었다. 느티나무, 이팝나무, 말채나무, 회화나무, 팽나무 등 숲은 수백 년 된 노거수로 가득 차 있었다. 숲속 당집은 단정하게 기와집으로 돌담에 둘러싸여 있었다. 2006년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 대회에서 마을 숲 부분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양 문화와 내륙 문화가 연계된 융합의 독특한 문화를 향유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안녕과 건강을 담보하고 있었다. 문득, 폐교된 도천국민학교의 교문 곁에 서 있는 히말라야시다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1960년 개교와 함께 심어진 나무는 1994년도에 폐교되었지만, 지금도 굳건히 자라고 있었다. 아이들은 떠났지만, 나무는 남았다. 그것은 기다림이자 기억이었다. 나무 옆에 세워진 교적비가 말해 주고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의 평화와 일상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이름 없는 땀과 희생, 지혜와 인내 위에 놓여 있는가. 바다는 기억하고 숲은 품었다. 그 둘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 장사리의 바다와 도천리의 숲. 하나는 격렬한 희생의 장소이고, 다른 하나는 조용한 보전의 터전이다. 그러나 이 둘은 모두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었다. 앞서간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후대의 평화는 없었을 것이다. 무너진 뿌리를 회복하지 못한 마을은 더 이상 공동체로 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두 장소는 대척점에 있는 듯하지만, 본질은 하나다. 바다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외적 헌신의 장소였고, 숲은 마을을 지키기 위한 내적 보전의 상징이었다. 바람은 장사리에서 울고, 나무는 도천리에서 속삭인다. 그리고 모든 것을 듣고 전하는 이들은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다. 역사는 전쟁과 평화, 파괴와 창조,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모순의 기록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는 존재한다. 그것은 ‘기억’이다. 장사리의 젊은 넋들을 기억하는 일, 도천리의 숲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 이 모두가 우리가 이 땅 위에서 누리는 자유와 평화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오늘 장사리 해안의 시원한 바람을 등에 지고 도천숲 그늘에 잠시 쉬어 간다. 그 어느 곳보다 고요하고, 그 어느 곳보다 숭고한 두 장소가 전해주는 말 없는 가르침 속에서,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나 또한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누군가의 기억이 되고, 누군가에게 이어질 지혜의 숲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아내와 함께 평화가 깃든 시골 전원주택으로 향했다. 장사상륙작전은… 6.25 전쟁 교착상태 타개를 위한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기 위한 양동작전으로 실제 상륙지역인 서해안 인천의 반대편에 있는 동해안 장사리 해안을 기습 상륙을 감행함으로써 적으로 하여금 상륙지역을 오판하도록 하여 경인 지역으로 병력 증원을 방지하고, 북한의 수뇌부와 적들의 주의를 동해안 지역으로 집중시키고, 아울러 낙동강 전선에서 방어 중이던 국군 3사단이 포항 남쪽에서 반격을 개시할 때 적의 후방을 교란하여 적의 진로를 차단하며, 아군의 전진로를 계척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1950.8.24 대구, 밀양에서 772명(대다수 학생) 대원 모집 8.27 육군본부 직할 독립 제1유격대대 창설(편성) 8.27~8.30 밀양에서 훈련 9.10 육군 작전명령 제174호 출동 명령 하달 9.13 오전 출정식(부산 부두, 육군참모총장 정일권, 국방부 장관 신성모 참석) 9.13 14시 LST 문산호 부산항 출발 9.14 04:30 장사 해안 도착 9.14 14:50 상륙 성공, 적의 주 보급로 포항 영천 방면 국도 완전 차단. 적군 후방 활동 마비. 적 2개 연대, 전차 4대 영덕 방면 유인 장사상륙작전 당시 평양방송. 유엔군 2개 연대 동해안 상륙 보도. 육군본부에서 “우국 청년의사”라고 칭호.(육군 교보 제13840호 1952.12.27) 미군 군사전문가들조차 성공 확률 5000분의 1로 점치며 만류했던 20세기 마지막 상륙작전인 인천상륙작전에 성공케 만든 장사상륙작전은 경주, 부산을 사수하고 서울을 수복하는 6․25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키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였다. /글·사진=장은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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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물회·튀김에 불향 가득 화로구이까지! 은어 맛 ‘대향연’

무더위를 시원하게 잡을 봉화군의 ‘봉화은어축제’가 관광객을 맞는다.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3일까지 내성천 일원에서 열리는 제27회 봉화은어축제는 ‘여름잡은 봉화, 입맛 잡은 은어!’라는 슬로건 아래 한층 풍성해진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 축제의 문을 여는 개막식은 26일 오후 1시 내성천 수변 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봉화군의 지명성을 담은 특별 제작 ‘봉화대’를 통해 고대 봉수대의 불빛 재현과 동시에 오색 연막 퍼포먼스로 축제의 시작을 강렬하게 알린다. 특히 올해 축제는 다채로운 체험과 먹거리, 전통시장과의 상생 프로그램까지 더해져 역대급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로벌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부터 참신한 체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미식 콘텐츠까지 다양하게 구성해 한여름 내성천 일대를 문화·미식·체험의 장으로 탈바꿈시킨다. 또한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방문객들이 쾌적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대형 천막 쉼터와 그늘막, 실내 놀이공간 ‘힐링스테이션’, 루프트러스 구조의 ‘딜리버리존’ 등 시원한 휴식 공간도 곳곳에 마련된다. 반두잡이·맨손잡기 매일 펼쳐져 연예인 전통시장 돌며 분위기↑ 청년창업가들 주류 부스 선보여 ‘10초 구이’ 눈맛·입맛 사로 잡아 최우진·김다현 등 화려한 개막쇼 27일엔 ‘1회 봉화 글로벌 가요제’ 지역 문화예술인들 야간공연도 △ 반두‧맨손잡이와 은어로드 챌린지 등 아찔한 모험 대기 중! 올해 은어축제는 기존 인기 프로그램과 더불어 새롭게 기획한 프로그램을 대거 도입해 무더위를 잊게 할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선사한다. 은어 반두잡이와 맨손잡이는 축제기간 동안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3~4회 운영된다. 체험비는 1만 2천원이며, 현장 결제 시 5천원 상당의 봉화사랑상품권이 환급된다. 온라인으로 사전 예매를 하면 현장보다 저렴한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입장권과 연계한 패키지 체험권(1만 3천원)도 온라인과 현장에서 모두 구매 가능하다. 축제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반두잡이와 맨손잡이 경기도 다채롭게 준비하고 있다. 7월 27일에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글로벌 반두잡이 ‘캐치미이프유캔’ 대회가 열리며, 28일부터 8월 1일까지는 봉화군 내 기관들이 경쟁하는 ‘은어 챔피언십: 연대의 전쟁’ 토너먼트가 진행된다. 8월 2일에는 사전 접수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전국 반두·맨손잡이 선발대회가 개최되어 물속에서의 진정한 승부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큰 호응을 얻은 ‘퐁당! 어린이 워터파크’와 ‘내성천 모래놀이장’ 외에도 올해는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은어로드 챌린지’와 대형 천막 아래 어린이 쉼터이자 실내 체험 공간인 ‘은어 힐링스테이션’이 새롭게 도입되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 골목이 들썩 들썩! 활력 충전 스타마켓투어 & 딜리버리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과의 상생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8월 2일 진행되는 ‘스타마켓투어’에서는 트로트 가수 강혜연과 남승민이 팬클럽과 함께 봉화의 신시장과 구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직접 소통하고 현장 분위기를 띄운다. 전통시장에서 최고의 봉화 산 농산물 등을 구매하는 재미도 쏠쏠할 예정이다. 한편 축제장 내 마련된 ‘딜리버리존’에는 200인치 LED 스크린이 설치돼 주무대 공연이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전용 그늘막과 테이블이 비치된 이 공간에서는 현장에서 주문한 봉화 지역 먹거리를 즐기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무더위 속에서도 편안하게 축제를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관람존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역 청년 창업가들이 운영하는 주류 판매 전용 부스도 새롭게 운영된다. 이 공간은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문을 열며, 특히 밤 10시 이후부터는 야간 피서와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전환되어 늦은 시간까지 축제를 즐기는 방문객들에게 시원한 쉼터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체류 시간을 자연스럽게 늘리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불향 가득 10초 은어구이부터 은어물회까지, 은어 맛 대향연 축제의 입맛을 책임질 대표 먹거리도 한층 강화됐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봉화대 10초 은어구이’는 달궈진 화로 위에서 단 10초 만에 구워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자랑하며 관광객의 입맛과 눈길을 동시에 사로잡는다. ‘바삭! 은어 튀김장터’도 축제장 한편에 마련되어 지역 상인들이 직접 튀긴 은어 튀김을 맛볼 수 있어 더욱 풍성한 미식 체험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대형 식당에서는 구이와 튀김은 물론 은어무침, 은어물회와 같은 새롭고 참신한 은어요리를 선보이며 축제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여름철 별미를 제공할 예정이다. △ 은빛 은어 물결 타고 울려 퍼지는 밤의 선율, 장르별 테마 공연 축제기간 동안 한여름 밤을 수놓을 음악과 퍼포먼스가 매일 밤 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7월 26일 오후 8시 최우진, 김다현, 라잇썸, 김연지(씨야), 윤민수 등 인기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개막 축하공연이 화려한 포문을 연다. 이어 27일 오후 7시 30분에는 제1회 봉화 글로벌 가요제가 개최되어 전국에서 모인 재한 외국인 12명이 총상금 1,250만 원을 놓고 한국어 노래 경연을 펼친다. 이와 함께 울랄라세션, 박서진, 장예주가 축하무대에 오르며 축제를 국제적인 문화축제로 한층 끌어올린다. 28일과 29일에는 ‘봉화 예술인의 밤’과 ‘오! 은어 실버나잇’ 등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이 있다. 30일에는 어린이 전용 ‘캐치! 티니핑 싱어롱쇼’에 이어 딜리버리존에서 ‘창현의 거리노래방’으로 무대를 꾸며 야간 관광 수요에도 적극 대응한다. 31일에는 김성수(쿨), 김원준, 채연, Ref, 노이즈가 펼치는 ‘레전드 물벼락쇼’가 무대를 뜨겁게 달군다. 8월 1일에는 이짜나 언짜나, 브브걸, 싸이버거, DJ 박명수가 참여하는 ‘은어 워터비트나이트’, 8월 2일에는 오유진, 유지우, 강혜연, 남승민이 꾸미는 ‘은어 트롯트레인’이 이어진다. 축제의 대미는 8월 3일 양지은, 신승태, 류지광, 소유미, 서지오, 강승연, 강예슬, 이미리가 출연하는 폐막축하공연과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낙화놀이’가 장식한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낙화놀이’는 불꽃이 떨어지는 환상적인 퍼포먼스로 여름밤을 감성적으로 물들 일 것으로 보인다. 박현국 봉화축제관광재단 이사장(봉화군수)은 “올해 봉화은어축제는 체계적인 기획과 다채로운 콘텐츠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준비했다.”며 “여름의 정취를 만끽하러 백두대간 봉화로 오신 모든 분들께서 시원한 휴식과 특별한 추억을 맘껏 누리고 만들어가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봉화군은 축제 개막에 앞서 모든 현장 종사자를 대상으로 안전 매뉴얼 숙지와 응급 대응 교육을 철저히 실시하고, 얼음조끼와 쿨링타월 등 온열질환 예방 물품을 필수로 비치하는 등 관광객과 운영진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5-07-16

‘호쿠리쿠 패스’로 기다림 없이… 쾌적한 ‘선더버드 19호’

지난 6월 중순. ‘선더버드(thunderbird)19호’ 기차에 올랐다. 신오사카역에서 쓰루가(敦賀)로 달렸다. 1시간 20여 분이 소요됐다. 한국도 한때, 또는 지금도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일호 등으로 기차를 호칭했었지. 선더버드도 마찬가지다. 헌데, 조금 더 재밌다. 기차 이름이 ‘천둥새’라니.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선더버드’를 고귀한 영혼을 지낸 새로 숭배했다고 한다. 어쨌건. 일본인 특유의 ‘철저한 질서 지키기’ 탓이었을까? 달리는 기차 객실 안에선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도, 통로를 뛰어다니는 아이도, 사소한 이유로 시시콜콜 다투는 승객도 없었다. 깊은 산 속 절처럼 조용한 기차 내부. ‘호쿠리쿠 패스’로 하루 전 미리 예약을 하고 좌석을 배정받았으니, 신오사카역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었다. 글 싣는 순서: 1. 철도 왕국 일본에서 찾는 ‘지역 관광’의 미래 2. ‘당일치기 여행’ 맞춤 일본 철도 3. 관광으로 인구 소멸 위기 ‘호쿠리쿠’ 살리기 4. 일본 기차 여행의 꽃이 된 ‘도시락’ 5. 울산, 이제는 ‘유잼(U-재미) 도시’다 6. 철도 불모지 경북, 동해선 개통 후 새 역사 시작 7. 이번 역은 “천만관광 해양도시 삼척입니다” 8. 강릉, ‘철도 날개’ 달고 동해안 비상 길지 않았던 기차 여행은 더없이 쾌적했다. 한국의 ITX나 KTX처럼 객실과 화장실 청소 상태도 좋았다. 드문드문 도시락을 먹는 이들이 적지 않았는데, 얼핏 보기에도 향과 맛이 다 괜찮아 보였다. 한자로 ‘돈하(敦賀)’라 읽는 일본의 떠오르는 관광지 쓰루가. 거긴 어떤 도시일까? 짤막한 소개를 ‘위키백과’를 통해 들어보자. “쓰루가시(敦賀市)는 일본 후쿠이현에 있는 도시다. 고대부터 항구가 번성했다. 호쿠리쿠 지방과 간사이 지방을 연결하는 위치에 있다. 메이지시대 이후엔 철도를 비롯한 육상 운송수단의 발달로 교통 요지가 됐다. 원자력 발전소가 있고, 다시마가 특산물이다.” ▲나이 지긋한 일본인들 “느린 기차가 낭만적이었지” 선더버드19호 기차는 늦은 오후 쓰루가역에 기자를 내려놓았다. 사전에 파악한 정보가 있으니, 항구 도시의 싱싱한 생선으로 만든 요리와 다시마를 우려내 갓 지은 솥밥을 먹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없다. 여행자의 즐거움 중 최고는 여행지의 맛집을 찾아가는 게 아니던가. 쓰루가역 앞에 늘어선 식당 가운데 하나를 골라 출입문을 열었다. 70대로 보이는 오너 셰프의 능숙한 칼질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가게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업력이 반세기에 가깝다고 했다. 운이 좋았다. 도미 뱃살을 번철에 굽고, 따끈한 일본식 된장국에 찜통에서 요리한 새우, 거기에 생강 줄기까지 갖춘 저녁 정식을 청했다. 한국 돈으로 1만6000원 정도였으니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맛? 주절주절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그곳에서 식당 주인과 어린 시절부터 친구라는 일본 노인 하나를 만났다. 70대 중반인 그도 혼자서 저녁을 먹으러 온 터였다. 이름은 도토가와 유우지(都外川 勇二). 젊은 시절부터 쓰루가항구를 오가는 배를 수리하며 살았다고 했다. 그는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하고, 기자는 일본어를 하지 못한다. 다행히 식당 주인의 딸이 중간에서 소통을 도와줬다.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오갔다.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가 뒤죽박죽 섞인 독특하고 해괴한(?) 인터뷰였다. “나이가 적지 않으신데 독한 일본 소주를 잘 드시네요.” “뭐 그렇지. 험한 일 하는 사람이라 그래. 자네는 어디서 뭘 하러 쓰루가에 왔나?” “한국에서 왔습니다. 일본 철도여행에 관해 궁금해서요.” “그렇군. 나도 어린 시절엔 오사카나 나고야로 아주 느리고 낡은 기차를 타고 다녔지.” “아, 그래요? 그때 이야기 좀 들려주시죠.” “무슨 옛날이야기를... 짧게 오사카 처녀와 연애를 했는데, 50년 전엔 기차가 너무 느렸어. 마음은 벌써 그 여자가 사는 오사카에 가있는데, 이놈의 기차는 더디게만 달리지…. 그래도, 그때가 낭만적이었어. 그나저나 멀리 한국에서 왔으니, 내 술 한 잔 받아.” 오사카에서 쓰루가로 가기 전 또 한 명의 나이 지긋한 일본인을 만났다. 미조하타 히로시(溝畑宏·65). 그는 한국을 수백 번 오고간 일본 내 대표적인 한국통(韓國通) 가운데 한 사람이다. 현재는 ‘공익 재단법인 오사카관광국’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기자가 일본을 찾았던 때는 ‘2025 오사카 엑스포’가 열리고 있던 시기.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게 분홍색 문어 인형을 머리에 쓰고 인터뷰에 나섰던 그는 “엑스포 기간에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음식이 맛있으며, 사람들도 친절한 오사카로 많은 한국인이 와주길 바란다”고 했다. 자신이 맡고 있는 직책을 보자면 당연한 부탁이었다. 그런 뻔한 이야기보다 정작 기자의 마음을 찡하게 했던 건 미조하타 이시장의 마지막 말. “일본의 신칸센이나 한국의 KTX처럼 빠른 기차로 오사카 주변의 매력적인 도시를 돌아보는 것 참 좋지요…. 근데, 난 창문을 통해 바깥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느린 기차가 더 좋아요”라는. ▲빠르게 달리는 기차를 타더라도, 여행은 여유롭게 어떤 인간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한국과 일본이 모두 마찬가지. 그러니 몇몇 노인들이 ‘느린 기차의 서정(抒情)’을 그리워한다고, 일본의 신칸센과 선더버드, 한국의 KTX와 ITX를 멈춰 세우고, 20세기 기차를 가져와 동해선 철로에 올릴 수는 없는 노릇. 바뀐 환경에선 적응이 중요하다. 그러니, 시속 300km의 현란한 속도로 달리는 고속철을 타더라도, 마음만은 관광객 특유의 느긋함을 가지는 게 21세기형 기차여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자세가 아닐지. 그런 차원에서 권하고픈 쓰루가의 유용한 여행 아이템이 ‘빙글빙글 쓰루가 버스(くるくる敦賀バス)’다. 한국식으로 쉽게 이야기하면 ‘쓰루가 투어 버스’쯤 되겠다. 역 바로 코앞에 위치한 버스정류장엔 쓰루가시(市) 곳곳의 인기 좋은 관광지만을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한국 돈 5000원가량을 운전기사에게 지불하면 ‘1일 자유티켓’을 사는 게 가능하다. 그것만 가지고 있다면 추가 요금 없이 하루에 100번도 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다. 1회 승차는 2000원을 받으니, 2~3군데 관광지만 오가도 본전은 뽑는다. 게다가 자유티켓엔 40대 이상 한국 관광객의 추억을 소환하는 ‘은하철도 999’의 주인공 ‘메텔’과 ‘철이’가 프린팅 돼있다. 이 애니메이션의 원작자는 일본 사람 마츠모토 레이지(松本零士). 그 티켓엔 ‘기차로 우리 도시에 와서 흥미로운 장소를 여유롭게 돌아보라’는 여행자를 향한 일종의 은유적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같았다. 두툼한 참다랑어 회를 얹은 초밥과 어른 손바닥보다 큰 가리비 구이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쓰루가 수산시장과 소나무 숲이 아름다운 해변, 호쿠리쿠 지역을 수호하기 위해 축조된 게히신궁(氣比神宮) 등이 이름도 재밌는 ‘빙글빙글 쓰루가 버스’를 타고 돌아본 곳들. 쓰루가가 ‘떠오르는 일본의 신흥 관광지’로 알려지면서 찾아오는 외국인 여행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과 중국인은 물론, 숙소 공동목욕탕에선 인도 첸나이에서 온 단체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었고, 늦은 밤 주점에선 저 먼 동유럽의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왔다는 청년과도 인사를 나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니, 앞서 언급한 쓰루가의 유명 관광지는 이제 더 이상 ‘나만의 추억’을 머리와 가슴에 새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어느 곳을 가도 여행자들로 북적이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어디를 가봐야 할까?”라는 물음이 이어질 듯하다. 추천한다. 쓰루가 투어 버스를 타고 다소 고적(孤寂)한 동네에 내려 5~10분쯤 걸으면 만나볼 수 있는 ‘미나토 쓰루가 산차회관(山車會館)’이다. 거기가 어떤 곳이냐고? 궁금증이 증폭되면 답을 얻었을 때 만족감이 더 커진다. ‘산차회관’에 대한 소개는 다음 회에. <계속>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15

3대 걸쳐 돌김 양식 노하우 축적, 세토내해 양식장 ‘평정’

‘전지적 김의 시점에서’ 세노수산 홈페이지에 등장하는 금언(金言)이다. ‘한길 물속은 알아도•••.’ 로 시작하는 한국 속담도 있지만 양식업자들에게 이 ‘한길 물속’은 각자의 수십 년 지식과 경험이 투영되는 공간이다. 수온과 광량(光量), 영양, 염도에 따라 천양지차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육묘 배양에서 수확에 이르는 약 6개월 기간 이 시기 세노수산 직원들의 모든 주파수는 김과 맞춰진다. 김처럼 생각하고 해초처럼 느껴야 대상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본격 육묘 작업, 패각에서 어린묘 배양 매년 2000여장 김발 설치, 연간 10t 수확 수확한 돌김 원형 그대로 건조, 식감·향 일품 양념김·김밥용 김 등 20여가지 가공김 생산 글 싣는 순서 ① 바다에서 육지로, 김 산업의 변화 ② 국내 스마트 김 양식장 현장을 가다 ③ 일본 김 양식장 세노수산 취재기 ④ 세노수산의 돌김 양식 성공 비결 ⑤ 경북도의 육상 김 양식 기술 개발 이렇게 10년을 거듭하면서 세노수산은 자신들 만의 독특한 김양식법을 완성했다. 현재 세노수산의 선진 양식 법은 가와현 뿐만 아니라 인근 혼슈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세노 수산 ‘환자채’(幻紫菜)는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가사오카시, JR오카야마가 2015년 11월 실시한 ‘제3회 고향 우수식품’에서 ‘고향 살리기 프로젝트 우수상’ 을 받았다. □ 김밥용 ‘스사비놀리’와 돌김 ‘환자채’ 생산 ‘스사비놀리’와 돌김 ‘환자채’ . 세노수산은 두 종류의 김을 생산한다. 스사비놀리는 우리가 ‘판(板)김’이라고 부르는 김밥용 김이고, 환자채(幻紫菜, 뿌려 먹는 김 종류)는 세노수산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돌김이다. 이 두 김은 생육시기가 한 달 정도 어긋나 있어 작업에 여유를 가질 수 있지만, 반대로 공정이 겹칠 때는 양식과 가공을 동시에 할 때도 해야 할 때도 있어 심야까지 작업이 이어질 때도 있다. 세노수산에서 본격적인 작업은 5월에서 9월에 이르는 약 5개월에 집중된다. 먼저 5월이 되면 김망 세척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마당에 김망이 쌓이기 시작하면 본격 어기(漁期)의 시작을 의미한다. 취재진이 현지를 방문했을 때 세노수산 앞 방파제엔 김망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세노 유키(妹尾祐輝) 씨는 “깨끗이 씻겨진 김망은 그물에 달린 이물질들을 모두 제거한 후 9월 쯤 인공 채종(採種)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세척이 끝난 김망은 다시 중첩망(重疊網) 작업에 들어간다. 그물의 전체 구조를 살피며 차곡차곡 질서 있게 중첩, 배열해 흔들림이 없도록 단단히 살피는 과정이다. 김망 준비가 끝나고 9월이 되면 본격 육묘작업에 들어간다. 보통 김 씨앗은 패각(貝殼)에서 키운다. 배양된 유엽(幼葉)은 수조로 옮긴 후 양식그물에 활착 시킨다. 김망(그물)이 감긴 수차를 회전시켜 접목 시키는 방식이다. 물레방아가 수류를 일으키면 물결을 따라 씨앗들이 그물에 달라붙게 된다. 유엽 정착이 확인되면 바다로 싣고 나가 그물을 양식장에 펼친다. 수온이 21도 이하가 되면 김망을 해상(海上)에 노출시켜 유엽(幼葉)의 싹을 크게 키운다. 김은 햇빛, 건조에도 강하기 때문에 그물을 오랜 시간 해면 위로 올려도 생장에 지장이 없다. 이 작업을 ‘건출’(乾出)이라고 부른다. 세노수산에서는 매일 새벽 6시부터 이 작업을 계속한다. □ 2000여채 그물에서 연간 10t 이상 김 생산 육묘가 끝난 그물은 일단 냉동 보관했다가 수온이 18도 이하로 내려가면 김망을 해상에 펴는 데 이 작업을 하리코미(Harikomi)라고 부른다. 10월 하순이 되면 ‘단장’(單張)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단장이란 포자가 붙은 김 그물을 한 장씩 낱장으로 바다에 설치하는 과정을 말한다. 세노수산에서는 매년 2000장 정도의 그물을 해상에 펴고 있다. 단장을 끝낸 김망은 약 한 달 후 수확에 들어간다. 육묘, 단장을 끝낸 김망이 성체로 자라 수확을 하는데 1~2개월이 걸리는 셈이다. 완전히 자란 김은 약 10~20cm 정도인데 이것들은 모구리선이라는 전용 선박을 이용해 수확한다. 첫 수확 한 김은 전체 김 중 색채도 좋고 맛이 부드러워 최상의 품질을 자랑한다. 세노수산에서는 이 ‘첫 따기’로 수확한 김을 활용해 각종 가공식품을 생산한다. 타카유키 씨는 “세토내해에서 자란 돌김은 단맛과 씹는 맛이 뛰어나고 특유의 향기와 세토 우치의 풍부한 맛이 꽉 채워져 있다”고 설명했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식감도 일품이라, 여러가지 요리에 뿌려 먹으면 음식의 풍미를 좋게 해준다는 것. 11월부터는 수확기의 연속이다. 작황이 좋은 때는 3월 초까지 수확에 이어져 소득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수온이 올라가거나 해류, 영양, PH 등 악조건에 노출되면 12월에 모든 작업이 끝날 때도 있다. 수확한 돌김(환자채)는 원형 그대로 건조시킨다. 그래야 채취 당시 본래의 맛과 향기가 그대로 응축되기 때문이다. 김밥용 김 ‘수사비놀리’는 양식장 근처에 공장으로 직행한다. 가공 목적에 따라 절단된 후 깨끗이 씻어 기계로 탈수, 건조, 박리(剝離) 공정을 거치면 김밥용 김인 판김이 완성된다. 2000여 채 그물에서 생산되는 김(연간 10t)이 워낙 많아 11월부터 3월까지는 가공 공장이 24시간 동안 풀가동을 한다고 한다. 현재 세노수산에서는 판김(김밥용 김), 환자채, 양념김 등 20여가지 가공 김을 판매하고 있다. 맛과 풍미가 워낙 뛰어나 한번 맛을 본 손님들은 대부분 재구매로 이어진다고 한다. [인터뷰] 세노수산 세노유키(妹尾祐輝) 대표 고온 해수에 강한 돌김 개발 특허 준비 최근 열대 어류 급증 양식장 파괴 심각 “옛날에는 그물만 쳐 놓아도 바다가 다 알아서 키워줬지만 환경이 변했습니다. 이젠 어부가 바다에게 묻고 답을 구해야 합니다. ‘어부와 바다의 지혜로운 상생(相生)’, 바로 세노수산이 추구하는 영업 전략입니다.” 조부, 부친 세노 타카유키(妹尾孝之)에 이어 3대째 세노수산을 운영하고 있는 세노유키씨를 만나 그의 김양식 성공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고온의 해수에서도 생육이 가능한 김 종자를 개발했는데 앞으로 계획은? △현재 변리사를 통해 특허 출연 중에 있다. 올해 내로 라이센스를 확보하게 되면 이를 바탕으로 종묘 상업화, 생산 확대 등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해수 온난화를 극복할 수 있는 종묘로 주목 받으면서 각계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최근 20 여년 사이 세토내해 김 양식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들었다. △옛날 카사오카 앞바다는지주, 부표가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김 양식이 성업했었다. 10여년 사이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폐어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몇 곳만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해수 온난화 외에 김 양식을 위협하는 변수는 없나?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열대어 같은 열대성 어류가 급증하고 있다. 바다 생태계 변화는 전 세계적 현상이니 어쩔 수 없다쳐도 문제는 열대어들이 김을 먹이로 삼으면서 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다. 단순히 유엽(幼葉)을 뜯어먹는 차원이 아니라 성체(成體)까지 사냥에 나서며 전체 생산량의 30~40%를 먹어 치우고 있다. 현재 세노수산의 가장 큰 적은 해수 온난화보다 열대어종의 급증으로 인한 양식장 파괴다. -연간 김 생산량은 얼마나 되나? △돌김과 판김(김밥용 김) 전체 생산량은 약 10t 정도 된다. 물고기들이 달려들어 양도 줄고 상품성도 떨어져 걱정이다. 아직은 판김 생산이 80%고 돌김(이와노오리)은 20% 정도다. 자체 생산 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전량 가공식품으로 활용해 사업성이 어느 정도 담보 되는 편이다. -김 생산도 중요하지만 판로 확보도 중요할 것 같다. 환자채(幻紫菜)를 시식해 보았는데 조미를 한 것처럼 맛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았다. △생산, 가공된 김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한 번 먹어본 사람은 상당수 단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도쿄나 오사카에 있는 온라인 단골들이 휴가나 여행 중에 일부러 가게를 찾아오기도 한다. -현재 한국의 김양식장은 해수온난화로 조업 일수가 20~30% 줄어들고 있다. 일본도 난류로 인한 양식장 피해가 심각하다고 들었다. 어떻게 극복했나. △우리는 조부 때부터 50년 가까이 김 양식장을 경영해왔다. 솔직히 2대까지는 자연이 주는 대로 거두어도 창고가 늘 가득 찼다. 세토내해에도 10여년 전부터 온난화라는 자연 재앙이 일상화 되었다. 다행히 부친 때부터 쌓아온 노하우가 있어서 이 경험을 바탕으로 종자를 조금씩 개량해서 위기를 타개할 수 있었다. 특허등록이 완료되면 해외에 종자 수출, 분양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카사오카시에서 한상갑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13

산타전망대·친환경 숙박시설 곧 마무리··· ‘체류형 관광지’ 도약

봉화군이 다년간 추진해 온 핵심 문화관광사업이 마침내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군은 체류형 관광도시로의 전환을 목표로, 분천산타마을을 중심으로 한 관광 인프라 확충과 체험형 콘텐츠 개발, 친환경 숙박시설 조성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폐교 활용 친환경 숙박시설 조성 카페·회의실·업무 라운지 등 완비 40억 투입 ‘리틀포레스트 봉뜨락’ 체험 기반 어린이 교육시설 활용 분천산타마을, 철도여행 명소 육성 대표적인 사업인 ‘산타전망대’는 마을 경관을 해치던 폐채석장을 활용해 루돌프 썰매 형상의 전망대로 탈바꿈시킨 상징물이다. 이 전망대는 사계절 관광지로 거듭나는 분천산타마을의 상징이자, 방문객 체류 시간 확대를 유도하는 핵심 인프라다. 계절별 체험시설도 꾸준히 보강되며, 마을 전체가 머무르고 싶은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폐교된 분천분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친환경 숙박시설은 15실의 객실과 카페,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숲과 어우러진 감성적인 공간으로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휴식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숙박을 기반으로 한 관광 수요 확대와 함께, 분천 지역 상권 활성화도 기대된다. 아동과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리틀포레스트 봉뜨락’은 실내외 놀이시설과 짚코스터 등 모험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 체험공간이다. 아이들의 창의성과 사회성을 길러주는 체험형 공간으로 조성 중이며, 올해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마무리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청소년 문화체험장 연계사업, 경관 드라이브길 조성 등 연말까지 마무리될 다양한 관광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어, 봉화군은 관광도시로서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군은 민관 협력을 통한 안정적 운영 기반을 구축하고, ‘누구나 찾고, 살고 싶은 봉화’ 실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분천산타마을의 산타전망대, 리틀포레스트 봉뜨락, 그리고 지역특화형 친환경 숙박시설 등 봉화군 핵심 문화관광사업이 모두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연내 차질 없이 마무리 지어 봉화 관광의 내일을 굳건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산타전망대 품은 분천산타마을 봉화군의 대표 관광지인 분천산타마을이 2025년을 맞아 ‘지역다움’을 강조한 변화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분천산타마을은 사계절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는 테마열차 여행지로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어왔다. 분천역을 중심으로 산타를 테마로 마을을 브랜딩하면서 지역주민과 봉화군, 경상북도, 코레일, 산림청이 함께 협력해 철도여행의 명소로 성장시켜왔다. 최근에는 분천산타마을을 테마형 관광지로 확장하기 위해 사계절썰매장, 미니기차, 슬라이드 등 다양한 체험형 시설을 도입해 계절에 관계없이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마을 경관을 해치던 폐채석장을 활용한 ‘산타전망대’ 조성이다. 봉화군은 이 일대에 등산로를 정비하고 가로 90m, 세로 40m 규모의 전망대를 설치해, 분천마을은 물론 국도 36호선까지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산타전망대는 루돌프가 끄는 썰매를 형상화한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마을의 새 상징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산타마을이 단순한 테마 관광지를 넘어, 사계절 머무르고 즐길 수 있는 지역문화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을 주민과 함께 만든 이 변화는 봉화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 지역특화형 숙박시설 완공 분천산타마을의 관광인프라 완성도를 한층 높여줄 ‘지역특화형 친환경 숙박시설’ 또한 지난 6월 완공됐다. 폐교된 분천분교를 활용해 연면적 1603.4㎡, 건축면적 950.58㎡ 규모로 조성한 이 시설은 15실의 객실과 카페·회의실·업무 라운지를 갖추고 있다. 객실은 2명에서 최대 4명까지 머물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창문 너머로는 분천역 뒤편의 울창한 숲과 국도 36호선의 드넓은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삼각 오두막 형태의 유리 통창으로 둘러싸인 1층 카페는 숲속 캠핑장의 ‘우리만의 아지트’ 같은 여유로운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봉화군은 올해 개관을 목표로 설비 점검과 안전 검수를 병행하며 최종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잔여 부지 수목 식재와 울타리 전정을 포함한 조경공사를 진행해 한층 쾌적한 휴식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동시에 민간사업자 모집을 통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갖춘 운영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숙박시설 완공으로 분천산타마을은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지를 넘어 ‘머물며 체험하는’ 체류형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유휴 시설의 재탄생으로 새로운 관광거점을 마련함으로써 관광객의 체류 시간이 늘고, 상권 활성화와 권역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기반을 다졌다. □ 리틀포레스트 봉뜨락 올해 개관 봉화군이 총사업비 40억 원(도비 15억·군비 25억)을 투입해 2022년부터 추진해온 ‘리틀포레스트 봉뜨락 조성사업’이 올해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봉화읍 석평리의 옛 승마교육장 부지를 활용한 이번 사업은 체험 기반 어린이 놀이·교육 공간이 부족한 지역 현실을 반영해 추진된 것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창의력과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체험 기반 교육환경이 조성된다. 리틀포레스트 봉뜨락은 실내 놀이시설과 실외 어드벤처 코스, 카페·전시실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구성되며 트램펄린, 플레이짐, 튜브슬라이드 등 신체 활동 중심의 놀이기구와 높이 13m, 길이 150m의 짚코스터가 짜릿한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봉화군은 이번 조성을 통해 지역 아동 복지 향상은 물론, 가족 단위 관광객 유치와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준공 후 안전점검과 인허가 절차를 거쳐 올해 정식 개관할 예정이며, 본격적인 운영이 시작되면 봉화군은 ‘아이와 가족이 함께 즐기는 체험 놀이터 도시’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봉화군은 이들 사업과 더불어 청소년 문화체험장 연계 활성화 사업, 미슐랭 경관 드라이브길 조성 사업 등 주요 관광 프로젝트를 올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들은 단기적 관광객 유입을 넘어 관광 경쟁력을 한층 높여 주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5-07-10

신라 왕도 북방을 지키던 숲에서 민중의 삶 품는 공원으로

박목월노래비와 목양 오세재선생 문학비 황성공원의 숲길을 걷다 보면, 나무와 나무 사이 조용히 서 있는 비석 하나를 마주하게 된다. 박목월의 시 ‘나그네’가 새겨진 노래비다. 시인은 이곳 경주 출신이다. 낙엽이 지는 숲길을 따라 떠도는 마음을 노래한 시는, 낯선 도시의 공원에 놓인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나고 자란 고장, 경주의 흙과 바람 속에 놓여 있다. ‘강나루 건너서 /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는 구절이 돌판 위에서 바람과 함께 울리고 있다. 떠남과 고독의 정조가, 고향 땅의 숲속에서 다시 유순해진다. 시를 따라 걷는 이에게 이 비(碑)는 단지 감상의 대상이 아닌, 한 시대와 개인의 생을 가로지르는 공명의 지점이 된다. 노래비에서 멀지 않은 자리에는 목양 오세재 선생의 문학비가 있다.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학자였던 오세재는 경주의 산수와 심성을 읊은 시로 이름을 남겼다. 그의 글은 당대의 문풍 속에서도 수수한 경관과 겸허한 마음을 담아내려 했고, 그 정신은 지금도 비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풍월은 산에 들고 / 마음은 물과 더불어 흘러간다’ 목양의 문장은 산책자가 걷는 걸음보다 한 걸음 앞서 흘러간다. 유려한 글과 고요한 마음이, 오늘의 나무숲에서조차 숨결을 남긴다. 두 문인의 문학비는 단지 글을 새긴 돌덩이가 아니다. 황성공원의 나무들 사이에 숨겨진 정신의 표식이다. 자연을 노래한 시와 마음을 기른 문장이 한곳에 나란히 놓여 있다는 것은, 이 공원이 단순한 쉼터가 아니라 사유와 성찰의 공간임을 말하기 위해서다. 걸음을 멈춘 이에게 문장은 다가오고, 마음은 비로소 조용히 가라앉는다. 한 사람의 시선과 언어가 숲에 새겨질 때, 그것은 비로소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황성공원의 문학비들은 이렇게, 계절과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침묵의 목소리로 남는다. 도시의 소음 벗어나 시민의 활력이 되고 아이들 웃음·노년의 산책 이어지는 숲 박목월 시비·최시형 동상·충혼탑 등엔 문학과 종교·역사와 사색 새겨져 있어 ■충혼탑과 임란 의사 추모공원 숲을 따라 좀 더 깊숙이 들어선다. 나무들 사이로 비석 몇 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공원 중앙에 우뚝 솟은 충혼탑이 보인다. 비바람에 오래 닳은 듯한 표면은 그 자체로 세월을 증언한다. 이 탑은 이름 없는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한 구조물이다. 무명의 병사, 알려지지 않은 희생, 묵묵히 스러져간 이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한 자리다. 도시의 한복판에 세워진 탑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무엇이 이 땅을 지켜왔는지. 숲의 끝자락, 바람이 멈추는 방향에 이르면 임란 의사 추모공원이 있다. 아늑한 언덕 아래, 지극히 조용한 자리다. 박무의공비, 창의거병기념비, 충모탑은 안압지 길가에서 있던 것을 이곳으로 옮겨 세운 것이다. 사람의 눈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지만, 묵직한 비문들은 읽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다. 단지 글이 아니라, 검과 불, 흙과 땀으로 쓰인 생의 기록이다. 꽃 한 송이 없어도, 담백하게 서 있는 비(碑)들은 오히려 더 많은 말을 전한다. 거기엔 체념이 없고, 다만 끝까지 버틴 사람들의 혼이 남아 있다. 추모공원은 황성공원이 단지 녹음의 공간만이 아니라 역사의 한 페이지가 숲의 구석에 남아 있고, 우리는 그 기억의 그늘 아래를 지나고 있음을 각인시켜 주는 셈이다. ■해월 최시형 선생 동상 황성공원 서편, 실내체육관과 씨름장 사이 나무 그늘 속, 해월 최시형 선생의 동상이 서 있다. 이 동상은 1979년, 천도교 경주교구와 용담교구, 그리고 동학을 사랑하는 시민과 학생들의 정성으로 세워졌다. 경주가 동학의 발상지임에도 불구하고 동학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현실 속에, 이 동상은 민중 속 동학의 뿌리를 되살리고자 하는 시대적 응답이었다. 최근에는 시민들과 종교단체의 노력으로 동상 옆에 해월 선생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설치되었다. 안내문에는 도올 김용옥이 쓴 ‘해월 최시형에 관한 글’과 ‘동학과 우리의 역사’가 담겨 있다. 무심히 지나치던 동상의 의미가 다시금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황성공원에 세워진 해월의 동상은 단순한 기념 조형물이 아니다. 이는 동학이 추구했던 인간 존엄과 민중 주체의 사상을, 경주라는 고도 한가운데 다시 불러내는 정신의 상징이다. 천년 왕도의 북쪽 가장자리에 조용히 놓인 해월의 동상은, 존재만으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는 사람을 하늘처럼 대하고 있는가.” 박목월과 오세재의 시비가 자연과 언어의 조화를 보여주는 한편, 해월 최시형의 동상은 인간과 삶의 무게를 품는다. 황성공원은 그렇게 문학과 종교, 역사와 사색이 교차하는 경주의 살아 있는 정신 지도 위에 서 있다. ■신라의 터에서 경주 시민의 공원으로 숲을 빠져나오며, 오래된 나무 한그루를 돌아본다. 바람 한 줄기 잎을 흔들고, 그 흔들림은 문득 마음속 어떤 결을 건드린다. 황성공원은 단지 그렇고 그런 도시공원이 아니다. 신라 귀족의 사냥터였고, 화랑들의 훈련장이었으며, 이제는 시민들의 일상이 스며든 공공의 숲으로 거듭났다. 계급과 시대, 목적이 달라질 때마다 이 땅은 목적과 형상을 바꿔왔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늘과 바람, 그리고 숲에 깃든 쉼의 본질이었다. 통일신라의 북방 균형을 위해 의도적으로 조성된 인공의 숲은, 천 년 뒤 경주 시민들의 활력이 되고 있다. 아이들의 웃음이 놀이기구 사이를 누비고, 맥문동 꽃밭 사이엔 어머니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또 노년의 고요한 산책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진다. 숲은 사람을 품고 사람은 숲을 가꾼다. 도시의 소음 속으로 걸어 나오며 자꾸 마음이 거기 남는다. 숲의 그림자가 멀리까지 따라 나와 어깨 위로 길게 드리운다. 황성공원은 나무를 심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을 묻고 되새기는 장소다. 왕도의 북방을 지키던 인공의 숲에서, 민중의 삶을 품는 공공의 공원으로 이어져 온 길 위에서, 나는 작은 물음을 품는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무심히 스쳐 가며, 다만 이름만 기억한 채 그 자리에 깃든 삶들을 외면하고 있는가. 오늘 한 이름의 속살을 들여다보았다. 황성이라는 말 아래 겹겹이 쌓인 생의 결들을. 그 결이 가만히 내게 말을 건넨 하루다. 조용히, 그러나 오래 남는 말. 황성공원은 그렇게, 오늘도 하나의 시(詩)가 되어 경주 시민의 마음을 두드린다.

2025-07-09

500살 느티나무 노거수, 25년 만에 스승으로 우뚝

어릴 적 마을 당산목이라 하면 두려움과 함께 경외의 대상으로 함부로 손을 대면 동티가 나는 그런 근접할 수 없는 신령스러운 나무로 생각했다. 식물사회를 공부하면서 우연히 노거수와 인연을 맺고 노거수를 찾아 연구하고 공부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25년이란 세월이 지나니 이제는 노거수가 나의 스승으로 자리매김했다. 노거수는 우리 전통 민속문화에 깊은 영향을 끼친 민속 식물자원으로 귀중한 자연유산이다. 경북 경주시 현곡면 하구리 507번지 들녘에 계단식 논과 밭이 펼쳐지는 고요한 풍경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하나의 생명, 그것은 바로 마을의 보호수인 500살 느티나무 노거수이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순간들마다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을 잇는 중간자로 동신목(洞神木)·당산목으로 뿌리내려 몸통엔 사철나무 의지해 자라고 있어 하나의 생명이 또 다른 생명 품은 경이 그 아래 서면 시간 멈춘 듯 장엄한 기세 살아 있는 민속박물관이며 자연 유산 수형의 아름다움 등 문화적 가치 충분 천연기념물 지정해 보호 관리했으면 처음 나무와 마주한 날, 나는 말을 잃었다. 잎 하나 흔들리지 않는 잔잔한 여름날, 4m 높이에서 공중으로 솟은 아름드리 가지는 하늘을 덮고 그 원줄기의 키는 가늠할 수 없었지만, 기록에 의하면 29m나 된다고 했다. 그의 몸 둘레는 6.7m, 앉은 자리 폭이 무려 키보다 4.6m 큰 33.6m이다. 큰 키, 굵은 줄기와 무성한 잎이 하늘을 덮은 둥근 수형은 마치 이 땅의 시간과 사계절을 품은 살아 있는 성소 같았다. 그 줄기 가까이 다가가면 이끼와 지의류가 덮인 거친 껍질에는 세월의 결이 흐르고 있었다. 살아오면서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던 순간마다, 마을 주민은 물론 찾아오는 사람에게 기대에 부응했을 것이다. 나무는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니다. 하늘과 땅을 잇는 중간자,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상징물로, 우리 민속문화에 뿌리내린 동신목(洞神木)이자 당산목이다. 마을 사람들이 두 손 모아 치성을 드리던 나무, 재앙과 풍년을 기원하든 그 믿음이 지금도 이 울창한 가지 사이로 흐르고 있다. 실제로 나무의 주변에는 낮은 돌담이 원형으로 둘러쳐져 있고 제단과 나무에는 금줄이 쳐져 있어 그 신성함을 가늠하게 한다. 어떤 가지는 부러진 채로 남아있으나, 그것조차도 존엄의 일부다. 상처 입은 채로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게 되고 뭔가 기대고 소원을 말하면 들어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느티나무가 뿌리 내린 자리는 마을 앞 들판, 뒷산 자락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개울이 있는 평탄한 곳이다. 주변에는 팽나무, 고욤나무, 뽕나무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 특히 느티나무의 몸통엔 사철나무가 의지해 자라고 있어, 하나의 생명이 또 다른 생명을 품고 있는 장면은 경이롭다. 이런 생태적 공존은, 마치 세대와 세대를 잇는 문화의 흐름처럼 느껴진다. 나무는 그저 한 그루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생물들과 함께 하나의 소우주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얼마까지 동거할지 모르지만, 영원했으면 하는 바람을 해 본다. 느티나무는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되어 주민은 물론, 그로부터 경주시의 보호의 손길이 계속 이어졌다. 북쪽 가지는 바람에 부러졌지만, 동남쪽 가지는 왕성하게 뻗어 나간다. 그 긴 가지는 이제 땅으로 내려와 사람이 서서 거뜬히 손으로 잡을 수 있었다. 농로를 따라 조심스럽게 나무에 접근할 수 있으며, 그 길 끝에서 마주하는 나무의 기세는 참으로 장엄하다. 그 아래 서 있으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하고, 내가 살아온 삶조차도 어느 결 하나로 스며들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좁은 농로는 벼농사를 짓는 관계로 늘 질퍽하게 물이 고여 있어 다니기에 불편했지만, 그 불편한 과정을 겪고 만난 거대한 느티나무를 볼 때면 그 불평은 하얗게 잊고 만다. 노거수란 단지 오래되고 큰 나무가 아니다. ‘노(老)’는 세월이 깃든 존엄을 의미하고, ‘거(巨)’는 마을의 정신적 구심점을 뜻한다. 산업화의 물결 속에 많은 노거수들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하구리의 느티나무 노거수는 살아 있는 민속박물관이며, 천년 고도 경주의 문화유산이고 자연유산이다. 나무의 생태적 가치와 더불어, 마을 공동체가 함께 지켜온 문화적 유산으로써 그 의미는 더욱 깊다. 경주는 신라 고도 문화 도시답게 나무 수형의 아름다움과 건강한 생태 그리고 민속문화적 가치로 보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 관리했으면 하는 바람을 해 본다. 느티나무 앞에 서 있다. 새들이 가지 사이로 날아들고, 들판 너머로 바람이 불어올 때면 나무가 나지막이 말을 건네는 듯하다. “흐르되 머무르라.” 그 말은,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도 지켜야 할 뿌리와 중심이 있음을 일깨운다. 500년을 버텨온 그 생명력은 단지 자연의 힘만은 아니다. 그것은 하구리 마을 사람들의 기억, 기도, 믿음이 어우러진 공동체의 숨결이다. 그래서 느티나무 아래 선 누구나 잠시 멈추게 된다. 나 또한, 이 나무처럼 굳건히 살아가기를, 뿌리를 잃지 않고 가지 넓히기를 바라며 마음을 다잡는다. 마을 나무 노거수는 주민과 밀접한 생활 관계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나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설 등 재미있는 일화도 있지만, 믿기 어려운 실화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지켜야 할 법적인 근거는 없지만, 주민들은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다양한 전설로 금지 사항을 정하여 서로를 감시하며 지켜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마을의 평화와 풍년을 위하여 제사를 지내는가 하며 개인적으로도 병을 낫게 해달라, 자식을 갖게 해달라는 등 마음속 품고 있는 갖가지 소원을 빌기도 한다. 민속 신앙의 기능을 노거수가 일조하며 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거수는 마을에 여러 그루가 될 수 없다. 자연 부락 마을마다 한 그루가 되거나 여러 마을이 모여 한 그루를 선정하여 동목, 신목이라 하였다. 느티나무 노거수와 마을 주민과의 관계는 외관상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았다. 주민들의 삶의 일부가 되어 오백 년을 함께하여 오고 있다. 앞으로 또 오백 년을 함께 살아갈 것이다. 노거수 조사 연구 발달사 최초로 일제 강점기 시대인 1919년 조선총독부 ‘조선거수노수명목지’를 발간했다. 거수(巨樹), 노수(老樹), 명목(名木)에 대한 66종 5,330개체의 수종과 소재지, 흉고 둘레, 수령, 종류 및 고사, 전설 등 임학상의 자료 및 그 보존을 위한 정보를 포함하여 7가지 수목의 이용 유형별로 분류했다. 1972년 내무부에서 전국에 산재한 노거수 조사하여 ‘보호수지’를 발간했다. 보호수 지정 기준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지정된 천연기념물 이외의 나무로써 수령 100년 이상의 노거수이거나 수목 또는 풍치 경관 수림을 구성하는 개체 등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품격 분류를 위하여 수목의 수령과 진귀성에 따라 시도 나무는 수령이 500년, 시군 나무는 수령이 300년, 읍면 나무는 수령 200년, 마을 나무는 수령이 100년 이상으로 기준을 처음으로 채택하여 적용했다. 1984년 산림청은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노거수 관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노거수를 중요한 식물자원으로써 그리고 문화유산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1992년 경북 포항 지역에 발족한 ‘노거수회’는 ‘노거수’라는 잡지를 발행하고 현장에서 노거수 복원과 보존 시민운동을 오늘날까지 전개하고 있다. 현재 법적으로는 천연기념물 노거수는 국가 문화유산청에서 보호수는 산림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보호 관리하고 있으나 그 중심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을 주민이다. /글·사진=장은재 작가

2025-07-09

소백산 산길 따라 절경·계곡·폭포··· 굽이마다 천년고찰

유·불 문화의 고장 영주시는 가는 곳곳마다 역사의 숨결이 담겨 있고 골골이 전해오는 이야기가 풍성하다. 영주시는 역사 유적, 관광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특산품 등 다양한 자원과 함께 소백산이란 우수한 자연 자원도 품에 안고 있다. 영주시의 많은 볼거리 중 소백산을 중심으로 이색적이며 풍부한 감성과 자연 힐링을 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둘러본다. 2km 구간에 펼쳐진 죽계구곡 ‘절경’ 새로 복원된 죽령 옛길 탐방객 ‘러시’ 28m 희방폭포 웅장한 물줄기 ‘매료’ 부석사·희방사 등 천년고찰 ‘명승’ □ 소백산국립공원 하늘 아래 야생화의 천국 소백산 국립공원. 빼어난 절경과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는 소백산은 국내 12대 명산중의 하나다. 198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소백산은 한반도의 남단을 북동과 서남을 양분하며 비로봉을 비롯해 국망봉, 연화봉, 제2연화봉을 거느린 소백산맥의 모산이다. 소백산은 계곡, 능선, 탐방로 등 각각의 풍광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철쭉군락과 주목군락, 야생화 군락이 대표적 비경으로 꼽힌다. 소백산 정상부는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초본 식물의 분포가 높음에 따라 4계절 중 겨울을 제외하고는 야생 초본 식물로 뒤덮여 천상의 화원이라 불린다. □ 죽계구곡과 희방폭포 퇴계 이황이 빼어난 절경에 빠져 이름 지었다는 죽계구곡. 죽계구곡은 소백산 동쪽 영주시 순흥면 배점리에 위치하고 초암사 앞 제1곡을 시작으로 삼괴정 근처의 제9곡까지 약 2km 구간에 걸쳐 흐르는 계곡이다. 죽계구곡은 각 곡마다 이름이 명명되어 있다. 제1곡은 금당반석(金堂盤石)으로 금당은 석가모니불을 모셔두는 건물이나 크고 화려한 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제2곡 청운대(靑雲臺)로 주세붕은 소백산 흰 구름이 비추는 곳이라 해 백운대라 했고, 이황은 소수서원 백운동과 구별할 수 있도록 청운대로 바꾸었다 전해진다. 제3곡 척수대(滌愁臺)의 척수는 이백의 `우인회숙`이란 작품에서 인용된 것으로 세속적 근심을 말끔히 씻어낸다는 뜻이다. 제4곡 용추비폭(龍湫飛瀑)는 용이 구름비를 뿜는 듯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제5곡 청련동애(靑蓮東崖)는 청련암 동쪽에 위치했다 해 붙여졌고, 제6곡 목욕담(沐浴潭)은 선녀가 내려와 목욕했을 듯한 바위와 숲에 가려진 웅덩이에서 유래했다. 제7곡 탁영담(濯纓潭)은 초나라 굴원이 지은 `어보사`에서 인용한 글로 마음의 때를 맑은 물에 씻어낸다는 뜻이다. 제8곡 관란대(觀瀾臺)는 물의 여울목을 보면 그 근원을 안다는 뜻으로 근본에 대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제9곡 이화동(梨花洞)은 주변에 배꽃이 많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또, 희방폭포는 높이 28m로 수량이 많아 그 소리가 웅장하고 청량함과 상쾌함, 무게감을 줘 탐방객들의 발길을 묶어두기도 한다. □ 죽령 옛길 많고도 많은 애환을 간직하고 있는 명승 제30호 죽령옛길. 조선시대 부산에서 한양을 향하는 가장 중심이 되었던 옛길이다. 영남대로 중간에 위치하고 또 가장 넘기 힘든 구간이였다. 장원급제해 금의환향하기를 기원했을 선비들과 사람 많은 한양에 물건을 팔러 떠나는 장사치 등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서려있다. 영주시는 죽령 옛길이 복원되자 탐방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복원된 죽령 옛길은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거리가 짧아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희방사역에서 소백산을 오르는 등반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죽령 옛길은 신라 8대 임금 아달라이사금이 영토 확장을 위해 소백산맥 넘어 북쪽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해 죽죽에게 명령해 만들어진 길이다. 죽령 옛길은 우리나라 근대화 과정에서 도로, 철도 등이 건설되면서 사실상 통행로의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잊혀졌었다. □ 소백산 내 유명한 사찰 부석사(浮石寺)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왕명으로 의상대사가 창건한 화엄종찰로 화엄종의 근본 도량이며 이 절을 창건한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애틋한 창건 설화를 간직했다. 중요 문화재로는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물인 무량수전(국보제18호)과 조사당(국보 19호), 소조아미타여래좌상(국보 45호), 조사당벽화(국보 46호), 석등(국보 17호), 3층 석탑(보물 249호), 영주 북지리 석조여래좌상(보물 220호) 등이 있다. 비로사(毘盧寺) 680년(문무왕 20)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신라 고찰로 비로사 입구 좌측 위에는 높이 4.8m의 신라시대에 조성된 영주삼가등 당간지주가 세워져 있다. 비로사 경내에는 거북받침 위에 비신을 세운 진공대사 보법탑비가 있다. 이 밖에도 신라 말기인 9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영풍 비로사 석아미타 및 석비로자나불좌상과 석아미타불이 있다. 희방사(喜方寺) 643년(선덕여왕 12) 두운이 창건하고 호랑이에 얽힌 창건 설화가 전하고 있다. 1850년(철종 1) 화재로 소실돼 강월(江月)이 중창했다. 한국전쟁 때 4동 20여 칸의 당우와 사찰에 보관돼오던 월인석보 권1과 권2의 판본(版本)도 함께 소실됐으나 주존불(主尊佛)만은 무사해 두운이 기거하던 천연동굴 속에 봉안하였다가 1953년에 주지 안대근(安大根)이 중건한 뒤 대웅전에 봉안했다. 문화재로는 경북도 유형문화재 제226호인 동종(銅鍾)과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높이 1.5m와 1.3m의 부도 2기가 있다. 성혈사(聖穴寺) 국망봉(國望峯) 중턱에 있는 성혈사는 원래 작은 암자였으나 계곡 일부를 다진 뒤 승방(僧房)과 나한전을 지형에 따라 자연스럽게 배치해 사역(寺域)을 넓혔다. 보물 제832호인 나한전은 1984년 보수 당시 발견된 상량문에 따르면 1553년(명종 8)에 처음 지어졌고 1634년(인조 12)에 다시 지어졌다고 한다. 유석사(留石寺) 유석사에 얽힌 이야기는 두 가지가 전해지고 있다. 신라 의상조사가 이 절 앞에 있던 느티나무 아래 반석에서 묵고 간 일이 있다고 해 유석사라 불리는 것과 인근에 있는 희방사를 희사한 경주의 호장(戶長) 유석(兪碩)이 두운조사와의 인연을 길이 기념하고자 세운 절이라는 뜻으로 유석사라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이 밖에도 조선시대 역사의 아픔인 단종 복위 운동과 관련 사사된 금성대군 신단, 우리나라 최초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천천히 걸으면 걸을수록 좋은 육지 속 섬마을 무섬마을과 외나무 다리, 소수서원 옆 선비촌과 선비세상은 빠쁜 일상속에서 쉬어가는 공간이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5-07-09

이용자 위주 서비스·자연스런 환승 동선 ‘철도왕국’ 이름값

글 싣는 순서 1. 철도 왕국 일본에서 찾는 ‘지역 관광’의 미래 2. ‘당일치기 여행’ 맞춤 일본 철도 3. 관광으로 인구 소멸 위기 ‘호쿠리쿠’ 살리기 4. 일본 기차 여행의 꽃이 된 ‘도시락’ 5. 울산, 이제는 ‘유잼(U-재미) 도시’다 6. 철도 불모지 경북, 동해선 개통 후 새 역사 시작 7. 이번 역은 “천만관광 해양도시 삼척입니다” 8. 강릉, ‘철도 날개’ 달고 동해안 비상 오사카(大阪)는 메트로폴리탄이다. 한국이라면 부산, 인도라면 뭄바이, 중국이라면 상해, 미국이라면 뉴욕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이야기. 메트로폴리탄의 특성 중 하나는 인근 중소도시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주변 지역의 정치·경제·사회적 흐름까지 주도한다는 것이다. “일본 혼슈(개개의 일본 섬 가운데 가장 거대한 섬) 중서부에 위치한 도시로 상업과 공업이 발달했으며 오래전부터 긴키(오사카, 교토, 나라 등 7개 지역) 지방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는 백과사전의 설명은 오사카가 가진 위상을 간략하게 이해하게 해준다. 일본의 철도 교통망을 보더라도 오사카는 크고 작은 인근 도시와 멀리 수도인 도쿄, 또 하나 일본의 주요 고도(古都)인 나고야 등을 신칸센과 선더버드(Thunderbird·일정 구역을 운행하는 일본의 열차명)를 비롯한 각종 형태의 기차로 연결하고 있다. 혼슈 중서부 위치한 긴키지방의 중심지 ‘오사카’ 도쿄~오사카 고속철도 110년 전부터 이미 계획 신칸센·선더버드 등 각종 기차들로 전국과 연결 ‘오사카∼나라’ ‘오사카∼교토’ 오가는 철도 노선 신칸센 15분·전철 40∼50분 등 당일치기로 충분 역 앞에는 각각의 관광지행 버스들 줄지어 대기 목적지 팻말 든 안내원이 처음 찾는 여행자 도와 외국여권 소지자 전용 ‘호쿠리쿠 패스’ 구입하면 별도 비용 들지 않아 장기여행자들에 ‘안성맞춤’ 일본은 이미 110년 전부터 도쿄와 오사카를 잇는 고속철도를 고민하고 계획했다. 한국의 고속열차 KTX가 2004년 4월 첫 운행을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한 세기가 더 빨랐다. 이에 관해 쓴 샬롬엔지니어링 최경수 고문의 논문 ‘일본 新幹線(신칸센)의 歷史(역사)와 고속철도 차량’의 서두엔 이런 대목이 등장한다. “1910년대에는 도쿄~오사카간 고속신선 ‘일본 전기철도’를 부설하는 계획이 민간으로부터 나왔지만 허가를 받지 못해 실현하지 못했다. 일본에서 현실적인 고속열차 개발은 만주를 횡단하는 남만주 철도(滿鐵)에서 처음 시작됐다. 당시 만철(滿鐵)은 전철화 이전 철도에 증기기관차가 견인하였지만 1435mm 국제 표준궤간(일본은 광궤라고 부름)을 사용한 고규격 노선이었으며, 보수적인 일본 철도성(鐵道省)과는 한 선을 그은 선진적인 시도였다.” ▲도톤보리의 관광객들 “여길 왔으니 교토와 나라는 가야죠” 포항에서 김해국제공항을 거쳐 오사카에 도착한 첫날. 계절 무관하게 관광객들로 축제장을 방불케 하는 ‘핫 스폿’ 도톤보리를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불과 1km 남짓의 오사카 운하 양쪽으로 수백 개의 기념품점과 식당, 주점이 밀집해 있는 곳. 누군가가 농담처럼 “도톤보리 글리코 간판 앞에서 들리는 언어는 절반이 한국어, 절반은 중국어”라고 말한다. 가보면 알게 된다. 그건 농담이 아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글리코 간판’ 앞에서 글리코를 흉내 내는 여행자들이 친구나 식구의 사진을 찍어주기에 바쁘다. 나 홀로 여행자는 카메라 렌즈를 제 얼굴 쪽으로 돌려 기어코 ‘셀프 컷’이라도 찍어야 오사카에 왔다는 실감이 나는 모양. 그렇다면 수만 명 관광객들에게 도톤보리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글리코 간판은 대체 뭘까? AI에게 물었다.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글리코상(글리코 간판)은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의 상징적인 조형물로 1935년 설치된 마라토너 형상의 간판입니다. 일본 제과회사 글리코의 광고판으로 90년간 6번의 변화를 거치며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 철제 부족으로 철거된 후 1955년 재설치되며 현재까지 이어졌습니다. 2014년 6대 글리코상은 LED조명과 이벤트 영상 송출기능을 추가했다고 합니다.” 글리코 간판 아래 늘어선 수십 개의 야외 주점엔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이 막 시작된 더위를 식히며 일본식 어묵과 타코야키(문어풀빵)를 안주로 생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거기서 만난 프랑스인 커플과 친구 사이라는 영국인 남녀에게 물었다. “내일은 뭘 할 생각이야?” 구운 가지와 소고기 꼬치를 먹던 그들에게선 입이라도 맞춘 듯 동일한 답변이 돌아왔다. “교토와 나라에 가야지.” 아마 한국과 중국 관광객에게 같은 질문을 했더라도 비슷한 대답을 들었을 게 분명하다. 기자 역시 2년 전 짧았던 3박4일의 오사카 여행에서 두 도시를 갔었고, 거기로 가는 기차와 버스 안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중국인을 봤으니까. 그렇다면, 두 도시의 어떤 매력이 오사카를 찾은 외국인을 매혹하는 것일까? 신오사카역에서 JR 서일본이나 킨키 일본철도를 타고 40분가량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나라는 과거엔 야마토(大和)로 불렸다. 여기에 ‘나무위키’의 부연이 따라 붙는다. “794년 수도가 교토로 옮겨질 때까지 고대 일본의 중심지로서 발전했고,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 호류지가 있다. 시내엔 사슴을 풀어놓은 나라공원이 관광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사슴공원 인근엔 세계에서 가장 큰 실내 불상이 있는 도다이지(東大寺)가 있다.” 교토는 그 도시 사람들이 가진 자긍심으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고대 일본의 도읍이었던 교토는 1천 년 이상의 시간 동안 일본의 정치·경제 중심지였다. 또한, 청수사를 필두로 금각사와 은각사 등이 가진 매력이 여행자에게 높은 만족감을 선물하는 도시. 그러니, 교토는 때때로 천년왕국 신라의 중심지이자 예술적 완성도가 빼어난 미려한 사찰 불국사를 가진 한국의 경주와 비교되기도 한다. ▲오사카-교토·오사카-나라, 빠르고 편안한 기차로 일본에 도착한 둘째 날과 셋째 날. 각각 나라와 교토를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두 도시 모두 기차로 왕복했다. 가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일본어나 영어를 못한다고 해도 적지 않은 한국어 안내판이 역과 주요 관광지 곳곳에 있으니 나 홀로 여행자도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 신오사카역에서 교토로 가는 기차의 종류는 고속열차 신칸센부터 작은 간이역까지 모두 정차하는 낡은 전철까지 다양하다. 15분 만에 빠르게 교토에 도착하고 싶다면 신칸센을 타면 되고, 5000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느리게 달리는 기차에서 오사카 교외 경치를 감상하고픈 사람은 전철을 선택하면 된다. 전철도 40~50분이면 교토역과 나라역에 이른다. 만약 일주일 이상의 여행을 계획하고 오사카에 갔다면 서일본 여객철도주식회사가 판매하는 ‘호쿠리쿠 패스’를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사카를 출발해 교토와 나라를 오가는 쾌속열차는 물론, 오사카에서 1시간 30분~3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쓰루가, 도야마 등의 신흥 관광지로 가는 기차까지 약정된 기간 안이라면 별도의 비용 지불 없이 이용이 가능하니까. 호쿠리쿠 패스는 외국 여권 소지자만 살 수 있고, 한국에서 미리 구입해 일본에서 실물 티켓을 받는 게 가능하다. 나라역에 내리면 동대사와 사슴공원 등으로 가는 버스가 질서정연하게 정차해 있다. 일본인 특유의 빈틈없는 친절함(?)은 역 앞 버스정류장에서도 발휘된다. 관광객이 몰리는 휴일이나 휴가철이면 각각의 버스 목적지를 알려주는 팻말을 든 안내원이 처음으로 나라를 찾아온 여행자를 돕는다. 그들 중 일부는 한국말도 제법 잘한다. 팻말에 영어와 중국어가 쓰인 건 불문가지. 교토행 기차에서 내려 청수사나 금각사로 향하는 버스를 타는 것도 나라에서의 방식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저 팻말을 든 안내원을 따라 목적지로 가는 버스가 서는 곳으로 가서 줄을 서고 탑승 순서를 기다리면 끝이다. 오사카 외곽의 풍광을 즐기며 덜컹이는 기차로 짧은 시간을 달려가 역에서 내린다. 바로 코앞에서 관광객을 기다리는 버스로 유명 관광지를 돌아본다. 공원에서 귀여운 사슴에게 먹이도 주고, 교토 청수사 아래 일본식 가옥에서 시원한 녹차빙수를 먹으며 일상 탈출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오사카로 돌아갈 때는 역순으로 ‘관광지-버스-기차’를 이용하면 당일치기 교토 여행과 나라 여행이 마무리된다. 오전 11시쯤 신오사카역을 출발해 교토와 나라의 주요 여행지 1~2곳을 돌아보고, 지역 특산물을 재료로 만든 점심을 먹은 후, 오후 5시 이전에 오사카로 돌아오는 여정 속에선 흠 잡을 걸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축적된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 시스템과 노하우의 차이 탓인지, 올해 초 방문했던 동해선 울진역과 삼척역에선 일본 철도여행이 준 만족감을 맛보기 힘들었다. ‘오사카-나라·오사카 교토 기차여행’에서 확인한 이용자 위주의 서비스와 물 흐르듯 자연스런 환승 동선은 동해선 철로가 지나는 지자체가 향후 철도관광 인프라를 조성할 때 참고해도 좋을 듯하다. <계속>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08

혁신과 소통이 일상이 된 칠곡군, 군민 80% “계속 살고 싶다”

군민 80.2%가 “계속 살고 싶은 지역”으로 답했다. 칠곡군이 지난해 실시한 군정 만족도 조사에서 나온 결과다. 민선8기 3년, 칠곡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변화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이기도 하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취임 직후부터 관용차 대신 자전거로 출근하며 민생 현장을 누볐다.‘사람 정(情)류장’, 타운홀 미팅 등 주민과 직접 마주하는 소통의 자리를 만들었고,‘스마트 보고’시스템으로 불필요한 의전과 관행을 줄였다. 내부 조직문화는 더 유연해졌고, 행정은 더 기민해졌다. 형식보다 본질에 집중한 행정 변화는 빠르게 현장에서 체감되기 시작했고, 주민과의 신뢰는 점차 두터워졌다. 전담 부서 신설, 역대 최대 국도비 스마트팜 장려··· 미래 농업 본격화 트윙클 캠핑축제·꿀맥 페스타 등 문화·관광·힐링 콘텐츠 적극 개발 ‘30분 내 생활권 도시’도 곧 현실화 □ 소통에서 성과로… 전례 없는 국비 유치 공모사업 전담팀을 신설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국도비 공모사업을 따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사업비는 도시 인프라, 농업, 관광, 교육 전반에 고르게 투입되며 칠곡의 체질을 바꾸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 같은 세일즈 행정은 전국을 무대로 성과를 냈다. 대통령실과 국회를 직접 찾아다니며 사업 필요성을 설명했고,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 발전종합계획 반영으로 890억 원을 확보하고 할매문화관 사업비 190억 원도 따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법정문화도시 지정, 산업통상자원부 농기계실증랩팩토리 사업 등 굵직한 성과도 이어졌다.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칠곡이라는 도시가 정부의 정책과 예산에 있어 ‘우선 고려 대상’이 되었다는 신호다. □ 농업 대전환, 미래 경쟁력 확보에 속도 농업에서는 무인기기, 스마트팜 실증 플랫폼 등 미래농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병해충 방제,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농작업 대행 서비스 등은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참외 수매 조정을 통해 가격 안정을 도모하며 버려지던 농산물을 줄여 환경 보호 효과도 거두고 있다. 여기에 프리미엄 쌀단지를 조성하고, 소포장 ‘칠곡 할매쌀’ 브랜드를 개발해 고급 소비 시장을 겨냥한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농업대전환 들녘특구 조성사업을 통해 지역별 고소득 작물을 중심으로 공동 영농체계를 구축하고, R&D 기반 특화기술을 접목해 생산성과 소득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미래농업복합지원센터는 미생물 생산시설, 리빙랩 기반 가공시설 등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실현할 핵심 공간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 경쟁력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부터 유통, 가공, 기술지원까지 연결되는 농업 인프라의 다각화는 ‘지속 가능한 칠곡 농업’을 향한 초석이 되고 있다. □ 교육·관광·복지… 생활 속 체감 성과 교육 분야에 대한 김 군수의 관심은 특별하다. 칠곡미래교육지구사업을 통해 지역과 학교가 함께하는 교육 생태계를 조성했고, 서울 유명 인터넷 강의 업체를 유치해 수능 대비 온라인 강의도 지원하고 있다. 도내 최초로 신동·동명중학교를 중점학교로 지정받았고,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에도 선정됐다. 칠곡 출신 대학생과 지역 고등학생을 연결하는 ‘호이클럽’도 탄생했다. 단순한 강의 지원을 넘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공동체의 연대감을 심는 시도다. 한발 더 나아가 대구 북구와의 학군 조정을 통해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넓혔다. 관광 분야에서는 체류형 콘텐츠 확장이 눈에 띈다. ‘칠곡 제대로 페스타’, ‘트윙클 캠핑 페스티벌’,‘꿀맥 페스타’ 등은 젊은 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었고, 칠곡낙동강평화축제는 시가지로 공간을 확장해 지역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됐다. 205 힐링프로젝트, 칠곡할매 시화 홍보거리 등은 문화와 휴식을 결합한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다. 칠곡문화관광재단이 중심이 되어 지역 문화유산과 자원을 관광자산으로 바꾸는 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재단은 출범 이후 지역 고유의 정체성과 이야기를 발굴하고, 관광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재단은 출범 이후 지역 고유의 정체성과 이야기를 발굴하고, 관광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 작가, 청년기획자 등과 협업을 확대해 주민 참여형 관광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미군부대 후문 일대에는 특화거리가 조성되고, 칠곡할매 콘텐츠를 활용한 시화 홍보거리는 왜관역과 동명수변생태공원 일원에 설치된다. 칠곡군청 앞 도로는 ‘칠곡 맛길’로 정비돼 먹거리와 관광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7월에는 가톨릭 문화와 힐링을 결합한 지역형 축제로 ‘홀리 페스티벌’이 새롭게 개최되어, 축제의 다양성과 세대 간 공감의 폭을. ‘찾는 칠곡’에서 ‘머무는 칠곡’으로의 전환은 이제 가시화되고 있다. 여기에‘건강담은 칠곡할매 ’농산물 공동 브랜드 개발, ‘럭키 칠곡’ 상표 등록, 친환경 도시 ‘에코 칠곡’ 등 새로운 도시 브랜드 개발도 이어지며 칠곡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 도시 인프라와 돌봄 복지 도시 인프라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왜관읍 행정문화복합플랫폼은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고, 북삼도시개발과 공영주차장 조성, 도시계획도로 개통 등으로 정주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 대구권 광역철도 개통과 북삼역 신설, 국도33호선 연결도로 등은 대도시권 접근성을 높이며 ‘30분 생활권 도시’를 현실화하고 있다. 중리~구평 간 연계도로 개통도 석적읍의 교통 정체 해소와 국가산단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4월부터 대구를 포함한 9개 지자체가 함께 시행한 ‘대중교통 광역 환승제’는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통행 효율을 높이는 획기적인 교통복지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칠곡 군민들은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보다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대도시권 생활권 확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복지와 돌봄에서도 공공의 손길이 세심하게 닿는다. 경북형 행복경로당사업은 밑반찬을 지원해 고령 어르신들의 식사를 돕고 있으며, 노인일자리사업도 확대돼 참여인원과 예산이 모두 늘었다. 24시 다함께돌봄센터와 ‘늘봄人 작은도서관’은 아이 돌봄과 독서문화 공간을 융합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실현 중이다. 그 외에도 파크골프장과 게이트볼장 확대, 국민체육센터 개관, CCTV 기반 스마트 도시안전망 구축 등은 군민의 건강과 안전을 동시에 책임지고 있다. □ 미래를 여는 성장 엔진 – 산업·교육·정주 기반 강화 앞으로의 항로도 분명하다. 첨단 농기계와 무인기기, 스마트팜을 중심으로 한 애그테크 융복합 실증 플랫폼 조성은 칠곡만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준비하는 핵심 사업이다. 특히 북삼오평산업단지는 수십 년 동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던 지역 숙원사업으로, 이번 민선 8기 들어 본격적인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향후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까지 연결되는 지역 성장의 새로운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교육과 인재 양성 역시 흔들림 없이 이어진다. 자유학군과 교육특구는 ‘교육도시 칠곡’의 기반을 더 단단히 할 전망이다. 단지 교실을 넘어 마을과 함께 배우고,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설계된 교육정책은 백년지대계를 위한 기반 다지기다. 김재욱 군수는 “혁신적인 교육과 체험형 관광, 특화 산업을 중심으로 칠곡군의 매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며 “앞으로도 군민과 함께 새로운 칠곡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2025-07-08

“내 꿈은 내화물 분야의 명장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하고파”

RH 설비 관리·유지보수… 쇳물 속 불순물 제거 과정 중요 역할 “설비 상태 꼼꼼히 점검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신속 대응 집중” - 자기소개를 해달라. △작년 7월, 오랜 꿈이었던 포스코에 입사해 노재섹션 RH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현준 사원이다. 서울 출신이지만, 대학 시절 금속 및 재료공학을 전공하며 ‘철’이라는 소재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에 매료되었다. 특히, 세계 철강 산업의 심장부인 포항에서 직접 현장을 경험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고, 그 꿈을 위해 과감히 포항행을 선택했다. 포스코는 나에게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세계 최고를 향해 도전할 수 있는 무대다. 현장에서 설비를 관리하며, 작은 변화가 큰 혁신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 철강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핵심 인재로 거듭나고 싶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에 관해서 소개해달라. △RH 설비의 관리와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다. 철을 만들 때는 쇳물 속 질소, 산소와 같은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과정이 꼭 필요한데,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RH 설비다. RH 설비가 안정적으로 작동해야만 고품질의 강재를 생산할 수 있어, 평소에도 설비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 대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RH 설비에 사용되는 내화물의 축조부터 해체까지 전 과정을 직접 점검했던 경험이 있는데, 이때 체계적인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고,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전체 품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노재 업무는 단순히 설비를 유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산 효율과 품질 향상, 그리고 조업의 안정까지 폭넓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설비 점검과 관련된 일화를 들려달라. △입사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버너(온도 상승 장비) 정기 점검 업무에 처음 참여했을 때다. 아직 현장 경험이 부족했기에 모든 것이 낯설고 긴장도 많이 했었다. 특히 버너의 가스 누출 여부를 점검할 때는, 작은 실수 하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손에 땀이 날 정도로 집중했던 기억이 난다. 현장의 뜨거운 열기와 기계음, 바쁘게 움직이는 팀원들 속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점검에 집중했다. 당시 선배가 점검 방법과 안전 수칙을 차근차근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시범을 보여주며 실전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까지 세심하게 지도해 주었다. 덕분에 이론으로만 알던 내용을 실제 현장에서 몸소 체험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깊이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많이 긴장했지만, 현장 백과사전 같은 든든한 선배들 덕분에 실무에서 꼭 필요한 기술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서로 도우며 함께 성장하려는 따뜻한 조직 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어서, 지금은 그때의 경험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 업무를 하다 보면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되는 사람들이 많은지. △업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노재 업무는 조업팀, 정비팀, 도급업체 등 다양한 부서와의 협력이 필수적이어서, 평소에도 담당자들과 자주 소통하고 함께 일하는 시간이 많다. 예를 들어, 조업팀과는 생산 일정에 맞춰 수리 일정을 조율하고, 정비팀과는 설비 점검과 수리를 함께 진행한다. 또한, 도급업체와는 내화물 납기와 관련해 지속해 연락하며 협력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부서와 협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신뢰도 쌓이게 된다. 특히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때는 서로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동료애가 깊어지고, 업무 외적으로도 식사나 대화를 나누며 정다운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포스코는 이러한 유기적인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어, 업무를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소속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더욱 즐겁고 보람차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꿈꾸는 미래가 있다면. △ 내화물 분야의 명장이 되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 포스코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인품을 갖춘 직원을 선발해 ‘포스코 명장’으로 선정하는 제도를 운용하며, 기술 발전과 인재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나 역시 이 제도를 통해 언젠가 명장으로 선발되어, 국내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특히 앞으로 철강업계는 AI와 로봇 기술의 도입으로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익히고,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 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는 기술 전문가로 거듭나고 싶다. 아울러,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며 행복한 삶을 사는 것도 나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다. 포스코는 육아몰입 기간, 동촌 어린이집, 신혼여행 지원금 등 생애주기별 가족친화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어, 앞으로 가정을 꾸리게 되더라도 안정적으로 일하며 꿈을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회사에서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일과 가정 모두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7-06

“현장과 동료의 안전 지키고 생산성 향상 기여할 때 보람”

설비의 방탄조끼 역할을 하는 내화물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점검 “현장 경험으로 더 나은 결과 위해 능동적으로 고민하고 성장할 것” - 자기소개와 함께 담당 업무를 말해달라. △포항제철소 노재섹션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성엽 사원이다. 3년 전 포스코에 입사한 이후,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다. 현재 노재섹션의 스테인리스 파트에서 근무 중이다. 주로 스테인리스강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고온에서 금속을 녹이고 다루는 설비와 금속을 담거나 옮기는 용기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제철소는 용광로처럼 엄청난 열을 견뎌야 하는 설비들이 많은데, 이 설비들이 안전하게 오래 가동될 수 있도록 ‘내화물’이라는 특수 소재를 사용한다. 나는 설비의 방탄조끼 역할을 하는 내화물이 제때 잘 교체되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점검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포스코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이며,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면서 설비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의 첨단 시스템 개발에 매우 적극적인 조직임을 실감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업무를 배우며, 앞으로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업무를 하면서 설비가 안전하게 가동되고, 그 결과로 좋은 품질의 스테인리스가 생산될 때 가장 큰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항상 능동적으로 고민하고 꾸준히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 - 업무 중 어떨 때 보람을 크게 느끼는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현장과 동료의 안전을 지키고, 회사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때다. 입사 초기 담당 설비에 이슈가 생겨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는데, 당시 선배들의 조언을 구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그때 전수받은 노하우를 토대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업무상 난관에 봉착할 때면 나를 찾기 시작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전문 지식을 더 적극적으로 넓히려 노력했고, 업무 경험이 쌓일수록 ‘내가 현장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꼈다. 특히 이러한 경험들이 QSS 개선리더 활동으로 이어지면서, 내게는 성장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 QSS 개선리더 경험을 더 자세히 말해달라. △QSS(Quick Six Sigma)는 포스코 고유의 혁신적 업무 방식으로, 현장의 낭비 요인을 제거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QSS 개선리더로서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더욱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보면, 혁신이 현실로 되는 순간들을 만나게 된다. 또 그 과정에서 팀원들과 서로에 대한 신뢰도 자연스레 두터워짐을 느꼈다. 이런 혁신 프로그램은 나와 동료들에게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 더불어 QSS 개선리더로서 이룬 성과가 그룹사나 협력사까지 알려져 벤치마킹 된다는 이야기까지 들으니, 기업의 동반성장 문화에 함께할 수 있음에 뿌듯함을 느꼈다. 그 경험은 자발적으로 품질 향상을 고민하는 끈기와, 팀원들과 끈끈한 관계 구축의 밑바탕이 되었다. 포스코 조직문화는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고온의 설비와 장비를 관리할 때,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 △고온의 설비와 장비 관리에 가장 중요한 점은 단연 ‘안전’이다. 안전은 작업자와 설비, 생산, 그리고 모두를 지키는 최우선 가치다. 나 역시 현장 위험 요소를 미리 점검하고, 개선 필요 부분은 즉시 피드백해 반영하는 등 안전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포스코의 ‘안전 최우선 경영’ 방침을 현장에서 실천하며, 동료들에게도 안전의 중요성을 적극 알리고 있다. 이러한 안전 중심의 관리와 함께, 설비 관리 과정에서는 공장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다. 설비마다 정해진 설계도와 작업 표준을 꼼꼼히 확인하고 이를 기준으로 설비를 관리·인계하는 과정에서 관련 부서와 원활하게 소통하며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협력사와의 기술 교류를 통한 동반 성장 역시 포스코의 중요 문화 중 하나다. 협력사와의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현장에서 얻은 노하우와 개선 사례를 적극 공유하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상호 신뢰와 시너지를 높이고, 강건한 산업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가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로서, 앞으로 어떤 변화나 발전을 기대하고 있는지. △철강업계가 지금처럼 도전적인 시기를 겪을 때일수록,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가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고 믿는다. 실제 설비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선배들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며 쌓은 실전 경험은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역량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변화와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현장의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설비와 안전 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더욱 높여 현장의 효율성과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자 한다. QSS 개선리더로 활동하며 쌓은 문제 해결 역량을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 등 구체적인 성과도 내고 싶다. 또,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에 맞춰 스마트 설비, 친환경 공정 등 새로운 기술을 적극 익히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현장에 적용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을 생각이다. 특히, 데이터 기반의 설비 진단이나 자동화 시스템 도입 등 미래지향적인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해, 포스코가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는데 기여하고 싶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지만, 꾸준히 성장해 회사와 동료들에게 신뢰받는 포스코인이 되고 싶다. 현장의 작은 변화가 모여 철강업계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책임감과 열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7-06

10년 연구 끝에 해수온난화 걱정 없는 ‘돌김 종자’ 개발

갑작스런 해양 환경 변화와 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경북도도 ‘돌김 양식’으로 컨셉을 잡고 사업화를 시도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영양류가 풍부하고 파도에서 비교적 안전한 남해안이 김양식으로 특화된 반면 파고(波高)가 높고 물이 맑은 동해안에서는 돌김 양식이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경북도는 ‘돌김 양식장 사업 공모’에 나서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발걸음이 더디다. 돌김 자체가 해류(海流)나 파고 등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아직은 지역 자치단체별로 해안 지형 특성과 과거 채취 사례를 들여다보며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어느 날 취재진의 검색망에 돌김 양식으로 특화된 일본의 한 양식장이 포착되었다. 일제 강점기 총독부는 구룡포 일대에 김 양식을 장려했던 사실이 있기 때문에 이 일과도 묘한 연결성이 감지되었다. 일본 오카야마현 카사오카시의 ‘세노수산’(妹尾水産)이란 김 양식장이었다. 작목 부문도 경북도가 육성하려고 하는 ‘돌김’ 이었고 대규모 양식장으로 사업화에 성공한 것은 물론 자체 생산 라인까지 갖추고 있어 경북도의 선도 모델이 되기에 충분했다. 세토내해의 돌김 양식장을 직접 방문해 동해안의 돌김 양식장 프로젝트가 나아갈 방향을 짚어봤다. 세토내해 한복판 위치 양식장 최적 50년 간 3대 걸쳐 독자적 종묘 개발 “김맛은 씨앗이 결정” 종자로 승부 난류에도 끄떡 없는 우량 씨앗 특허 독자 개발 ‘환자채’ 전국서 주문 쇄도 글 싣는 순서 ① 바다에서 육지로, 김 산업의 변화 ② 국내 스마트 김 양식장 현장을 가다 ③ 일본 김 양식장 세노수산 취재기 ④ 세노수산의 돌김 양식 성공 비결 ⑤ 경북도의 육상 김 양식 기술 개발 □ 최적의 양식장 조건을 갖춘 세토내해 대표적 해양국가인 일본도 일찍부터 김 산업에 나서 전국 각지에서 김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큐슈 아리아케해(有明海)를 중심으로 한 사가현이나 치바현의 이스미시 등에서 현재 대량생산이 이뤄지며 최고의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기후현 야마가타시에서는 강에서 자라는 민물김 ‘카와노리’의 양식이 성업해 독특한 식감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 김 양식은 연안 해역 정화라는 환경 차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바다 물속 이산화탄소와 영양염을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해 생태계에 유익을 끼치기 때문이다. 취재진이 방문한 오카야마현의 카사오카시는 세토내해의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동서의 조수 흐름이 부딪치는 위치인데다 영양이 풍부해 양식장으로써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세토내해 물빛은 보통 흐린 녹색을 띠고 있는데 이는 플랑크톤이 풍부하기 때문 이라고 한다. 김은 플랑크톤과 수중에 녹아있는 질소, 인, 규소 등을 흡수하며 성장한다. 오카야마현의 앞바다도 1970~80년대 산업화 시대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폐수로 인한 적조현상이 크게 사회 문제로 대두된 적이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수질 개선을 위해 1973년 ‘세토우치법’을 제정했다. 배수총량 규제, 하수처리장 증설 등이 추진되며 겨우 수질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 50년 역사 세노수산 독자적인 종묘 개발 카사오카시의 세노수산은 50여 년 전에 세노 타카유키(妹尾孝之)씨가 이곳에 정착한 후 가업을 일으켰고 현재는 3대 가힘을 모아 양식장과 식품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세노수산은 일본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돌김(일본에서는 岩海苔) 양식에 성공해 화제가 된 회사다. 무려 10여 년의 각고의 노력 끝에 거둔 결실이었다. 세노수산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돌김 종자는 ‘환자채’(幻紫菜 )라는 종묘다. 이 김은 가루나 조각으로 만들어 음식 위에 뿌려 먹는 ‘아오노리김’의 재료로 쓰인다. 야키소바나 센베이(전병)에 들어가는 김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세노수산의 주력 상품인데다 지명도가 높아 전국에서 주문이 밀려 든다고 한다. 이 돌김 종자인 환자채는 일반 양식 김 종자인 ‘수사비놀리’에 비해 종묘 과정이 훨씬 까다롭다. 기후나 수온에 따라 종묘의 관리가 힘들고 유묘(幼苗) 활착률도 낮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온의 조절이 힘든 양식장 환경에서는 종(種)의 부착 상태를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종자들의 활착 여부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김의 포자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수준으로 너무 미세해 관찰에 큰 애를 먹는다. 세노수산은 이런 힘든 과정을 10년 넘게 반복하며 이곳 환경에 맞는 최적의 종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카사오카시에는 많은 김 양식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독자적인 종묘를 개발해 양식에 응용한 곳은 세노수산이 유일하다. 종묘와 관련된 기술은 세노수산의 ‘영업비밀’ 영역이어서 접근이 까다롭다. 취재 전에 회사 측은 양식 전반에 걸친 개론(槪論)적인 영역은 협조해줄 수 있지만 ‘특허’와 관련된 전문 영역은 공개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해왔다. 다만 매년 종묘를 채취할 때 종자 중 난류에 강한 품종을 정교하게 블렌딩 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노 만의 특별한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오늘의 세노수산을 만들지 않았나 한다. □ ‘김은 씨앗에서’ 우량종자 개발 ‘김맛은 씨앗에서 결정된다’ 세노수산이 금언처럼 여기고 있는 말이다. 10~15μm 미만인 김의 씨앗은 육안으로 거의 보이지 않는다. 마이크로 영역인 씨앗들을 다루는 작업이 쉽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세노수산에서 쓰는 김 씨앗은 모두 혼합종이다. 결실(結實)한 씨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개량해서 쓰기 때문이다. 양식장에서 가장 활성화된 포인트에서 우량 종자를 채취하고 여기에 맛이 좋은 품종을 혼합해 개량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매년 블렌딩을 거듭하면서 최적 조합을 도출해내는 것이다. 타카유키 씨는 “매년 검증된 같은 종을 사용하면 수확은 안정되겠지만 바다의 환경도 매년 바뀜으로 그때마다 종자를 개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김의 씨앗은 굴 껍질 속에서 배양한다. 패각에서 배양된 유엽(幼葉)은 수조에 담겨진 후 김망에 감긴 수차를 회전시켜 활착을 시도한다. 물레방아가 수류(水流)를 일으키면 물결을 따라 씨앗들이 그물에 달라붙게 된다. 이 과정 속에서 작업자들은 중간중간 회전을 멈추고 그물에 씨앗이 잘 달라붙는지 확인해야 한다. 유엽들이 망(網)과 그물에 정착 된 것이 확인되면 양식장으로 싣고 나가 정식으로 그물에 부착한다. 이렇게 3주가 지나면 세노수산은 비로소 수확철을 맞는다. 양식장에 김이 본격적으로 자라는 과정, 직원들은 이 과정을 ‘김과의 대화가 시작되는 때’라고 말한다. 매일 새벽 바다에 나가 생육을 관찰하고 성장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어부가 김을 사육하고, 재배하는 일방적인 과정이 아니라 인간이 김에 눈을 맞춰 다가가는 양방향 소통 과정이라는 것. 김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노력이 오늘의 세노수산을 만든 원동력이 아닌가 한다. 세토내해와 포항의 인연은? 3세기 근기국 유민 세토 진출 일제땐 內海 어민 구룡포 이주 규슈, 시코쿠, 혼슈 세 섬에 둘러 쌓인 세토내해는 한반도 특히 포항과도 많은 인연이 닿아 있다. 육지 속의 바다(內海) 특성과 리아스식 해안 지형 탓에 세토 내해에는 옛날부터 해적들이 들끓었다고 한다. 삼국시대부터 한반도 조정의 골칫거리로 등장하는 ‘왜구’(倭寇)는 대부분 세토내해의 출신들이었다. 임진왜란 때 이곳의 해적들을 해군에 편재해 조선 침략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개화기 대한제국에 한일 양국의 문물을 교환하던 통신사의 주 항로도 부산-대마도-세토내해를 거쳐 오사카-도쿄로 이어지는 라인이었다. 세토내해와 포항과의 인연은 3세기 근기국(勤耆國) 연오랑세오녀 설화 때부터 시작된다. 근기국 멸망 이후 망명길에 나선 이주민들은 주로 시마네현, 돗토리현에 정착했다. 이들은 다시 본토 동쪽으로 진출하였는데 이들 중 한 갈래가 내륙의 산맥을 너머 오카야마(岡山), 카사오카 지방에 정착했다. 이 근처엔 4000여 개의 고대 고분이 산재해 있는데 이 무덤의 출토 유물들은 신라적 요소가 강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원삼국 시대 이후 뜸해졌던 포항과 세토내해와의 인연은 일제강점기 이후 다시 이어지게 된다.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 뱃길이 열리면서 구룡포엔 일본 어민들의 이주가 시작되었다. 구룡포 이주민들은 대부분 세토내해 지방의 어민들이었다. 당시 내해의 연안 어장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공동어장이 좁고 열악한 데다 조합들이 특권을 독점해 핵심 어업권을 모두 장악했기 때문이다. 이런 어민들에게 구룡포는 신천지이자 기회의 땅이었다. 그물만 드리우면 정어리, 삼치, 오징어, 고등어가 산더미처럼 잡혀 그물이 찢길 정도였다고 한다. 1908년 ‘한일어업협정’이 체결되면서 구룡포에 세토내해 어민들을 위한 거주촌이 본격적으로 형성 되었다. 그중 특히 가와현 출신 어민들이 많았는데 이는 초기부터 어민 이주를 주도해 온 하시모토 겐기치(橋本善吉)가 그곳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구룡포는 물론 포항시 중앙동, 동빈정 등에 일본인 상가, 가옥 거리를 형성하며 포항 경제의 큰 축을 형성했다. 1945년 패전 이후 이들의 대부분이 고향 으로 떠나면서 포항과 세토내해와의 1500년에 걸친 긴 인연도 끝나게 된다. /일본 카사오카시에서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7-06

‘3대 핵심 전략’에 군정 역량 집중, 경북 중심도시로 ‘재도약’

“계란은 스스로 껍질을 깨야만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납니다. 예천군도 변화와 혁신을 멈춘다면 더 이상 도약할 수 없습니다.”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김학동 예천군수가 던진 이 말은 지난 3년간의 군정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예천군은 팬데믹과 기후재난, 인구감소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해 과감한 변화를 추진하며 경북의 중심도시로 재도약하고 있다. 예천읍 원도심·도청 신도시 상권 도시 재생·인프라 혁신으로 활력 12개 읍·면 균형 발전에도 역점 각종 경기장 구축 체육 도시 도약 임산부·태아 건강·보건사업 지원 “출산부터 진학까지 지자체 책임” □ 행정은 ‘공익 비즈니스’ 경영마인드로 무장한 공직사회 김 군수는 취임 직후부터 “행정은 공익을 위한 비즈니스”라고 강조하며 공직자들에게 경영 마인드로 무장할 것을 주문했다. 예산이 부족한 지방의 현실에서 예천군 공직자들은 국회와 정부 부처를 누비며 예산 확보와 공모사업 유치에 온 힘을 기울였다. 특히 경직된 수직 문화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로의 전환을 위해 간부부터 솔선수범하며 공감과 소통의 리더십을 실천해왔다. “선거로 인한 편가르기를 없애고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을 통해 군민 화합을 유도했다”는 김 군수의 말처럼, 행정 신뢰 회복을 바탕으로 군민 중심의 정책이 가속화됐다. □ 원도심과 신도시 두 축을 살린 도시재생과 인프라 혁신 도청 신도시 이전으로 공동화가 우려됐던 예천읍 원도심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활력을 되찾았다. 단샘어울림센터, 청년센터, 아이사랑 안심케어센터, 희망키움센터 등 주민 맞춤형 공간이 속속 들어섰고, 평생학습센터 구축으로 주민들의 여가선용과 역량강화 그리고 원도심의 경기활성화를 위해 교육지원청과 공공도서관 신축, 청소년수련관 스터디카페 리모델링 등 교육·문화 인프라까지 확충했으며, 전선지중화사업과 간판현대화사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도심의 미관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높였다. 군 관게자는 “도청 신도시는 빠른 시일 내에 완성하여 예천군이 경북의 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모든 열정을 쏟고 있다”며 “도청신도시 생활편의시설 확충을 최우선으로 신도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도시에는 다함께돌봄센터, 청소년문화의집, 건강증진센터, 공동육아나눔터 등이 입주한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세워 어린이들의 돌봄기능과 청소년 문화공간 등 주민들의 생활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범우리공원 숲속놀이터와 태교숲, 미세먼지차단숲, 실개천 정비, 패밀리파크, 파크골프장까지 이어지는 자연친화적 환경 조성은 도심 속에서 자연과 여가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했다. □ 읍면별 기초생활거점으로 균형발전 이끌어 예천군은 신도시뿐 아니라 12개 읍·면에 걸친 균형발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각 읍면 소재지에 복지센터를 조성해 주민들이 취미와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감천면 수한리, 지보면 마산리 등 14개 오지마을에 생활여건 개조사업을 추진해 교통, 주거환경, 문화공간을 개선했다. 이렇게 지난 3년간 적극 행정을 추진한 결과, 2023년 사회안전지수 평가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군부 전국 1위를 차지했고, 2024년에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하는 전국 지역발전지수평가에서 주민 활력 분야에 10년 만에 153위에서 59위로 껑충 성장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 민선8기 마지막 1년, 3대 핵심 전략 김 군수는 남은 임기 1년 동안 스포츠·관광, IT·첨단농업, 교육혁신의 세 가지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육상과 양궁 종목에 대해서는 이미 국제대회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다양한 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전지훈련으로 예천을 방문하는 선수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에 육상교육훈련센터 준공과 양궁훈련센터 착공으로 이를 더욱 더 공고히 하고 파크골프, 그란폰도, 국궁 등 다양한 생활체육대회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 특히 신도시 도시첨단산업단지에는 e스포츠 국가대표훈련센터를 건립해 미래형 스포츠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관광 인프라는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을 위해 단계적으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권역별 관광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삼강과 회룡포를 전동차로 연결하고, 대형 전망대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금곡생태공원 준공, 석송령 주변 개발, 곤충생태원 휴게카페 시설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권역별 관광객들이 예천읍과 신도시 방문으로 이어져서 체류형 관광이 되도록 예천읍에는 개심사지와 옛기찻길을 정비했고, 남산공원에 유료 야관경관단지인 벅스루미나와 명품정원을 조성하고 신도시에는 도립미술관 건립이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곤충축제, 활축제, 농산물축제의 콘텐츠를 강화하고 예천한우특화센터를 연계해 지역 대표 먹거리를 개발, 즐길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한 고장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예천군은 산업 체질 개선으로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로 경제적 자립부터 결혼·출산·육아까지 단계별로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청년센터는 다양한 분야 모임과 행사, 취업·창업 교육, 정보 제공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희망키움센터는 청년일자리, 창업자금 지원 등 청년정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하고 있다. 지난 5월 KT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준공과 함께 도시첨단산업단지와 임대형 지식산업센터는 IT 기반 청년 일자리 창출의 핵심 공간이 될 예정이다. 농촌 분야에서는 공동영농단지를 조성해 청년들이 어르신들의 농지를 경영하도록 하고, 디지털혁신농업타운에는 스마트팜, 수직농장, 곤충·양잠산업단지를 구축해 청년들이 첨단농업을 체험하고 성장의 주역이 되도록 지원한다. 미혼 청년들을 위한 커플매칭사업과 결혼 이후 임신·출산·육아까지 단계별 지원도 준비해 청년층의 안정적 정착을 돕고 있다. □ 출산부터 진학까지 책임지는 명품 교육도시 예천군은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보건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신생아와 산모를 보살필 공공산후조리원을 운영한다. 아이사랑 안심케어센터, 다함께돌봄센터, 공동육아나눔터, 24시간 돌봄센터 등을 갖추며 전국 최고 수준의 돌봄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경상북도 융합돌봄특구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어 돌봄서비스의 질을 대폭 높였다. 또한 예천군은 명품 교육도시라는 슬로건으로 지역의 교육여건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군수와 예천교육지원청 교육장, 군 의장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예천교육발전협의회를 발족해 지역 교육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미래교육지구사업과 교육발전특구사업에 선정돼 방과후 프로그램, 영어원어민교육, 해외연수 등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고교생을 위한 희망아카데미와 1:1 입시카페 운영, 교육 여건이 열악한 면 지역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둥지배움터 조성과 더불어 미취학 자녀부터 고등학생까지 각 단계별 자녀교육에 관한 내용으로 학부모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할 예천학부모대학을 개설하는 등 교육의 질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민선 8기 3주년을 맞은 예천군.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변화의 껍질을 깨고 지역발전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경북의 중심도시, 예천의 비상은 이제 시작이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5-07-06

임대형 스마트팜단지 조성 ‘속도’··· 미래 농업 중심지 ‘도약’

봉화군이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핵심 전략 사업으로 ‘임대형 스마트팜단지 조성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단순히 농업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지능형 스마트농업 모델을 구현함으로써 지역 농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나아가 봉화군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 아래 진행되고 있다. 이번 스마트팜단지 조성은 특히 지역 내 기존 농업인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되는 청년층에게도 새로운 농업 창업 기회를 제공하여,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농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미래 농업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가진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터전을 마련해 줌으로써, 그들의 안정적인 정착은 물론 지역사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번 조성사업에는 총 243억 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며, 봉화군 봉성면 창평리 일원에 위치한 총 5.3ha 부지 중 약 3.5ha 규모로 스마트팜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현재 단지 내 토목 공사 및 기반시설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봉화군은 2025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본격적인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완공 이후에는 총 21명의 농업인이 스마트팜 단지에 입주하여 직접 첨단 농업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농업을 실현하게 된다. 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 첨단 ICT 기술 접목 자동화 시스템 완비 “환경과 에너지 조화” 공기열·태양광·양액 등 친환경 설비 구축 “6차 산업화 속도” 가공·유통·체험·판매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 완비 경북도와 긴밀한 협력, 성공적인 스마트 농업 모델 확립 위해 최선 □ 첨단 ICT 기술 접목한 자동화 시스템 기반…농업 패러다임의 대전환 이번에 조성되는 스마트팜단지는 최첨단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 온실 두 동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농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할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A동(2ha)에서는 고부가가치 작물인 딸기를 재배하고, B동(1.5ha)에서는 수출 유망 품목인 토마토를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두 작물은 국내외 시장에서의 수요가 높고, 스마트팜 시스템에 적합한 품종으로 평가되어 선정되었다. 각 온실 내부에는 온도, 습도, 일조량, CO₂ 농도 등 다양한 환경 요소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정밀 센서와 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제어 시스템이 설치될 예정이며, 이는 작물의 생육 상태를 최적화된 환경 속에서 유지하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나아가, IoT(사물인터넷)와 AI(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하여 작물 생육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 분석함으로써 보다 정밀하고 효율적인 농업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기술 도입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노동력 부족 문제 해소와 생산성 극대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물과 영양분 등 자원의 공급을 자동으로 조절함으로써 자원 절감과 친환경 농업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청년농업인 육성과 지역상생의 선순환 모델 마련 봉화군은 이번 스마트팜단지를 청년농업인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미래지향적 교육과 실습의 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입주 농업인들은 최대 3년간 스마트팜 시설을 임대해 운영하게 되며, 이 기간 동안 직접 첨단 농업 기술을 경험하고 영농 실무 역량을 강화하게 된다. 봉화군은 단지 입주자에게 단순한 시설 제공을 넘어서, 영농기술 교육, 경영 컨설팅, 농업 전문가 멘토링 프로그램 등 실질적이고도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다각도의 지원은 청년 농업인들이 자립적인 농업 경영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봉화군 농업의 미래 인재풀을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농촌 공동체 형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청년층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 및 생활 여건 개선 사업도 병행 추진 중에 있어,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유출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환경과 에너지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스마트농업 실현 이번 사업의 또 다른 큰 특징은 친환경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에 있다. 스마트팜 단지에는 양액 재활용 시스템, 고효율 공기열 냉난방 시스템, 태양광 발전 시스템 등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친환경 설비가 함께 구축된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약 70%의 에너지 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장기적인 운영비용 절감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농자재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유출수를 줄여 수질 오염을 방지하는 친환경 재배 기술이 도입되며, 이는 생태계 보호에도 기여하게 된다. 봉화군은 이러한 친환경 중심의 농업 방식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을 완성해 나가고 있으며, 이는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 향상과 브랜드 가치 제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 6차 산업화로 농업 가치 사슬 확장…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 봉화군은 이번 스마트팜단지를 단순한 생산 중심의 시설이 아닌, 농업 6차 산업화를 실현하는 복합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도 함께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마트팜 연구시설, 자원 재생시설 등 다양한 부대 인프라를 함께 조성할 예정이며, 농산물의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 유통, 체험, 판매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농업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종합 시스템은 지역 농업인의 소득 다변화를 촉진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함과 동시에, 농업을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재조명하는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스마트팜 운영을 통해 축적되는 데이터와 기술은 향후 R&D 및 교육 콘텐츠로도 활용 가능해, 봉화군이 명실상부한 첨단 농업의 선도 지자체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임대형 스마트팜단지 조성사업은 단순히 농업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봉화군 농업의 구조적 전환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사업”이라며 “경상북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성공적인 스마트농업 모델을 구축하고, 봉화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마트농업 선도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봉화군의 스마트팜 조성 사업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전반적인 혁신을 이끌어내고 청년 유입, 환경 보존, 지역 경제 활력이라는 복합적인 효과를 기대하게 하는 종합적 농업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봉화군이 보여줄 ‘지속 가능한 스마트농업’의 길이 주목된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5-07-03

대구 서구, 젊고 생동감 있는 도시로 도약⋯류한국 대구 서구청장

대구 서구가 ‘서대구시대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고 도시 대전환과 미래 성장 기반 마련했다. 서구는 34년 만에 인구 16만 명을 회복하고, 합계 출산율 상승률 전국 1위(올해 2월 기준)를 달성했다. 정주 환경 개선, 교육·문화·복지 인프라 확충 등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사람이 모이고 머무는 서구’라는 도시의 미래상을 하나씩 실현해가고 있다. 주거 환경 개선 속도, 34년만에 인구 16만 명 회복 권역별 노인복지관 거점 조성, 보육시설도 늘려 헬스앤 키즈드림센터 내년 오픈, 문화 기반 확충 “현장 속의 목소리 경청, 민생 최전선서 답 찾을 것” △ 젊고 쾌적한 도시로…정주 환경 개선에 속도 내는 서구 서구는 구민이 체감할 수 있는 쾌적하고 안전한 정주 환경 조성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주택 재개발·재건축, 평리뉴타운 조성으로 올해까지 1만 3000여 세대의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뤄졌다. 그 결과 2023년 34년 만에 인구 16만 명을 회복한 데 이어, 작년에는 인구가 17만 명대에 근접하는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증가한 인구의 60% 이상이 30대 이하 청년층으로, 서구는 ‘젊고 생동감 있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서구는 3곳의 도시재생사업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또 내년까지 총 2000가구 지원 예정인 취약계층 주거환경개선사업은 확대한다. 주거 공간 정비는 물론 아이들의 공부방 가구까지 지원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서대구공단 완충녹지를 산책길로 정비한 서구 그린웨이,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공원으로 탈바꿈한 이현공원 등 일상 속 녹색 휴식 공간도 꾸준히 확충하고 있다. 와룡산의 생태자원을 활용한 와룡산 산림휴양 단지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친환경 관광명소로 조성 중이다. 이와 함께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염색산단에는 113곳의 업체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교체하고, 이동식 악취측정 차량과 민간 감시원 운영을 통한 실시간 측정 등을 통해 주민 체감형 환경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날 계획이다. △ 서대구시대 본격 개막… 교통 허브로 비상 올해 4월 누적 이용객 470만 명을 돌파한 서대구역과 작년 연말 개통한 대경선은 서구가 대구·경북의 교통 중심지로 도약하는 기반이 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대구 산업선이 착공에 들어가며, 2030년에는 신공항 철도, 달빛 철도가 연이어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서구는 명실공히 대구 서남부권 지역의 교통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조성된 3곳의 서대구역 교통광장과 복합환승센터 건립, 하수처리장 통합 지하화 사업 등 역세권개발 사업도 대구시와 협력해 2030년을 목표로 순조롭게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 함께 행복한 복지공동체 실현·복지·보육 인프라 확충 서구는 모든 세대가 함께 누릴 수 있는 복지공동체 조성을 목표로, 계층별 촘촘한 복지 인프라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활기찬 노후를 지원하는 경로당 4곳의 신축을 마무리하며 권역별 거점 노인복지관 조성을 완성할 제5노인복지관, 인동촌 노인복지관 장수식당이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어 내년 서구 보훈 회관과 지역의 대표 복지허브시설이 될 서구 복합복지센터도 오는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건립된다. 보육 분야는 현재 아이봄키즈카페 & 장난감도서관, 공동육아 나눔터 2곳, 다 함께 돌봄센터 1곳이 운영 중이다. 올해 추가로 다 함께 돌봄센터 2곳, 국공립어린이집 4곳, 내년에 키즈앤맘 센터까지 조성된다.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보육·돌봄 인프라 확충은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다. △ 교육·문화·체육의 중심지로 도약 서구는 수준 높은 교육·체육·문화 기반 확충에 힘쓰고 있다. 먼저, 485억 원을 들여 서구청 개청 이래 최대 규모로 건립 중인 가족문화 복합시설 ‘헬스앤 키즈드림센터’가 내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2016년부터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해 온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건립 사업의 마침표를 찍는 ’내당권역 도서관‘도 올 연말 완공된다. 이로써 서구는 모두 10개의 공공도서관을 보유해 지역에서 인구 대비 도서관을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된다. 또한, 구민 건강과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을 책임질 서구 체육센터, 서구 유스드림센터도 내년 상반기 개관을 위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원 뮤직홀, 서구문화회관, 이현공원 야외공연장에서는 매주 정통 클래식부터 뮤지컬까지 다양한 장르의 공연으로 주민들의 문화적 행복감을 높이고 있다. △ 류한국 서구청장 “서대구 시대 중심도시로 도약” “서대구 시대의 중심도시로 힘차게 도약하는 서구를 완성해 나가겠습니다.” 민선 6, 7, 8기 지난 11년간 서구를 이끌어온 류한국 청장은 구민의 건강과 행복한 일상을 구정 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교육‧문화‧복지 인프라 확대를 통해 일상이 행복한 서구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류 청장은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처럼, 서구는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며 “지난 11년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정주 환경 개선과 도시 인프라 구축 사업이 결실을 맺으며, 서구의 변화와 성장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서비스의 질 향상과 생활 밀착형 복합공간에 대해 그는 “서구 복합청사, 평리3동 공공 복합청사, 평리6동, 비산7동 행정복지센터 건립으로 질 높은 행정서비스와 보육·교육 복합공간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며 “OK 서구,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등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구정에 반영하는 소통행정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고 했다. 류 청장은 “헬스앤키즈드림센터, 도서관, 복지관 등 주요 기반 시설을 차질 없이 완성하고,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구민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정책들을 끝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모든 세대가 함께 누릴 수 있는 복지, 사람 중심의 도시개발, 그리고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 서구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현장 속의 구민 목소리로 민생 최전선에서 답을 찾는다. 취약계층을 직접 방문해 생활 여건을 살피고, 폭염 대비 행동 요령을 안내하며 세심한 복지행정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내 시각장애인협회를 찾아 선풍기 20대를 전달하며 장애인 복지 증진과 혹서기 안전한 여름나기를 위한 지원에도 힘을 보탰다. 이어 내당4동 내당권역 구립도서관 공사 현장을 찾아 공사 진행 상황과 안전관리 상태를 직접 점검했다. 류 청장은 “민선 8기의 남은 시간 동안 변화의 추진력을 더욱 높이고, 그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실히 다져가겠다”며 “민선 8기의 남은 시간 동안 변화의 추진력을 더욱 높이고, 그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실히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류한국 청장은 “사람이 모이고 머무르며 함께 살아가는 서구를 향한 변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서대구 시대의 중심도시로 힘차게 도약하는 서구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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