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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허리 통증·다리 저림 전조 증상 조기 진단으로 일상 지켜내야

척추신경외과 의사가 외래 진료실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환자의 질환은 경추(목)와 요추(허리) 부위의 문제다. 이 부위의 질환은 비교적 전형적이고 뚜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정밀 검사를 진행하기 전에도 간단한 신체검사만으로 어느 부위에 이상이 있는지 유추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흉추 질환은 다르다. 증상이 애매하고, 환자 스스로도 척추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는 이 질환을 ‘보이지 않는 암살자’라고 부르고 싶다. △조용히 다가오는 협착의 그림자 흉추는 다른 부위보다 구조가 안정적이어서 협착이 흔하지 않다. 하지만 일단 신경이 눌리기 시작하면 상황은 급격히 달라진다. 보행이 힘들어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며, 심하면 배뇨·배변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으로 시작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그 순간 이미 ‘암살자’는 가까이 와 있는 셈이다. △신경을 옥죄는 족쇄 신경은 전기를 전달하는 전선과 같다. 전선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면 전기가 끊기듯, 신경이 압박을 받으면 신호가 차단되고 기능이 떨어진다. 흉추 협착증 역시 마찬가지다. 신경이 좁아지면 마치 숨통을 죄는 족쇄처럼 움직임이 제한되고 일상의 자유가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윗물이 흐려지면 아랫물도 흐려집니다 요추 협착증이나 추간판 질환은 보통 한쪽 다리에 국한된 방사통으로 먼저 나타난다. 이 때문에 환자 스스로도 허리에 문제가 있음을 비교적 빨리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흉추에 문제가 생기면 양상이 전혀 다르다. 특정 부위의 국소 통증이 아니라 하지 전체의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떨어지는 전반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처럼, 척추에서 ‘윗물’에 해당하는 흉추에 이상이 생기면 그 아래 모든 신체 기능이 한꺼번에 영향을 받는다. 단순히 허리나 다리 한쪽이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흉추 이하의 신경망 전체가 무너지는 인프라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조기 발견이 일상을 지킵니다 흉추 신경협착증이 무서운 이유는 진행 속도와 증상의 심각성에 있다. 다른 척추 질환보다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결국 조기 진단이야말로 일상을 지켜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등이 아프거나 걷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면 단순한 피로나 나이 탓으로만 여기지 마시고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시길 권한다. 흉추 신경협착증은 드물지만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께서는 조용히 다가와 일상을 무너뜨릴 수 있는 이 보이지 않는 암살자의 존재를 한 번쯤 의심해 보시기 바란다. 단순한 의심만으로 병원을 찾으셔도, 한국의 유능한 의사들은 이 암살자를 찾아내고 치료할 수 있다. 결국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이 건강한 삶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2025-09-01

“면역학적 역할… 소아의 경우 병의 경중 파악해 수술해야”

이비인후과 수술 중 가장 흔한 것이 편도선 수술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어떤 경우에 편도선 수술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편도선이 우리 몸의 방어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과연 편도선을 떼어 내어도 아이의 성장에는 지장이 없는지 등에 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편도는 크게 아데노이드 편도와 구개편도 등으로 나뉘게 되며 목구멍 주위에 위치해 면역학적 방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편도는 호흡기와 소화기의 경로 중에서 아주 좁은 부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한도 이상으로 비대해지게 되면 호흡 기도를 좁게 해 신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러한 때에는 면역학적 기능에 손해를 보더라도 편도선 수술을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편도에는 표면에 깊은 홈(편도와)이 패어져 있는데, 정상적인 경우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염증 등으로 입구 부위가 막히게 되면 이 곳에 세균이 잘 자라게 되어 만성적인 편도선염이나 편도결석의 원인이 되어 구취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편도선 수술을 권하게 되는 몇 가지 예를 들어 보면 먼저 과도한 비대를 들 수 있습니다. 편도가 일정 한도를 벗어날 정도로 커지면 호흡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특히 잠잘 때 코를 심하게 곤다든지 입을 벌리고 자게 되며 때로는 수면 무호흡증에 빠지게 되어 몸 안에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게 되므로 신체 여러 장기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또한 중이염과 부비동염 등의 발생 빈도를 증가시키고 치아의 위치에 이상을 초래하기도 해 치과에서 치아교정 전에 편도선 수술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만성편도선염이나 1년에 4-5회 이상 편도선염을 앓는 경우, 편도주위에 농양(고름)이 발생할 때에 편도선 수술을 권하게 됩니다. 편도가 면역학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확실하므로 특히 소아에서는 병의 경중을 신중히 파악해 수술이 더 이롭다는 판단이 섰을 때만 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2025-08-25

심장초음파 검사, 꼭 받아야 할까요?

세명기독병원 심장센터 과장 서정훈 심혈관 질환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는 가장 기본적인 심전도 검사부터 시술적 치료를 겸할 수 있는 관상동맥조영술까지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 중 심장초음파 검사는 심장의 구조와 기능적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심장 질환의 진단과 치료, 예후를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검사로 꼽힙니다.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심전도 검사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질문입니다. 실제로 심장 질환이 의심될 때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검사도 심전도입니다.하지만 심전도만으로 확인할 수 없는 심장 질환도 많습니다. 바로 이때 심장초음파 검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심장 질환의 진단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신체 조직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호흡곤란, 부종, 피로감이 발생하며 5년 생존율이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예후가 나쁜 질환입니다. 심부전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찾아 교정하는 것인데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심부전의 대표적 원인 중 하나인 판막 역류를 찾아 치료할 수 있습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을 아우르는 관상동맥 질환은 가슴 통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진단이 늦어지면 환자의 삶의 질 저하 및 사망률을 높이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증을 제외한 관상동맥 질환은 정상인 심전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심장초음파를 통한 심근 벽운동의 저하를 확인해 좀 더 민감하게 관상동맥 질환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지표 심장초음파 검사는 단순 진단을 넘어 치료법 결정에 필수적입니다. 심장초음파를 통해 계산되는 좌심실 박출률, 좌심방 크기, 우심실 수축기 혈압 등의 변수는 약제 선택이나 시술 및 수술 가능 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또한 최근 구조적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의 시술에 있어서 심장초음파가 중요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치료 효과와 예후까지 확인 심장초음파는 심부전 치료 과정에서 호전 및 악화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검사입니다. 또한 심근경색증에 동반된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검사라 할 수 있습니다. 심장초음파는 단순한 보조 검사가 아닌, 심장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며 예후를 살피는 데 있어 중요한 검사 중 하나입니다. 가슴 통증, 호흡곤란, 쉽게 피로함을 느끼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심전도뿐만 아니라 심장초음파 검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시길 권합니다.

2025-08-18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이 가장 중요한 원인”

부비동은 얼굴 뼈 안에 들어있는 공간으로 좌우 각 5개씩을 가지며, 이들 부비동내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부비동염이라 합니다. 뺨부위의 상악동, 눈 주위의 사골동, 이마 부위의 전두동과 머리 중심부에 접형동이 위치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부비동의 기능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음성의 공명에 관여하거나, 호흡 시 공기를 데워주고 습도를 조절해주거나, 재채기 등으로 발생된 비강내의 압력변화의 완충기능을 하며, 외부에서 받을 수 있는 뇌의 충격을 흡수해주는 역할 등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부비동염의 원인으로는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감기)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그 외 알레르기, 치아감염, 외상, 수영, 악안면기형 등의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인의 생활환경에서 급격한 기온과 습도의 변화, 대기오염, 비위생적인 생활환경, 비타민 등의 영양장애도 원인이 되며, 부모가 부비동염을 가진 경우 우성 유전적 소질을 가지고 있어 자녀 부비동염의 과반수에서는 자연치유가 어렵다고 합니다. 만성 부비동염은 급성기와는 달리 전신 무력감이나 눈 주위의 부종, 안면통 등은 잘 보이지 않고 콧물, 코막힘, 후각장애, 만성두통, 후비루 등을 주증상으로 나타나 자각증상이 급성기보다 약한 것이 특징입니다. 진단방법으로는 과거 단순 방사선 촬영을 주로 사용했으나 그 정확성에 한계가 있어 현재는 부비동 전산화 단층촬영(CT)을 이용해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코 내부 구조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부비동염의 진단에 많은 도움을 주게 됐으며,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 전산화 단층촬영은 필수적인 검사가 되었습니다. 그 외 내시경이나 비경을 이용한 이학적 검사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급성 부비동염의 경우 대부분 항생제와 점막 수축제 등을 2주 정도 사용해 비강 점막의 부종을 완화시켜 비강의 정상적 생리기능을 회복시켜줌으로써 치료를 도모하고, 만성 부비동염의 경우는 일차적으로 광범위 항생제를 4-6주 사용해 치료를 시도하게 됩니다. 효과가 없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여야 합니다. 과거에는 광범위 수술적 근치술을 사용하였으나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였고 합병증이 자주 발생해 최근 부비동 내시경수술이 보급돼 현재 대부분의 부비동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수술은 비강 내 점막손상을 최소화를 목적으로 개발된 미세절삭기가 사용되어 환자들의 고통과 출혈을 크게 줄이면서 수술의 결과도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비동염은 상기도 감염이 있는 경우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상기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위생에 주의해야 하며 상기도 감염이 있는 경우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여 만성질환이 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여야 할 것 입니다. /김창균 가톨릭이비인후과 원장

2025-08-11

“의사의 자리는 병원과 수술실에 있다”

황일우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지난 9일 94세를 일기로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 황 교수는 전 경북대병원장, 전 대한외과학회 회장, 대구적십자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1931년 일제강점기 개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3세 때 경남 진주로 이사해 진주소학교를 졸업했다. 1949년 제1회 대학입학자격검정고시에 합격했으나 가정 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미루고 중학교 임시교사로 근무했다. 1950년 대구의과대학에 입학했지만, 한국전쟁 발발로 휴교를 맞아 공군 위생하사관으로 복무했다. 1952년 경북의대에 복학해 1958년 졸업했으며, 외과학교실 무급 조교로 출발해 레지던트를 거쳐 1968년 전임강사로 임용됐다. 1976년부터 1994년까지 외과학교실 주임교수로 재임한 그는, 주임교수로서 모든 수술을 직접 주관할 수 있었음에도 의학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과감히 분과제를 도입했다. 소아외과(장수일), 유방갑상선외과(이영하), 간담췌외과(윤영국), 대장항문외과(전수한), 위암·위장관외과(유완식), 혈관외과(김영욱) 등 지금의 6개 전문분과 체계를 정착시켜 경북대병원 외과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임상 연구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위·십이지장 소화성궤양, 소장폐색증, 외과적 갑상선질환, 비장 손상, 회장종말부 천공성복막염 등 다양한 주제로 수십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1974년 WHO 면역학연구소에서 장기이식면역학을 연구한 뒤 국내 최초로 간겸자를 이용한 간엽절제술을 연속 3례 성공시켰고, 1981년 비수도권 최초 신장이식 수술 성공에도 핵심 역할을 했다. 1987년 경북대병원장에 임명됐으나, 행정보다 환자 진료와 교육에 전념하겠다며 4개월 만에 사임했다. 고 황 교수는 “의사의 자리는 병원과 수술실에 있다”고 했다. 이후에도 1991년 대한대장항문병학회 회장, 1995년 대한외과학회 회장을 맡아 학회 발전에 힘썼다. 1997년 외과학교실 첫 정년퇴임 교수로 명예롭게 교단을 떠난 뒤에도 대구적십자병원장으로 3년간 봉직하며 환자 곁을 지켰다. 그는 연구와 수술, 교육을 병행하며도 환자 앞에서는 결코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은퇴 후에도 건강을 유지하며 진료 현장을 찾았고, 후학들에게는 “환자가 먼저”라는 말을 남겼다. 그의 제자들은 “황 교수님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 의사의 존재 이유라는 점을 몸소 보여준 분”이라고 회고했다. 유족으로는 황윤진(경북대 의대 명예교수)·윤재(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씨, 며느리 김숙영(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이미경(랩지노믹스 진단검사의학과의원 원장) 씨가 있다. 손녀 황문주 대구의료원 내과과장, 손자 황정필 계명대 동산병원 내과 전임의가 있다. 빈소는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장례식장 특2호(053-650-4444)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8시, 장지는 국립영천호국원이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8-11

직립보행이 남긴 척추질환, 이제는 UBE 수술이 해법

△인류의 진화와 척추 수술 인류가 유인원에서 분화하여 직립보행을 시작한 건 약 6백만~7백만 년 전쯤이라고 한다. 이 시기를 시작으로 우리의 척추는 S자형 곡선을 가지게 되었고, 골반은 짧고 넓은 형태로 진화했다. 이러한 진화는 인간에게 두 팔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큰 이점을 주었지만, 동시에 척추에 가해지는 중력의 압력을 감당해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그 결과로 지금 우리가 겪는 다양한 척추 질환—척추 전방 전위증, 추간판 탈출증, 척추 측만증 등—은 사실 수백만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인간의 숙제일지도 모른다. 그중에서도 오늘 이야기할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와 함께 인대와 디스크가 두꺼워지고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걷거나 서 있을 때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고, 약물이나 주사치료로 조절되지 않으면 결국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 수술, 상처가 너무 크지 않나요?” 진료 현장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 중 하나다. “척추 수술은 상처가 너무 크고, 회복도 오래 걸린다던데요?” 많은 분들이 과거의 척추 수술—특히 미세현미경하 감압술을 떠올리면서, 허리를 길게 절개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수술 자체를 꺼리곤 한다. 물론 미세현미경 수술은 과거에 비해 정교하고 안전하게 발전해 왔지만, 여전히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허리에 큰 상처’라는 두려움이 먼저 앞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고, 기술도 함께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척추관 협착증 수술도 훨씬 덜 부담스럽고 회복이 빠른 방법들이 생겨났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UBE 수술(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이다. △작은 절개, 더 정교한 접근 – UBE 수술 UBE 수술은 허리에 두 개의 아주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동시에 넣어 진행하는 수술이다. 기존의 현미경 수술보다 절개 범위가 작고, 수술 부위를 더 넓고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출혈이 적고, 감염 위험이 낮으며, 수술 후 통증도 현저히 줄어 환자분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많은 환자들이 이 UBE 수술을 통해 척추관 협착증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있다. 긴 절개가 부담돼서 수술을 미뤘던 분들도, 이 수술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기술은 사람을 향해 나아갑니다 우리 몸이 진화하는 데는 수백만 년이 걸렸지만, 의료 기술은 단 몇십 년 만에 믿기 어려울 만큼 발전했다. 한국의 척추 수술 기술은 이미 세계적 수준을 넘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고, 그 중심에 UBE 수술이라는 패러다임이 있다. 혹시 지금 약물과 주사로도 해결되지 않는 척추관 협착증으로 고생 중이라면, “수술은 무조건 크고 무섭다”는 편견을 잠시 내려놓고, 현대 척추 수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전문의를 통해 설명을 듣기를 권한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인간을 향해 나아간다는 사실, 잊지 마시길 바란다.

2025-08-04

계명대 동산병원, ‘방사선 제로 펄스장 절제술 교육센터’ 지정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 보스톤사이언티픽과 협력해 ‘방사선 제로 펄스장 절제술(PFA, Pulsed Field Ablation) 교육센터’로 공식 지정됐다. 4일 계명대 동산병원에 따르면 ‘펄스장 절제술(PFA)’은 전기장을 이용해 심장 비정상 조직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첨단 기술로, 기존 고주파 절제술이나 냉각 절제술에 비해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며 높은 정밀도와 안정성을 갖춘 치료법이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2025년 상반기에만 이미 350례의 부정맥 도자절제술을 시행했으며, 이 중 250례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시행된 전극도자 및 펄스장 절제술이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PFA 장비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국내 두 번째로 ‘방사선 제로’ 기반 펄스장 절제술 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번 교육센터 지정은 이러한 선도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병원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국내외 의료계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박형섭 심장내과장은 “전문 교육체계 구축을 통해 국내 부정맥 치료 기술의 전반적인 수준을 높이고, 방사선 노출이 없는 안전한 시술이 더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교육센터 운영은 환자 중심의 진료를 실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계명대 동산병원 부정맥팀은 1992년 지역 최초로 도자절제술을 시행한 이래, 지금까지 7000례 이상(심방세동 2500례 포함)의 시술 경험을 축적했다. 또 4200례 이상의 심장 삽입형 전기장치 삽입술까지 시행했다.

2025-08-04

대가대의료원·대구사랑의열매, 확대 협약 체결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은 최근 본원에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의료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연합모금사업의 확대와 지속적인 협력을 위한 협약식을 개최했다. 대가대의료원과 대구사랑의열매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손길사업’은 의료원 교직원 및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조성된 기부금을 통해, 대구 지역 저소득층의 의료비와 사회복지시설 지원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고자 마련된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운영돼 현재까지 약 3억 6000여만원의 기금을 조성했으며, 지역 내 의료취약계층의 치료비로 지원되고 있다. 이번 재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연합모금사업의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보다 많은 취약계층 및 사회복지기관이 의료비 및 건강검진 지원 등의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협력할 예정이다. 대구사랑의열매 신홍식 회장은 “지역의 대표 의료기관인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과 함께 오랜 기간 뜻깊은 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리며, 이번 협약을 통해 지역사회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더욱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노광수 의료원장 신부는 “지역의료 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미션으로 가지는 의료원으로서, 이번 협약이 보다 많은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병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2025-08-04

스마트폰 탓? ‘거북목’ 5년 새 12% 증가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화면을 장시간 보는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목·손목 통증이나 안구건조 등을 호소하는 10대 청소년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VDT(Visual Display Terminal·영상표시단말기) 증후군’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705만2497명으로 집계됐다. VDT 증후군은 컴퓨터·스마트폰·태블릿PC 등의 화면을 장시간 바라보며 작업할 때 나타나는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통칭한다. 심사평가원은 거북목으로 불리는 경추통, 경추 염좌 및 긴장, 손목터널증후군, 안구건조증 등을 포함해 VDT 증후군 환자 수를 산정했다. VDT 증후군 환자는 모바일 기기 사용 증가와 함께 늘어 5년간 약 12.2% 증가했다. 2020년 628만 5000명에서 2021년 654만 9000명, 2022년 662만 2000명, 지난해에는 694만 4000명을 거쳐 올해 705만 명을 넘어섰다. 진료비 총액도 같은 기간 5781억원에서 9004억원으로 55.8% 급증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전체 환자의 18.9%로 가장 많지만, 증가 폭은 10대가 가장 컸다. 10대 환자는 2020년 28만9000명에서 지난해 39만8000명으로 37.4% 늘었다. 기존에 성인 직장인에게 흔했던 VDT 증후군이 청소년층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전체의 59%인 416만2000명으로 남성보다 많았다. 전문가들은 VDT 증후군 예방을 위해 바른 자세와 일정한 간격의 휴식을 강조했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대현 교수는 “성장기 청소년은 잘못된 자세가 척추의 구조적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성인보다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며 “모니터 높이와 거리, 키보드와 마우스 위치를 조절하고, 1시간마다 눈과 손목, 목을 쉬게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자에 앉을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등을 기대 척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하고, 발은 바닥에 평평하게 닿도록 해야 한다”며 “올바른 환경과 자세, 정기적인 스트레칭이 장기적인 근골격계 건강을 좌우한다”고 조언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8-04

영남대의료원, 피지 감염병 대응 연수 성과로 국제보건 협력 강화

영남대학교의료원(의료원장 김용대)은 최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글로벌 연수 프로그램 일환으로 피지 보건부 소속 중견 관리자 15명을 초청해 2주간 감염병 대응 역량강화 초청연수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번 연수는 2023년에 시작된 3개년 초청연수 과정의 마지막 해로, 그간 피지 보건당국과의 협력 속에 구축된 교육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현장 중심의 실무 교육과 정책 설계 역량 강화를 목표로 진행됐다. 연수과정은 감염병 감시체계와 정보시스템, 예방접종 정책 및 이상반응 대응, 지역사회 기반 감염병 거버넌스 등 총 6회에 걸친 강의로 구성됐으며, 국립포항검역소, 대구보건환경연구원, 포항 남구보건소,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 다양한 기관에서의 현장견학을 병행해 교육 효과를 높였다. 또 3회에 걸친 분임토의와 액션플랜 설계를 통해 참가자들은 연수 중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국의 보건 정책 환경에 적용 가능한 실행 전략을 직접 구체화했다. 프로그램 마지막 날에는 액션플랜 발표회를 열고 수료식과 함께 그간의 성과를 공유했다. 이번 연수의 책임교수를 맡은 이경수 영남대학교 경영전략·대외협력 부총장은 “3년 간의 연수는 감염병 대응을 위한 지속가능한 파트너십 기반을 마련한 시간”이라며 “향후에도 실질적인 국제보건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8-01

에스포항병원, 알츠하이머 새로운 치료제 ‘레켐비’ 도입

에스포항병원이 국내에서 정식 허가된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를 도입하며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30일 병원에 따르면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 장애 또는 경증의 알츠하이머병 성인 환자의 치료로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은 신약이다. 이 약은 경도 인지 장애가 있는 환자에게는 치매 발병을 지연, 경증의 치매가 있는 환자에게는 더 심각한 단계로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해당 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의 환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이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는 뇌 세포를 손상시키고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을 방해해 기억, 사고 및 행동 문제인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하는데, 이번 치료제의 주요 성분인 레카네맙은 이러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덩어리에 결합하여 이를 감소시키는 표적 치료제 역할을 한다. 김문철 에스포항병원 대표병원장은 “이번 새로운 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중요한 진전을 이룬 약물이며, 앞으로 치매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며 “이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임상 연구를 통해 더욱 발전된 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5-07-30

케이메디허브, 치매치료제물질 생산 지원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가 지에이치팜에서 발견한 치매치료제 후보물질 ‘프테로신 D’의 비임상시험 진입을 지원한다. 28일 케이메디허브에 따르면 의약생산센터는 후보물질의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센터는 이를 통해 기존보다 생산성이 2배 이상 향상된 임상 수준의 품질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프테로신 D는 고사리류 유래 화합물로 항암, 항염증, 항산화, 신경보호 등 다양한 생리 활성 효과를 보인다. 이를 활용한 치매치료제는 뇌세포를 직접 자극하는 새로운 작용방식으로 염증·유전독성에 대한 부작용 위험이 낮고 안정성 측면에서도 뛰어나 안전한 신약 후보물질로 평가되고 있다. 지에이치팜은 이러한 프테로신 D의 효과를 국제학술지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게재하며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호전시키는 새로운 치료제로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구선 케이메디허브 이사장은 “신속하고 안정적인 기술지원을 통해 치매치료제의 개발과 제약산업의 발전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의약생산센터는 원료·완제의약품 GMP 시설을 보유한 임상시험 지원 특화 연구시설로 치매치료제 등 의약품 개발 및 품질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7-28

칠곡경대병원 김민지 교수팀, 내과학회 ‘우수논문’

칠곡경북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민지 교수 연구팀은 최근 ‘과거 비만 이력이 현재의 아디포넥틴 수치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이 대한내과학회 2025년 상반기 우수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2형 당뇨병 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과거 비만 이력이 현재의 아디포넥틴(adiponectin) 수치와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과거 비만을 경험했던 환자들은 현재 체중이 정상으로 돌아왔더라도 아디포넥틴 수치가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돼 사망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아디포넥틴은 주로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고 항염증 작용을 하여 대사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과거 비만 이력이 있는 환자일수록 아디포넥틴 수치가 낮게 나타나, 체중을 감량하더라도 대사적으로는 ‘비만의 기억(metabolic memory)’이 남아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과거 비만이 현재의 대사건강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밝혀, 당뇨병 환자 관리에서 과거 체중 변화까지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내과학회는 매년 상·하반기 학회 공식 국제학술지인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된 논문 중 분야별 1편의 우수논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으며, 김민지 교수팀의 논문은 내분비·대사 분야에서 2025년 상반기 우수논문으로 뽑혔다

2025-07-28

다리 혈관의 경고, 하지정맥류를 아시나요?

혹시 퇴근길 버스나 지하철에서 유독 다리가 붓고 저리거나, 종아리에 구불구불한 혈관이 튀어나와 보인 적이 있으신가요? 단순히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기엔, 하지정맥류라는 질환의 경고일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방치하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하지정맥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하지정맥류, 왜 생기는 걸까요? 하지정맥류는 심장으로 혈액을 보내는 다리의 정맥 내 판막에 이상이 생겨 혈액이 역류하고 고이면서 혈관이 늘어나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마치 댐의 수문이 고장 나 물이 역류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전적 요인: 가족 중에 하지정맥류 환자가 있다면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타고난 혈관의 약점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습관: 교사, 판매원, 미용사 등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나, 사무직처럼 오래 앉아 있는 분들은 중력의 영향으로 다리 혈액순환에 부담이 커져 하지정맥류가 생기기 쉽습니다. △임신: 임신 중에는 자궁이 커지면서 골반 내 정맥을 압박하고, 호르몬 변화로 인해 혈관이 이완되어 하지정맥류 발생 위험이 증가합니다. △비만: 체중이 많이 나가면 다리 정맥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져 하지정맥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노화: 나이가 들면서 혈관 벽의 탄력이 떨어지고 판막 기능이 약화되어 하지정맥류가 생기기 쉽습니다. □이런 증상, 혹시 나도 하지정맥류? 하지정맥류의 증상은 초기에는 미미하여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반복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다리 부종 및 통증: 특히 저녁에 다리가 붓고 쑤시거나 묵직한 느낌이 듭니다. △다리 저림 및 경련: 밤에 종아리에 쥐가 자주 나거나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혈관 돌출 및 거미양 정맥: 피부 위로 푸르거나 검붉은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오거나, 거미줄처럼 가는 실핏줄이 비쳐 보입니다. △가려움증 및 피부 변화: 하지정맥류가 진행되면 피부염이나 습진처럼 가렵거나, 피부색이 검게 변하고 딱딱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피로감: 별다른 활동 없이도 다리가 쉽게 피로해집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단순한 피로로 오인되기 쉬우므로,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정맥류,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법은 환자의 증상과 혈관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됩니다. △보존적 치료: 초기 단계이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시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다리 외부에서 적절한 압력을 가해 혈액 역류를 막고 부종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생활 습관 개선: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것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걷기, 수영 등), 적정 체중 유지, 다리 올리고 휴식 취하기 등이 필요합니다. △혈관경화요법: 비교적 가는 혈관에 시행하는 비수술적 치료법입니다. 문제가 되는 혈관에 경화제를 주입하여 혈관을 굳게 만들어 없애는 방법입니다. □수술적 치료 △정맥 발거술: 문제가 되는 정맥을 직접 제거하는 전통적인 수술법입니다. △레이저 또는 고주파 치료: 가느다란 관을 삽입하여 레이저나 고주파 열을 이용해 병든 혈관을 폐쇄시키는 방법으로,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침습적이거나 최소 침습적인 치료법들이 많이 개발되어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어떤 치료법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지는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정맥류는 방치할 경우 피부 궤양, 출혈, 혈전증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입니다. 혹시 위에서 언급된 증상들이 나의 이야기인 것 같다면, 주저하지 말고 혈관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건강한 다리로 활기찬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25-07-28

예방접종 관리, ‘나의건강기록’ 앱으로 간편하게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28일부터 ‘나의건강기록’ 앱을 통해 어린이와 고령층 예방접종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접종 일정 관리 편의성을 높이고, 가족 단위 건강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앱 기능 개선의 일환이다. ‘나의건강기록’ 앱은 2023년 9월부터 운영 중인 ‘건강정보 고속도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개인 건강정보 통합 관리 애플리케이션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진료기록, 처방약, 건강검진 결과 등 개인 의료정보를 쉽게 확인하고 의료기관에 전송할 수 있다. 기존 앱에서도 예방접종 이력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번 개선을 통해 ‘향후 접종 일정’까지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해졌다.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항목과 시기, 65세 이상 고령층 대상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 백신 접종 정보도 새롭게 포함됐다. 특히 부모가 자녀의 의료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나이 기준이 기존 ‘14세 미만’에서 ‘19세 미만’까지 확대됐다. 주민등록상 같은 주소지에 거주하는 경우, 부모는 앱을 통해 자녀의 진료 이력, 처방 내용, 예방접종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앱 기능 개선을 통해 예방접종 관리뿐 아니라 자녀 건강정보 접근성도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국민 수요가 높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의건강기록’ 앱의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나의건강기록’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으며, 자세한 이용 방법은 건강정보 고속도로 누리집(www.myhealthway.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5-07-28

심평원 ‘폐렴 적정성 평가’ 대구 18·경북 21곳 ‘1등급’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599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6차 폐렴 적정성 평가 결과, 대구지역 18곳, 경북지역 21곳의 병원이 1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심평원에 따르면 이번 평가는 2023년 10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성인 폐렴 환자가 입원한 상급종합병원 46곳, 종합병원 304곳, 병원 249곳 등 총 599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구에서는 총 33개 병원이 평가에 참여했으며, 이 중 경북대·영남대·계명대 동산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해 곽병원, 나사렛종합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등 총 18곳이 1등급을 받았다. 나머지는 2등급 4곳, 3등급 5곳, 4등급 1곳, 5등급 3곳으로 평가됐다. 경북에서는 39개 병원이 평가를 받았고, 경북김천의료원, 안동병원, 포항세명기독병원 등 21곳이 1등급을 획득했다. 2등급은 7곳, 3등급 4곳, 5등급 2곳이었으며, 4등급을 받은 병원은 없었다. 이번 폐렴 적정성 평가는 △산소포화도 검사 실시율 △중증도 판정 도구 사용률 △객담 배양검사 처방률 △첫 항생제 투여 전 혈액 배양검사 실시율 △병원 도착 8시간 이내 적합한 첫 항생제 투여율 등 총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진료의 적정성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은 총 311곳으로 서울 44곳, 경기·인천권 73곳, 강원 9곳, 충청 28곳, 전라 53곳, 경상 98곳, 제주 6곳 등 전국 모든 권역에 고르게 분포했다. 이번 6차 평가에서는 모든 지표에서 4차 평가 대비 향상된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직전의 5차 평가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평가 대상 기관과 환자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평상시와 다른 양상이 나타났고, 이에 따라 비교 대상에서 제외됐다. 세부 지표 중 산소포화도 검사 실시율은 96.4%로, 4차 평가 당시 81.9%에서 14.5%포인트 상승해 가장 큰 개선폭을 보였다. 중증 폐렴 환자의 경우 저산소증 발생 가능성이 있어 산소포화도 검사는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산소 치료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핵심적인 검사로 평가된다. 병원 도착 8시간 이내에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한 비율은 93.2%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 결과와 1등급 의료기관 명단 등 자세한 내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건강e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7-21

계명대 동산의료원 ‘양성자 치료기’ 도입 계약 체결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은 최근 동산병원 행소대강당에서 ‘양성자 치료기 계약 체결식’을 갖고, 차세대 정밀 암 치료 장비인 ‘양성자 치료기’ 도입에 나선다. 이날 체결식은 조치흠 동산의료원장을 비롯해 병원 운영위원, Paul Tso 프로톰 대표, 전성배 메디앤로드 대표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과보고, 계약서 서명, 기념촬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계약은 작년 3월 사업설명회 이후 약 470일 만에 이룬 결실로, 국내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최초로 싱크로트론 기반의 양성자 치료기(ProTom Radiance 330)를 도입하게 됐다. 특히 이 장비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의 임상교육 병원이자 세계적인 암 치료기관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임상 경험을 통해 신뢰성을 입증한 모델이다. 동산의료원이 도입하는 양성자 치료기는 ‘싱크로트론(synchrotron)’ 방식의 양성자 가속기와 ‘펜슬빔 스캐닝(Pencil Beam Scanning)’ 기술을 적용해, 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치료 방사선을 더욱 정밀하게 조사할 수 있는 첨단 암 치료 장비다. 기존 X선 기반 방사선 치료보다 종양에는 정확한 고에너지를 집중하고 주변 정상조직에는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특히 두경부암, 척수암, 소아암 등 민감한 부위의 치료에서 높은 효과를 보이며, 치료 부작용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산의료원은 2028년 4월부터 장비 설치를 시작하며, 2029년 12월 첫 환자 치료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 가동될 경우,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국내 세 번째, 비수도권에서는 최초의 양성자 치료센터가 될 전망이다. 양성자 치료기 제조사인 프로톰(PROTOM) Paul Tso 대표는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양성자 치료기 도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세계 암 치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치료 환경을 함께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치흠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은 “이번 양성자 치료기 도입은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 의료 자원의 지역 편중을 해소하고, 지역민들도 서울로 가지 않고 세계적 수준의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지역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미래형 의료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7-21

진료 첫 단추는 ‘같은 편 되기’

“통증의 사연을 들어주는 의사”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 톨스토이의 대표작 ‘안나 카레니나’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실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명문장이다.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특히 척추 통증을 호소하는 다양한 환자들을 진료하는 필자에게 이 문장은 이렇게 들리기도 한다. “건강한 사람은 서로 비슷하지만, 통증을 겪는 사람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고통을 호소한다.” 필자는 척추와 관련된 모든 통증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있는 의사다. 하지만 통증의 해결이란 것이 고등학교 시절 밤을 새워가며 수학의 정석을 풀어내던 방식처럼 명확하고 일직선의 길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환자를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절실히 깨닫게 된다. 외래에서 환자들을 만나다 보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자신의 통증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본다. 통증이 시작된 시점은 언제였는지, 어느 부위가 얼마나 아픈지, 일상생활에 어떤 불편을 겪는지, 때로는 본인의 해석까지 덧붙여가며 말한다. 이것을 ‘통증의 사연’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단순한 의학적 설명이 아니라, 삶의 언저리에서 나온 절절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처음 진료를 시작했을 때는 이런 ‘사연’의 중요성을 놓쳤다. 그때는 유능한 의사란 알고 있는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빠르게 증상을 파악하고 치료법을 제시해 환자를 설득하는 사람이라고 믿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은 ‘진단’이 아니라 ‘예단’이었고, ‘설명’이 아니라 ‘주입’에 가까웠다. 척추 통증은 단순히 구조적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특히 척추전방전위증, 척추관협착증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질환은 심리적인 요소와도 밀접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오랜 기간 고통을 겪은 환자일수록 자신의 고통을 단순한 증상이 아닌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고, 그렇기에 의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공감받고 싶어한다. 이러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한 눈빛으로 들으려 노력한다. 병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환자와 ‘같은 편’이 되기 위해서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라포르가 잘 형성되면 치료 방법에 상관없이 환자의 통증이 더 잘 호전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라포르란 심리학에서 ‘상호 간의 신뢰와 유대감’을 의마하는 단어다. 의료계에는 ‘환자와의 라포르가 진료의 절반을 좌우한다’는 격언이 있다. 특히 환자의 몸에 직접적인 시술이나 수술을 해야하는 외과의사에게는 더욱 절실한 진리다. 라포르만 잘 형성돼도 치료의 반은 이미 이룬 셈이라는 선배들의 말이 이제는 가슴 깊이 와닿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에도 통증으로 병원 방문을 고민 중인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병원에 오시면 그 ‘통증의 사연’을 들려주라는 것. 이야기를 경청하는 그 과정이, 더 나은 치료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척탑병원 신경외과 방우석 전문의

2025-07-21

AI 기반 뇌졸중 진단 솔루션 실증-임상 연구 본격화

계명대학교 동산병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년 인공지능(AI) 바우처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계명대 동산병원 바이오브레인엔지니어링 연구팀은 의료 인공지능 전문기업 ㈜제이엘케이와 협력해, AI 기반 뇌졸중 진단 솔루션 실증 및 임상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AI 정밀의료 솔루션 기반 원내 시스템 구축’을 주제로 오는 11월까지 약 7개월간 정부 지원을 받아 수행된다. 연구에는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외과 김재현·김창현 교수, 계명대학교 의용공학과 이종하 교수가 참여한다. 연구팀은 제이엘케이의 AI 뇌졸중 진단 솔루션(JLK-ICH, JLK-CTP, JLK-UIA, JLK-LVO)을 활용해 응급실 환자 진료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정확도, 민감도, 특이도 등의 지표를 기반으로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특히 솔루션의 임상 효과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실질적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고, 의료진 피드백을 반영한 기능 고도화도 함께 추진된다. 바이오브레인엔지니어링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인체 삽입형 바이오포토닉스 기반 전자약, 디지털치료제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2024년과 2025년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과제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과제에 연달아 선정되기도 했다. 연구 책임자 김재현 교수는 “이번 사업은 AI 기술을 응급 진료의 핵심 분야인 출혈성 및 허혈성 뇌혈관질환의 진단에 접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경계중환자실 뇌혈관 환자의 신속·정확한 진단 시스템 구축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의료진의 전문성과 첨단 기술이 만나 진단 효율성과 환자 안전 모두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계명대 동산병원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정밀의료 실현을 위해 다양한 AI 기반 기술을 도입해 왔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외래-입원-퇴원을 아우르는 카카오톡 기반 ‘AI 챗봇 서비스(케어챗)’를 선보였으며, 또 작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환자경험평가 상급종합병원 중 전국 1위, 보건복지부의 1기 연구중심병원 인증 획득 등을 통해 진료·교육·연구 전 영역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2025-07-14

케이메디허브 전임상센터, 日 국제학술지 논문 선정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전임상센터 연구진의 연구성과가 최근 국제학술지 ‘Journal of Toxicologic Pathology(IF=1.2)’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이번 논문은 일반적으로 인위적 유도 없이 발생하기 어려운 ‘T 세포 유래 림프모세포 림프종’이 생후 16주 미만의 어린 마우스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극히 드문 증례를 병리학적으로 정밀분석 및 진단했다. 연구결과 종양은 흉강 내 대형 종괴 형태로 발견됐으며, 면적조직화학 분석결과 T 세포 기원의 종양임이 확인됐다. 종양은 림프절, 간, 신장, 고환 등 여러 장기로 전이됐음에도 불구하고 골수에는 침윤되지 않는 독특한 양상을 보였으며 이러한 특성은 기존 동물모델에서 보고된 바 없는 희귀한 형태로 향후 독성병리학적 기준의 정립과 비교종양학 연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는 성민경 기술원(제1저자)와 이시준 연구원(교신저자) 등 전임상센터 병리지원팀 연구진이 ㈜바이오톡스텍 박선희 박사팀과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Spontaneous T-cell lymphoblastic lymphoma in a young ICR mouse’라는 제목으로 일본독성병리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Toxicologic Path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구선 케이메디허브 이사장은 “이번 표지논문 선정은 재단의 병리 진단 및 전임상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국제 협력 및 학술 활동을 통해 국내 전임상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5-07-14

암세포 생존 위해 유전자 변이 의학계도 맞춤형 치료제 개발

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인간은 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수년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국정연설에서 초국적 차원의 암 정복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고, 전세계 의료 과학자들이 연구에 몰두한 결과 개인 맞춤형 치료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인간의 삶이 발전과 진화를 거듭했듯이 암도 살아남기 위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생존과 성장, 전이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암을 치료하는 항암제 역시 좀 더 효과적이면서 부작용은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부 암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세포의 생존과 성장에 관여하는 것이 규명이 되었고 거기에 따라 분자 레벨에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 표적 항암제이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만 발현되는 특정 표적을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줄이면서 치료 효과는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최초의 표적치료제는 만성골수성백혈병에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유전자(BCR-ABL)를 공격하는 이마티닙(글리벡)인데 이 약의 개발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골수이식을 해야 하는 심각한 질병에서 하루 한 번 약을 먹으면 조절될 수 있는 병으로 악성질환보다는 오히려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병으로 여겨 질 정도가 됐다. 이마티닙의 성공에 힘입어 이후 수많은 표적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치료에 사용되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10년전에 비해 4배 이상의 생존기간의 연장을 얻게 되었다. 유방암에서도 표적치료가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데, 15년 전만해도 유방암에서 HER 2 유전자가 발견될 경우 뇌전이, 재발이 빈번하고 짧은 생존기간을 보였다. 그러나 HER2 유전자 표적 치료제가 개발됨으로서 지금은 치료성적이 가장 좋은 암으로 여겨지게 됐다. 전이 재발암에서도 herceptin, Perjeta 등을 사용하면 좋은 결과를 보여주며 최근 Destiny 임상시험에서 Ebhertu를이용해 확기적인 생존률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표적치료제가 같은 종류의 모든 암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특정 치료표적이 발현되는 경우에만 효과가 있다. 앞으로 펼쳐질 암과의 전쟁 최전선에는 3세대 면역항암제가 있다. 면역항암제는 사람의 몸 속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개념인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면역항암제를 이용해 4개월만에 흑색종을 깨끗하게 치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면역항암제는 기전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PD-1 억제와 CTLA-4 저해이다. 우리 몸은 면역 반응에 따라 암세포를 인식해 공격한다. 인체에는 T세포라는 면역세포가 있는데,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암세포를 특이적으로 찾아내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암세포는 이에 맞서 PD-1이라는 물질을 생성해 T세포가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할 수 없게 방해하는데, 최근 개발된 면역항암치료제는 PD-1이 T세포를 방해하는 과정을 차단함으로써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암세포를 파괴하게 된다. 또 다른 면역 항암제의 기전인 CTLA-4 저해제는 우리 몸에 항원제시세포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이한 단백질을 인식해 이에 대한 정보를 T세포에 전달하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해 사멸시키는 역할을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암종에서 면역 항암제 치료가 적응증을 받아 사용하고 있고 4기 암에서 약 10~30%의 경우에서 장기 생존을 보이고 있다. 또 면역항암제와 기존 항암제의 병용을 통한 치료는 전이암에 대한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저항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이중특이성항체, 저분자 화합물, 면역성 증강 보조물질, 혹은 암 살상 바이러스 등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항암제 개발 연구의 흐름은 면역항암제로 넘어왔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면역체계 활성화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기존 항암제에 비해 약값이 고가라는 점 등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양수 포항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2025-07-14

‘자폐 디지털치료제’ 실질적 효과 봤다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가 지원한 ㈜뉴다이브의 디지털 치료기기 ‘NDTx-01’가 임상시험 결과 효과를 입증했다. 7일 케이메디허브에 따르면 NDTx-01은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사회적의사소통장애(SCD)를 겪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기반 디지털 훈련 프로그램이다. ㈜뉴다이브는 작년 7월부터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 확증임상시험 결과 NDTx-01이 사회성 향상, 일상생활 능력 개선, 반복적 행동 감소 등의 개선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결과는 일본정신신경학회 공식학술지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IF=5.0)’에 게재돼 주목을 받으며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케이메디허브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는 ‘디지털헬스케어 의료기기 실증지원사업’을 통해 NDTx-01의 확증임상시험을 지원했다. 조성자 ㈜뉴다이브 대표는 “케이메디허브의 실증지원사업이 없었다면 본 임상시험을 통한 연구성과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디지털치료기기의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대면 치료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페스펙트럼장애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구선 케이메디허브 이사장은 “디지털헬스케어 실증지원사업을 통해 혁신적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실제 임상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 기업의 사업화 촉진과 디지털 의료기기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뉴다이브는 자폐스펙트럼장애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부모가 20년간 치료현장의 경험과 글로벌 제약사에서의 신약개발 경험을 결합해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개발 중인 NDTx-01은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으며 현재 국내 임상뿐만 아니라 일본 후쿠이 의과대학과 일본어판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인 CES 2025에서 혁신상(디지털헬스분야)을 수상, 스타트업 전용 전시관인 ‘유레카파크(Eureka Park)’에 선정돼 혁신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7-07

치의학 연구·산업 발전 대구의 미래 성장 동력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는 치과계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와 일자리를 함께 살리는 대구의 미래 먹거리라고 확신합니다.” 박세호 대구시치과의사회장은 “치의학 연구와 산업 발전이 대구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는 치과계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와 일자리를 함께 살리는 대구의 미래 먹거리”라고 확신했다. 박 회장은 취임 이후 ‘덴탈시티 대구’를 목표로 치의학 산업과 공공보건이 함께 성장하는 대구시가 되도록 치과의사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함께 키워왔다. 특히 전국 최초로 시작한 ‘치아회복 희망의 징검다리 사업’은 협회의 대표적인 공익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박 회장은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치아회복 희망의 징검다리’는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대구시와 함께 기획했다"며 “학생부터 차상위계층 중장년까지 누구도 구강건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391개 치과의료기관이 참여해 1200여 명에게 무상 진료를 지원했다. 시에서 일부 예산을 지원받았지만 전체 치료비 약 95억 원 중 80% 가까이는 치과의사 회원들의 재능 기부”라며 "회원들이 헌신적으로 참여해 한 명당 평균 400만 원이 넘는 치료를 꾸준히 이어왔고, 이 덕분에 지금도 연간 100여 명의 시민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과의사회의 공익 활동뿐 아니라 그는 취임 당시 내세운 공약들을 하나하나 실천해왔다. 박 회장은 “‘단디 준비했습니다! 단디 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여러 과제를 추진해 왔다”며 “특히 치과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공장형 저수가 치과, 불법 사무장치과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자율징계권 확보를 중앙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격만 내세우는 일부 저수가 치과들은 사후 관리나 환자 안전에 허점이 많다. 이런 곳은 결국 환자가 피해를 보고, 선량한 치과의사들까지 오해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개원의들이 경영과 진료를 함께 책임져야 하는 현실을 덜기 위해 보험·세무·경영·노무 분야의 세미나를 확대했다. 박 회장은 “신규 개원의가 실무 역량을 키우는 게 절실해, 올해 들어 신입회원 대상 맞춤형 교육을 따로 진행했고, 회원들이 언제든 상담받을 수 있도록 분야별 고문도 강화했다”며 “치과의사회는 법률, 세무, 노무 전문가뿐 아니라 정신과 전문의까지 고문단으로 위촉했다. 치과 치료가 구강뿐 아니라 코·귀까지 연관되는 점을 고려해 이비인후과 전문의도 고문으로 섭외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구시치과의사회의 강점으로 ‘협조적인 분위기’를 꼽았다. 그는 “회원 1000여 명 중 80% 이상이 경북대 치과대학 출신이라 그런지 선후배 관계가 돈독하고, 무슨 사업을 하더라도 마음을 모은다”며 “치과의사들의 전문성과 공동체 정신이 대구의 저력”이라고 자랑했다. 최종 목표를 묻자 박 회장은 단숨에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라고 답했다. 그는 “의과 국책 연구기관은 4곳, 한방도 2곳 있지만, 치의학은 단 한 곳도 없다”며 “한국인의 구강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AI·로봇·유전자 공학을 접목한 신재생 치아 같은 혁신기술을 개발하려면 국가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를 주장하며 “대구 치과산업 제조업체와 종사자 수는 서울, 경기에 이어 전국 3위이며, 치과용 핸드피스의 경우 국내 생산의 96%, 수출의 98%를 차지한다. 경북대치과병원에서는 세계 최초로 미니임플란트를 이용한 교정술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도 검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산업 생태계와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동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연구동과 부지도 확보돼 있어 빠른 착수가 가능하다”며 “국립치의학연구원이 들어서면 학술 연구뿐 아니라 전국 단위 학술대회, 산업전시회도 열 수 있고, 경제 유발효과만 2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회장은 “치의학연구원이 들어서면 대구 치과계만 좋은 일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면서 “하지만 개원의와 연구원은 아무 상관이 없다. 이건 치과계만의 일이 아니라 대구가 치의학과 첨단산업의 중심지가 되는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우리나라 치의학과 치과산업 발전을 위해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최적지는 대구”라며 “치과의사회장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그때까지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를 이뤄내 대구시민에게 큰 선물을 안겨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7-07

확장 혈액투석 잔여 신기능 보존 효과 입증

경북대학교병원과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연구팀이 확장된 혈액투석 영역에서 최초로 잔여 신기능 보존 효과를 입증한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경북대병원 신장내과 김용림·조장희 교수,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임정훈 교수 연구팀이 참여했다. 테라노바를 이용한 확장된 혈액투석(HDx)에 관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신장학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 신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등재됐다. 이번 연구 주제 ‘테라노바를 이용한 HDx가 신규 혈액투석 환자의 잔여 신기능 보존에 미치는 효과: THREAD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은 고유량(high-flux, HF) 투석막과 비교해 확장된 혈액투석의 임상적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테라노바는 흔히 만성 및 급성 신부전 환자를 위한 혈액투석용 투석막으로, 확장된 혈액투석을 가능하게 하며, 비대칭 3중 구조의 미디엄 컷 오프(Medium cut-off) 투석막을 통해 기존 혈액투석 및 혈액투석여과(Hemodiafiltration, HDF)로는 잘 제거되지 않는 대형 중분자 요독물질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하며 알부민 손실을 최소화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테라노바를 사용한 그룹은 기존 고유량 투석막을 사용한 그룹에 비해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가 유의미하게 늦추는 점을 확인하며, 테라노바 그룹에서 사구체여과율(GFR)이 연평균 1.0 mL/min/1.73 m2가 감소한 반면, 고유량 투석막 그룹에서는 평균 2.4 mL/min/1.73 m2 감소해 테라노바 그룹에서 잔여 신기능이 더 잘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6개월, 9개월, 12개월 시점에서도 테라노바 그룹은 일관되게 사구체여과율의 감소폭이 작아 연구 기간 전반에 걸쳐 안정적인 신장 기능 보존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또 24시간 소변량 변화에서도 테라노바 그룹은 9개월까지 고유량 투석막 그룹보다 감소폭이 작아, 체내 수분배출이 더 잘 유지된 점도 확인했다. 연구 책임저자인 조장희 교수는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잔여 신기능은 전해질조절, 체액 균형 및 나아가 사망률 등의 임상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테라노바 기반의 확장된 혈액투석이 잔여 신기능 보존에 효과적임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앞으로 테라노바가 혈액투석 환자의 장기적인 치료 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7-07

계명대 동산의료원 ‘국가서비스대상’ 수상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이 최근 ‘2025 국가서비스대상’ 종합병원 부문을 수상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진료·교육·연구 등 전 영역에서 ‘환자 중심 의료’ 실현에 앞장선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국가서비스대상’은 산업정책연구원(IPS)이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국내 대표 서비스 평가 시상으로, 고객 중심의 가치 창출과 지속 가능한 혁신, 각 분야의 공공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 기관을 선정한다. 1899년 대구 최초로 서양 의술을 펼친 ‘제중원(濟衆院)’에서 출발한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126년의 역사 속에서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동산병원 △경주동산병원 △의과대학 △간호대학 등 5개 산하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메디플렉스 체계를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각종 진료 적정성 평가 1등급뿐만 아니라, 의료 인력 양성 및 미래형 연구 생태계 조성까지 아우르는 등,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의료계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작년 9월, 계명대 동산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주관한 ‘2023년(4차) 환자경험평가’에서 전국 상급종합병원 중 1위를 차지했다. 의사, 간호사, 투약 및 치료 과정, 병원환경, 환자 권리보장, 전반적 평가의 전 평가 항목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실제 환자들이 체감하는 최우수 의료기관임을 입증했다. 또 연구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올해 3월, 지역 사립대학 병원 중 유일하게 보건복지부의 1기 ‘연구중심병원’ 인증을 획득했다. 향후 10년간 약 100억 원 규모의 연구 투자를 통해, 정밀의료 및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조치흠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은 “이번 국가서비스대상 수상은 의료원 전 구성원이 함께 이뤄낸 성과로, 우리 의료원이 꾸준히 실천해온 환자 중심 의료의 가치를 인정받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진료, 교육, 연구를 바탕으로 사람을 향한 따뜻한 의료 가치를 실천하는 의료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2025-06-30

공공의료·교육·연구 아우르는 치의학 중심기관으로 거듭나길

“치의학 미래 열어갈 혁신과 공공의료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권대근 경북대학교치과병원장이 지난달 27일 병원장 연임 취임식 후 “공공의료의 역할과 학문적 선도, 경영 효율화를 모두 아우르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침체와 의료계 갈등 등 대외 변수로 인한 수익 안정성에 대해 “올해부터는 단순 수익 증대에 그치지 않고 진료역량과 환자 신뢰를 함께 높여, 공공의료 병원으로서도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권 병원장은 치의학 분야의 공공의료와 미래 진료체계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대표적인 사업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치의학 융복합 진료센터’ 건립이다. 총 28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센터에는 장애인 구강진료센터와 임상연구, 학생교육 공간이 함께 들어선다. 권 병원장은 “본래 6층 규모로 계획됐으나, 물가 상승과 도심 난공사로 4층으로 축소됐다. 예산 증액이 일부 이뤄졌지만 공사비를 모두 충당하기는 어려웠다”며 “핵심 기능에 집중해 건립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융복합센터에는 장애인 구강진료센터를 이전·확장해 고난도 환자 치료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치과 진료가 중증·희귀 난치성 구강질환과 장애인 치료는 고도의 전문성과 팀워크가 필요한 영역”이라며 "실제로 장애인 환자 치료에는 의료진 4명이 동시에 투입돼야 할 만큼 높은 난이도를 요구한다.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은 진심으로 헌신하는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외래진료동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전신마취와 입원 진료까지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북대치과병원은 서울대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가진 치과대학병원을 기반으로 첨단 임상과 연구에서 두각을 보여왔다. 권 병원장은 “연구력과 공공의료를 동시에 강화하는 것이 국립대병원의 사명”이라며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취약계층과 난치성 환자를 돌보는 공공의료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전국치과병원협회 회장으로서 그는 교육과 연구의 혁신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치의학 임상과 기초 교실 모두에서 신임교수 충원이 어려워지고 있다. 치과대학 졸업 후 수련과 연구를 병행하면서 쉽게 번아웃이 오기 때문”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임상 공동연구와 치의학교육 전담 인력 확보로 후속세대가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공의 교육에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권 병원장은 “치과의사로서 터닝포인트가 일본 오사카대, 미국, 독일 등에서 4년간 연수하며 학문적 시야를 넓힌 경험”이라며 "3~4학년 학생들이 직접 환자를 진료하는 학생진료실을 중심으로, 해외 학회 발표나 참관 기회를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과병원협회 회장으로서 그는 치과 진료의 필수의료 개념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권 병원장은 “장애인 환자가 전신마취 치료를 받아도 전문질환군으로 인정되지 않아 가산료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 반복된다. 정책적 개선 없이는 공공의료를 지속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협회를 통해 정부와 협의하며 치과분야의 제도적 과제 해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치과의사로서,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 지난 수십 년간 다양한 환자와 동행해 온 그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고 오랜 기간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어르신들이 있다”며 “암 자체로 돌아가신 것은 아니어도 치료 과정이 길고 힘들어 늘 마음이 무겁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경북대치과병원이 공공의료와 교육, 연구를 아우르는 전국 치의학의 중심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향후 3년간 치의학 융복합센터를 성공적으로 완공하고 진료·교육·연구의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순간에 현명한 결정을 내린 병원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 병원장은 경북대에서 치의학박사 학위를 취득 후, 경북대 구강악안면외과학 교수,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무부원장, 경북대치과병원 진료처장 등을 역임했다. 경북대치과병원장 외에 대한치과병원협회 협회장과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차기회장 등을 맡고 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6-30

대구의료원, 대구재가 노인복지협회와 협약

대구의료원이 2026년 3월 통합돌봄지원법 시행에 앞서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대구재가 노인복지협회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24일 대구의료원 제1회의실에서 열린 업무 협약식에는 김시오 대구의료원장과 전용우 노인복지협회장 등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업무 협약은 △효율적이고 유기적인 협력관계 구축 및 상호 교류 확대 △의료 사각지대 해소 및 적시 치료 지원·예방적 활동 강화 △상호 간 서비스 연계 및 지원 활성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전용우 대구재가 노인복지협회장은 “물품 제공과 같은 일차원적 복지 서비스 제공이 아닌 복합적이고 다양화된 어르신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고차원적 양질의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어르신이 요양원과 같은 시설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이 아닌 자가에서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돌봄 영역의 통합적인 서비스 제공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시오 대구의료원장은 “지역에 거주 중인 위기 취약 계층 어르신이 거주지에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경북대학교병원 의료진의 대구의료원 파견 확대와 뇌혈관센터 운영을 더욱 활성화하고, 향후 통합외래진료센터(2027년 완공 예정) 운영, 지역응급의료센터 격상 등 전반적인 진료 역량을 향상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양 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과 교류를 확대해 사각지대 없이 필수 의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책임 의료기관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