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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국 방문 조율 중인 브라질 대통령 부인, 한복 입은 사진 SNS 게재

한국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부인 호잔젤라 다시우바 여사가 브라질 한인 사회와 교류한 뒤, 한복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10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주재 한국 총영사관과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브라질 지회 등에 따르면 다시우바 여사는 전날 상파울루 총영사 관저에서 브라질 한인회와 총영사관 관계자들을 만나 환담했다. 한인회는 이 자리에서 다시우바 여사에게 한복을 선물했는데, 이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다시우바 여사가 선물 받은 한복은 하얀색 저고리에 푸른빛이 감도는 치마로 구성돼 있다. 사진 속 주변에는 병풍과 자개 공예품, 다식 등 한국 전통 소품들이 놓여 있다. 다시우바 여사는 인스타그램 글에서 “한국 공식 방문을 앞둔 시점에 한복을 선물로 받는 영광을 누렸다”며 한복을 “주로 축제와 결혼식, 명절, 문화 행사 등에 착용하는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음악과 음식 등 양국의 문화적 연결고리를 높이 평가하며 “곧 한국을 방문해 외교적·문화적·경제적 유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회원들과 소통하며 권한은 뒤로, 책임은 앞으로 하겠습니다.” 대구 연극계 중진 연출가 겸 배우 박현순씨(66)가 제28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으로 선출되며 지역 연극 활성화와 협회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 이사장은 지난 9일 서울 양천구 로운아트홀에서 열린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서울 중심 구조를 벗어나 대구·부산·광주 등 지역 연극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주요 공약으로는 △회원 중심의 투명한 협회 운영 △연극인 권익 보호 및 창작 환경 개선 △지역별 창작 지원 체계 구축 △미래 세대 지원을 위한 혁신 등이 꼽힌다. 특히 ‘연극균형발전단 119’ 구성을 통해 원로 연극인과 협력해 지역별 맞춤형 지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박 이사장이 1987년부터 대구 연극계에 헌신하며 쌓은 신뢰가 바탕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난 박 이사장은 1987년 대구에 정착한 후 연극 ‘카덴자’, ‘너무 놀라지 마’ 등 30여 편을 연출하고 희곡 ‘인생배달부’를 집필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해왔다. 대구연극협회장(2001~2003, 2010~2012),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집행위원장을 역임했으며, 금복문화상, 대구연극제 연출상·연기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선거 캠페인 슬로건 “권한은 뒤로, 책임은 앞으로”에서 드러난 것처럼, 박 이사장은 협회 혁신을 위한 실천적 리더십을 약속했다. 대구 연극계 관계자는 “중앙과 지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역량과 침체된 공연 생태계 회복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당선의 핵심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박 이사장의 임기는 2030년 2월까지 4년이다. 그는 향후 이사회 순회 개최와 공청회 정례화를 통해 회원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연극인의 권익 보호와 창작 환경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튀르키예 출신 사진가이자 스토리텔러 한데 아탄(Hande Atan)의 개인전 ‘To Remember’가 오는 3월 1일부터 15일까지 대구 중구 예술상회토마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 튀르키예, 일본을 잇는 3국 순회전의 출발점으로, 예술상회토마 기획으로 마련됐다. ‘To Remember’는 사진과 회화를 아우르는 작업을 통해 ‘기억’과 ‘집’의 의미를 되묻는 전시다. 작가는 튀르키예 아이발리크, 한국 경주, 일본 야나가와라는 세 도시에서 받은 감각과 체험을 바탕으로, 시간과 삶, 그리고 영혼의 층위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다. 한데 아탄은 터키 자동차 관련 회사에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정착해 8년째 생활 중이다. 본국에서 전시를 준비하던 중 코로나19로 귀국이 어려워졌고, 그 과정에서 2022년 방천문화 기획으로 예술상회토마에서 첫 개인전 ‘To Complete’를 열며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났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그 전시는 타국에서의 삶을 예술로 풀어낸 진솔한 기록이었다. 튀르키예 명문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교사로 활동했던 이력을 지닌 그는 이후 예술대학에 다시 진학해 사진을 전공했다. 학문과 예술을 넘나든 그의 이력은, 이번 전시에서도 사진과 회화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작업 방식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아이발리크, 경주, 야나가와에서 공통적으로 ‘집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낯선 타국이지만 오래 머물며 천천히 관찰하고 기록한 이 공간들은, 물리적 장소를 넘어 기억과 감정이 머무는 내면의 장소로 확장된다. 그의 작업 속 ‘집’은 주소가 아니라, 기억과 영혼 깊숙한 곳에 자리한 경험 그 자체다. 이번 전시에는 사진 작품 12점과 회화 작품 23점, 총 35점이 소개된다. 이미지들은 특정 장소의 풍경을 기록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기억이 공간을 통해 어떻게 전이되고 시간 속에서 변형되는지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예술상회토마에서 시작되는 이번 전시는 이후 튀르키예 아이발리크의 아르투라 갤러리(8월 1~10일), 일본 후쿠오카 야나가와의 하루 갤러리(10월 5~9일)로 이어질 예정이다. 토마 갤러리 유지숙 관장은 “이 전시회는 세 나라를 잇는 순회전이라는 형식적 의미를 넘어, 떠나온 자리와 머무는 자리 사이에서 예술이 어떻게 기억을 잇는 언어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여정(旅程)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최신기사

봄, 색채로 피어나다! 어둠 속에서 길어 올린 생명의 리듬

갤러리토마(대구시 중구 달구벌대로 446길 18-13)가 봄을 맞아 강주영 작가의 기획초대 개인전 ‘토마의 봄, 색채로 물들다’를 연다. 전시는 3월 6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며, 오프닝은 3월 7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강주영의 회화는 꽃과 식물이라는 익숙한 이미지를 출발점으로 삼지만, 화면이 향하는 지점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나 장식적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는다. 검은 배경 위로 겹겹이 쌓인 강렬한 색채는 어둠을 부정하기보다 하나의 ‘휴식의 공간’으로 삼고, 그 안에서 다시 자라나는 생명의 감각을 불러낸다. 작가의 화면에 등장하는 식물들은 실제 자연을 그대로 옮긴 대상이 아니다. 기억과 감정 속에서 천천히 자라난 색과 형태들이며, 각각은 이름을 갖기보다 하나의 기분처럼 화면에 머문다. 잎과 꽃은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공존하고, 반복되는 형태와 리듬은 생명이 지닌 부드럽지만 충만한 힘을 드러낸다. 작가는 색을 분위기 연출의 수단이 아니라, 화면의 긴장과 균형을 조율하는 물질로 다룬다. 밝음과 어둠, 평면과 공간, 정지와 움직임이 한 화면 안에서 교차하면서, 꽃은 더 이상 ‘보는 대상’이 아니라 감각을 조직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관람자는 꽃을 알아보는 대신, 색이 만들어내는 시간과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기획을 맡은 유지숙 평론가는 “강주영의 작품은 친숙한 이미지로 관람자를 화면 안으로 이끌지만, 곧 색의 층과 물성(物性)으로 시선을 붙잡아 보고 있다는 행위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고 평했다. 어둠 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색채의 정원. 강주영의 이번 개인전은 관람자에게 잠시 머물러 숨을 고르고,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겹쳐 볼 수 있는 내면의 풍경을 제안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2-10

“차례는 제사와 달라···구분해 간소화해야”

한국국학진흥원이 설 명절을 앞두고 차례와 제사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며 전통과 현실이 조화된 간소화된 차례 문화 보급에 나섰다. 진흥원은 조선 시대부터 축적된 68만여 점의 자료를 분석해 실용적인 제례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조선 시대 선비들은 차례를 일상 속 예절로 여겼다. 17세기 안동 광산김씨 김령의 일기 ‘계암일록’에는 차례를 “새해 첫 날 조상에게 술과 음식을 올리는 의식”으로 기록했으며, ‘주자가례’ 역시 차례를 일상적 예법으로 규정했다. 반면 제사는 조상의 기일에 맞춰 밤에 진행되며, 혼령을 모시는 절차가 포함된다. 반면 차례는 조상에게 해가 바뀌었음을 알리는 의식으로, 모든 조상을 대상으로 하기에 저승에서 혼령을 모셔오는 절차 없이 밝은 아침에 지내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현대에는 차례와 제사가 혼재된 관행이 확산되고 있다. “설날 제사를 안 지내요”라는 말처럼 용어가 뒤섞여 사용되며, 차례상에 제사 음식(포, 탕류 등)을 과도하게 올려 본래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차례상은 소박했다. 19세기 안동 의성김씨 서산 김흥락의 기록 ‘가제의’에 따르면 술·떡·국수(만두)·육적·탕 2종·과일 4종이 전부였으며, 안동 진성이씨 퇴계 종가는 더욱 간소화해 술·떡국·명태전·북어, 과일 한 접시로 예법을 지켰다. 그러나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라는 이유로 점차 화려해져 제사상보다 규모가 커지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했다. 정종섭 원장은 “설 차례는 새해 첫날 조상께 안부를 전하는 예(禮)”라며 “제사 음식까지 더해 과하게 차리는 것은 예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례상에는 대추, 밤, 탕, 포 등 의례용 제물을 생략하고, 명절 밥상에 어울리는 가족 중심의 요리로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차례는 자손들이 명절 음식을 즐기며 조상을 기리는 의식“이라며 ”명절 음식 중심으로 차례상을 재구성해 부담을 줄이자“고 강조했다. 기혼 여성들의 명절 노동 부담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차례상 준비로 허리가 휜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진흥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통은 존중하되 현대 생활방식에 맞는 실용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며 ”미래 세대가 지속 가능한 제례 문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차례의 본질 회복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10

포항대, 개교 74년 만에 첫 명예졸업장 수여···원로 연극인 김삼일 교수 공로 치하

포항대학교가 개교 74년 역사상 처음으로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하며 지역 문화예술계의 거목인 김삼일(84) 전 대경대 석좌교수를 추앙했다. 김 교수는 평생 연극과 교육, 언론 분야에서 헌신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영예를 안았다. 지난 6일 포항대에서 열린 수여식에서 김 교수는 명예졸업증을 받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1964년 포항대에 입학했으나, 같은 해 발생한 6·3 한일회담 반대 시위 관련 경찰 조사로 학업을 중단하고 제적된 아픈 과거가 있다. 김 교수는 “학업 의욕을 잃었던 시절의 상처가 오늘 완전히 치유된 기분”이라며 감격을 전했다. 대학 측은 “김삼일 동문은 문화예술 발전과 후학 양성에 평생을 바친 인물”이라 평가하며, 그의 대통령상과 이해랑연극상 수상으로 입증된 예술적 성취와 지역 사회에 남긴 족적을 기리기 위해 명예졸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명예졸업증서에는 “언론·교육·예술 현장에서 대학의 명예를 드높인 자랑스러운 동문”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1942년생인 김 교수는 1963년 KBS 포항방송국 성우로 시작해 1964년 극단 ‘은하’를 창단하며 연극계에 입문했다. 그는 ‘대지의 딸들’, ‘별은 밤마다’ 등 총 169편의 작품을 연출했고, 1983년 한국연극예술상, 2004년 이해랑연극상 등을 수상하며 리얼리즘 연극의 대가로 인정받았다. 극단 은하는 1983년 포항시립극단으로 계승돼 현재까지 활동 중이며, 김 교수는 대경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포항연극 100년사’를 집필해 영남지역 연극사 연구에 기여했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200여 편의 연극에 출연·연출하며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홍해성연극상 등을 수상했고, 지역 연극 활성화 공로로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연극인상’을 받았다. 포항대는 “김 교수의 업적은 단순한 개인적 성취를 넘어 지역사회와 교육의 상생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 강조했다. 특히 그가 제적된 후에도 굴하지 않고 예술 외길을 걸으며 포항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10

세계적인 아카펠라 그룹 ‘킹스 싱어즈’ 내한 공연

세계적인 아카펠라 앙상블 킹스 싱어즈(The King’s Singers) 내한 공연이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수성아트피아의 2026년 명품공연 시리즈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지역 관객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예술을 선사할 예정이다. 1968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창단된 킹스 싱어즈는 그래미 어워드 수상 등 음악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은 팀이다. 정교한 하모니와 음악성으로 ‘아카펠라의 정점’이라 평가받으며, 클래식부터 팝·영화음악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로 전 세계 팬들을 매료시켜 왔다. 이번 공연은 대표 레퍼토리 ‘Close Harmony’를 중심으로 르네상스 성악곡, 현대 클래식, 재즈, 팝, 영화음악 등 다채로운 장르를 아우른다. 악기 없이 여섯 명의 목소리만으로 구현되는 풍부한 사운드와 유머, 세련된 연출은 아카펠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전망이다. 공연은 “킹스 싱어즈는 어떤 음악을 부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팀이 직접 음악 세계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어 ‘Something old, something new’ 섹션에서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종교 음악부터 현대 작품까지 시대와 스타일을 넘나드는 곡들을 선보이며, 이들이 전통을 넘어 혁신을 추구하는 팀임을 증명한다. 클래식 애호가부터 일반 관객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이번 공연은 킹스 싱어즈의 유연하고 세련된 음악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9

“인생은 다큐멘터리, 그 속에 첫사랑의 달콤함을”…

수필가 김남희가 신작 수필집 ‘사랑도 말을 알아들었으면 좋겠습니다’(학이사)를 펴냈다. 2019년 ‘한국수필’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내놓은 첫 수필집 ‘푸른 별 지구’에 이어, 한층 깊고 성숙해진 시선으로 세상과 마주한 기록이다. 유아교육기관에서 20여 년간 아이들과 호흡해 온 작가는 어른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찰나의 장면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길어 올리는 데 탁월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체득한 그는, 쉽게 이름 붙일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들에 다정한 언어의 옷을 입힌다. 작가는 이번 작품집을 통해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라고 담담히 고백한다. 극적인 반전이나 화려한 연출이 없는 삶일지라도, 그 지루할 수 있는 나날 속에 ‘첫사랑 같은 달콤함’이 스며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에게 행복이란 거창한 미래의 성취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감각과 좋은 사람이 이기는 세상을 기다리는 순수한 믿음에 맞닿아 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독자를 삶의 깊숙한 곳으로 안내한다. 1부 ‘일상의 온도’: 하루의 틈새에서 건져 올린 생활의 풍경을 담았다. 순대를 좋아하는 소박한 취향부터 갓 구운 빵의 온기까지, 작가의 취향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 자신의 기억 또한 조용히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2부 ‘내 안의 별’: 자기 성찰과 내면의 속삭임에 집중한다.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에서 포착한 섬세한 감정들이 문장마다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3부 ‘자연의 위로’: 여행지에서 만난 자연이 건네는 치유의 순간들을 기록했다. 낯선 곳에서 마주한 풍경이 어떻게 개인의 내면을 어루만지는지를 보여준다. 4부 ‘길 위의 사색’: 떠남과 머묾의 의미를 사유하며 삶의 본질을 묻는다. 김남희 작가는 영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계명대학교 유아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후, 오랜 시간 어린이집과 유치원 원장으로 재직하며 아이들의 순수한 세계를 지켜왔다. 현재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으로 근무하며 한국수필가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등에서 활발한 문학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2-08

“세계 무대에 한국적 성악 알리며 K-클래식 새 장 열 것”

“포항의 작은 무대에서 세계로 향하는 꿈을 키웠습니다. K-컬처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성악가로 성장하겠습니다.” 포항예술고등학교 3학년 류병진 군(19)이 2025년 국내 최고 권위의 이화경향 음악콩쿠르에서 포항 지역 최초로 고등부 성악 부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26년 입시에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에 합격해 화제다. 형 류병찬(21·서울대 음대 성악과 휴학)씨와 함께 두 형제는 오롯이 포항에서만 음악교육을 받아 성공한 사례라서 지역 예술 교육의 가능성을 입증한 것으로 교육계와 음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류병진 군은 이화경향 음악콩쿠르에서 쟁쟁한 수도권 학생들을 제치고 포항 출신으로는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올해에는 108명이 지원한 서울대 성악과 정시 전형에서도 단 13명의 합격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되며 실력을 입증했다. 홍태기 포항예술고 교장은 “지역 학생의 한계라는 편견을 깨뜨린 역사적 사건”이라며 “예술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서도 체계적인 훈련과 열정만 있다면 전국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류병진 군의 성공은 포항예술고의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과도 맞닿아 있다. 학교는 성악 전공자를 위해 개인 레슨, 해외 마스터클래스, 국제 교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홍태기 교장은 “이번 성과로 포항예술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예술 교육의 플랫폼으로서 더욱 발전해 나가고 학생들이 예술가로서 사회에 환원하는 가치를 배우도록 교육 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류병진 군의 성공 배경에는 이미숙 포항예술고 강사(56)의 헌신적인 지원도 빠트릴 수 없다. 이미숙 강사는 류 군의 발음·호흡법부터 감정 표현까지 세밀히 교정하며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닌 예술가의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특히 놀라운 것은 류병진 군의 형 류병찬씨도 2023년 서울대 성악과에 입학했다는 점이다. 두 형제가 지역 예술고 출신으로 서울대 성악과에 연이어 합격한 것은 유례가 없다. 이미숙 강사는 “병진이와 병찬이 모두 음악적 재능은 물론, 매일 4시간 이상의 자기 주도적 연습으로 자신을 단련해왔다”며 “포항에서도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류병진 군은 단순히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성악가에 안주하지 않고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예술가를 지향한다. 최근에는 환경 문제와 사회적 갈등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처럼 인간의 내면을 울리는 작품으로 세상에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학 졸업 후 독일 유학을 계획 중인 그는 “해외 무대에서 한국적 감성의 성악을 알리며 K-클래식의 새 장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시에 지역 문화 소외 계층을 위한 재능 기부 공연도 이어갈 예정이다. 류병진 군은 “형은 현재 육군본부 군악대에서 복무 중이지만, 형과 함께 포항의 작은 교실에서 시작된 도전이 글로벌 무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한국 성악의 세계화를 이끄는 쌍두마차가 되겠다”고 말했다. 류병진 군은 “연습 중 자신의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겠지만, 묵묵히 하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온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하며 “포항에서도 충분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앞으로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어 더 많은 학생이 예술가의 길을 걷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8

“연극·뮤지컬 중심극장으로 도약”···국비 2억6000만원 원 유치

대구시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 봉산문화회관(관장 전성찬)은 2026년 새해벽두부터 대규모 국비 유치 성과를 알리며, ‘연극·뮤지컬 중심극장, 스토리가 있는 전시장’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담은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 공모전에서 3개 부문 동시 선정되며 이뤄진 것으로, 공공문예회관으로서의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국비 2억6420만원 확보···지역 문화 허브로 발돋움 봉산문화회관은 ▲2026 문예회관 특성화 지원사업(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기반 청년일자리지원사업(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3개 국가 공모에 잇따라 선정됐다. 이를 통해 확보한 예산 2억6420만 원은 지역 콘텐츠 제작 강화, 청년 예술인 지원, 공공 공연 유통 확대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 특화 공연 개발에 방점을 둔 점이 눈길을 끈다. △화려한 공연 라인업과 가족 친화적 프로그램 봉산문화회관의 올해 기획공연은 어린이·가족 대상 콘텐츠, 지역 스토리 기반 창작극, 우수 레퍼토리 개발 등으로 균형 있게 구성됐으며, 회관의 상징성과 공공성 강화를 함께 실현하고 있다. 3월부터 이어지는 화려한 공연 라인업 본격적인 시즌의 포문은 3월 뮤지컬 갈라 콘서트 형식의 신춘콘서트 ‘RE:START’가 연다. 국내 최정상 뮤지컬 배우 민우혁과 유리아가 출연해 지역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뮤지컬 넘버와 OST 등으로 구성된 품격 있는 무대를 선사한다. 팝스 밴드와의 협연을 통해 클래식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무대로, 새 봄을 맞는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가정의 달 5월에는 중구의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그림책 페스티벌, BOOK적BOOK적’이 개최된다. 세계적인 작가 백희나의 대표 그림책을 원작으로 한 가족뮤지컬 ‘알사탕’, ‘장수탕 선녀님’이 각각 5월 2일~3일, 9일~10일 가온홀 무대에 오른다. 어린이 대상 공연뿐 아니라, 그림책을 바탕으로 한 기획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해 회관 전체가 가족 친화적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검증된 명작 공연과 창작극, 장르별 우수 레퍼토리 선보여 상반기 온가족이 함께하는 기획공연에 이어, 극장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공연도 잇달아 선보인다. 9월에는 ‘봉산 마스터피스 시리즈’로 자체 제작하는 창작뮤지컬 ‘신들의 밤’이 초연된다. 대구 서문시장의 ‘금달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신화적 판타지 구조를 차용해 대구 중구 콘텐츠를 통해 대중성 및 사회적 메시지를 무대 위에 담아낸다. 음악, 안무, 무대미술까지 모두 새롭게 창작되는 이번 공연은 지역 스토리를 담아 ‘연극·뮤지컬 중심극장’이라는 목표를 실현하는 대표작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우수공연시리즈’로 4월에 대학로 인기 레퍼토리 연극 ‘망원동 브라더스’, 10월에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국악 콘서트 ‘풍류일가’를 선보인다. 연극 ‘망원동 브라더스’는 김호연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가족과 인생을 유쾌하게 풀어낸 휴먼 코미디 연극으로, 공감과 웃음을 이끌어내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 국악콘서트 ‘풍류일가’는 국악계 아이돌 김준수와 서도소리의 대표적인 젊은 소리꾼들이 함께 전통, 창작 국악, 재즈 리듬이 어우러진 새로운 감각의 국악 콘서트로,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예술로 잇는 시대와 세대”··· 전시 프로젝트 눈길 전시 부문에서는 ‘스토리가 있는 전시장’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대구 중구 출신의 천재 화가 이인성과 그의 스승 서동진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대구문화사 전’을 선보인다. 9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는 20세기 한국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지역 미술이 지닌 정체성과 예술사적 의미를 되짚어보는 중요한 기획 전시가 될 것이다. 11월에는 문화예술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아트 도네이션 전’이 열린다. 작가는 작품을 기증하고, 기업은 작가 창작활동을 위한 기부를 추진하는 방식의 전시로, 예술과 나눔의 선순환을 실현하고 관람객에게는 예술을 통한 사회적 참여의 가능성을 환기시키는 의미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트스페이스 ‘유리상자’ 시리즈도 계속된다. 강민영(2~4월), 정정하(10~12월) 작가의 개인전을 통해 설치미술의 흐름과 실험성과 동시대적 감각을 담아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8

전시 리뷰▶▶▶포항 공예의 미래 가능성을 탐구하다···산업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매치-업: 연결되는 우리’ 전

“H빔 모둘러 벤치&커피 테이블, 알루미늄 금속 프린팅 스탠드. 스테인리스 스틸 면발광 LED 조명, 스틸 스탠드, 스테인리스 스틸 스피커, 강판 꽃병···.”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주최하는 예술인과 기술인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공예 창작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실험적 공예 전시 ‘매치-업: 연결되는 우리’(Match-up: We Connect)가 오는 2월 22일까지 포항시 북구 학산동 공예실험실 커넥트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포항이 보유한 금속 제작 문화와 현대 공예의 접점을 탐구하는 자리로, 환동해 공예산업 특화지역 조성사업의 하나인 ‘소도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산업 자재와 첨단 기술을 예술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공예 시리즈 23점의 작품을 통해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소도 프로젝트’는 포항이 오랜 세월 축적한 철강 산업의 기술적 자산과 현대 공예의 창의성을 결합한 혁신적 시도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소도(蘇塗)’에서 이름을 차용한 이 프로젝트는 ‘디자인과 근원의 공생’을 목표로 한다. 과거 제의 공간이자 야장(冶匠)의 땅이었던 소도의 상징성을 이어받아 제철 산업의 역사 위에 예술의 터전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이번 전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 7명, 금속 제작 마스터 6명, 융합기술 마스터 3명 등 총 16인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이들은 워크숍을 통해 각자의 전문성과 예술성을 교환하며,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실험적 작품을 완성했다. 특히 ‘워크숍 아카이브’는 제작 과정의 시행착오부터 기술적 도전까지 기록해 결과보다 ‘과정 자체의 가치’를 조명한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포항 철강 산업의 상징인 철판, 파이프, H빔 등을 소재로 삼아 일상 속 공예품으로 변모시켰다. 투박한 산업 자재가 예술적 기법을 만나 미학적 완성도를 갖췄다. 김권우 작가는 철판과 파이프로 만든 ‘스밈(Smim)’을 통해 차가운 금속의 물성을 따뜻한 빛으로 표현했다. 김영민 작가는 H빔과 원목을 결합한 모듈러 벤치와 커피 테이블을 선보이며 산업적 구조와 생활 공예의 조화를 탐구했다. 김은솔 작가는 금속으로 해초 형상을 구현한 스탠드 ‘씨위드 오디세이(Seaweed Odyssey)’를 통해 자연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든다. 박진희 작가의 물방울 모티프 금속 조명과 이시영의 감정 담긴 금속 조명 내장 공예품은 빛을 매개로 한 감성적 소통을 시도한다. 이진희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음향·빛 기술을 융합한 ‘빛의 공명, 은하수를 담은 스피커’로 소리의 파동을 시각화했다. 최근영 작가의 화병 ‘페르블룸’은 철제 구조물에 생명을 상징하는 꽃을 결합해 산업과 생태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기술 마스터들은 용접, 3D 모델링, 센서 제어 등 산업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로 작품 구현을 지원했다. 이들의 참여는 공예가 단순한 핸드메이드를 넘어 ‘기술 기반 제작 산업’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또한 전시가 열리는 공예실험실 커넥트는 작가, 기술자, 시민을 잇는 플랫폼 역할을 하며, 향후 남구 연일읍의 공예실험실 마스터스와 함께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의 거점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제작 과정의 실험과 협업 자체를 아카이브 형태로 재구성했다. 관람객은 워크숍 기록을 통해 기술과 예술이 충돌하고 융합되는 순간을 체험할 수 있다. 이는 산업 도시의 기술적 자산이 어떻게 문화예술로 승화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기술적 기법에 예술적 감성을 더해 지역 공예 산업의 창조적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청년 예술인의 활동 기반 확장과 기술-예술 융합 도시로서의 발전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7

EBS ‘세계의 명화’, 장국영·원영의 주연의 ‘금지옥엽’

EBS 1TV ‘세계의 명화’가 7일 토요일 밤 10시 45분 홍콩 영화의 황금기를 수놓았던 로맨틱 코미디의 걸작, 진가신 감독의 ‘금지옥엽(金枝玉葉)’을 방영한다. 1994년 제작된 이 작품은 성별과 정체성을 가로지르는 발칙한 상상력과 세련된 연출로 개봉 당시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동시에 받았던 작품이다. 영화는 홍콩 최고의 여가수 로즈(유가령 분)와 그녀를 키워낸 프로듀서 샘(장국영 분)을 우상으로 여기는 열성팬 임자영(원영의-袁詠儀 분)의 엉뚱한 도전에서 시작된다. 자영은 이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남성 신인가수 오디션에 남장을 하고 참가해 합격하게 된다. 샘은 미소년 같은 외모 속에 순수한 열정을 지닌 자영을 아끼며 음악적 교감을 나누지만, 자영이 남성인 줄 알면서도 싹트는 미묘한 감정에 당혹감을 느낀다. 여기에 샘의 연인 로즈까지 자영에게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며 세 사람의 관계는 복잡한 오해와 진실의 소용돌이로 빠져든다. 이 영화는 단순한 소동극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는 ‘우리는 상대의 성별을 사랑하는가, 아니면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남장한 자영을 향해 샘이 느끼는 혼란은 사회가 규정한 성 역할의 틀을 깨고, 사랑의 본질은 결국 영혼의 이끌림에 있음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특히 90년대 홍콩 사회의 고정관념을 경쾌하게 비판하면서도 인물의 내면적 고독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짚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장국영의 섬세한 멜로 연기와 원영의(袁詠儀)의 중성적이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은 이 영화의 독보적인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당대 홍콩 음악 산업의 활기찬 분위기와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져 시대를 초월한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재미를 보장한다. 거짓된 정체성 속에서 피어난 진짜 사랑의 향기를 담은 영화 ‘금지옥엽’은 토요일 밤, 안방극장을 따뜻한 감동과 설렘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2-07

포항시립교향악단이 펼치는 베토벤 명곡 향연

포항시립교향악단이 베토벤의 명곡으로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2일 오후 7시 30분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제220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베토벤’을 주제로, 인간의 고뇌와 승리를 음악으로 승화시킨 거장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협연자로 나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은 한국을 대표하는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이자 독보적인 솔리스트로 주목받고 있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로 입학한 그는 김남윤 교수 문하에서 수학했으며, 독일 뮌헨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등과 협연하며 국내외 무대를 누비는 그는 2007년 노부스 콰르텟을 결성해 ARD 국제콩쿠르 2위를 차지하며 세계 클래식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재영은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 김남윤 교수를 사사하며 졸업 후 독일로 유학 가 뮌헨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이번 공연에서 김재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61’을 연주한다. 1806년 작곡된 이 곡은 3악장 구성, 장대한 팀파니 리듬, 후대에 추가된 카덴차 등이 특징으로,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와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이 조화를 이룬다. 2부에서는 클래식 음악의 대명사라 불리는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이 연주된다. 이 곡은 단조로 시작해 장조로 마무리되는 독특한 구조로 점차 청력을 잃어가던 베토벤이 절망 속에서도 삶의 고통과 불확실함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완성한, 불굴의 의지와 희망을 담고 있다. 곡은 네 개 악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악장마다 독특한 분위기와 음악적 특징을 통해 드라마틱한 전개가 펼쳐진다. 1악장은 무게감 있고 긴장감 넘치는 동기로 청중을 몰입시키는 반면, 2악장은 차분한 선율로 내면의 평화와 위안을 전한다. 특히 목관과 현악기의 서정적인 선율은 고요한 삶의 정취를 그려낸다. 이어지는 3악장은 빠른 템포와 경쾌한 리듬으로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4악장은 장대한 금관과 타악기의 폭발적인 음향으로 절정을 이루며 긴 여정을 마무리하고, 승리의 환희를 전한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은 대중에게 ‘운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이는 비공식적 별칭으로 출판 악보에도 표기돼 있지 않다. 차웅 포항시향 지휘자는 “베토벤은 청각 상실을 극복하고 불멸의 작품을 남겼다”며 “교향곡 5번은 그의 삶의 투쟁을 담은 걸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1악장의 강렬한 도입부는 운명의 도전을 상징하지만, 마지막 악장의 환희는 인간 정신의 승리를 노래한다”면서 “고통 속에서도 끝내 승리한다는 메시지가 청중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작곡가 이름을 그대로 주제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6

인간이 사라져 가는 전쟁 속에서 ‘최종 승자’는

기술은 언제나 전쟁의 양상을 바꿔 왔다. 화약은 중무장한 기사(騎士)를 고꾸라뜨렸고, 철도와 전신은 총력전을 가능하게 했으며, 원자폭탄은 전쟁의 대가를 인류가 감당 못 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은 이전의 기술들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이전의 기술들이 인간의 능력을 ‘확장’했다면, AI는 인간의 역할 자체를 ‘대체’한다. 운명을 가르는 순간에 인간이 개입할 여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인간이 사라져 가는 전쟁에서, 인류는 과연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신간 ‘인간 없는 전쟁’(북트리거)은 이 물음에 응답하려는 시도다. 저자인 최재운 광운대 경영학부 빅데이터경영 전공 교수는 기술과 전쟁이 얽혀 온 역사를 개괄하고,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 최근의 전쟁터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톺아본다. 인간의 손아귀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기술이 야기할 윤리적 딜레마를 찬찬히 짚어 보고,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한다. ‘인간 없는 전쟁’은 인공지능(AI)이 현대 전쟁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며 초래하는 윤리적·사회적 문제를 심층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AI는 이전 기술과 달리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며 전쟁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AI의 발전과 군사적 활용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감각을 바탕으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AI 전쟁의 가장 큰 문제는 책임 소재의 불분명성이다. AI 오작동으로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해도 법적·윤리적 책임을 물을 대상이 없다. 원격 전쟁에 익숙해진 병사들은 ‘일상과 전투의 괴리’로 인해 오히려 심리적 스트레스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된다. “AI는 생사 결정의 주체를 기계로 전환하며, 책임 소재마저 모호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섣부른 기술 낙관주의나 묵시록적인 비관주의, 양쪽 모두와 거리를 두고 ‘AI 시대의 인간다움’을 재고하기를 요청한다. 2023년 하마스와 휴전 중인 이스라엘군은 AI 시스템 ‘라벤더’(패턴 분석), ‘가스펠’(목표 특정), ‘웨얼스 대디’(위치 추적)를 활용해 표적을 식별하고 폭격을 수행한다. 인간 장교는 AI가 생성한 살생부를 20초 만에 승인하는데, 이는 “남성 여부만 확인하고 공격 결정을 내리는 수준”이라고 책은 전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 전쟁’의 실험장이다. 양측은 유선 드론, 엣지 AI 기술 등으로 통신 차단 상황에서도 자율 작전을 펼치며, AI 참모가 전략·전술을 제안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AI 드론부대는 통신 두절 시 스스로 최적의 작전을 수립한다. LLM 기반 AI는 정세 분석과 여론 조작까지 담당하며, 딥페이크 영상 유포와 사이버 공격이 일상화됐다. 저자는 “SNS 피드와 알고리즘도 전쟁의 첨병으로 변모했다”며 “트로츠키의 경구처럼 이제 전쟁은 우리에게 직접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실리콘밸리 기업들(팔란티어, 구글 등)은 AI 기술을 군사 목적으로 확대하며,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지원 사례처럼 민간 기업이 전쟁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저자는 “국제적 협약은 무력화됐고, AI 군비경쟁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안전한 AI를 만들기 위한 몇 가지 기술적 원칙을 제시한다. AI의 목표와 행동을 인간의 가치와 일치시키고, 의사 결정 과정을 추적할 수 있게끔 작동 프로세스를 투명화하고, AI를 즉각 중지할 수 있는 킬 스위치를 구비하고, 인간이 주도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설명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적 해결만으로는 부족하다. 저자는 “시민이 기업의 AI 개발 목적과 정부 정책의 투명성을 요구해야 한다”며 “작은 질문과 행동이 변화를 만들 것”이라 강조한다. 저자는 “AI 시대의 전쟁은 화면 너머 인간의 고통을 망각하게 만든다”며 “생명을 다루는 결정에는 반드시 인간적 책임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5

8개국 32명 스피노자 전문가의 기념비적 연구성과 담아

신간 ‘스피노자 편람 (‘The Bloomsbury Companion to Spinoza·그린비)은 빕 판 뷩어·헨리 크롭·피트 스테인바이커스·예룬 판 더 펜 등 8개국 32명 스피노자 전문가의 기념비적 연구성과로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1632~1677)의 거의 모든 것을 담은 입체적인 성과물이다. 기존의 편람류 도서가 스피노자 철학의 제 주제에 관한 논문을 묶어 출판했다면, ‘스피노자 편람’(그린비)은 스피노자의 생애(1부), 스피노자에게 영향을 준 이들이나 사조(2부), 그의 철학에 대한 초기 비평가들의 비평(3부), 스피노자 철학의 주요 용어 해설(4부), 그의 저작에 관한 소개(5부)와 스피노자 연구사(6부)를 다루는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 1부 ‘생애’는 세금 장부, 파문 문서, 교회 기록 등 1·2차 사료를 통해 스피노자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복원했다. 유대인 공동체 추방 사건, 홀란트 정치가 암살 관련 기록 등이 포함돼 역사적 맥락을 제공한다. 2부 ‘영향’에서는 데카르트, 스토아 철학, 유대교 신비주의, 17세기 신탁마니즘 등 스피노자 사상의 원천과 주변 사상가들의 관계를 분석한다. 3부 ‘초기 비평가’는 스피노자에 대한 당시 적대적 비평을 모아 당대의 논쟁적 평가를 재조명한다. 4부 ‘용어 해설’은 112개의 핵심 개념(신, 실체, 양태 등)을 20여 명의 전문가가 해설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5부 ‘저작 개요’에서는 ‘에티카’를 비롯한 주요 저작뿐 아니라 ‘히브리어 문법 강요’처럼 덜 알려진 작품까지 소개하며, 각 저작의 핵심 내용을 요약했다. 6부 ‘연구사’는 19세기 이후 스피노자 연구의 흐름을 정리해 그의 사상이 현대에 미친 영향을 입증한다. 스피노자는 토마스 홉스, 르네 데카르트, 존 로크,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와 함께 근대 철학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질적 일원론(신과 세계가 동일하다는 주장)과 결정론적 자유 개념은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그를 “철학의 그리스도”라 칭하며, ‘차이와 반복’ 등에서 스피노자의 사상을 재해석했다. 헤겔은 “누구나 철학을 시작할 때 스피노자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고, 신유물론 계열 학자들(로지 브라이도티, 필리프 데스콜라 등)은 스피노자의 물질적 일원론에서 포스트-휴먼 담론의 실마리를 찾는다. 이번 완역본은 원서의 오류를 수정하고 세심한 해설과 역주를 추가해 학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진태원 교수는 “원서보다 나은 번역본”이라며 “학자의 성실함이 빚어낸 역작”이라 평가했다. 특히 1000쪽이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의 권위자들이 협력해 스피노자 연구를 집대성한 점에서 주목받는다. 스피노자의 사상은 종교적 관용, 정치적 자유, 자연과학적 세계관 등에서 현대 사회의 핵심 가치를 예견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5

포항문화원, ‘포항의 옛 지도’ 도록 발간···“역사·문화유산 재조명으로 지역 정체성 확립”

'지도로 읽는 포항의 500년 역사’.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이 지역사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전승하기 위해 ‘포항의 옛 지도’ 도록을 발간했다. 이번 도록은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포항의 변천사를 지도를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지역민과 연구자들에게 역사적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의 역사는 단순한 공간의 변화가 아닌 시간과 인간의 선택이 쌓인 결과물이다. 포항문화원은 이러한 역사의 흔적을 가장 생생하게 담은 매개체로 ‘지도’를 주목했다. 이번에 발간된 도록에는 조선 후기 고지도를 시작으로 근대 항만 지도, 산업화 시기 도시 확장지도, 현대의 포항을 담은 최신 지도까지 총 105점의 지도가 수록됐다. 각 지도는 단순한 위치 정보뿐 아니라 당시 사회의 공간 인식, 행정 체계, 도시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포항은 조선시대 동해안의 군사 요충지로 시작해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이끈 핵심 도시로 성장했다. 현재는 해양·철강·문화가 융합된 도시로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 중이다. 도록은 이러한 시대별 변화를 지도 위에 고스란히 기록해, 독자들이 포항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이번 도록의 기획과 집필은 권용호 포항문화원 부설 포항문화연구소 위원이 주도했다. 그는 방대한 사료 수집과 고지도 판독, 근현대 지도 분석, 지역사 해석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학술적 깊이를 더했다. 특히 조선 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지도를 한데 모아 포항의 역사적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이 눈에 띈다. 권 위원은 편저자의 말을 통해 “옛 지도는 문헌에서 볼 수 없는 지역의 생생한 변화를 포착한다”며 “‘포항’이라는 이름의 유래부터 사라진 지명(포항창, 어룡사 해변, 석남사 등)까지 지도를 통해 확인하며 마치 ‘나만의 특권’을 누린 듯했다”고 전했다. 또한 “여러 기관과 개인 소장자들의 협력을 받아 자료를 모으고, 지도마다 해설을 달아 지역사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포항문화원은 이번 도록이 지역민에게는 자신이 살아가는 도시의 역사와 공간을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학생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인식을 넓혀주는 교육 자료로, 연구자에게는 포항 지역학을 심화시키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고 문화의 뿌리를 지키는 것이 문화원의 책무”라며 “도록을 바탕으로 전시, 시민 강좌, 역사 답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도록에는 죽도와 해도 등 포항의 옛 지명이 담긴 지도부터 산업화 시기 철강 단지 확장 과정, 현대의 해안 개발 현황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이는 지역민들이 자신이 사는 공간의 역사적 의미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한 학교 현장에서는 지도를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이나 토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 교육적 가치가 높다. 이번 도록의 편저자인 권용호 박사는 포항 출신으로, 중국 난징대학교에서 고전 희곡을 전공하며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한동대학교 출강과 포항고전연구소 번역 작업에 참여하며 학문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고전 문학 연구를 통해 축적한 문헌 분석 역량이 지역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포항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 후세에 전하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5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기증작 특별전: 이음’ 12일 개막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희철) 미술관은 2025년 기증자들의 사회적 공헌을 기리는 ‘기증작 특별전: 이음’을 오는 12일부터 3월 29일까지 스페이스 하이브 1~3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김영길(전 영진전문대학교 교수)·박은미(천석 박근술 유족) 등 개인 기증과 리안갤러리의 기관 기증, 2025 올해의 청년작가 신준민·이재호의 기증작을 포함해 회화·사진·서예·자료 등 70여 점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기증으로 확장된 미술관 컬렉션의 가치와 문화적 의미를 관람객과 공유하며, 지속 가능한 기증 문화 확산과 지역사회 문화적 연대 강화를 목표로 한다. 전시 제목 ‘이음’은 ‘개인의 소장’이 ‘공공의 컬렉션’으로 이어지는 연결이자, 서로 다른 세대와 장르, 지역과 동시대가 만나는 교차점을 의미한다. 전시는 소장자가 작품을 공공과 공유하는 선택을 조명하고, 그 선택이 시민의 경험으로 확장되는 과정인 ‘이어짐’을 서사로 삼았다. 전시는 전시실별로 기증 작품의 다채로운 면모를 펼쳐 보인다. 1전시실은 한국 수채화의 거목 이경희를 중심으로 강운섭, 권영호, 김건규, 김우조, 김태, 박광진, 박항섭, 성병태, 이국봉, 이항성, 최돈정 등 지역 미술의 높은 예술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2전시실에서는 영남 서화의 계보가 한눈에 이어진다. 석재 서병오, 긍석 김진만, 죽농 서동균, 천석 박근술의 작품을 통해 영남 서화의 계보를 한눈에 확인하며, 스승과 제자, 동시대의 교유와 전승이 어떻게 지역 미술의 뿌리가 됐는지 조명한다. 3전시실은 해외 작가 리사 루이터, 러셀 영, 디자인과 함께 고명근, 김두진, 차규선, 곽승용, 류현욱, 신준민, 이재호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는 ‘기증’이 과거의 보존을 넘어 현재의 실험과 미래의 해석으로 이어지는 통로임을 보여준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은 “한 점의 기증은 소장자의 안목이 시민의 향유로 건너오는 가장 분명한 ‘이음’이라며 "이번 특별전이 작품을 매개로 기증의 가치를 공유하고 지역의 컬렉션을 더욱 풍부하게 연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무료 관람이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설 당일(17일)은 정상 개관하며, 19일은 임시 휴관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5

"포항 철강공단 옆 학교가 예술의 산책로가 되다···공공미술이 바꾼 일상“

회색빛 콘크리트 담장에 가려져 있던 대송초등학교의 담장이 색색의 그림과 철판 조각으로 물들었다. 거대한 포항철강산업단지의 굴뚝 연기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이곳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차가운 공장 소음을 밀어내고 있다. 지난 3일, 포항문화재단이 펼친 공공미술 프로젝트 ‘아트 펜스’가 학교 담장을 예술의 산책로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5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핵심 사업으로, 철강 산업의 상징성과 예술을 결합해 도시 공간을 재생한다는 목표로 진행됐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그간 ‘철’을 소재로 한 작품을 전시장에 선보이는 데 머물렀지만, 지난해엔 학교·공장·주택가를 잇는 일상 공간으로 무대를 확장했다. 특히 대송초등학교 아트 펜스는 철강 기업의 기술과 현장 역량이 지역의 일상 공간을 변화시키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한 의미 있는 사례로 주목받는다.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 중앙수리섹션과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이 기술 지원을 맡았고, 지역 작가 이향희(회화)·정미솔(일러스트)씨와 대송초등학교 전교생이 직접 그림을 그리며 참여했다.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그린 그림과 발자국이 작품에 새겨졌어요. 이 길은 이제 아이들 자신의 이야기가 된 거죠.” (정미솔 작가) 담장에 설치된 작품은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다. ‘복실이 꽃신’ 은 유기견 복실이가 가족을 찾는 포항의 원로 작가 박이득의 동화 ‘복실이 꽃신’에 정미솔 작가의 일러스트를 철판에 새겼다. 생명 존중 메시지를 산업 도시 아이들에게 전하기 위한 장치다. 이향희 작가의 ‘포항의 길을 따라’ 는 작가의 아버지가 철강공단으로 출근하던 길을 추상화로 표현했다. 작품 하단에는 아이들이 직접 찍은 발자국 도장과 그림이 더해져 “이 길의 주인공은 우리!”라 외친다. 겨울방학을 맞아 돌봄교실에 오던 아이들은 이제 3월 새학기가 되면 매일 아침 등굣길에서 예술을 만난다. 학부모 김모(38) 씨는 “담장에 펼쳐진 동화 속 풍경과 햇빛에 반짝이는 철판 조각을 보니 마음이 환해진다”며 미소 지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아트 펜스는 ‘산업에서 일상으로, 전시에서 생활로’ 라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일상이 곧 예술이 되는 다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