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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행운의 천재가 그린 자유로운 상상

많은 위대한 클래식 작곡가들은 가난, 질병, 정신적 고통 속에서 불멸의 작품을 창조했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아버지의 학대와 청력 상실, 경제적 불안 속에서도 걸작을 남겼고, 프란츠 슈베르트는 평생 빈곤과 병마에 시달리며 31세로 생을 마감했다. 로베르트 슈만은 손 부상으로 피아니스트의 길을 포기한 뒤 정신질환으로 요양원에서 숨졌다. 이처럼 삶의 상처와 내면의 고뇌가 스민 이들의 음악은 시대를 초월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반면에 펠릭스 멘델스존(1809~1847)은 ‘행운아’라는 이름처럼 부유한 유대계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났다. 은행가인 아버지, 철학자 할아버지, 음악 애호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성장한 그는 유럽 예술계의 중심에서 풍부한 교류를 누렸다. 우아한 외모와 사교성으로 귀족 사회에서 각광받았으며, 그의 음악은 고통보다 세련된 균형과 지적 우아함이 특징이다. 화려한 환경과 여유로운 삶이 반영된 작품은 당대의 문화적 취향과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19세기 낭만시대를 대표했던 멘델스존의 음악 스타일은 바흐, 헨델 그리고 모차르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에게서 아름답고 밝은 음색을 가진 시적인 작품들이 많이 보인다. 멘델스존이 살았던 시기는 초기 낭만시대이며 고전시대에 비해 작곡에 엄격한 틀이 없었고 개인의 감정표현을 중요시하는 시기였다. 멘델스존은 고전주의적 낭만주의 작곡가로서 고전주의 형식의 틀 안에서 낭만시대의 자유로운 감정을 담아내었다. 형식의 엄격함, 균형, 절제 보다는 인간 개인의 감정, 사상을 중요시하여 작곡에 있어서 보다 자유로운 화성사용, 종지와 형식의 모호함 등을 사용하였다. 낭만시대에 꽃을 피운 ‘판타지(환상곡)’은 이렇게 작곡가가 생각하는 느낌을 즉흥적으로 쓰는 스타일이다. ‘판타지’는 라틴어 ‘Phantasia’에서 나온 말로, ‘상상’이라는 뜻을 가진다. 일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기 때문에 작곡가의 독창적인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판타지는 시대를 거치면서 다양하게 변화되었지만 멘델스존이 살았던 시절에는 아직 고전주의적인 영향이 많이 남아 있다. 멘델스존의 대표 피아노 작품 중 오늘 주목할 곡은 ‘피아노 판타지 Op. 28’, 흔히 ‘스코틀랜드 소나타’로 불리는 작품이다. 1832년 여름부터 1833년 초까지 스코틀랜드 여행 중 받은 영감으로 작곡되었으며, 처음에는 ‘소나타’로 구상되었으나 출판 시 ‘판타지’로 제목이 변경되었다. 이 곡은 그의 스승이자 친구인 피아니스트 이그나츠 모셸레스에게 헌정되었다. 당시 멘델스존이 가지고 있던 음악적 아이디어와 감성을 잘 반영하는 곡이다. 3악장 구성으로 되어있고 악장 간 중단 없이 연속 연주된다. 1악장(F♯ 단조)은 아르페지오(화음을 한꺼번에가 아닌 풀어서 연주)로 시작되며, 자유롭고 즉흥적인 카덴차풍 분위기를 연출한다. 화려한 패시지(선율적 전개)와 긴 페달 포인트(화음의 근음을 반복적으로 유지하며 트릴·글리산도 등으로 장식)가 사용되어 환상곡적 특성을 강조한다. 2악장(A장조)은 사랑스럽고 밝은 악장으로, 전곡 중 유일한 장조로 조성 변화를 통해 이전 악장과 대조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3악장(F♯ 단조)은 소나타 형식이 마지막 악장에 적용된 점이 특징적이다. 일반적으로 소나타 형식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원조(원래의 으뜸조)'로 복귀하지만, 이 곡에서는 같은 으뜸음계(F♯ 단조) 내에서 변형되어 고전적 틀을 유지하면서도 자유로운 구조를 구현했다. 이는 전통적인 형식과 낭만주의적 창의성의 조화를 보여준다. ‘피아노 판타지 Op. 28’은 표면적으로는 연주 난이도가 낮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섬세한 다이내믹 컨트롤과 감정 표현의 깊이를 요구한다. 그의 음악은 고통이 아닌 지적 세련미와 균형 감각으로 완성된 낭만주의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멘델스존의 또 다른 명작인 ‘무언가(Lieder ohne Worte)’ 시리즈(총 49곡) 역시 피아노로 구현된 서정시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각 곡은 짧은 소품이지만, 시적인 제목과 함께 독특한 분위기와 표정을 담아낸다. 멘델스존의 음악은 “클래식은 반드시 비극적이어야 한다”는 편견을 깨뜨린다. 그의 작품은 풍요로운 환경과 지성적 탐구가 어떻게 예술적 완성도로 승화될 수 있는지 증명한다. ‘피아노 판타지 Op. 28’은 단순한 기교적 유희가 아니라, 고전적 전통과 낭만적 상상력의 융합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구현한 증거다. /박정은 객원기자

경주 오아르미술관은 오는 9월 29일까지 일본 현대미술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63)의 ‘해피 플라워’ 연작을 중심으로 한 특별 소장품전 ‘무라카미 다카시: 해피 플라워’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오아르미술관이 지난 20여 년간 수집해온 600여 점의 소장품 중 무라카미 다카시의 대표 판화 작품 27점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한정판 가방 3점을 엄선해 선보이는 자리다. ‘웃고 있는 꽃’이라는 시그니처 이미지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어온 무라카미 다카시는, 팝아트와 일본 전통 미술, 그리고 오타쿠(일본어로 마니아를 부르는 말) 문화를 융합한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현대미술의 지형을 새롭게 재편해왔다. 아시아 팝아트의 모델을 제시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그는 일본의 전통미술과 대중문화를 조화시켜 ‘모든 것을 편평하게 한다’는 의미의 ‘수퍼플랫’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이 개념은 오타쿠들의 하위문화가 만들어낸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일본적인 특성을 발견한 것이다. 그의 작품에는 항상 만화 주인공처럼 보이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해피 플라워’ 시리즈는 선명한 색감과 반복되는 패턴, 겉으로는 해맑게 웃는 듯한 꽃의 형상을 통해 현대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불안, 위안, 유희 등 복합적인 정서를 시각화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판화라는 평면 매체를 통해 무라카미 다카시 작가의 미학을 응축해 보여주며, 루이비통과의 협업작품이 함께 전시돼 예술성과 상업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라카미 특유의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오아르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소장품 시리즈’의 첫 번째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아우르는 현대미술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김문호 오아르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무라카미 다카시는 현대미술 안에서 예술과 소비문화의 경계선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보기 드문 작가이며,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소 짓는 꽃’ 너머의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동시대 관람객이 무라카미의 색채와 유머, 그리고 철학을 함께 체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오아르미술관은 지난 4월 1일 개관한 사립 미술관으로서, 경주시 노서동 고분군 공원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의 전체 면적 1594㎡ 규모로, 김문호 관장이 지난 20여 년간 수집해 온 600여 개의 소장품들로 채워졌다. 미술관 건물 1층은 ‘오아르 커피’ 카페 시설과 제1전시실이 있어, 커피를 즐기며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지난 18일 서울 마곡에 위치한 서울남부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이민정책연구원 및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산하 지역연구기관과 함께 ‘지역이민정책 연구네트워크’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제4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2023~2027)에서 핵심 과제로 제시된 ‘이민행정 전문성 및 연구기반 확충’을 위한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이민정책의 연계성과 정책 일관성을 강화하고,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이민정책 연구·개발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참여 기관들은 이민정책 관련 공동연구와 사업을 통해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향후 지역별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정책 추진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등 지역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민자를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인구정책의 일환으로 이민자 수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며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민가족의 안정적 지역 정착 지원 방안에 대한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했으며, 경북 지역으로 유입되는 고려인 이민자 가족의 돌봄 공백과 사회적 지원 필요성에 주목해 심층 연구를 병행했다. 이러한 연구는 경북 내 이민자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공동체 통합을 위한 정책 기반 마련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했다. 앞으로도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증가하는 이민자 유입 추세에 맞춰 성별·세대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을 발굴하고, 실효성 있는 사업 추진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여성 이민자와 그 가족의 돌봄, 고용,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사회와 조화롭게 정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 방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하금숙 원장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지역 인구감소와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가족 정책개발 및 이민자 정착 지원 연구를 지속해왔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이민자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성별과 세대, 돌봄과 고용 등 다양한 관점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발굴하고, 중앙 및 다른 지역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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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전 케이시의 신작 ‘언더월드’ 과학과 모험이 만나는 심해 탐험기

미국의 언론인이자 베스트셀러작가인 수전 케이시의 신작 ‘언더월드-심해에서 만난 찬란한 세상’(까치)은 과학적 탐구와 모험적 서사가 결합된 논픽션이다. 이 책은 독자들을 지구 최후의 미개척지 ‘심해’로 안내한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필독서 선정 등 주요 언론의 찬사를 받으며 출간 즉시 화제를 모은 책이다. 일반적으로 심해는 햇빛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수심 200m 이하의 바다로, 해양의 95%를 차지한다. 저자는 심해를 박광층(200~1000m), 무광층(1000~3000m), 심해저대(3000~6000m), 초심해저대(6000~1만1000m)로 나눠 그곳에 사는 생물과 가라앉은 난파선, 그리고 해저를 탐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들려준다. 책에서는 깊은 바다에 대한 전설, 바다에 잠든 난파선들, 최초의 잠수정 조종사의 이야기와 더불어 심해의 복잡하고 신비로운 과학적 지식들이 저자의 잠수 경험과 함께 등장한다. 특히, 낯선 만큼 기이한 심해생물들과 최첨단 잠수함, 그리고 지구의 가장 깊은 곳으로 과감히 나아가는 사람들을 생생하게 담아낸 사진들은 그간 접하기 힘들었던 심해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책은 1장에서 중세 시대 심해를 ‘괴물의 소굴’로 여겼던 편견부터 시작해, 19세기 챌린저호 탐사로 시작된 과학적 접근법, 20세기 잠수정 기술의 혁신까지 심해 연구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친다. 2~4장에서는 윌리엄 비비, 오귀스트 피카르 등 목숨을 건 탐험가들의 드라마틱한 잠수 기록과 첨단 탐사 기술이 교차하며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3장의 ‘열수공’(해저 분화구) 생태계 묘사와 5장의 초심해저 생물 연구는 독자들에게 낯선 세계의 신비를 체험케 한다. 6장에서는 스페인 갈레온선 ‘산 호세’ 호를 비롯한 난파선의 수수께끼를 해양고고학적 시각으로 조명하며, 9장에서는 심해 광물 채굴과 생태계 파괴 위험을 경고한다. 저자는 탐사선 ‘파이브 딥스’ 승선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 탐험가 빅터 베스코보의 북극 몰로이 해연 도전기(7장), 트라이턴 사의 잠수정 ‘넵튠’ 개발 과정(8장) 등을 현장감 있게 전달하며, 심해가 지닌 경제적·생태적 가치를 균형 있게 짚어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7

베일에 싸인 테크 제국 ‘화웨이’ 완전 해부

미국 정부가 가장 신경 쓰는 중국 기업은 어딜까? 인공지능(AI) 선두주자인 반도체기업 엔비디아가 가장 두려워하는 기업은 어디일까? 바로 화웨이다.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인 화웨이는 미·중 무역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미국의 제재를 보란 듯 뛰어넘고 있다. 삼성이 세계 1위로 입지를 다진 폴더블폰 분야에서도 2위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화웨이를 주목할 시간이다. 신간 ‘화웨이 쇼크’(생각의힘)는 늘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던 비밀스런 테크 제국 화웨이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창업자 런정페이의 생애와 발전사, 최신 동향이 시간순으로 서술돼 있고 주요 에피소드를 화웨이 내부 자료를 바탕으로 꼼꼼히 묘사해 이 한 권으로 화웨이라는 기업을 깊이 알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WP) 테크 전문 기자 에바 더우의 밀착 취재로 완성된 이 책은 5년 만에 나온 화웨이 관련 도서이자 현재 가장 첨예한 이슈인 화웨이를 완벽하게 해부한 첫 책이 될 것이다. 화웨이는 일찍이 중동, 아프리카, 유럽으로 진출해 구축한 통신 장비 세계 1위라는 토대 위에서 자체 개발 스마트폰 ‘메이트’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런칭하고 압도적 내수 소비로 미국의 제재를 극복했다. 2024년 매출 역대 2위를 기록한 화웨이의 행보는 놀라웠다. 매출의 20%를 연구개발비에 쏟은 것이다. 이는 순이익의 3배 가까운 액수였다. 책은 한때 통신장비나 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쯤으로 여겨지던 화웨이가 엔비디아와 직접 경쟁하는 수준까지 성장하게 된 과정을 소개한다.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으로 화웨이를 창업한 런정페이(任正非·81) 최고경영자(CEO)가 최소 100년 정도 지속 가능한 중국 기업을 만든다는 계획을 품고 있었다고 책은 설명한다. 그는 IBM을 비롯한 외국 기업을 직접 찾아가 벤치마킹하고 자신만의 경영 전략을 수립했다. 책은 중국이 1980년대 이후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를 혼합한 독특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관리 경제체제를 유지하며 이룬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바로 화웨이라고 평가한다. 런정페이의 장녀이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는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현지 경찰에 체포된 뒤 2년 9개월여 만인 2021년 9월에서야 풀려났다. 미 상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1기 시절인 2020년 5월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으며 작년 7월 독일 정부는 자국 주요 통신사들이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의 부품을 5년 이내에 5세대 이동통신(5G)에서 배제하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서구 국가들의 움직임은 적대적이지만 화웨이는 여전히 5G 장비 판매량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책은 화웨이가 내수 시장에서는 중국인의 애국심 덕을 봤고 신흥 시장에서는 수요가 꾸준히 성장해 악조건에서도 1위를 유지했다고 풀이한다. 2016년 중국에서 열린 화웨이의 P9 스마트폰 홍보 행사 무대에는 할리우드 스타 스칼릿 조핸슨이 직접 등장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7

편안하십니까?… 지나친 편안함이 삶을 망친다

현대인은 역사상 가장 안락한 시대에 살고 있다. 실내 온도 조절부터 풍족한 식량, 첨단 의료 기술까지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는 사라졌다. 그러나 미국의 건강 전문기자 마이클 이스터는 신간 ‘편안함의 습격’(수오서재)에서 “과도한 편안함이 오히려 건강과 삶의 의미를 좀먹는다”고 경고한다. 마이클 이스터는 알코올중독에 빠진 건강 전문 저널리스트였다. 자기파괴적이며 모순적인 삶의 패턴을 끊어내고, ‘불편한 도전’이 인간에게 진화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 NBA 최고의 운동생리학자를 만나 육체적으로 힘든 과제에 도전하는 훈련법의 비결을 배우고, 부탄의 종교 지도자를 만나 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죽음과 행복에 대한 통찰을 얻는다. 젊은 신경과학자의 연구실에서는 자연이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하고, 과부하와 불안을 치유하는 방식을 확인한다. 도시 환경을 벗어나 자연에서 실질적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과 연결되는 것의 중요성, 신체 활동 부족이 초래하는 건강 문제들, 배고픔은 단순한 결핍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몸이 더 건강하고 강력하게 기능하도록 하는 생존 메커니즘이라는 연구 결과들, 운동의 이점과 어떤 종류의 운동이 가장 적합한지에 대한 정보들, 그리고 디지털 연결은 증가했지만, 의미 있는 연결이 줄어든 현대인의 삶에 대해 깊이 고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직접 극한의 불편함에 놓이기 위해 33일간의 알래스카 오지 순록 사냥을 떠난다. 인간이 단 한 번도 밟지 않았던 땅이 존재하는 곳,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야생의 땅에서 뼛속까지 얼리는 추위, 힘듦, 배고픔, 더러움, 고요와 따분함 등 ‘야생으로의 회귀’를 몸소 체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불편함이 가진 효용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흥미진진하고 이색적인 사냥기와 더불어 전 세계 전문가들이 수년간 쌓아온 방대한 수치와 연구 결과들이 페이지를 오가며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저자는 자신의 여정을 “‘인간을 더 오래 살게 만드는 요소’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나는 역설적으로 ‘더 쉽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고 고백하며, ‘편안함의 습격’을 변화의 기록이라고 부른다. 이 모든 여정 속에서 이스터는 건강과 행복에 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인간 존재의 본질을 다시 이해하기 위해 일상에 약간의 불편함과 도전들을 받아들일 것을 권한다. 완전한 편안함보다는 적절한 스트레스와 도전은 오히려 우리를 더 강하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든다. 저자는 삶의 진정한 충만함이 편안함의 울타리 밖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무감각해진 사고를 자극하고 동기를 유발해 내면에 숨겨진 야성을 발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1부 ‘아주 힘들어야 한다, 그러나 죽지 않아야 한다’에서는 생존을 위협하지 않는 수준의 고생이 신체적 강인함을 키운다고 주장한다. 2부 ‘따분함을 즐겨라’에서는 자연 속 고요가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임을 신경과학 연구로 뒷받침한다. 3부 ‘배고픔을 느껴라’에서는 칼로리 제한이 세포 재생과 면역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최신 이론을 소개한다. 4부 ‘매일 죽음을 생각하라’에서는 부탄의 죽음 성찰 문화에서 배우듯, 유한성이 삶의 의미를 깨운다고 말한다. 5부 ‘짐을 날라라’에서는 신체적 부담이 근육과 정신력을 단련시킨다는 인류학적 증거를 제시한다. 이스터는 알코올중독과 운동 부족으로 무너졌던 자신의 삶을 복기한 뒤 “편안함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러 불편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여정은 자연과의 연결, 신체 활동, 정신적 성찰이 결합된 ‘불편함의 미학’을 실천하는 과정이었다. “불편함을 마주하는 것, 때로는 일부러라도 불편해질 궁리를 하는 것. 그것이 인간 본연의 생명력을 잃지 않는 지혜다.” 존 프랭클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기술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삶의 진정한 충만함은 안락함이 아닌, 작은 도전과 불편함 속에서 피어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독자들에게 일상의 틀을 깨는 용기를 촉구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7

안동 선비의 놀이로 그들의 삶 엿본다

유교의 도시 안동, 그곳의 놀이 문화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었다. 시간과 자연, 인간이 어우러진 삶의 축제였다. 그 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전시가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꽃향기 가득한 봄부터 불꽃 타오르는 여름, 윷가락이 함께하는 겨울까지, 안동이 품은 ‘놀기의 미학’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은 안동의 문화유산 활용 및 홍보 전시 ‘놀기(記) 좋은 시절에’를 오는 8월 11일까지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갤러리 예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조선 시대의 기록과 유물을 통해 안동 지역 공동체의 일상과 놀이 문화를 생생하게 재현하며, 단순한 유물 관람을 넘어 전통적 삶의 방식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윷점 체험 공간과 선유줄불놀이 영상 재현 등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마련해 전통 놀이의 현장감과 공동체적 즐거움을 현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 디지털 아카이브와 미디어 아트를 활용해 유물과 기록을 시각화함으로써 오래된 문화유산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세대와의 소통을 시도한다. 전시는 ‘1부 : 꽃으로 차린 자리, 단풍 아래 머문 시간’, ‘2부 : 강 위에 띄우고, 불꽃으로 수놓다’, ‘3부 : 윷판 위의 운세, 놀이로 맺는 한 해’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봄과 가을에 펼쳐진 화전놀이와 산수유람을 중심으로 자연 속에서 형성된 공동체 문화를 조명한다. 여성들의 노래 ‘화전가’, 퇴계 이황이 청량산을 ‘오가산’이라 부르며 남긴 매화 시와 답시, 후손 이만여의 기록 ‘오가산지’, 가을 풍경을 담은 서화 ‘구추일음’ 등이 전시돼 선비들의 자연관과 유람 전통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2부는 여름철 낙동강과 반변천에서 펼쳐진 뱃놀이와 선유줄불놀이 문화를 탐구한다. 조선 시대 선비들의 유람 기록 ‘합강선유록’, 하회마을의 대표 민속놀이인 선유줄불놀이를 묘사한 내방가사 ‘화유가’, 가장 오래된 관련 기록 ‘행산유고’ 속 시문 등이 공개돼 강 위에서 꽃핀 학문과 예술의 교류를 시각화한다. 3부는 겨울 농한기에 가족과 이웃이 함께 즐긴 윷놀의 민속적 의미를 되짚는다. 단순한 오락이 아닌 길흉화복 점치기와 공동체 소망을 담은 놀이로서, 안동 지역에서 전승된 윷노래 가사집 ‘저포송’, ‘윷푸리’, ‘윷노리가’ 등이 소개된다. 특히 관람객이 직접 윷을 던져 점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전통 놀이의 현장감과 재미를 동시에 전달한다. 김형수 유교문화박물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옛사람들이 놀이를 통해 삶의 감각을 나누고 공동체를 이어온 방식에 대한 기록이자 회고”라면서 "공동체문화가 단절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문화유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7

올해 포항문화원 예산, 도내 22 곳 중 ‘15위’

포항시가 포항문화원에 지원하는 사업 예산이 경북 지역 22개 문화원 중 15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원의 설립 취지에 맞는 업무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 확대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항시의 2025년 포항문화원 사업비는 2억 2300만 원에 그친다. 문화원은 자체 재원 확보를 위해 회원들의 회비에 크게 의존하는 실정이다. 안동문화원(14억900만원·6.28배), 의성문화원(9억9000만원·4.12배), 경주문화원(6억2000만원·2.78배) 등과 비교해 예산 규모가 현저히 적다. 포항문화원 임원 K씨는 이와 관련 “최근 5년간 소비자물가지수가 40% 이상 상승했음에도 포항시의 지원금은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다”며 “매년 예산 절감 압박에 시달리며 주요 행사와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대표 행사인 ‘포항 단오절 민속축제’는 과거 2000여 명이 참여하던 대규모 행사에서 현재는 800여 명 규모의 소규모 행사로 축소됐고, 일부 프로그램은 아예 중단됐다. 포항문화원 부설 포항문화연구소의 지역 지형과 지명의 변천사를 기록하는 ‘포항의 고지도’ 출간 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포항시가 2년 연속 예산(1500만 원) 배정을 거부하면서 연구위원들이 사비로 자료를 수집하고 원고를 집필했다. 해당 사업을 주도한 A 박사는 “포항시가 역사적 자료의 가치와 긴급성을 외면하고 있다”며 “소중한 문화유산이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포항시는 “문화원이 정부 공모사업 참여 나 신규 사업 기획을 등 자구책 마련에 소홀했다”고 반박하고 있으나, 문화계 인사들은 “지자체장의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 부족이 근본 문제”라고 분석하고 있다. 향토사학자 B 씨는 “지방소멸 위기 속 문화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포항시의 예산 동결은 문화적 역량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되어 200억원을 받은 도시가 문화원을 방치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문화정책 전문가 C 교수는 “전문 인력 양성 없이 기존 인력마저 이탈하는 상황에서 과 중장기 계획 부재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김윤규 포항문화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학술대회 경험을 언급하며 “포항은 예천·상주 등보다 예산이 적어 문화적 역량이 떨어지고 시민들의 자존심이 훼손되고 있다”며 “연구위원회가 자체 예산으로라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추가 지원이 있다면 더 많은 연구와 문화 공유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o.com

2025-07-16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내년 한국서 사상 첫 개최

우리나라가 내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국으로 확정됐다. 세계유산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15일(현지 시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2026년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최국으로 한국을 선정했다. 차기 회의는 내년 7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으로,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지 38년 만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 등재·보존·보호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회의체로, 1972년 세계유산협약 체결 이후 매년 개최되고 있다. 협약국 196개 대표단과 유네스코 사무총장, 학계 전문가 등 전 세계 문화유산 관계자 약 3000명이 모인다. 아시아권 국가로는 1994년 태국 푸켓에서 개최된 이후 일본 교토(1998년), 중국 쑤저우(2004년), 푸저우(2021·화상으로 진행) 등에서 열렸다. 앞서 정부는 올해 공모 절차를 거쳐 개최 후보지로 부산을 확정했다. 추후 선출되는 세계유산위원회 의장단은 위원회 기간 동안 회의 일정, 의사 진행을 총괄하게 된다. 지난 12일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린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 최종 등재 여부도 이 회의를 통해 결정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6

철강의 도시 포항, 그 중심에 선 ‘호텔 영일대’

포항시 남구 행복길 75번길 11에 위치한 호텔 영일대가 최근 대규모 리뉴얼을 통해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났다. 이번 리뉴얼은 모던한 감각과 세련된 디자인을 접목한 객실 리모델링부터 레스토랑과 연회장 등 부대시설 확장까지, 모든 면에서 품격을 한층 높였다. 비즈니스 여행객부터 가족 단위 관광객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숙박 옵션과 매주 목요일 진행되는 와인 무제한 이벤트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누구나 편안하게 머물며 특별한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호텔 영일대는 단순한 숙박 시설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적 장소로 꼽힌다.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한국의 철강왕’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포항 영일만의 모래사장 위에 제철소를 건설하기 위해 전략적 논의를 펼치고 숙식을 해결했던 현장으로, ‘포항제철 신화’의 산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기술 이수를 위해 방문한 서구 철강 엔지니어들의 숙소로 활용됐으며, 국가 정상 방문 시에는 영빈관으로 사용되며 국제적 위상을 증명하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수환 추기경, 국민가수 나훈아와 조용필, 세계적 지휘자 금난새, 정치인 등 당대 최고의 인물들이 포항을 찾을 때마다 이곳에 머물며 도시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이들의 흔적이 스민 공간은 이제 역사적 유산과 현대적 편의성의 결합체로 재탄생해, 투숙객들에게 과거와 현재를 잇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호텔은 포항의 중심부에 위치해 버스 터미널, 여객선 항구, 공항, 포스코 역사관 Park1538, 랜드마크인 스페이스 워크, 호미곶, 영일대 해수욕장 등과 가까워 관광과 비즈니스 모두에 최적화된 입지를 자랑한다. 특히 “시대적 유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경험”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한국 근현대사와 동침하는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전망이다. 호텔 관계자는 “포항은 한국 철강 산업의 심장이자 경제 성장의 견인차였던 포스코의 고향”이라며 “그 역사적 맥락 속에 우뚝 선 호텔 영일대는 산업화의 열정과 혁신 정신을 계승하며, 동시에 미래 지향적 서비스로 고객에게 감동을 전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호텔은 단순한 숙박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와 역사의 매개체로서, 포항을 찾는 이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2025-07-15

6개국 함께한 무대… 대구, 18일간 뮤지컬로 물들이다

‘제1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7일까지 18일간 대구 전역에서 성황리에 개최되며 글로벌 문화 축제로서의 위상을 입증했다. 이번 행사에는 헝가리, 프랑스, 중국, 일본, 대만, 한국 등 6개국 29개 작품이 참여해 DIMF 자체 제작 뮤지컬, 공식초청작, 창작지원작,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대구의 뮤지컬 도시 브랜드를 공고히 했다. 올해 DIMF는 총 5만2664석 규모의 공연 좌석 중 3만3867명이 관람해 64.31%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으로 장마철 개최와 개막식&축하공연 취소 등 불리한 외부 요인에도 안정적인 관객 유입을 이끌어낸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일부 공연은 80% 이상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높은 현장 호응을 입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라는 본질적 가치의 구현이다. 가족 단위 관객 참여가 두드러진 가운데, 대만 가족극 ‘몰리의 매직 어드벤처’, 중국 작품 ‘판다’, ‘요술이불’ 등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이 무대를 장식하며 문화적 포용성을 확장했다. 이로써 DIMF는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글로벌 관객과의 소통 창구이자 문화 교류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헝가리 ‘테슬라’부터 중국 ‘판다’까지 프랑스·대만·일본·한국 총 29개 작품 창작지원 신작 색다른 매력으로 호평 관객 3만3867명, 글로벌 축제로 우뚝 △6개국 8편 공식초청작, 글로벌 문화 교류와 사회적 메시지 담은 작품들 호평 개막작으로 무대에 오른 대작 ‘테슬라’는 DIMF 역사상 최초로 초청된 헝가리 작품으로,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삶을 역동적으로 그렸 탄탄한 서사와 동유럽 특유의 웅장한 음악, 고난도 안무, 덤블링이 포함된 무대 연출로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대상까지 수상했다. 폐막작 중국 뮤지컬 ‘판다’는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국내 인기 캐릭터 ‘푸바오’의 깜짝 출연으로 관객에게 반가움과 웃음을 선사했으며, 포토타임과 관객 참여 이벤트를 통해 가족 단위 관람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했다. 작년 DIMF 어워즈에서 3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시지프스’는 올해 공식초청작으로 다시 무대에 올라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연출과 깊이 있는 표현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콩트르-탕’은 프랑스 뮤지컬로 제2차 세계대전 속 지휘자의 삶을 클래식과 재즈, 뮤지컬, 드라마로 풀어냈다. 두 명의 배우가 섬세한 감정선과 독창적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DIMF의 글로벌 레퍼토리를 확장했다. ‘몰리의 매직 모험체험관’은 대만 가족극으로 블랙홀에 빠진 소녀의 기억 찾기 여정을 마법과 서커스로 표현했다. 비언어적 소통과 환상적 시각효과로 전 세대가 공감하며, 완성도 높은 무대로 가족 관객층의 호응을 이끌었다. ‘애프터 라이프’는 DIMF 자체 제작 창작뮤지컬로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신나는 넘버와 정제된 연출로 전달했다. 일본·중국 등 해외 관계자들의 관심 속에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작년 DIMF 3관왕 후 재공연되며 업그레이드된 무대와 집중력으로 관객의 몰입을 높였다. 대극장 규모에 맞춘 기술적 완성도가 돋보였다. ‘설공찬’은 대구문화예술회관과 공동 제작한 지역 창작뮤지컬로, 조선시대 소설 ‘설공찬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대구 배우들의 참여로 지역 창작 역량을 증명하며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의 발판이 됐다. ‘미생’은 웹툰 원작의 양국 협업 작품으로 직장인의 현실을 진정성 있게 그렸다. 일본 공연 실황 영상 상영을 통해 세대와 국경을 넘는 메시지로 공감을 자아냈다. △창작지원 신작 뮤지컬 5편, 각기 다른 매력으로 주목 DIMF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선보인 5편의 신작 역시 독특한 주제와 완성도로 관객과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았다. ‘셰익스피스’는 셰익스피어 실존 논쟁을 유머러스하게 재구성한 작품으로 여성 중심 서사와 사회적 이슈를 세련되게 녹여내 창작뮤지컬상 수상과 함께 ‘탄탄한 구성과 주제의식’으로 극찬받았다. ‘시디스: 잊혀질 권리’는 천재 수학자 윌리엄 시디스의 삶을 모티브로 인간 존엄성과 프라이버시를 탐구, LED·프로젝션 영상 등 첨단 기술로 무대 완성도를 극대화해 “작품성과 상업성 모두 우수하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갱디’는 조선 시대 전쟁기를 배경으로 사탕을 매개로 한 판타지 서사. 지역적 소재와 대중적 재미를 결합해 창의성을 인정받았다. ‘히든러브’는 이혼 가정에서 자란 인물의 내적 치유 과정을 감성적 음악과 섬세한 연기로 표현. “팝 음악과 따뜻한 메시지가 깊은 공감을 준다”는 반응을 얻었다. ‘요술이불’은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뮤지컬로,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스토리와 뛰어난 팀워크로 심사위원상 수상, 정규 공연화 가능성까지 높이 평가됐다. △지역 특화 공연으로 상생 모델 구축, ‘뚜비와 달빛기사단’ 등 지역 문화 활성화 올해 DIMF는 공식초청작과 창작지원작뿐 아니라 대구 시내 구·군 지역과 연계한 특별공연을 선보이며 지역 상생형 축제 모델을 강화했다. 이는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통해 축제의 외연을 넓히고 지역 문화 생태계와의 연결을 실현하고자 한 시도의 일환이다. 수성구는 지역 캐릭터 ‘뚜비’를 주인공으로 창작뮤지컬 ‘뚜비와 달빛기사단’을, 남구는 고령층 인구 특성에 맞춘 트로트 뮤지컬 ‘내사랑 옥순씨’ 등이 지역 특색을 살린 기획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특별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뮤지컬 ‘천년의 불꽃, 김유신’은 지역을 넘어 APEC 개최지 경주를 중심으로 전국 13개 도시 및 해외 순회 공연으로까지 확장되며 축제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신예 인재 발굴·175명 ‘딤프지기’의 글로벌 참여로 축제 지원 역량 강화 제19회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에서는 단국대학교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본선에 진출한 9개 대학(한국 7개, 태국 1개)은 각기 개성 있는 무대를 선보였으며, 특히 참여 대학의 완성도가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총 175명의 자원활동가 ‘딤프지기’는 통역, 홍보, 현장 운영 등 전반에 걸쳐 활약했다. 몰타, 중국 등 외국인 참가자와 고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해 글로벌 자원활동가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 △디양한 부대행사와 ‘만원의 행복’으로 문화 소외 없는 축제 구현, 전국적 관심 모아 부대행사 또한 다채롭게 운영됐다. 대표 프로그램인 ‘만원의 행복’은 올해도 동성로 CGV 한일극장 앞 부스에서 전 작품 1만원에 관람 가능한 가격으로 유지돼 많은 관객이 몰렸으며 거리공연 ‘딤프린지’, ‘찾아가는 DIMF’, ‘하이터치회’, ‘백스테이지투어’, ‘팬사인회’, ‘포토타임’ 등 시민과 직접 호흡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은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또한 ‘공연 패키지’, ‘1+1 패키지’ 등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접근 가능한 관람 기회를 통해 DIMF는 뮤지컬 관람의 문턱을 낮추며 문화 소외 없이 즐기는 축제의 방향성을 실현했다. 저렴하면서도 높은 완성도의 공연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만족도를 선사했고 이는 지역 축제로서의 정체성을 넘어 전국적 관심과 참여로 이어지는 기반이 됐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개막식&축하공연이 기상 악화로 취소되어 아쉬웠으나 DIMF 본연의 힘인 작품성과 관객 호응이 더욱 빛났다”며 “관객 신뢰로 이뤄진 축제에서 브랜드 확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창작과 신진 발굴 정체성을 유지하며 산업적 기능 확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5

포항문화원 ‘대한민국 문화원상 우수상’ 수상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은 최근 전국의 232개 지방문화원을 대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원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문화원상 전국 공모전’에서 종합 경영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대한민국 문화원상’은 지역문화 진흥과 향토문화 보존·전승에 기여한 전국의 지방문화원을 대상으로 매년 우수한 기관을 선정해 포상하는 제도다. 각 문화원의 실적과 활동 내용, 지역사회 영향력 등을 종합 평가해 수상기관을 결정한다. 포항문화원은 이번 평가에서 전통문화 발굴,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 운영, 지역학 연구 성과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우수상에 선정됐다. 2024년 한 해 동안 포항문화원은 다양한 문화사업을 활발히 펼쳤다. 대표적으로 ‘월월이청청 보존회’를 중심으로한 무형문화재 전승 활동, 포항문화연구소의 지역 향토사 연구 및 자료집 발간, 포항 단오제와 전국한시백일장, 명절 문화체험 한마당 개최 등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각종 행사를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또한 생활문화강좌 및 시민 대상 문화학교 운영 등을 통해 지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해온 점도 이번 선정의 주요한 배경이 됐다. 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이번 대한민국 문화원상 우수상 수상은 문화를 사랑하는 시민과 문화원가족 모두가 함께 이뤄낸 성과”라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 정체성을 보존하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미래 세대에 전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9월 김해에서 열리는 ‘2025 전국문화원 박람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5

국립경주박물관, 문화유산 큐레이션 서비스 ‘똑똑, 신라 산책’ 운영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윤상덕)은 박물관 문화유산 큐레이션 서비스 ‘똑똑, 신라 산책’을 운영한다. ‘똑똑, 신라 산책’은 국립경주박물관의 문화유산을 자기만의 시선으로 보고 느끼며 쓴 글을 가까운 사람과 산책하며 대화하듯 함께 나눠보는 큐레이션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오는 11월 30일까지 원고를 모집하며, 8월부터 12월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국립경주박물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7월에는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재학생의 원고를 시작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서비스는 박물관이 전문 지식 중심의 접근을 넘어, 대중의 감성과 시선을 통해 문화유산을 함께 즐기기 위해 마련됐다. 내ㆍ외국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에 개설한 교육프로그램 ‘똑똑, 신라 산책’ 응모 페이지를 통해 원고를 제출하면 된다. 박물관은 매월 우수한 원고를 선정해 정기적으로 게재할 계획이다. 선정된 참가자들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한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누구나 편리하게 참여하고 새로운 감상 경험을 공감할 수 있는 온라인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박물관 문화유산의 의미와 가치가 널리 확장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모두에게 국립경주박물관의 문화유산을 쉽고 재미있게 해석하고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똑똑, 신라 산책’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신라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와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며, 선정작들은 향후 박물관의 대중 아카이브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4

‘회화, 시간을 담다’展, 경주 예술의전당 라우갤러리서 개최

전통과 현대, 기억과 현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한국화의 시간성을 조명하는 특별한 전시가 경주에서 열린다. 오는 27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라우갤러리에서는 지역 전통 회화 그룹 영남한국화회의 전시 ‘회화, 시간을 담다’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50년 전통을 이어온 영남한국화회 소속 작가 26명의 작품을 통해 동시대 한국화가 시간과 어떻게 조우하고 해석 되는지 탐색한다. 영남한국화회는 한국화의 정체성과 확장을 모색해온 대표적인 회화 그룹으로, 이번 전시는 이들이 견지해온 예술적 시선이 어떻게 시대성과 만나는지를 집중 조명한다. 특히 경주라는 유서 깊은 장소에서 개최되는 만큼, 역사와 예술, 전통과 현재가 교차하는 의미 있는 맥락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는 권소현, 김보미, 김봉천, 김명식, 김조은, 김지원, 김채완, 김하균, 문은미, 박형석, 배하늬빛, 신재순, 오일심, 안태현, 여수빈, 예진영, 유혜정, 이소영, 이철진, 이하은, 장두일, 조서연, 주혜심, 천샛별, 최민규, 최정숙 등 총 2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한국화의 전통성과 실험성, 회화의 시간성과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4

포항문화재단, 시민 담론전시 ‘낯선, 끌림’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지난 4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시민 담론전시 ‘낯선, 끌림’을 스페이스 298(북구 중앙로 298번길 13)에서 개최한다. ‘낯선, 끌림’은 평소 현대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감정과 관계의 흔적에 포착하며 시각예술에 매진해 온 박진영, 안성용, 최아름 등 세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의 작품으로 시민과 함께 인구 소멸과 구도심 위기를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이번 기획의 포인트다. 박진영 작가는 일상 풍경 속 심리적 결핍, 관계의 붕괴, 기억의 틈을 회화와 설치로 시각화한다. 그의 작업은 결핍된 자리에 감정의 무게를 새기고, 사회적 기억과 트라우마를 직조한다. 안성용 작가는 인물의 시선, 일상의 흔적들로 정서의 틈을 기록한다. 그의 사진은 존재와 부재, 거리감의 미세한 진동을 포착하는 데 집중하며, 최아름 작가는 진주, 꽃, 리본 등 상징적 소재와 색채, 밀도 높은 질감으로 고립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가능성과 복원의 미학을 탐구한다. 전시 기간 중인 19일 오후 4시에는 작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담론 프로그램 ‘열린 질문들’이 마련돼 작가들의 작품을 오늘날 지역 침체에 대한 감각과 치유에 연관 지어서 색다르게 바라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열린 질문들’ 참여는 구글폼을 통한 사전 신청과 현장 등록으로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와 스페이스298 인스타그램(@space298_official)으로 확인할 수 있다. 포항문화재단 이주행 P-콘텐츠산업팀장은 “‘낯선, 끌림’ 전시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예술과 감정, 도시와 시민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적 플랫폼으로 설계되었다”며 “메마른 감성의 시대에 예술이 감각을 되살리는 촉매가 될 수 있을지 탐색하는 실험적 시도이자, 지역 사회와 예술의 유기적 연계를 모색하는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4

건축·회화·조각… 장르 넘나드는 현대예술 탐구

경북 북부 최초의 1종 미술관인 안동 송강미술관이 개관 2주년을 기념해 지난 10일부터 오는 9월 14일까지 특별기획전 ‘UNFOLD’를 개최한다. 전시는 미술관 전관을 활용해 건축, 회화, 조각 세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예술이 탐구하는 감각의 확장과 사유의 깊이를 조명한다. 총 80점의 작품이 선보이는 이번 기획전은 단순한 장르 나열이 아닌, 서로 다른 매체가 교차하며 동시대 예술이 던지는 본질적 질문을 풀어내는 실험적 시도로 기대를 모은다. ‘펼치다(Unfold)’라는 단어에서 출발한 전시 제목은 공간, 시각, 감각, 물성이 예술을 통해 어떻게 진화하고 확장되는지 탐구한다. 특히 고정된 장르 틀을 깨고, 건축·회화·조각이 상호작용하며 창출하는 새로운 예술적 차원을 관객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송강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허브로서 현대예술의 흐름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제1전시장에서는 ‘PART 1. 건축–공간의 사유’로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와 이소자키 아라타의 드로잉, 설계안, 판화 등을 통해 공간이 단순한 물리적 구조가 아닌 철학적 사유의 장이 되는 과정을 선보인다. 콘크리트와 여백, 빛과 그림자를 매개로 공간이 어떻게 조형되고 사고되는지를 조망한다. 제2전시장에서는 ‘PART 2. 회화–감각의 확장’으로 국내외 대표 극사실주의 작가 두민, 최영, 호시 켄지의 회화 작품이 집결한다. 이들은 사진 같은 정밀함을 넘어 시간의 흐름, 감정의 층위, 입체적 상상력을 화폭에 담아낸다. 제3전시장은 ‘PART 3. 조각-물성의 깊이’로 조각가 곽동훈과 이윤복은 유리, 금속, 목재 등 상반된 재료의 물성을 탐구한다. 곽동훈은 투명한 유리에 금형을 새겨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을 시각화하고, 이윤복은 차가운 금속을 유기적 형태로 가공해 생명력과 감정을 담아낸다. 이들의 작품은 물질 자체의 물리적 성질을 넘어, 관객과의 대화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명자 송강미술관장은 “지난 2년간 지역민의 사랑 속에 성장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현대예술의 흐름을 주도해 나가며,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의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미술관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이며, 전시 관람료는 일반 5000원, 단체 및 초중고 할인 3000원, 미취학 아동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4

대구근대역사관, ‘광복 80주년’ 기념 이육사 문학세계 탐구

대구근대역사관이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백마 타고 온 초인(超人), 대구 이육사’ 와 연계한 문화행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육사의 문학세계’를 오는 16일 오후 2시 문화강좌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이육사의 대표시 ‘청포도’에서 영감을 받아 민족시인이자 저항시인으로 평가받는 그의 문학적 유산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자리로 기대를 모은다. △1부:창작오페라 ‘초인264’로 만나는 이육사의 혼 1부에서는 최근 제작된 창작오페라 ‘초인264’의 하이라이트 주요 아리아가 공개된다. 특히 오페라 대본을 집필한 소프라노 이영규가 특별 출연해 의미를 더한다. 이영규는 이육사의 종손녀로, 현재 대구시립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문학적 혈통과 음악적 재능을 잇고 있다. 오페라 ‘초인264’는 오는 8월 안동문화예술회당에서 정식 공연될 예정이다. △2부:이육사 문학의 깊이를 탐구하다 2부에서는 안동 이육사문학관 손병희 관장의 특강이 이어진다. 손 관장은 이육사 문학 연구 권위자로, ‘이육사의 문학’· ‘이육사전집’ 등을 집필했으며, 최근 현대어로 재해석한 ‘이육사 총서’(전 5권)를 출간했다. 이번 강연에서는 이육사의 작품 세계를 심층 분석하고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성인 40명을 선착순 모집하며, 전화(053-430-7917) 또는 현장 접수로 신청 가능하다. 잔여석은 당일 현장에서도 접수받는다. 또한 특별전과 연계한 상설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전시 내용을 담은 활동지를 풀며 관람할 수 있으며, 이육사가 중외일보·조선일보 대구 주재 기자로 활동했던 역사를 재현한 ‘대구근대일보’ 기자 체험에도 참여할 수 있다. 대구근대역사관 관장 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은 “이번 행사는 이육사의 삶과 문학을 음악과 학술적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그의 정신을 되새기고, 지역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