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화

수묵화 거장 박대성 개인전… 10월 18일까지 리안갤러리 대구

“마음을 닦고 다스리는 것이 먼저고, 맑고 부끄러움 없는 삶의 태도가 먼저다. 자비로움과 자유로움, 거리낄 것 없는 삶의 태도를 100% 실천하느냐가 목표이다. 그래야 붓도 제자리를 간다”- 소산 박대성 화백 리안갤러리 대구는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10월 18일까지 한국 수묵화의 거장 소산(小山) 박대성(80) 화백의 개인전 ‘화여기인(畵如其人)’을 개최한다. 박대성 화백은 한국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개성 있는 화풍을 통해 현대미술이 주를 이루는 아트씬(Art Scene)에서 작가 특유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수묵이라는 전통적인 재료를 활용해 생동감 있는 필선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고유한 문화를 묘사한다. 지난 2022년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미술관인 LACMA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에는 한국인 최초로 박대성 화백의 전시 ‘고결한 먹과 현대적 붓(Park Dae Sung: Virtuous Ink and Contemporary Brush)’이 개최됐다. 전시는 약 두 달 연장전이라는 반응을 이끌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고 이후 하버드대학교 한국학센터, 다트머스대학교 후드미술관 등을 포함한 총 8곳의 미술관에서 순회전이 진행됐다. 다트머스 대학 김성림 교수 주도로 발간된 전시 도록 ‘Ink Reimagined’는 한국화 작가를 미술사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영문 연구서라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미가 깊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고유의 민족성, 역사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담는 것이 한국화라고 생각한 그는 오방색에 모든 우주의 색이 깃들어 있다고 믿은 선조의 믿음을 따라 작가의 먹빛은 단순하면서도 간결하다.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재료와 강렬한 필법, 단순 색채배합을 바탕으로 공간을 아우르는 대규모의 작품 스케일 및 다시점(multiview)으로 바라본 구도가 함께 더해져 비로소 완성된다. 특히, 박 화백의 작품 스케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압도적이다. 지금까지 선보인 전시작 중 11m에 가까운 큰 대작 ‘몽유도원도’(2011년) 외에도 12m에 달하는 ‘코리아 판타지’(2022년)는 한국화 중에서도 보기 힘든 위용을 자랑한다. 이번 리안갤러리 개인전의 제목인 ‘화여기인(畵如其人)’은 ‘그림이 곧 그 사람이다’라는 뜻으로, ‘인간과 작품을 동일시하는’ 이른바 ‘~과 같다(~如其人)’에 그림의 의미를 더했다. 여기에는 박대성 작업의 근간이 되는 철학을 관람객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는 뜻이 담겨있다. 이번 전시에는 약 16점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전시장 1, 2층에 걸쳐 ‘폭포’와 ‘덕수궁’, ‘설경’과 같은 작가 특유의 필선이 담긴 대형 작품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은 1층에 있는 9m 높이 전시벽에 설치된 ‘폭포’다. 이 작품은 세로 7m, 가로 3m의 거대한 크기로 일반 전시 공간에서는 쉽게 선보일 수 없는 규모지만 리안갤러리의 높은 층고와 어우러져 작가의 작품 세계를 유감없이 펼칠 수 있게 됐다. 두개의 폭포가 세차게 내려오는 바닥 아래에 작가가 직접 고안한 한글체가 정갈하게 나열돼 있는데 글을 따라 읽다 보면 마치 관객과 폭포수가 혼연일체가 되는 착각이 든다. 2층에 설치된 ‘유류’는 이번 개인전을 위해 작가가 특별히 2024년부터 준비해온 버드나무 연작 시리즈다. 작가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만월과 함께 생명력 넘치는 능수 버드나무 가지가 화면 전체에 일렁인다. 하루하루를 정진하며 전통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과정을 올 곳이 지켜가는 작가의 신념이 이번 전시를 통해 여과 없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수묵화 대가’, ‘불국사 화가’, ‘한국 산수화의 거장’ 등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다양하지만 한 획으로 그는 소산(小山) 박대성이다. 박 화백은 1945년 경북 청도 출생으로 현재 경주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그는 1969년부터 8년 연속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입선했고, 1979년 중앙미술대전 대상, 2020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이나 호암 미술관 등 국내는 물론 미국 LACMA미술관을 비롯해 다트머스 대학교 후드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미술관, 휴스턴미술관 등 해외 미술관에도 소장돼 있다. 2015년에는 작품 830점을 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에 기증하면서 솔거미술관 건립 기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02

포항시립합창단 제123회 정기연주회 ‘가을 그리고... 시절 인연’ 개최

포항시립합창단이 오는 4일 오후 7시 30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제123회 정기연주회 ‘가을 그리고···. 시절 인연‘ 을 공연한다. 이번 연주회는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최원익의 지휘 아래, 소프라노 이현진과 피아니스트 박정혜, 김영화가 협연해 관객들에게 각 계절의 정서를 느끼고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을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겨울(冬)’의 정취를 담은 곡들로 구성된 첫 번째 섹션에서는 박나리의 ‘조그만 사랑의 노래’, 정남규의 ‘먼 곳’, 그리고 김대관의 ‘꿈꾸는 개미’가 연주된다. 이 곡들은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따뜻한 사랑을 노래하며,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멜로디로 관객들의 마음을 녹일 것이다. 이어지는 ‘가을(秋)’ 섹션에서는 박나리의 ‘오래된 가을’과 조혜영의 편곡 ‘석별’이 연주된다. 가을의 쓸쓸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 곡들은 계절의 변화를 음악으로 표현하며, 특히 ‘석별’은 이별의 아쉬움을 담아내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낼 것이다. ‘여름(夏)’을 주제로 한 로저 퀄터의 ‘Three Shakespeare Songs’도 빼놓을 수 없다. ‘오라! 죽음이여’, ‘오, 나의 여인이여’, ‘불어라, 겨울 바람아’ 등 셰익스피어의 시를 바탕으로 한 이 곡들은 여름의 열정을 담아내며, 문학적 감성을 자극한다. ‘봄(春)’의 생동감을 표현한 조혜영의 편곡 ‘소녀’와 이범준의 편곡 ‘노란 셔츠의 사나이’는 밝고 경쾌한 멜로디로 새로운 시작의 기쁨을 전달한다. 특히 ‘노란 셔츠의 사나이’는 테너 솔로와 함께 연주돼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콘트라베이스 김경림, 세트 드럼 강맹기, 트럼펫 이다혜, 색소폰 서예일이 특별 출연해 공연에 깊이를 더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02

“기억, 안개처럼 흩어지다” – 이지혜 사진전 ‘기억의 부유’ 개최

대구 김광석길 예술상회토마는 17일부터 30일까지 사진가 이지혜의 개인전 ‘기억의 부유(Brouillard de la Mémoire)’를 연다. 이번 전시는 2025 대구 사진비엔날레 개막을 기념해 기획된 초대전으로, 약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지혜 작가는 ‘심리적 정물(Psychological Still Life)’이라는 독자적 조형 언어를 통해, 기억과 부재, 존재의 껍질을 응시한다. 작품 속 장식용 새, 시든 꽃, 파손된 인형 등 정물들은 현실의 부재를 상징하며, 영화적 이미지와 교차하며 사라져가는 기억의 윤곽을 포착한다. 관람객은 현실과 환상, 기억과 망각이 겹쳐지는 복합적 시각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구글 포토 속 꽃 사진을 AI로 흑백 변형하며, 과거를 단순히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행위를 시도했다. 색이 사라진 자리에서 감정과 질감은 더욱 선명해지고, 기억은 새로운 형식으로 부유하며 재구성된다. 작가는 “기억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안개처럼 흩어지고 부유(浮游)하며 끊임없이 재생된다”고 전한다. 이지혜 작가는 영남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실내건축 전공, 파리 건축 4대학(DPLG 과정)을 수료했다. 국내외 건축·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며 2014년부터 사진 작업을 통해 심리적 풍경과 내면의 시각화를 탐구해왔다.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미술관, KP갤러리, PLACE M 도쿄 등에서 다수의 전시를 개최하며, 건축적 시선과 정서적 밀도를 융합한 독자적 사진 언어를 구축했다. 안개처럼 흩어지는 기억의 순간을 사진으로 마주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관람자 각자의 내면과 무의식에 질문을 던지는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9-02

청춘, 피어난다… 작약꽃으로 물든 위로의 순간

짧지만 화려하게 피어나는 작약꽃. 그 덧없음 속에 응축된 아름다움은 청춘의 빛과도 닮아 있다. 문상은 작가가 꽃잎에 담아낸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이달 대구 한복판에서 관람객과 만난다. 대구 중구 고도아트 갤러리는 2일부터 20일까지 문상은 작가의 개인 초대전 ‘청춘, 피어나는 순간―여름의 작약’을 연다. 오프닝은 2일 오후 5시. 전시장 벽면 가득 화려한 색감과 풍성한 꽃잎이 펼쳐져, 한 송이 꽃처럼 뜨겁게 피어나는 청춘을 비춘다. 작가는 “작약은 짧지만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이다. 그 모습은 청춘과 닮아 있으며, 그 속에서 우리는 위로와 응원을 얻는다”고 말한다. 실제 작품 속 작약들은 은은한 파스텔 빛조차 강렬하게 피어나며, 한때의 순간을 온전히 끌어안아 관람객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전시작은 모두 아크릴로 제작된 회화작업이다. 반복되는 꽃잎의 구조는 일상 속에서 차곡차곡 쌓여가는 우리의 기억과 감정을 은유한다. 그 위에 드리운 파스텔톤은 청춘의 빛남과 쓸쓸함을 동시에 품어내며, 잠시 멈춰 선 이들에게 묵직한 사색을 건넨다. 고도아트 갤러리는 지역의 젊은 작가와 중견 작가들을 꾸준히 소개하며 대구 미술계의 맥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 역시 삶과 청춘, 그리고 위로라는 보편의 주제를 작가의 언어로 풀어내며, 예술의 힘을 다시금 일깨운다. 문상은 작가의 개인 초대전은 일요일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관람료는 무료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9-01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내달 26일 개막

국내외 유명 오페라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영원’이라는 주제로 44일간 무대에 오른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7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카메라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26일부터 11일 8일까지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4개 메인 오페라와 콘서트 시리즈 2개, 특별행사 2개 등 총 10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대표 축제로서 오페라 발전의 지속성을 추구하며, 오페라의 영원한 예술적 가치와 삶의 희로애락으로 세대를 초월한 감동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전 세계에서 사랑받아 온 네 편의 오페라를 메인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베르디, 비제, 모차르트, 글룩으로 이어지는 오페라 거장들의 대표작으로 구성된 축제 라인업은 작품 자체가 지닌 예술성과 대중성이 결합된 무대로 ‘영원히 사랑받는 오페라(예술)’라는 축제의 메시지를 생생하게 구현한다. 개막작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한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로 막을 올린다. 격정적 선율과 운명적 서사가 어우러진 베르디의 명작이다. 사랑과 복수, 가족의 비밀이 얽힌 비극은 무대 위에서 강렬하게 폭발하며 세대를 넘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초청하고 영남오페라단이 선보이는 ‘카르멘’도 무대에 오른다. 인간의 자유에 대한 열망과 치명적 대가를 그린 비제의 대표작으로 ‘하바네라’, ‘투우사의 노래’ 등 매혹적인 명곡들로 세계적 사랑을 받는 이 작품은 이번 공연에서도 객석을 전율시킬 예정이다. 전 세계 신진 성악가들과 함께하는 모차르트의 걸작 ‘피가로의 결혼’도 관심을 모은다. 경쾌한 음악과 재치 있는 희극적 전개, 그리고 계급 풍자를 담아낸 작품으로 익숙하고 친근한 작품이다. 폐막공연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해 지난 7월 에스토니아 사아레마 오페라 축제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로 장식한다. 이 밖에도 올해 첫선을 보이는 창·제작 콘체르탄테인 진영민의 ‘미인’이 무대에 오른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모티브로 한 조선시대 여성의 미를 담은 작품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일본 후지와라가극단, 중국 국가대극원이 참여하는 한중일 갈라 콘서트 ‘동방의 심장, 하나의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7

대구전업미술가협회 ‘아트페어:SUMMER FESTIVAL’전

대구 지역 전업 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사)대구전업미술가협회가 지난 26일부터 31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아트페어:SUMMER FESTIVAL’을 개최한다. 1998년 창립된 대구전업미술가협회는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전업 미술작가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매년 6~7회의 정기 전시와 체험 행사를 통해 내면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내는 한편, 지역 작가 간 교류 및 국내외 전시를 통해 네트워크 기반을 다지며 창의성과 개성을 강조한 미술 운동을 선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나답게 살아간다’는 주제로, 작가들이 자신의 삶과 철학을 작품에 녹여낸 진솔한 응답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다. 장정희 회장을 비롯한 강인순, 김의창, 도귀록, 박길숙, 박성희, 신영숙, 이영희, 오순덕, 임철종 등 7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서양화·한국화·공예·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70여 점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일상의 순간을 치열하게 관찰하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켜 내면의 이야기와 존재 의미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관람객은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작가들의 삶에 대한 애정, 자기 성찰, 세상에 전하는 조용한 위로까지 담아낸 작품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예술과 교감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아트페어는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도 주목받는다. 전시장 내 마련된 ‘20만 원~30만 원 소품전’ 특별 부대행사에서는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며, 판매 수익금 일부는 한부모가정 지원시설 ‘도나의 집’에 후원된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예술을 통한 나눔 실천과 참여자의 선한 영향력 확산에 기여하는 기회”라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6

철강 혁신기술·미디어 아트 융합… 새로운 예술을 만나다

‘제어를 예술로, 기술을 감각으로. 조율하고 창조하다’ 지난 22일부터 오는 9월 17일까지 포항 스페이스298에서 열리는 ‘2025 기술의 미학-CONT.ROLLING_컨트롤링’ 전은 산업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한 협업 프로젝트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포항의 철강 산업기술과 장인 정신이 쌓아온 역사를 재해석하며, ‘제어’라는 키워드로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기술의 미학’ 시리즈는 포항의 산업기술, 장인 정신, 삶의 기술이 진화해 온 과정을 탐구하고,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기획이다. 지난해부터 포항문화재단의 대안공간인 스페이스298의 기획전시로 진행됐으며, 올해 전시 역시 산업 현장의 혁신 기술과 미디어아트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 기획 단계에서부터 대한민국 명장 권영국과 데이터 기반 미디어 아티스트 김희은이 머리를 맞대고 공정(工程)의 정밀함을 예술적 언어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공간을 구축했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피드백 시스템’과 ‘제어 기술’이다. 권영국 명장과 김희은 작가는 각각 철강 산업의 정밀한 제어 과정과 이를 감각화하는 창작 방식을 결합해 관람객이 기술과 예술 사이를 직접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권영국 명장은 포스코의 연연속 열간압연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안정화시킨 주인공이다. 44년간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엔들리스 롤링’ 작품을 통해 철판의 두께와 형태를 조절하는 제어 기술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그의 작품은 마치 공정이 살아 숨 쉬는 듯한 리듬을 전달하며, 관람객에게 산업기술의 정교함을 체험케 한다. 김희은 작가는 데이터와 사운드를 매개로 열간압연 기술 공정의 복잡한 메커니즘과 미학적 순간을 예술적 체험으로 재구성한다. 전시장에는 ‘손끝의 알고리즘’이라는 주제로 한 인터랙티브 작품 ‘조율 인터페이스’, ‘쌓인 알고리즈’, ‘데이터 탐색기’, ‘흐르는 알고리즘’ 등 네 개가 선보인다. 각 섹션은 서로 다른 감각적 인터페이스를 통해 공정의 단계를 시각적·청각적으로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관람객이 아이패드로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증강현실(AR) 화면이 활성화된다. 화면 속 3D 모델은 권 명장의 작업실을 재현한 가상 공간으로, 관람객은 손가락 제스처로 압연기의 회전 속도나 온도 조절 장치를 가상으로 조작하며 공정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기술을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제어’라는 주제를 통해 기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과 그 역학을 질문한다. 권영국 명장은 “제어는 단순히 기계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변수 속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김희은 작가는 “데이터는 차가운 숫자가 아니라, 인간의 손길과 결합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한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올해 ‘기술의 미학’ 시리즈를 통해 포항의 철강 산업 도시로서의 자부심을 예술적 체험으로 승화시켜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며 그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9월 5일 오후 4시에는 ‘오픈 토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기술의 비가시적인 과정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하는 이번 작업의 의미를 나누고, 산업기술과 예술의 융합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6

포항예술고 류병진, 성정 음악콩쿠르 ‘금상’

올해로 34회를 맞은 성정음악콩쿠르에서 포항예술고등학교(교장 홍태기) 3학년 류병진 학생이 금상을 수상하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재능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해 세계 무대에서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대회에서 류 군의 성과는 개인의 열정과 노력뿐 아니라 경북 지역 예술 교육의 역량을 입증하는 결과로 평가된다. 류병진 학생은 고교 3년간 동상(1학년), 은상(2학년)에 이어 올해 금상을 획득하며 성과를 이뤘다. 그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철저히 준비한 결과”라며 기쁨을 전했고, “입시 곡으로 새 도전을 하며 부담과 불안이 컸지만, 저명한 심사위원들의 공정함을 경험한 값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류 군은 이미 제74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 고등부 1위, 제29회 음악춘추 콩쿠르 고등부 1위, 제17회 신한음악상 장려상 등을 수상한 실력파다. 이번 성정음악콩쿠르 금상으로 다시 한번 뛰어난 기량을 입증했다. 예선에서 토스티의 ‘비밀'을 연주한 류 군은 성량보다 발음, 악센트, 프레이징, 레가토 등 기술적 요소에 집중해 호평받았다. 본선에서는 스트라우스의 ‘헌신’과 벨리니의 ‘아, 영원히’를 선보였는데, 특히 '헌신'의 서정적 선율과 감정선을 차분히 쌓아 전달했으며, 이탈리아어 가사의 악센트를 직접 표시하며 말하듯 연습한 것이 아리아 해석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류 군은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는 가수가 되기 위해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계획 중”이라며 “다양한 국제 콩쿠르에도 도전해 경험을 넓히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예술가로서 항상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며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홍태기 포항예술고 교장은 “류병진 학생의 수상은 개인의 노력과 함께 학교 예술 교육의 성과를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결과”라며 “앞으로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예술가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6

포항시립미술관 제100회 미술관 음악회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28일 오전 11시 미술관 로비에서 제100회 미술관 음악회 MUSEUM & MUSIC ‘100번의 기다림’을 개최한다. 이번 음악회는 2014년 3월 첫 무대 이후 12년간 이어온 성과를 기념하고 시민과 함께한 여정을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자리다. 미술관 음악회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금까지 380여 명의 연주자와 40여 개 단체가 참여해 성악·기악은 물론 생황, 반도네온, 엘렉톤 등 이색 악기 무대도 선보였다. 재즈밴드, 판소리 명창, 어린이 연주자까지 참여하며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으로 발전해 왔으며, 2022년 이후 매년 1800여 명 이상이 관람하며 누적 관람객 1만7000여 명을 돌파해 포항시립미술관의 대표 문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100회 음악회의 주제 ‘100번의 기다림’은 기타리스트 안형수가 특별히 작곡한 기념곡에서 따온 제목으로, 지난 12년의 역사와 미래 도약을 상징한다. 공연은 기념곡 초연을 비롯해 바로크, 낭만주의, 한국 전통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로 구성되며, 포항시립합창단 사무장 임희도의 해설로 진행된다. 출연진으로는 첼리스트 김호정(경북대 교수), 플루티스트 이소영(미국 오벌린 음대 객원교수), 스페인 왕립음악원 출신 기타리스트 안형수가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이소영과 안형수의 협연으로 기념곡 ‘100번의 기다림’을 시작으로 첼리스트 김호정의 바흐 ‘첼로 모음곡 3번 다장조’, 이소영의 플루트 독주 ‘한오백년’, 김호정의 카사도 ‘무반주 첼로 모음곡 3악장’, 이소영과 안형수의 줄리아니 ‘플루트와 기타를 위한 대협주적 2중주 Op.85’ 순으로 펼쳐진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정기 음악회를 통해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으며, 이는 ‘문화가 있는 날’ 모범 운영 사례로 꼽힌다. 특히 2014년부터 지속된 프로그램으로 ‘시민을 위한 미술관’ 이미지를 확립했으며, 전국 공공미술관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김갑수 관장은 “100회라는 숫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예술이 시민과 함께한 시간의 증거”라며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더 많은 감동의 무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6

'제25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 26일 포항 효자아트홀서 개막

포항의 대표 공연예술 축제인 ‘제25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26일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사단법인 포항바다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위원장 백진기)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오는 30일까지 5일간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베트남과 싱가포르, 한국 등 3개국 5개 극단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장르의 연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2001년 ‘순수연극축제’로 출발한 포항바다국제연극제는 매년 새로운 테마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지난 25년간 한국 연극계의 대표적인 국제 교류의 장으로 성장해왔다. 올해는 무대의 화려함 보다 연극 본연의 가치를 관객과 나누면서 진정한 연극의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첫날인 26일에는 울산의 극단 울산씨어터예술단이 기후위기와 인류 생존을 법정극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 ‘양팔저울’을 오후 2시, 4시 두 차례 공연한다. 인간 본성과 욕망이 맞부딪히는 극한 상황을 통해 관객들에게 “과연 나는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던지며 깊이 있는 성찰을 이끌어낸다. 이어 27일과 28일에는 싱가포르의 골든 마이크로폰 플레이하우스가 ‘몬스터의 숲속의 모험’을, 서울의 21세기 스테이지가 ‘강제 결혼’을 각각 오후 2시와 4시 두차례씩 공연한다. '몬스터의 숲속의 모험’은 라마야나 신화를 바탕으로 한 아동·청소년 오페라극으로 가족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모험의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강제 결혼’은 프랑스 고전극의 대가 몰리에르의 희극을 원작으로 시대를 초월한 주제와 한국적 감성, 현대적 미학을 결합한 코미디 작품이다. 2020년 초연 이후 100여 회의 공연과 전국연극제에서 작품상과 연기상을 수상하며 그 우수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29일에는 서울의 극단 청천장단이 ‘청천장단-재일교포운동회'를, 베트남의 레응옥 씨어터가 ‘쥐의 딸을 시집보낸다’를 각각 오후 2시와 4시에 선보인다. ‘쥐의 딸 시집보낸다’는 해학과 풍자가 어우러진 우화극으로 과연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가라는 풍자적 질문을 던진다. ‘청천장단-재일교포운동회’는 재일 조선인 가족의 운동회를 배경으로 정체성과 가족애를 풀어낸 작품으로 관객들은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레응옥 씨어터의 ‘쥐의 딸을 시집보낸다’가 오후 2시에, 극단 청천장단의 ‘청천장단-재일교포운동회’가 오후 4시에 공연되며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폐막식에서는 싱가포르 출신의 세계적 예술가 추아 수퐁 박사에게 ‘국제연극예술교류대상’을 수여한다. 추아 박사는 오랫동안 아시아 각국의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연극 교류에 헌신해온 인물로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국제 연극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 해외 참가단체들에게는 ‘국제연극교류상’이 수여될 예정이며, 예술을 통한 우정과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백진기 집행위원장은 “포항바다국제연극제는 지난 25년 동안 수많은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연극이 가진 힘을 확인해온 무대였다”며 “이번 25주년은 바다와 연극이 만나는 국제예술축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한편 새로운 세대를 연결하고 세계와 대화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4

‘2025 APEC 성공 기원’ 국내외 인디 뮤지션 경주 달군다

경주의 밤하늘을 화려한 선율로 수놓을 APEC 정상회의 성공 기원 인디 음악 페스티벌이 열린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은 10월 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경주 일대에서 국내외 인디 뮤지션이 총출동하는 ‘경주 국제 퓨어뮤직 페스티벌’과 ‘2025 지역 인디밴드 버스킹 공연-MUSIC SPOT’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경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 프로젝트로, 경북음악창작소가 기획했다. 경주 나정 고운모래해수욕장에서 열리는 ‘퓨어뮤직페스티벌’과 황리단길 인근 경북웹툰캠퍼스 앞 광장에서 펼쳐지는 ‘MUSIC SPOT’은 지역 예술인과 글로벌 아티스트가 협업하는 특별한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APEC 회원국 출신 해외 뮤지션들도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부대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퓨어뮤직페스티벌’에서는 △지역 콘텐츠 기업 홍보 부스 △푸드트럭 △라이브 오픈 스튜디오 등이 운영되며, ‘MUSIC SPOT’에서는 △지역 웹툰 작가 작품 전시 △뮤지션 팬 미팅 부스 △쓰레기 수거 참여 시 무료 관람이 가능한 ‘그린 팁박스’ 등 시민 체험형 이벤트가 마련된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최근 인디 음악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지만, 지역 뮤지션들의 인지도가 아직 낮은 실정”이라며 “이번 페스티벌이 경북 예술인들의 역량을 알리고 국내외 관객과 소통하는 교두보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1

광복 향한 ‘경북 독립운동’의 여정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경북문화관광콘텐츠 활용 전시 ‘광복, 어둠을 걷어낸 빛’을 오는 11월 2일까지 유교문화박물관 4층 기획전시실Ⅱ에서 개최한다. 경북문화관광콘텐츠 활용 전시는 경북 지역이 보유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로,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경북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선정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칼을 든 선비, 죽음으로 지킨 의리’, 2부 ’조국을 위해 걷다, 독립의 발자취’, 3부 ‘민족의 외침, 대한민국을 세우다’, 4부 ’다시 찾은 빛, 그날의 감격’으로 나뉜다. 1부 ‘칼을 든 선비, 죽음으로 지킨 의리’에서는 19세기 말 일본의 침략에 맞서 경북 지역에서 최초로 일어난 의병 활동이 조명된다. 영남 지방의 선비들은 학문의 장을 떠나 무기로 저항했으며, 안동의 이만도·권세연·김도화, 영천의 산남의진, 영덕의 신돌석 부대, 영양의 김도현, 문경의 이강년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경북에서는 일제에 항거해 자결로 의지를 보인 자정순국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배출됐는데, 이건석·김순흠·이만도·류도발·이현구 등이 그들이다. 이 섹션에서는 의병 항쟁과 자정순국 관련 유물, 관련 인물들의 영상 자료를 함께 전시한다. 2부 ’조국을 위해 걷다, 독립의 발자취’에서는 민족의 독립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소개된다. 학교 설립과 신교육 실시로 독립운동가를 양성하고, 국채보상운동으로 경제적 독립을 추구했다. 파리강화회의에 독립청원서를 전달해 국제적 지원을 호소했으며, 만주 등 해외에서 독립운동 기반을 구축한 이들도 있었다. 관련 유물과 의지 담긴 글귀, 만주 망명 관련 영상이 공개된다. 3부 ‘민족의 외침, 대한민국을 세우다’에서는 1919년 3·1 운동 당시 경북 지역에서 90회 이상 이어진 만세 운동의 기록이 펼쳐진다. 이는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계기가 됐으며, 많은 경북 출신 인사들이 임시정부 활동에 참여했다. 3·1 만세운동과 임시정부 활동 관련 유물, 영상, 활동 내역을 도표로 정리해 선보인다. 4부 ’다시 찾은 빛, 그날의 감격’에서는 광복을 맞이한 순간의 환희를 담은 자료가 전시된다. 특히 독립운동가 김남수·조병국이 제작한 태극기 3점이 눈길을 끈다. 이 태극기들은 1949년 국기제작법 고시 이전에 제작돼 현재의 태극기와 크기, 괘의 위치, 비율 등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김형수 유교문화박물관장은“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돌아보며 뜨거운 감동과 숙연함을 느낀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는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들은 우리가 꿈꾸었던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그것을 위해 그대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번 전시가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되새기고, 이들이 던진 질문에 답을 찾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복, 어둠을 걷어낸 빛’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 누리집(www.koreastudy.or.kr/cfseum) 또는 대표전화(080-751-0800)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9

부귀·장수·화목… 민화의 재해석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지역 작가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프로젝트 ‘포커스:P’의 두 번째 전시로, 민화 작가 신동옥의 개인전 ‘삶의 여유, 민화에 담다’를 오는 29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포커스:P’는 지역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 지역 미술계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포항문화재단의 기획전시 시리즈다. 지난달 사진작가 이성국의 ‘곡강천의 숨’에 이어 이번에는 전통 민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신동옥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된다. 신동옥 작가는 30여 년간 전통 민화를 연구하며, 부귀·장수·화목 등 민화가 지닌 상징적 의미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왔다. 한국민화진흥협회 경북지부장과 한국미술협회 민화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전통 미술의 대중화에 힘써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백 년간 전해져 온 전통 민화의 색감과 상징을 정교한 필치로 재현한 작품들과 작가의 따뜻한 감성이 녹아든 호작도, 백학도, 석모란도 등 10여 점의 민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신동옥 작가는 “민화는 내게 삶을 위로하는 친구이자 마음을 표현하는 언어”라며 “정겹고 따뜻한 그림 속에서 관람객들이 자신의 삶과 정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9

전시리뷰 ‘인도, 6인의 시선’ 전···29일까지 갤러리 포항

‘포항사진교육연구회’ 소속 교사 출신 사진가들의 출사 황금빛 사막서 웅장한 궁전 사랑의 상징적 건축물까지 다채롭고 입체적 얼굴 담아 포항사진교육연구회 소속 교사 출신 사진가 6명의 ‘인도, 6인의 시선’ 전시회가 지난 16일부터 오는 29일까지 갤러리 포항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작품은 북인도의 라자스탄주와 우타르프라데시주 바라나시, 델리를 아우르는 18일간의 인도 여정을 담고 있다. 작품들은 황금빛 사막과 웅장한 궁전,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도시와 사랑의 상징적 건축물까지, 이들의 렌즈는 인도의 다채로운 얼굴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참여 작가들은 중동 지역에서 유입된 아리아 계열 이주민이 거주하는 라자스탄 주에서는 자이푸르, 조드푸르, 우다이푸르를 비롯해 낙타 사파리가 유명한 자이살메르까지 탐방했다. 힌두교인들은 바라나시로 성지순례 와서 갠지스강에 몸을 담그고 지은 죄를 모두 씻는 것이 평생의 과업이다. 종교인이 아니어도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하고 되돌아보게 만드는 묘한 도시 바라나시의 사막, 궁전, 시장, 골목길을 거닐며 빛과 색, 인간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교사로서의 관찰력과 예술적 감각이 결합된 작품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인도의 생동감과 여행의 자유로움을 전달한다. 권혁대 작가는 ‘삶과 죽음, 종교적 성찰’을 주제로 한 황금빛 사원 사이로 스며드는 새벽빛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출품했다. 바라나시에서 기도하는 시민들의 손과 눈물의 흔적이 교차하는 순간, 그는 “인도는 모든 것이 순환하는 땅이라 말해주는 것 같았다”고 말한다. 박종환 작가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에 위치한 무굴 제국의 대표적 건축물 타지마할을 뜨거운 태양 아래 맨발로 걸으며 기록한 감각의 파편들을 펼쳐낸다. 모래알 하나마다 새겨진 역사를 읽어내듯,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온기와 사람들의 시선이 컬러 사진 속에 시처럼 흘러간다. 광활한 타르 사막 위로 펼쳐진 낙타 행렬을 포착한 지광식 작가는 “생명은 메마른 땅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길을 만든다”고 전한다. 붉은 노을 아래 길게 드리운 그림자가 생명력을 상징하듯 자연과 생명의 관계를 탐구한다. 박성두 작가는 인도인들의 순수한 미소와 화려한 색감이 어우러진 장면을 포착했다. 라자스탄의 고대 우물 앞에서 화려한 사리를 입고 웨딩 사진을 찍는 여인들의 모습은 시간을 초월한 전통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임대식 작가는 건축물과 자연경관에서 발견한 빛의 변화와 그림자의 움직임을 포착하는데 집중했다. “이방인의 시선으로도 포착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삶의 리듬이었다”는 그의 작품에서는 ‘경이로운 인도’의 역동성이 느껴진다. 염소몰이꾼의 분주한 걸음과 젖 짜는 농부의 손길이 황정희 작가의 렌즈에 담겼다. “인도의 아침은 짜이 잔에 비친 불꽃처럼 작지만 뜨겁다”는 그의 말처럼, 소박한 일상이 주는 따스함이 전해진다. 황 작가는 “카메라를 든 채 걸었던 매 순간이 여행이자 만남이었다”며 “관람객들도 작품을 통해 작은 여행을 떠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7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2025 위너스 콘서트 in 경주’···

세계 최고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피아노 부문 1, 2위 피아니스트들이 9월 24일 경주에서 특별 공연을 가진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문화가 있는 날’ 9월 기획공연으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2025 위너스 콘서트 in 경주’가 9월 24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202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피아노 부문 1위 니콜라 미우센과 2위 와타루 히사스에가 주인공이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매년 5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되며, 뛰어난 기량과 예술성, 음악 해석력을 갖춘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클래식 경연 무대다. 특히, 이 콩쿠르에서 수상하면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는다. 니콜라 미우센은 지난 5월 벨기에에서 열린 이 콩쿠르에서 네덜란드인으로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그는 9세에 스타인웨이 콩쿠르, 12세에 콘세르트헤바우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천재성을 입증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멘델스존의 ‘진지한 변주곡’,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소품집 중 ‘악마적 암시’,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소나타 2번’,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4번’, 슈만의 ‘사육제’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와타루 히사스에는 일본 출신의 실력파 피아니스트로, 정제된 기교와 깊이 있는 서정성이 어우러진 연주로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았다. 두 피아니스트는 경주에서의 공연을 통해 순수한 음의 미학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 예매는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garts.kr) 및 티켓링크를 통해 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3

퇴계의 도학과 시심을 묵향에 담다

도산서원 창건 450주년을 맞아 퇴계 이황의 도학정신과 시심을 서예 작품으로 표현하는 특별 전시 ‘퇴계(退溪)’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도산서원 창건 450주년을 기념해 진행되는 문화행사의 서막을 알리는 행사다.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작가 51명이 참여해 퇴계의 자작시와 도산을 노래한 후학들의 시를 현대 서예로 재구성했다. 이 전시는 도산서원 창건과 함께 걸린 편액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그 글씨의 유산을 이어가는 이들이 퇴계의 학문과 문학을 서예로 되살리는 자리다. 전시는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6~10전시실에서, 9월 18일부터 27일까지 경상북도청 동락관 1·2전시실에서 열린다. 경북도와 안동시가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 도산서원, 한국서예협회 대구광역시지회가 공동 주관한다. 올해는 도산서원 창건 및 사액 450주년이 되는 해로, 한국 최고의 성리학자인 이황이 서원을 성인이 되기 위한 수양의 장으로 생각했음을 상기하게 한다. 이황은 도산서원을 창건하면서 도덕적 이념을 위해 목숨까지 버렸던 성인을 추모하고, 성인의 삶을 이어갈 후학을 양성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 서예작가들이 퇴계 이황 선생이 남긴 자작시와 후학들의 추모시, 조선 명사들의 도산 순례시 등 100여 편을 현대 서예작품으로 재구성했다. 또한 한호와 더불어 최고의 서예가로도 이름을 날렸던 퇴계 이황의 친필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한국국학진흥원 정종섭 원장은 “도산서원은 유교의 핵심 가치를 서원운동을 통해 실현하려 했던 퇴계 선생의 도학적 정신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이번 전시는 그 정신과 문학을 현대의 묵향으로 되살리는 인문예술적 시도”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2

인간의 몸과 기술의 탐구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은 2024년 국립현대무용단이 발표한 신작 ‘내가 물에서 본 것’을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웅부홀에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으며 한국 현대무용계를 이끄는 대표 안무가 김보라(43)가 자신의 난임 시술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수정 등 보조생식기술(ART·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을 중심으로 인간의 몸과 기술,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구한다. 고도로 발전한 현대 사회에서 도구화된 여성의 신체를 춤으로 형상화한 이 작품은, 김보라 안무가의 개인적 서사를 통해 보조생식기술의 복합적 상호작용을 무용으로 풀어낸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3명의 무용수가 참여하며, 단순한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을 넘어 기술과 몸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과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관점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이 공연은 사회적 논의의 장을 확장한다. 2022년 국내 신생아 10명 중 1명이 보조생식기술로 태어난다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은 해당 기술이 보편화된 사회다. 그러나 기존 담론은 여성의 몸을 ‘주체성’과 ‘대상화’라는 틀에 가두거나, 보조생식기술을 단일 결말(성공/실패)로 단순화해왔다. 이번 공연은 인간과 비인간, 기술과 생명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실에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2025 국립예술단체 지역 전막 공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안동, 부산, 세종 등에서 순회 공연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0

사진 경계 허문 황규태, 대구서 ‘픽셀’ 선보인다

한국 아방가르드 사진의 선구자로 불리는 황규태 작가(87)의 개인전 ‘픽셀’이 오는 9월 17일부터 10월 19일까지 대구 갤러리 토마(김광석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25 대구사진비엔날레 개막에 맞춰 대구에서 처음으로 황규태 작가의 대표 연작 ‘픽셀 시리즈’를 소개하는 자리. 갤러리 토마 유지숙 대표와 스페이스22 이은숙 총괄실장이 공동 기획했다. 황규태 작가는 1938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60여 년 동안 사진의 개념과 경계를 재정의해온 작가다. 경향신문 사진기자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65년 미국으로 건너가 ‘필름 태우기’, ‘이중 노출’, ‘몽타주’ 등 다양한 아날로그 실험 기법으로 전통 사진의 틀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0년대 이후에는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해 이미지의 최소 단위인 ‘픽셀’을 해체하고 재배열하는 실험을 이어왔다. ‘픽셀 시리즈’는 작가가 평생 추구해온 ‘사진 이후의 사진’이라는 개념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박상우 사진이론가는 황 작가에 대해 “과거의 인습과 현재의 안주를 넘어서는 아방가르드 정신의 작가”라고 평했다. 갤러리 토마 유지숙 대표는 “이번 전시는 갤러리 토마 기획 초대전으로, 이지혜 작가의 개인전 ‘기억의 부유’와 동시에 열려 관람객에게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고 전시회 소감을 평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8-10

‘파리 올림픽’의 영광 천년고도 ‘경주’로 잇다

지난해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은 국립현대무용단의 화제작 ‘정글’이 오는 10월 1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한국수력원자력과 경주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는 ‘2025 한국수력원자력 문화가 있는 날’ 특별 공연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에서는 한층 진화한 예술성과 새로운 해석이 더해져 더욱 풍부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무용단 김성용 단장 겸 예술감독의 대표 안무작인 ‘정글’은 비정형적 움직임 리서치 ‘프로세스 인잇(Process Init)’을 기반으로 한다. “모두와 함께 춤추는 현대무용”이라는 김성용 감독의 예술적 방향성을 반영해 무용수의 가장 솔직한 움직임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그가 개발한 ‘움직임 연구-감각과 반응’을 통해 완성됐으며, 정형화되지 않은 창의적 동작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2023년 10월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SICMF) 개막작으로 초연된 이 작품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국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이후 지난해 7월 프랑스 파리 올림픽 당시 파리 13구 극장에서 성공적으로 공연된 데 이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지에서 호평을 받으며 순회 공연을 이어갔다. 작품은 ‘정글’을 배경으로 몸의 본능과 생명력이 충돌하는 순간들을 탐구한다. 창조와 소멸, 숨겨진 것과 드러난 것, 정지된 듯 흘러가는 역동성 등 현대 사회의 복잡성을 은유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무용수들이 단순한 연기자가 아닌 ‘프로세서(Processer)’로 참여해 창작 과정에 직접 개입함으로써,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과 즉흥적 상호작용이 만들어내는 독창적인 에너지가 돋보인다. ‘정글’의 또 다른 매력은 일본의 사운드 아티스트 마리히코 하라가 작곡한 음악이다. 그는 정글의 내재된 울림과 미세한 생명체의 소리를 압도적인 음향으로 재현해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대구 출신의 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 단장은 한양대 무용학과 학사·석사·박사 출신으로, 동아무용콩쿠르 금상과 일본 나고야 국제 현대무용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 경력에 더해 프랑스·미국·일본 등에서 활동하며 예술적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 역임으로 행정 역량도 입증한 근현대무용 전문가다. 이번 공연은 전석 5만원으로 관람 가능하며, 경주시민, 경주 다자녀 가정, 경주 소재 직장인 및 대학생에게는 50% 할인이 적용된다. 예매는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garts.kr) 또는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09

글로벌 오케스트라 향연 달구벌 적신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로 세계적 오케스트라가 집결한다.'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주최·주관하는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이 오는 9월 19일부터 11월 19일까지 60일간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다. 올해 13회차를 맞은 이번 축제는 ‘다양성’을 주제로 독일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15개 세계적 오케스트라와 신진 연주자들이 총출동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무대를 선사한다. 축제의 시작은 대구시립교향악단이 9월 19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장식한다. 이어 9월 22일 후쿠오카 심포니홀, 23일 히로시마 BKK홀, 25일 오사카 더 심포니홀에서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IN JAPAN’을 개최해 한·일 문화 교류의 새 장을 연다. 특히 한·일 수교 60주년과 대구-히로시마 자매도시 28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는 대구의 글로벌 음악 역량을 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한 일본 오사카를 대표하는 관악 연주단체 ‘더 심포니홀 슈퍼 브라스’와 중국의 유서 깊은 도시 자싱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자싱 다차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대구 무대에 직접 초청해, 아시아 클래식 네트워크를 실질적으로 확장해 나간다.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독일)는 브람스 고향 함부르크에서 324년 역사를 이어온 명문 악단이다. 2017년 개관한 엘프필하모니 콘서트홀에 상주하며 현대적 해석과 정통 클래식의 조화를 선보이고 있는 이 악단은 상임 지휘자 앨런 길버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과 함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선보인다. 324년 역사를 지닌 중·동부 유럽의 숨은 강자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피아니스트 손민수와 협연해 정통 클래식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세계적인 클래식 경연대회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협력 오케스트라로 유명한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는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함께 대구 관객과 첫 만남을 갖는다. 북유럽 특유의 서정성과 투명한 음색으로 주목받는 노르웨이 챔버 앙상블도 실내악의 정교함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유럽의 또 다른 음악적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페스티벌은 지역 음악계의 역량 강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대구 출신 작곡가 5인(이호원, 권은실, 이승은, 서은정, 박성미)의 신작을 지역 오케스트라들이 초연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과 연주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또한 KBS교향악단, TIMF 앙상블, 디오 오케스트라 등 국내 정상급 단체와 지역 민간단체가 협업해 한국 클래식 음악의 다양성을 조명한다. 미래 클래식 주역인 경북예술고등학교 오케스트라와 대구 유스 오케스트라는 각각 금난새, 백윤학의 지휘로 젊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전통 국악단인 영동 난계국악단이 현대 음악과 어우러져 축제의 폭을 넓힌다. 특히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창단한 DCH 비르투오소는 피아니스트 김정원과 협연해 정교한 실내악의 정수를 선사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05

대구서 안동지역 작가들의 미술작품 만난다

대구 달서문화재단 달서아트센터(DSAC)는 30일부터 8월 14일까지 달서아트센터 달서갤러리에서 DSAC 로컬 아트 커넥션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지역 교류전’을 개최한다. DSAC 로컬 아트 커넥션은 지역 문화예술의 지속 가능성과 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기획 시리즈로,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활동에 기여하는 미술단체 소개, 타 지역과의 상생 협력을 위한 교류전시, 지역 작가의 우수성 조명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번 전시는 달서아트센터와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 시각예술 영역 확장과 지역 간 예술 교류를 위해 공동 기획했다. 지난해 대구 출신 작가 권유미가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초대전을 연 데 이어, 올해는 안동 기반 작가 강기훈과 임현오를 달서아트센터에 초청해 작품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지역별 문화적 특색과 예술적 접근법이 교차하며 상호 이해와 공감대가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 기관은 이번 교류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지역 예술의 선순환적 발전과 네트워크 강화로 이어지길 바라며 협력의 의미를 강조했다. 강기훈 작가는 극사실주의 회화로 현실을 정밀하게 재현하며, 임현오 작가는 자연과 빛을 주제로 관념적 해석을 더해 작품을 완성한다. 이들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이성과 감성, 객관성과 주관성,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미술의 다채로운 변화를 경험케 할 것이다. 이성욱 달서아트센터 관장은 “이번 교류전은 지역 문화의 저변 확대와 예술적 소통의 장 마련을 위해 기획됐다”며 “관람객들이 지역 작가의 창작 세계를 체험하며 고유한 조형 언어에 공감하고, 예술적 연대의 가치를 재발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9

“아이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예술 놀이터”

미술관에서 예술가들이 직접 설계한 인터랙티브 예술 체험 공간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더위와 장마철을 피해 시원한 실내 활동을 찾는 가족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포항 문화예술팩토리에서 열리는 어린이 체험형 기획전시 ‘우당탕탕! 지구탐험대’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예술 놀이터로 주목받고 있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여름방학을 맞아 지난 22일 개막한 이 전시는 오는 8월 20일까지 이어간다. 전시는 ‘바다’, ‘숲’, ‘바위’라는 지구의 자연 요소를 주제로 세 개의 체험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스튜디오 1750(김영현·손진희)와 조각가 노해율이 협업해 만든 이 공간은 단순히 관람하는 전시를 넘어 어린이들이 직접 만지고 움직이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바다’ 파트는 스튜디오 1750의 ‘내가 사는 밤’과 ‘수생정원’ 작품으로 구성됐다. 연못필터 브러시와 UV LED 조명 등을 활용한 이 공간은 어둠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심해를 연상케 한다. 포항의 과메기, 해초, 성게 등을 모티브로 한 조각 작품과 함께, 어린이들은 벽면에 직접 바다 생물과 상상의 바다 이야기를 그리며, 시각적 상상력을 체험할 수 있다. ‘숲’ 파트에서는 스튜디오 1750의 또 다른 작품 ‘태초의 숲’이 기다리고 있다. 이 공간은 사람이 존재하기 전의 원초적인 자연을 상상한 테마로, 공룡 모양의 목재와 스폰지 막대를 활용해 어린이들이 직접 조립하고 변형하며 자신만의 숲을 만들어가는 경험을 제공한다. 어린이들은 이 공간을 통해 상상의 생물과 지형을 만들어보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질문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바위’ 파트는 노해율 작가의 설치 작품 ‘돌 스폰지’로 구성됐다. 노 작가는 관람객의 ‘움직임’을 재료로 작품을 만드는 조각가로, 작품 속 블록들은 아이들의 손에 의해 끊임없이 쌓이고 무너지며 반복적 창조의 리듬을 만들어낸다. ‘돌 스폰지’는 동해안 지질공원의 독특한 지형에서 영감을 받아, 포항의 자연 환경을 예술적으로 변형한 작품이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예술적 놀이를 즐기면서도 지역의 지질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어린이들이 예술을 매개로 포항 지역과 소통하며, 놀이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체감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아이들의 창의적 경험이 환경 보호 의식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되는 문화예술팩토리 예술놀이터 시리즈로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다. 특히 6세부터 10세까지의 어린이에게 가장 적합하다. 자세한 전시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9

“점은 舍利와도 같은 정신의 결정체”

“이제, 점은 단순한 행위가 아닌 알아차림의 깨우침이며, 존재 전부를 담아내는 현존입니다. 글씨와 형상이 사라진 공간 위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점은 사리(舍利)와도 같은 정신의 결정체로 살아있습니다” 독특한 한글 민체 서풍 ‘솔뫼민체’로 잘 알려진 서예가 솔뫼 정현식(66)의 16번째 개인전이 오는 8월 6일부터 19일까지 서울 MO-NO-HA 한남(모노하한남,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36) 화랑에서 열린다. 지난 2022년 서울 백악미술관 전시 이후, 3년만의 개인전이다. ‘솔뫼민체’와 ‘솔뫼손편지’ ‘광개토대왕비서체’ 등 9가지 독특한 서체를 개발한 정 작가는 전통과 현대 서예작품의 경계를 넘어 끊임없이 새로운 창작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알아차림, 점을 쓴다’라는 선한 선언적 혁명으로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 온 ‘점’이라는 행위와 그 깊은 철학적 의미를 재해석한 작품 150호 10점을 비롯해 20점이 선보인다. 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점’이 갖는 의미를 “멈추고 숨 쉬며 ‘알아차림(awareness)’하는 행위”로 정의한다. 그는 점을 통해 현재의 순간, ‘지금 이 순간’에 대한 깊은 인식을 표현하며, 이 행위가 자신의 존재 이유이자 간절한 기도임을 강조하기도 한다. 작가는 “생은 밥숟가락을 들다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축적하는 일”이라며 점을 통해 삶의 의미와 철학적 성찰을 이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정 작가의 작품은 점의 반복과 형상성을 통해 인식의 전환과 치열한 수행의 울림을 담아내며, 고정된 생각을 넘어선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보여준다. 단순히 서예의 전통을 넘어서, 선불교의 ‘알아차림’ 명상 사유와 연결된다. 전통 먹과 아크릴을 혼합한 작품들은 구애 없이 자유롭게 긁고 뿌리며 만들어졌다. 작가는 “예술은 정신이며, 형상이나 재료가 아니다”라며 재료의 조화와 감성적 표현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전통 서예의 확장과 현대추상예술의 경계에서 탄생한, 진화하는 그의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정 작가가 2019년부터 시작한 수묵 점묘의 재해석과 ‘솔뫼ism’이라고 불리는 개념미학의 집약체다. 가장 작지만 가장 무거운 깨달음의 결정체를 만나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어 삶과 철학, 그리고 예술이 만나는 특별한 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현식 작가는 “점은 신묘불측(神妙不測)한 시공의 파문이며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된 인드라망(상호의존적 관계망)처럼 상생과 조응을 일으키는 존재다. 추상적 표현과 언어, 감성미학, 철학을 넘어 몸과 마음 깊은 자리에서 오는 ‘차이의 점’에는 정의할 수 없는 무의식의 의식까지 살고 있고 그 차이를 드러내는 고요한 음악이고 감성이며 깊은 생이고 칠흑 같은 먹물과 책 속에 갇힌 문자의 강박에서 벗어나 나는 늦은 길목에서 한 점을 쓴다”고 밝혔다. 솔뫼 정현식은 15회의 개인전 및 각종서예대전 초대, 심사, 운영위원을 역임했으며 ‘푸른 소를 타다’, ‘불서한담’ 외 7권 발행 및 서체개발 9종(29340자) 솔뫼민체(솔뫼체), 해인사, 안동봉정사(세계문화유산표지석), 현덕사의 문수, 보현 쌍탑 탑기, 사찰현판, 주련, 각종금석문, 영국황태자 방문 축하 작품 등 다수가 있고 동국대, 불국사승가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경주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 불교신문 논설위원, ‘서예작품으로 만나는 임제록’을 연재중이다. 명의 도반(서예)들과 격 주간 좋은 만남을 통해 이론과 실기의 새로운 창작열을 태우면서 솔뫼문자예술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8

포항시립미술관, 31일 ‘뮤지엄&뮤직’ 개최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31일 오전 11시 제99회 미술관 음악회 ‘뮤지엄&뮤직(MUSEUM & MUSIC)’을 연다. 이번 공연은 베토벤,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등 거장의 명곡으로 구성된 피아노 3중주 무대로, 미술관의 스틸 조각 작품들과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에서 펼쳐져 관람객에게 예술적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남수진, 첼리스트 윤연지, 피아니스트 연효정이 참여한다. 이들은 정통 클래식과 현대적 탱고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프로그램으로 피아노 트리오의 매력을 전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베토벤의 ‘피아노 3중주 5번 Op.70 No.1’, 차이콥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 여름’ 등이 연주된다. 출연진은 국내외에서 활약 중인 실력파들이다. 남수진은 서울대·미국 텍사스대 출신으로 울산 심포니오케스트라 악장과 USP 챔버 오케스트라 악장을 역임하고 현재 카메라타 울산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연지는 서울대·인디애나대 졸업 후 퍼듀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연효정은 서울대·텍사스 오스틴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연주와 교육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미술관 음악회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열리며,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8

사회적 기준에 밀려난 목소리 예술로 소환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은 오는 8월 24일까지 본관 1, 2, 3전시실에서 2025년 하반기 특별기획전 ‘전해지지 않은 문장들: 여기에 그림자가 있다’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월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오는 12월까지 1년간 이곳에 머무르며 작품활동을 펼치는 제17기 입주작가 9명의 작품을 선보이며, 사회적 소외와 타자화, 비가시성 등 동시대적 문제를 ‘그림자’라는 상징으로 풀어낸다. 김동훈, 김정애, 노연이, 손주왕, 양은영, 이체린, 이향희, 전영경, 최은희 등 9명의 작가는 회화·사진·설치 작품 총 70여 점을 통해 각자의 창작적 시선으로 구조적 소외와 타자화의 문제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사회적 기준에서 밀려난 이들의 목소리를 예술로 소환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제안한다. 참여 작가들은 보이지 않던 것들, 낙인찍힌 것들, 경계에 선 것들을 드러내며 중심과 주변의 위계를 흐리고 새로운 감각의 장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김동훈 작가는 자신의 감정 상태와 태도를 중심으로 작업하며, 완벽함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고 ‘결함’을 탐구함으로써 자신을 이해하고 긍정적 변화를 추구한다. 김정애 작가의 ‘낯선 환희’ 시리즈는 일상 속 평범하거나 소외된 공간(자연 속 비닐하우스, 도시의 낡은 옥상)에서 발견한 독특한 아름다움과 감정을 예술적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조형언어로 탐구한다. 노연이 작가의 작품은 자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상징계와 실재계라는 철학적 개념을 통해,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환상 회화로 형상화하며, 불완전한 현실을 마주하고 적응해가는 과정을 탐구한다. 손주왕 작가의 ‘분출하는 몸’은 개인의 정신적, 신체적 변화를 통해 몸의 경계가 흐려지며, 이는 몸이 외부 세계로 확장되고 자유로워지는 과정을 상징한다. 양은영 작가는 사회적 이분법(인간/비인간, 정상/비정상)으로 타자화된 존재들(황소개구리, 성노동자 등)을 파편화된 이미지로 재구성하고, 고정되지 않은 다층적 시점을 통해 위계적 시선을 해체하며, 혐오와 배제의 구조 속에서 소외된 존재들의 일상적 가치와 생명력을 예술적으로 재조명한다. 이체린 작가의 작품은 일상적 자극과 공간의 관계성을 탐구하며, 인간의 정서와 기억을 회화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공간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새로운 내러티브를 창출한다. 이향희 작가는 포항 바다 풍경을 시간의 역순으로 재구성한 20폭의 흑연 작품에서 유동적 기억과 장소적 상징(포스코 포항제철소)을 통해 개인적 서사를 보편적 정서로 확장하며, 관람자의 기억과의 만남을 유도한다. 전영경 작가의 ‘파노라마 판타지’는 환경 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이상 기후가 만연한 현실 속에서, 매혹적이지만 불편한 산업적 풍경을 파노라마적 시선으로 포착해 인간 존재의 모순을 드러낸다. 최은희 작가는 자본주의적 구조 속에서 소외된 개인들의 사적 삶과 사회적 모순을 포착하고, 노숙인의 언어 ‘Hello, Please’를 통해 삶의 아포리아를 은유하며, 반전된 텍스트와 파편적 이미지로 인간 물화에 대한 자본주의적 도구화의 문제를 비판적 시선으로 시각화한다. 이번 전시는 “사회가 세운 ‘중심’의 허구성을 질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MBTI 같은 분류 체계가 개인의 다층적 경험을 단순화하듯, 편견이 낯섦을 고착화한다는 비판적 시각을 담았다. 관람객은 익숙함에 가려진 그림자 속 숨겨진 서사를 발견하며, 공존을 위한 새로운 경계를 상상하게 될 것이다. 박천 시안미술관 큐레이터는 “영천시의 ‘향토작가 전시지원사업’에 따라 추진됨으로써 지역 미술 생태계의 흐름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성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동시대적 문제를 예술 언어로 풀어내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7

청년 음악가들 대구서 기량과 열정 펼친다

청년 음악가들이 올여름에도 대구로 모인다. 국내외에서 모인 100여 명의 젊은 연주자들이 ‘2025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일주일간의 집중 훈련을 통해 갈고닦은 기량과 열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오는 8월 8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는 ‘태양(Sol)‘과 ’아시아(Asian)‘의 합성어로, 태양처럼 뜨거운 열정을 지닌 청년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00여 명의 청년들은 세계적인 지휘자와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멘토로 삼아 실질적인 오케스트라 교육을 받으며 연주하게 된다. 이는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청년 클래식 육성 프로젝트로, 매년 그 명성을 더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해를 거듭할수록 국내외 음악계의 주목을 받는 청년 음악가 육성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김선욱, 이승원, 도밍고 힌도얀, 피아니스트 백건우, 손민수 등 저명한 지휘자와 협연자가 참여했으며, 국내외 유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패컬티로 참여해 단원들의 음악적 역량을 강화했다. 또한 지원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해외 참가자의 비율도 높아지며 국제 청년 음악 교류의 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플루트 파트에서 약 6: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독일과 폴란드 등 해외에서 온 참가자들이 대구에 모여 한여름의 음악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러한 관심은 수도권 중심의 음악 생태계를 벗어나 지방에서 새로운 음악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단순한 합주와 공연을 넘어 청년 음악가들의 동기 부여와 음악적 성장을 지원하는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지역 유명 카페와 협력한 ‘솔라시안 커피 팝업’을 통해 단원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연주자 무대 매너 강의’, ‘연주 자세 교정 강의’, ‘지휘자와의 대화’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단원들이 실질적이고 밀도 높은 교육뿐만 아니라 음악가로서의 태도와 소양까지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는 대구 출신 지휘자이자 한국인 최초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콩쿠르에서 우승한 윤한결이 무대를 이끌며, 협연자로는 신동 첼리스트 한재민이 참여해 엘가 ‘첼로 협주곡’을 연주한다. 또한 프랑스 툴루즈 카피톨 국립오케스트라 종신 악장 김재원, 독일 뒤셀도르프 심포니커 수석 이상윤, 독일 바이에른 코부르크 주립극장 종신 수석 문웅휘 등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의 수석으로 활동 중인 연주자들이 패컬티(Faculty)로 참여해 참가자들의 기량 향상을 이끈다. 공연 프로그램은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과 엘가 ‘첼로 협주곡’, 그리고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으로 구성된다. 특히 ‘봄의 제전’은 복잡한 리듬과 강렬한 에너지, 고도의 앙상블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품으로, 이번 무대는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는 한 단계 도약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2025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공연 입장권은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식 누리집과 전화 예매를 통해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7

구미서 신구·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로 배우 신구(89)와 박근형(85)이 출연하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THE FINAL’이 구미에서 공연을 개최한다. 구미문화예술회관은 여름 특별 기획으로 두 배우가 출연하는 ‘고도를 기다리며’가 오는 8월 8~9일 이틀간 무대에 오른다고 22일 밟혔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196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아일랜드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이다. 오지 않는 인물 ‘고도’를 끝없이 기다리는 두 방랑자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존재의 부조리함을 탐구한다. 1953년 파리 초연 이후 현대 연극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으며, 세계 50여 개국에서 번역·공연되며 사랑받아 왔다. 국내에서는 1969년 극단 산울림이 초연한 이래 50년 이상 꾸준히 재공연되고 있다. 신구와 박근형이 출연한 ‘고도를 기다리며’는 2023년 12월 서울 국립극장 초연 이후 전국 21개 도시에서 총 102회 공연이 모두 매진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세련된 미장센과 몰입감 넘치는 연출로 작품의 본질을 꿰뚫는 것으로 정평 난 오경택 연출이 참여해 희극과 비극,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에스트라공 역을 맡은 신구와 블라디미르 역의 박근형은 단순한 배역을 넘어 에스트라공 역을 맡은 신구와 블라디미르 역의 박근형은 단순한 배역을 넘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물처럼 섬세하게 그려내며 ‘고도를 기다리며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력과 독창적인 해석이 빛나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8월 8일은 오후 7시 30분, 8월 9일은 오후 2시에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2

8개국 작가들이 펼치는 ‘세계 현대미술의 오늘’

대구 봉산문화회관이 오는 24일부터 8월 31일까지 ‘세계 현대미술의 오늘’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스페인, 라틴아메리카, 독일·오스트리아, 미국, 러시아 등 8개국 작가들의 다채로운 현대미술 작품이 한자리에서 선보이며, 문화적 차이와 예술적 교류를 탐구하는 특별한 기회를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4개의 전시실에서 각국의 역사적·문화적 배경이 녹아든 현대미술의 흐름을 집약적으로 볼 수 있다. 스페인과 라틴아메리카의 혼합적 예술, 독일·오스트리아의 게르만 전통, 미국으로 이주한 유럽 예술가의 독창성, 다민족 사회인 러시아의 모스크바·부랴트 지역 작품까지 총 5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1전시실에서는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주제로 한 카초 팔콘의 ‘Green Range Rover’, 폴칭보의 황혼의 도시 실루엣을 통해 도시 생활의 일시성과 덧없음을 표현한 ‘ETHEREALIZED IN TWILIGHT SKY I (人間蒸發 II)’, 상징적 요소와 캐릭터가 어우러진 김민수의 ‘Hero‘s talisman’, 피터 보가르두스의 전통 사진 인화 기법과 목판화를 결합해 한지에 독특한 질감을 구현한 작품 등이 주목받고 있다. 2전시실에서는 러시아 모스크바와 부랴트 지역의 작품들이, 3전시실에서는 한국의 다원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한 빅토르 라우의 ‘Tea Plantation-Tea Plantation in South Korea’와 같은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마지막으로 4전시실에서는 오스트리아 마이크 뷔헬의 ‘Hommage to Alfred Kubin’이 전시되며,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그래픽 아티스트 알프레드 쿠빈의 독특한 화풍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노태철 봉산문화회관장은 “예술은 차이를 이해하고 경계를 넘는 힘을 지닌다”며 “이번 전시가 서로 다른 문화권의 예술이 공감하는 순간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