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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지상파 3사, 대선 출구조사 실시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를 실시한다. 한국방송협회는 지상파 3사와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를 구성하고 출구조사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출구 조사는 선거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여 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다. 별도로 1만1500명을 대상으로 사전투표자 예측을 위한 전화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KEP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인용 보도 기준을 배포하고,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 인용할 경우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EP가 발표한 인용 보도 기준에 따르면 당선자 예측 및 예상 득표율은 투표 마감 10분 후인 오후 8시 10분 이후부터 인용할 수 있다. 인용 시에는 화면에 ‘방송3사(KBS, MBC, SBS) 공동 예측(출구) 조사’ 출처를 표기해야 한다.   KEP 측은 “출구조사는 신속 정확한 선거결과 보도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출구조사 데이터는 정부와 선관위의 공정한 선거관리를 검증할 유일한 도구로서의 의미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구조사 결과는 막대한 비용이 투자된 방송 3사의 지적재산으로 허락 없이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하는 것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최신기사

한강 소설 원작 영화 ‘채식주의자’·‘흉터’본다…CGV 특별상영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CJ CGV는 14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영화 ‘채식주의자’, ‘흉터’ 두 편을 오는 17일부터 단독 상영한다고 밝혔다. CGV용산아이파크몰 등 전국 45개 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채식주의자’는 2010년 개봉한 영화로, 2016년 영국 맨부커상을 받은 한강의 동명 연작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주의를 선언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임우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과 2010년 세계 최고 권위의 독립영화제인 미국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드라마 경쟁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영화에선 배우 채민서가 주인공 영혜 역을 맡았다. 그의 형부 민호 역은 현성이, 언니 지혜 역은 김여진이 각각 소화했다. ‘흉터’는 2011년 작품으로 한강의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에 수록된 ‘아기부처’가 원작이다. 엄격하게 자라면서 감정이 메마른 여자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완벽주의에 집착하는 남자의 외롭고 위태로운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 ‘채식주의자’를 연출한 임 감독 작품으로, 박소연이 선희를, 정희태가 상협을 각각 연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4

조용필, 11월에 20집 발매 기념 콘서트 개최

조용필 ‘20집 발매 기념 조용필&위대한 탄생 콘서트’포스터.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왕’(歌王) 조용필(74)이 정규음반인 20집 ‘20’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공연기획사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는 11월 23∼24일 오후 6시, 11월 30일∼12월 1일 오후 6시 서울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20집 발매 기념 조용필&위대한 탄생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콘서트는 오는 22일 공개되는 조용필의 정규 20집 ‘20’ 발매를 기념하는 무대다. 조용필은 2013년 정규 19집 ‘헬로’(Hello) 이후 새로운 음악 장르에 도전하는 등 수년간 공들여 신보를 준비했다. 조용필은 라이브 밴드와 함께 첨단 사운드로 2024년 현재의 자신을 보여주는 신곡은 물론이고 데뷔부터 지금까지의 음악 여정을 총망라하는 무대로 팬들에게 추억과 감동을 선사한다는 각오다. 공연 티켓은 11일 오전 11시부터 티켓링크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번 콘서트는 투어로도 이어진다. 서울을 시작 으로 개최 도시를 추가할 계획이며, 자세한 일정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조용필은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히트한 것을 시작으로 1980년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등이 수록된 1집으로 국내 가요계 사상 첫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08

'가황'의 라스트 콘서트 장소는…

나훈아. /예아라 제공 가요계 은퇴를 선언한 가수 나훈아(77·본명 최홍기)가 내년 1월 서울에서 마지막 공연을 갖는다. 4일 나훈아의 소속사 예아라·예소리에 따르면 내년 1월 10∼12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2024 나훈아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가 열린다. 나훈아는 올해 2월 돌연 은퇴를 선언한 뒤 4월 인천을 시작으로 마지막 전국 투어 콘서트를 열고 있는데 내년 서울 공연을 마지막으로 가수 활동을 접겠다는 것. 1966년 데뷔한 지 59년 만에 가수생활을 끝내는 셈이다. 나훈아는 이날 소속사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처음 겪어 보는 마지막 무대가 어떤 기분일지 짐작하기 어려워도, 늘 그랬듯이 ‘신명 나게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이 가슴에 가득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활짝 웃는 얼굴로 이별의 노래를 부르려 합니다. 여러분, 고마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나훈아는 오는 12일 대전을 시작으로 하반기 투어를 시작한다. 이후 강릉(10월 26일), 안동(11월 2일), 진주(11월 16일), 광주(11월 23일), 대구(12월 7~8일), 부산(12월 14~15일)을 방문한 뒤 서울에서 마지막 콘서트를 장식한다. 나훈아는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이래 특유의 꺾는 창법과 독보적인 무대 매너로 ‘무시로’, ‘잡초’, ‘갈무리’‘고향역’ 등의 히트곡을 내며 ‘가황(歌皇)’ 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05

부산국제영화제 10월 2일 개막…초청작 63개국 224편등 총 279편 상영

아시아 최대 영화축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10일간 부산 영화의전당 등 부산 전역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10월 2일 오후 6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펼쳐진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공식 초청작 63개국 224편을 비롯해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 동네방네비프 상영작 15편 등 총 279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부산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작품인 넷플릭스(Netflix) 영화 ‘전,란’이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하고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강동원·박정민 주연이다. 폐막작은 싱가포르인 최초로 칸·베니스·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문화 훈장을 받은 에릭 쿠 감독의 ‘영혼의 여행’이다. 공식 초청작은 지난해에 비해 15편이 늘었으며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은 86편이다. 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 거장들의 다양한 신작 영화과 칸, 베니스 등 국제영화제 수상작 및 글로벌 화제작, 오리지널 시리즈, 한국 주류 상업 영화 등 다양한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다큐멘터리 장르의 대중적 확장을 위해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처음 선보이며, 영화계의 대표적인 기업들과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회(포럼)와 담론의 장도 펼쳐진다. 다큐멘터리 관객상은 와이드 앵글 부문(섹션)의 한국과 아시아 다큐멘터리 경쟁작 10편을 대상으로 관객 투표를 통해 1편을 선정한다. 아울러 10월 5~8일 ‘제19회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이 열린다. 영화·영상 콘텐츠부터 스토리 등의 원천 지식재산권(IP)까지 거래할 수 있는 종합 콘텐츠 마켓인 이 행사에서는 국제공동제작의 기반(플랫폼)이 될 ‘프로듀서허브’ 신설, 기술과 영화의 융합을 논하는 ‘인공지능(AI) 콘퍼런스’ 등 한층 강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동네방네비프는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등 부산시 곳곳에서 선보인다. 동네방네비프의 모든 상영작은 사전 예매 없이 누구나 현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9-26

올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 1위는 ‘베테랑2’

올 추석 연휴 5일간 극장가 승자는 ‘베테랑2’(감독 류승완)가 차지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베테랑2’는 추석 연휴 닷새(9월 14∼18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총 393만7000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누적 관객 수는 445만3000여명이다. 추석 연휴에 맞춰 13일 개봉한 ‘베테랑 2’의 누적 관객 수는 손익분기점 400만명을 가볍게 뛰어넘어 445만3000여명으로 불어났다. ‘베테랑 2’는 2015년 1341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베테랑’의 속편으로, 범죄자를 잡을 땐 물불 안 가리는 형사 서도철(황정민 분)이 강력범죄수사대에 새로 합류한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와 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야기로 추석 연휴 관객을 끌어모았다. 추석 연휴에 맞춰 13일 개봉한 ‘베테랑 2’는 개봉 첫날인 13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뒤, 줄곧 정상 자리를 지키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추석 연휴 닷새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은 466만여 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 엿새간(9월 28일∼10월 3일) 관객 수(311만3000여 명)보다 49.7% 증가한 규모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으로 극장이 한창 활기를 띠던 2019년 추석 연휴 나흘간(9월 12∼15일) 관객 수(513만1000여 명)보다는 9.2% 적은 수준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9-19

집에서 편안하게, 극장서 생생하게… 밀린 문화생활 해볼까

추석 연휴가 다가왔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모여 그동안 놓쳤던 영화, 드라마, 예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왓챠 등의 주요 OTT에서 선보이는 따끈한 신작과 극장영화 개봉작, 그리고 상반기 화제작들까지 다채로운 콘텐츠가 푸짐하게 차려져 있다. 볼만한 OTT 영화 전혀 새로운 호러물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넷플릭스 시리즈/8부작/15세 이상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 /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수상한 손님의 방문으로 평범한 일상이 어그러지는 보통사람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과거 모텔 사업을 하던 구상준(윤계상)은 연쇄살인범 지향철(홍기준)을 만난 후 가정이 무너진다. 현재 펜션을 운영하는 전영하(김윤석)도 사이코패스 살인자 유성아(고민시)를 고객으로 만난 뒤 일상이 파괴될 위기에 처한다. 이 드라마의 영어판 제목인 개구리(The Frog)가 어쩌면 더 직관적일지도 모른다. 무심코 던질 돌에 개구리는 죽을 수도 있으니까. 이 드라마는 얼핏 보면 공포영화의 크리셰(지겹고 예측 가능한 진부한 표현)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 같지만 시간의 충돌과 사건의 의외성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호러물을 빚어냈다. 연기장인 김윤석과 시크한 느낌의 경찰 역을 소화한 이정은의 연기야 두말의 여지가 없지만 놀라운 것은 고민시의 사이코패스연기다. 매혹적인 팜므파탈의 느낌과 마치 고유정이 실제로 연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의 잔혹함이 뒤섞여 있다. 차분한데 청순하지 않고 가라앉은 느낌도 있는데 알고 보면 강렬하다. 후반에 가서 속도감이 떨어지는 느낌은 있지만 심리스릴러 특유의 여운이 남는 수작이다. 세대간의 이해와 사랑 ‘인턴’ 넷플릭스·쿠팡플레이/121분/12세 이상 영화 ‘인턴(The Intern)’은 세대 간의 교감을 통해 따뜻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 드라마다. 주인공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은 온라인 패션 회사를 이끄는 성공적인 젊은 CEO로,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와 가정 문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의 회사에 70세의 은퇴자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가 시니어 인턴으로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벤은 아내와 사별하고 40년간 다니던 회사를 은퇴한 평범한 할아버지이다. 그의 남은 여생은 바쁘지만 영양가 없던 하루의 연속이였다. 그러다 고령 채용 인턴 공고를 보고 줄리의 패션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가게 된다. 처음 벤을 본 줄리는 ‘일이 별로 없을거다’라는 말과 함께 노령이라는 이유 만으로 벤을 업무에서 제외한다. 그러나 벤은 오랜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역할을 능동적으로 찾아 나선다. 무거운 카트를 함께 밀어주거나 사무실의 어수선한 공간을 정리하는 등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일들을 통해 회사에 차분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벤의 지혜와 성실함은 젊은 직원들에게도 건강한 자극을 주며 특히 줄스에게는 중요한 조언자가 된다. 벤은 줄스가 CEO이자 엄마로서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하고, 인턴이지만 인생의 어른으로서 따뜻한 지혜를 나눈다. 이를 통해 줄스는 삶의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오피스 코미디를 넘어, 세대 간의 이해와 인간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인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벤의 모습을 통해, 인턴이라도 주도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직장에서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다 원자폭탄에 대한 질문 ‘오펜하이머’ 넷플릭스/180분/15세 이상 “난 이제 죽음이요, 세계의 파괴자가 되어버렸다” 원자폭탄 개발을 이끈 J.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남긴 말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는 과학이 세상에 미친 엄청난 영향을 탐구하며, 그 중심에 서 있는 한 남자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다.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의 혼란 속에서 원자폭탄을 개발한 천재 물리학자의 삶과 그가 직면한 도덕적 딜레마를 다룬다. 오펜하이머는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에 도전했지만, 그 결과는 파멸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위협과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그가 주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그의 눈부신 과학적 성취와 그로 인해 발생한 인류의 고통, 그리고 그가 짊어진 무거운 책임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오펜하이머는 전쟁을 종식시킨 영웅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만든 무기가 초래한 끔찍한 결과 때문에 평생 죄책감과 싸우며 살아간다. 놀란 감독은 과학과 도덕의 경계를 예리하게 탐구하며, 과학의 발전이 가져온 윤리적 문제를 영화 속에 담아냈다. 전쟁을 끝낸 도구로서의 핵무기는 그 자체로 큰 성취였지만, 그로 인한 고통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과학적 혁신이 인류에게 던지는 고민을 되짚는다. 기회는 반드시 온다 ‘리바운드’ 쿠팡플레이·왓챠·넷플릭스/120분/12세 이상 영화 리바운드는 농구선수 출신 공익근무요원 ‘양현’(안재홍)이 해체 위기에 놓인 부산중앙고 신임코치로 발탁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전국대회에서의 첫 경기 상대는 고교농구 최강자 용산고. 팀워크까지 무너진 중앙고는 몰수패라는 치욕의 결과를 낳고 팀을 해체할 위기에 놓인다. 그러나 양현은 이에 굴하지 않고 MVP를 꿈꾸며 다시 선수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주목받던 천재 선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가드 ‘기범’(이신영),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규혁’(정진운),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괴력 센터 ‘순규’(김택),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 포워드 ‘강호’(정건주) 등은 함께 훈련을 받지만 어딘가가 어긋난다. 리바운드는 고단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농구부 선수들을 그려냈다. 뻔하지만 뻔하지 않고, 한 편의 소년만화 같지만 실화를 기반으로한 영화기에 깊은 여운을 준다. 실제 선수들과 닮은 체형으로 캐스팅 한 장항준 감독의 세밀함도 엿보였다. ‘리바운드’란 농구에서 슈팅한 공이 골인되지 않고 백보드에 맞고 튀어 나오는 일이다. 한마디로 공이 튀어나갔을 때 기회를 엿보는 것. 영화 리바운드는 끊임없이 ‘끝나기 전까진 끝나지 않은 것’의 모습를 보여준다. 영화 리바운드는 유쾌한 중꺾마(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를 관객에게 선물한다. 상영 중인 신작 영화 더 강력해진 액션 ‘베테랑2’ 13일 개봉하는 영화‘베테랑2’는 언론시사회 이후 악당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오면서 스포일러 공방이 현재 뜨겁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은 포스의 인물을 음산한 카메라 앵글로 지목하면서도, 내부의 적이라는 설정은 이야기의 절반이 흘러갈 때까지 악당을 베일에 가려두고 있기 때문이다. 118분의 상영시간이 ‘순삭’으로 지나가는 데 장르를 가지고 놀 줄 아는 류승완 감독의 연출력과 황정민을 비롯해 9년 만에 돌아온 ‘팀 베테랑’의 찰떡 호흡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도 유유히 삶을 즐기던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죽음과 유사한 방식으로 살해당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강력범죄수사대의 서도철(황정민)은 연쇄살인을 의심하며 단서를 추적하는데, 자칭 ‘정의부장’ 유튜버가 ‘해치’라고 이름 지은 연쇄살인범이 많은 이들의 환호를 받는다. 인력 부족에 허덕이던 서도철의 팀은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칼 든 범죄자를 제압하는 동영상으로 화제가 된 지구대 경찰 박선우(정해인)를 영입해 범인 검거에 나선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관광객으로 북적대는 남산 전망대에서 파쿠르(안전장치 없이 주위 지형이나 건물 등을 이용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곡예 활동) 방식으로 용의자를 쫓는 추격 장면, 비 오는 옥상에서 빗줄기를 도구처럼 활용해 격투 동작을 드라마틱하게 확장한 장면은 액션 장인 류승완의 원숙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9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여전한 파이팅과 그 시간이 준 성숙을 품은 서도철은 1편과의 연관성과 차별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존재다. 젊은 시절의 혈기 대신 끊임없이 진실이 미끄러져가는 현실을 의심하고 자신의 어리석은 판단을 기꺼이 철회하면서 반성하는 서도철은 ‘베테랑2’가 보여주고자 하는 지금의 시대정신이다. 배우 조정석의 원맨쇼 ‘파일럿’ 영화 ‘건축학 개론’부터 ‘엑시트’까지 개성적인 연기를 선보여 온 조정석 배우가 여장 남자 역에 도전했다. 111분 동안 펼쳐지는 조정석의 연기 원맨쇼에 지루할 틈이 없다. 영화 ‘파일럿’은 최고의 비행 실력을 갖춘 스타 파일럿 한정우(조정석 분)가 순간의 잘못으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실직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항공사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궁지에 몰린 한정우는 여동생 정미의 신분을 빌려 재취업에 나선다. 조정석은 긴 가발에 원피스, 하이힐을 신고 뭇 남성의 눈길을 사로잡는 미모의 여성 한정미로 변신한다. 여성의 모습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는 등 연신 실수를 자아낸다. 비행 조종간을 잡는 일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여성 파일럿이 된 그에게 전과 다른 일상이 펼쳐진다. 틈만 나면 치근덕거리는 파일럿 서현석(신승호 분), 회식 자리에서 여성 직원들에게 대놓고 ‘외모 평가’를 일삼는 중년 남성을 마주하게 된다. 그 와중에 어떤 일이 있어도 지지해주는 여성 동료 윤슬기(이주명 분)를 만난다. 이들은 서로를 믿고 따르며 연대한다. ‘여장한 남성’ 설정은 기존 영화에서 익숙하게 다뤄져 왔기에 새로울 건 없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재벌 중심 사회 부조리, 인기를 좇는 SNS 과시 문화, 직장 내 남성 중심 문화 등을 차용해 다르게 보여주려 한 듯 보인다. 예상 가능한 전개로 참신한 코미디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단순히 가볍게 웃으며 보기에는 괜찮은 유쾌한 팝콘 무비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김채은수습기자 gkacodms1@kbmaeil.com /성지영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09-12

부산국제영화제, 넷플릭스 영화 '전,란'으로 문 연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OTT 플랫폼 영화가 사상 처음으로 선정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3일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로 29회를 맞은 이번 영화제 개막작을 비롯한 주요 행사 내용을 공개했다. 개막작은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박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해 화제가 된 넷플릭스 영화 ‘전,란’이 선정됐다. ‘심야의 FM’(2010)의 김상만 감독이 연출한 ‘전,란’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으로, 양반 가문의 외아들 종려(박정민 분)의 몸종 천영(강동원)의 이야기다. 친구이기도 했던 두 사람이 오해로 원수가 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과거에도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화를선보였지만, 개막작으로 상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OTT의 영향력이 커져가는 추세를 반영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전,란’의 개막작 선정에 대해 “작품 자체를 본 것이고, 관객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 감안했다”며 “넷플릭스 영화라고 해서 제외하거나 하는 것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음 달 2일 개막해 11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등 7개 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공식 초청작은 224편으로, 지난해 209편에 비해 8%가량 늘었다.관객 중심의 문화 축제인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을 합하면 279편이다. 박광수 이사장은 “국고보조금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지만, 자체 재원 조달을 늘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다운 규모를 지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폐막작은 싱가포르 최초로 칸, 베를린,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문화훈장을 받은 에릭 쿠 감독의 ‘영혼의 여행’이 선정됐다.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 카트린드뇌브가 주연을 맡았다. 아시아 영화 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아시아영화인상은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받게 됐다.‘큐어’(1997), ‘회로’(2001), ‘절규’(2006) 등을 연출한 구로사와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신작 ‘뱀의 길’과 ‘클라우드’를 선보인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그랜드 투어’로 감독상을 받으면서 포르투갈의 젊은 거장으로 떠오른 미겔 고메스 감독을 초청해 장편 8편을 상영하고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을 기리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사람, 이선균’도 열려 그의 대표 출연작 6편을 상영하고 스페셜 토크 등을 한다.이선균은 한국 영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한국영화공로상도 받게 됐다. 다음 달 5∼8일에는 종합 콘텐츠 시장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도 열린다. 50여개국 2천500여명의 콘텐츠 산업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오정은기자 jyo@kbmaeil.com

2024-09-03

전세계 영화인들의 축제 ‘칸영화제’ 막 올라

전세계 영화인들의 축제인 제77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2024·이하 칸 영화제)가 14일 저녁(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개막해 25일까지 열린다.칸영화제는 베를린,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함께 3대 영화제로 꼽히지만, 위상 면에서는 나머지 둘을 능가한다.칸영화제 기간에는 전 세계 영화계의 관심이 칸으로 쏠린다. 칸영화제에 초청받은 상영되는 영화들은 각국 영화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총 22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감독상,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 각본상, 남·녀 배우상 등을 두고 경합한다.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조지 밀러 감독의 ‘퓨리오사 : 매드맥스 사가’도 칸 영화제에서 시사회를 열고 최초 공개된다.‘퓨리오사 : 매드맥스 사가’는 2015년 나온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이후 9년만에 나온 신작이다.‘퓨리오사 : 매드맥스 사가’는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에 무참히 던져진 ‘퓨리오사’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떠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안야 테일러조이가 퓨리오사를 연기했다. 이와 함께 크리스 햄스워스, 톰 버크 등이 출연한다.국내에서는 오는 22일 개봉한다.올해 칸영화제에 초청받은 한국 영화는 총 3편이다. 장편 2편과 단편 1편이다.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2’는 완성도 높은 장르 영화를 소개하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는 칸 클래식 부문,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임유리 감독의 단편 ‘메아리’는 학생 영화 부문인 라 시네프에 초청됐다. ‘베테랑2’ 주연 배우인 황정민, 정해인, 류승완 감독은 오는 20일 열리는 공식 상영에 참석,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16

하이브, 금감원에 '어도어 사태' 관련 애널리스트도 조사 요청

하이브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S 부대표 외에 한 외국계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 A씨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A씨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전날 금감원에 제출했다. 하이브는 A씨가 어도어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에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A씨가 지난달 17일 방한한 외국계 투자자에게 하이브 미팅에 앞서 어도어 경영진과의 별도 미팅을 주선했다는 주장이다. 이 외국계 투자자는 해당 미팅에서 “어도어의 가치가 현재 기준으로 1.4조원이면 당장 투자하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하이브는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하이브는 민 대표에게 보고한 어도어 관계자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이 미팅과 발언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또한 민 대표 측과 A씨가 접촉하는 과정에서 내부 기밀 정보들이 A씨에게 흘러갔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 대표 측은 이른바 ‘경영권 탈취 의혹’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 대표는 지난 달 기자회견에서 “외부 자문사에 자문을 받았다, 제가 누구를 만나서 어떤 투자를 받았다는데 데리고 와라.제가 무슨 투자 이야기를 나눴느냐”며“이는 존재할 수가 없다.만난 적도 없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A씨는 하이브를 대상으로 매수 혹은 매도 의견 보고서(리포트)를 내는 담당 애널리스트다.A씨는 최근 보고서에서 하이브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는 이번 사태로 주가가 하락하고 소속 아티스트 전반에 대한 평판이 저하해 사업적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하며 금감원에 A씨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 측은 그러나 주가 하락 등은 하이브가 근본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 대표 측은 전날 S 부대표를 대상으로 한 금감원 조사 요청에 반발하며 “지금주가 하락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느냐”라며 “하이브가 어도어 경영진에게 이런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느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

2024-05-15

'범죄도시 4' 1천만명 돌파…한국영화 시리즈 첫 '트리플 천만'

배우 마동석 주연의 액션 영화 ’범죄도시 4‘가 15일 천만 영화의 반열에 올랐다. 4편까지 나온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 영화 시리즈 최초로 ’트리플 천만‘을 달성했다. 배급사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범죄도시 4‘는 이날 오전 누적 관객 수1천만명을 돌파했다. ’범죄도시 2‘(1천269만명)와 ’범죄도시 3‘(1천68만명)에 이어 시리즈에서 세 번째 천만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개봉작 중 세 편의 천만 영화를 낸 시리즈는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가 유일했다.한국 영화로는 ’범죄도시‘ 시리즈가 첫 사례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유일하게 1천만명에 못 미친 ’범죄도시‘(688만명)를포함하면 시리즈의 전체 누적 관객 수는 4천만명을 넘어선다. 지난달 24일 극장에 걸린 ’범죄도시 4‘는 개봉 22일째에 1천만명을 돌파했다. 천만 영화가 되는 데 걸린 시간이 ’범죄도시‘ 시리즈 작품 가운데 가장 짧았다. ’범죄도시 2‘와 ’범죄도시 3‘는 각각 개봉 25일째, 32일째에 천만 영화가 됐다. ’범죄도시 4‘는 개봉 시점도 좋았다.영화관 입장권 할인이 적용되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인 ’문화가 있는 날‘ 개봉해 첫날에만 82만명을 끌어모았고, 근로자의 날(5월 1일)과 어린이날 대체공휴일(6일)도 흥행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범죄도시 4‘는 장재현 감독의 ’파묘‘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다.역대 한국 영화로는 24번째 천만 영화고, 외국 영화를 포함한 전체 개봉작으로는 33번째다. 마동석은 ’부산행‘(2016), ’신과 함께-죄와 벌‘(2017), ’신과 함께-인과 연‘(2018), ’범죄도시 2‘, ’범죄도시 3‘에 이번 작품까지 모두 여섯 편의 천만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됐다.한국 배우로는 최다 기록으로, 흥행 보증 수표의 입지를 굳혔다. ’범죄도시 4‘는 괴력의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필리핀에 근거지를 둔 온라인불법 도박 조직을 소탕하는 이야기다.마동석 특유의 액션과 유머를 부각했고, 마석도의 조력자 장이수 역을 맡은 박지환의 코믹 연기가 호평받았다. ’범죄도시‘ 시리즈 1∼3편의 무술감독을 맡았던 허명행 감독이 ’범죄도시 4‘를 연출했다.올해 1월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황야‘에 이어 허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극장가의 관심은 ’범죄도시 4‘의 극장 상영 기간 최종 관객 수가 얼마나 될지에쏠린다.’범죄도시 2‘와 ’범죄도시 3‘보다 빨리 천만 영화에 오른 만큼, 이들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연합뉴스

2024-05-15

귀여운 캐릭터 손잡고 동심의 세계로…영화 '이프'

영화 '이프: 상상의 친구'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런 상상을 해본다면 어떨까. 어릴 적 우리가 안고 자던 인형, 혼자일 때 말벗이 돼준 인형, 그러나 우리가 자라면서 구석에 처박혔다가 언젠가 쓰레기통으로 가고 말았을 그 인형이 아직도 어딘가에 존재한다면. 심지어 그런 인형들이 한곳에 모여 살면서 우리를 다시 만나길 꿈꾼다면. 15일 개봉한 존 크래신스키 감독의 신작 ‘이프: 상상의 친구’(이하 ‘이프’)는 이런 상상을 펼쳐 보이면서 관객을 동심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 영화엔 누구나 가졌을 어린 시절의 꿈을 시각효과 기술로 형상화한 캐릭터인‘이프’(If)가 여럿 등장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1988)의 토토로를 연상시키는 커다랗고 통통한 털북숭이 ‘블루’부터 알록달록한 몸에 목소리가 고운 ‘유니콘’, 체크무늬 재킷을 걸친 멋쟁이 해바라기 ‘플라워’, 유리잔 속 물에 잠긴 얼음 조각 ‘아이스’ 등 별의별 캐릭터가 나온다.성격도 가지각색이지만, 하나같이 귀엽다. 주인공 비(케일리 플레밍 분)는 미국 뉴욕에 사는 열두 살짜리 소녀다.엄마가 없는 비는 아빠마저 수술받으러 입원하면서 할머니 댁에 맡겨지고, 위층에서 이프들과 사는 이상한 아저씨 칼(라이언 레이놀즈)을 알게 되면서 환상의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각각의 이프는 누군가의 어린 시절 둘도 없는 친구였지만, 그가 동심의 세계에서 벗어나면서 잊힌 존재들이다.비와 칼은 보통 사람의 눈엔 띄지 않는 이프들에게옛 친구를 찾아주는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다.어린이라면 기상천외한 이프들의 모습에 매혹될 것이고, 어른은 까맣게 잊어버린 어린 시절 자기만의 이프를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행복으로 가는 열쇠는 동심을 회복하는 데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어린이의 꿈을 형상화한 캐릭터를 끌어들인 게 다소 작위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가족이 함께 즐기는 걸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이보다 더 나은 방법도 찾기 어려울 것 같다. 털북숭이 블루가 꿈에 그리던 옛 친구와 재회하는 장면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이제는 중년 남성이 돼버린 친구가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은 우리 자신의 모습을 연상시키면서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마블 스튜디오의 ‘데드풀’ 시리즈에서 히어로를 연기한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프’에선 무뚝뚝해 보이면서도 어린이와 통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칼 역을 맡아 코믹 연기를 펼친다. 비를 연기한 케일리 플레밍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와 드라마 ‘워킹 데드’ 시리즈에 출연한 뛰어난 연기력의 아역배우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에서 스릴러 연출력을 인정받은 크래신스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선 따뜻한 동심의 세계를 그려낸다. 이프들의 목소리 연기는 크래신스키 감독의 아내인 에밀리 블런트와 조지 클루니, 브래들리 쿠퍼, 맷 데이먼, 아콰피나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맡았다. 104분.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2024-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