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중요한건 진정성”
1년6개월 만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성한 예능 프로그램 `일밤`의 한 축인 리얼 입대 프로젝트 `진짜 사나이` 얘기다. `아빠`(아빠! 어디가?)가 판을 흔들고, `사나이`가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최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만난 `진짜 사나이` 연출을 맡은 김민종<사진> PD는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몰랐다`며 스스로도 놀라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당시 `아빠 어디가`가 고착화한 일요일 저녁 판을 흔들어 놓은 상태여서 채널이 움직일 수 있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몰랐다”면서 “첫 방송 이후 화제가 되는 것을 보면서 잘 발전시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방송 초기를 떠올렸다.
`진짜 사나이`는 연예인들이 직접 군부대에 들어가 여러 날 실제 군인과 같은 훈련을 받고 함께 생활하는 `리얼 입대` 프로그램. 출연진의 진정성 있는 모습과 평소 접하기 어려운 군대 생활 이야기가 전파를 타며 호평받고 있다.
“기획 회의를 두달 정도 했습니다. 기획에서 두 축으로 삼은 것이 바로 `관찰`과 `착한 예능`이었죠. 그러다가 군대가 떠올랐어요. 특수하고 극한 상황이면서도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기획 당시에는 자신은 물론 함께 연출을 맡은 최민근 PD의 군대 생활 경험도 많이 떠올렸다고 김 PD는 덧붙였다.
물론 처음부터 성공을 확신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나름의 승부수를 던졌는데, 다행히 통해서 지금의 성공이 가능했다는 것.
“일요일 저녁 가족 시간대니까 장년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비전이 없다고 판단했죠. 처음에는 여성이 군대 이야기를 재미있게 볼지 걱정도 했어요. 하지만 기본 지식과 공감대가 있으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승부수를 던졌죠.”
이에 따라 방송 초반 여성 시청자를 배려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김 PD는 “내레이션도 여성 연예인에게 맡겼고, 여성이 모를 내용은 자료로 친절하게 설명했다”며 “이해를 돕기 위해 자막 하나도 신경썼다”고 전했다.
`진짜 사나이`는 올해 방송가 대세로 떠오른 `관찰` `다큐` 예능 경향을 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진 개입을 최소화하는 이들 프로그램은 무엇보다 `진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중간에 촬영을 끊거나 쉬어가지 않아요. 진짜 쉬지 않고 계속 찍습니다. 과연 `리얼`이 주는 재미가 있을까 했는데, 결국 얻어걸리는 재미, 의외적인 재미가 있더라고요. 쉽게 말해 불확실성을 (촬영) `양`으로 극복한 것이죠.(웃음)”
`진짜 사나이`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에는 캐스팅도 있다. 유명 진행자에 의존하기보다는 비교적 신선한 얼굴을 발굴한 것이 주효했다.
“멤버들이 군대에 들어가면 실제 어떤 캐릭터가 나올지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서경석은 중심을 잡고 김수로는 파이팅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했죠.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스케줄이었어요. 첫 촬영이 5박6일이었잖아요.(웃음)”
특히 방송 초반 파란 눈의 신병 샘 해밍턴은 항상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가 탄피를 잃어버려 당황하거나 `군대리아`에 감탄하는 모습 하나 하나가 화제가 됐다.
그는 “예능인데 `노멀`한 출연진이 정석대로 하면 웃음이 전혀 없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샘 해밍턴을 떠올렸다”며 “어떤 그림이 나올지 예상은 안 됐지만 외국인 미필자가 국방색 런닝 셔츠를 입고 내무반에 앉아있는 모습만 상상해도 웃음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시청자가 장난처럼 느끼지 않을지 진정성 측면에서 걱정도 했다”면서 “외국인으로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이해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화제가 돼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김 PD가 `진짜 사나이`를 제작하며 항상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진정성`이다.
“출연진도 제작진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진정성`입니다. 항상 진정성을 갖고 촬영에 임하고 있으니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세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