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시애틀 스프링캠프 참가
이대호는 22일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12시까지 일찍 스프링캠프에 온 다른 선수들과 훈련 일정에 맞춰 메이저리그식 시즌 담금질로 구슬땀을 흘렸다.
한국과 일본프로야구를 정복한 대타자이나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인 그는 정규 연습이 끝난 뒤에도 코치를 졸라 수비 연습을 더하면서 강한 의욕을 보였다. 서툰 영어임에도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는 등 훈련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시애틀과 1년간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에 있을 때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연봉 조건이 다른 계약)을 하고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대호는 “일본 복귀와 같은 걸생각할 여유가 없다”면서 계약서에 삽입한 `옵트아웃`(빅리그 25인 로스터 제외시 자유계약선수를 선언할 권리) 조항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다음은 이대호와의 일문일답.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소감은.
△ 아직 선수단 전체 훈련이 시작되지 않았기에 다 알 순 없지만, 무척 좋다.
새로운 기분으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일본에서 4년을 뛰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배운 점이 있다면.
△ 한국보다는 한 수 위라는 생각으로 2011년 일본에 갔는데 뛰어보니 한국 타자들의 기량이 일본에 버금갈 정도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그러나 투수들의 제구력은 일본이 우위다.
선발 투수 5명 중 만만한 이가 없고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더 좋은 투수들이 나온다. 안타성 타구가 많이 잡히는 등 수비도 견고하다.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끝까지 잔류를 요청했는데.
△ 고마운 일이다. 신세도 많이 졌다. 기회가 있었다면 소프트뱅크에 남았겠지만, 내 꿈을 이루려고 미국에 도전하기로 했다.
-계약서에 `옵트아웃` 조항을 내건 이유는.
△ 3월 말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 여부에 따라 자유계약선수(FA)도 될 수 있고, 트레이드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로스터에 못들어간다면, 다른 팀에서라도 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옵트아웃을 하면 상황에 따라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데.
△ 그런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 지금은 무조건 25인 로스터 진입만 바라보고 있다. 미국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다.
-훈련 분위기는 어떤가.
△ 굉장히 자유로우면서도 어디선가 누군가가 날 보고 있다는 강압적인 느낌도 받는다.(웃음) 그만큼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이나 일본은 늦게 시작해 늦게까지 남아서 하지만, 여긴 새벽에 일찍 와서 부족한 부분을 알아서 메우고 일찍 집으로 간다.
나도 새벽에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장에 나온다. 후회하지 않도록 하겠다.
-지난해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함께 뛴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도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는데.
△ 둘은 계약을 잘했고, 둘보다 형인 난 마이너리그 선수다.(웃음) 다 야구를 잘해서 시즌 끝나고 웃으면서 만나면 좋겠다.
-굉장히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게 보인다. 각오를 얘기한다면.
△ 최선을 다하는 게 첫 번째나 그보다 앞서 다치지 말아야 한다. 아프면 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없지 않나.
시범경기에서 무리한 스윙을 한다든지, 뭔가를 자꾸 보여주려고 한다면 나 자신에게 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주자가 있을 때 밀어서 타구를 날리는 식으로 평소 준비해온 대로 내 타격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 내 수비를 바라보는 빅리그의 시각도 바꿀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