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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야구장 경기축소 대안 못찾나

김기태기자
등록일 2016-03-29 02:01 게재일 2016-03-2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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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삼성 협약서 구체성·구속력 없어 갈등 평행선<bR>새 계약 필요성 대두

지난 27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규시즌 포항경기를 총 6경기로 확정해 발표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불거진 2016년 포항야구장 경기일수 축소로 포항시와 삼성구단은 협상을 이어왔지만, 협약서 약속 이행 여부를 놓고 이견을 달리하면서 갈등의 골만 키웠다.

특히, 올 시즌 6경기를 포항구장에서 치러야 하지만 현재 양측의 분위기대로라면 축제의 장은 물 건너 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실적인 대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포항시

포항시는 삼성구단과 지난 2010년 3월 3일 `삼성라이온즈 제2홈구장 지정 협약서`를 체결했다. 317억을 투입하는 포항야구장 건립에 앞서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유치와 관련해 사전 약속을 맺었던 것.

이 협약서에서 경기수 배정과 관련해 `포항야구장에 대해 매 시즌 홈경기 중 1군 경기 최소 9경기 이상을 배정해야 하며, 2군 경기는 과반수(1/2)이상을 배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포항시는 지난해 연말 경기 축소 얘기가 불거지자, 이 협약서를 토대로 KBO와 삼성구단측에 9경기 유치를 주장해왔다.

△삼성라이온즈

삼성구단측은 포항시의 약속 불이행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협약서에는 `2군 경기 지원을 할 수 있다`가 명시돼 있다. 이는 2군 경기에 따른 선수들의 숙식 제공 등을 포항시가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고, 실제로 2군 경기도 포항에서 펼치지 못했다는 것.

특히, 수익 손실 부분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도 포항경기 축소에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지만, 대구 신규 구장에 따른 대구시민의 민원, 수익 손실, 원정팀의 포항 경기 기피 등으로 9경기 진행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판단이다.

△갈등의 골 왜 깊어졌나?

포항시와 삼성간 맺은 협약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약속에 불과하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한계점이 있다.

2010년 협약을 맺을 시점, 양측 모두 `윈윈한다`는 전제 아래 두루뭉술한 약속만 기재했다. 양측 모두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생각한 탓에 `구체적으로 오가는 현실`은 외면했던 것이다.

삼성이 주장하는 2군 경기 지원에 대한 구체적으로 살피지 못한 점은 포항시의 패착이다.

또한 2010년 협약을 맺은 이래, 포항시 체육지원과장은 4명이나 바뀌었다.

삼성구단도 포항야구장 건립시 전문적인 지원을 포항시에 아끼지 않았지만 협약 이후 구단 내부 사정으로 담당자가 바뀌면서 협약에 따른 구체적인 논의가 끊기고 말았다.

△현실적인 대안은

현재, 양측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냉정히 본다면 양측 모두 손해다. 협약서가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삼성 제2홈구장 지정 협약서가 종잇조각에 불과하다는 것.

향후 삼성이 포항구장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더라도 포항시에 배상할 의무가 전혀 없다. 다만, 경북동해안 야구팬들을 위해 지어진 포항야구장을 삼성이 외면한다면 이들의 반발을 반드시 감내해야만 한다. 또한 포항시도 삼성 경기 유치로 얻어온 시 이미지 제고와 경기유발 등의 부수적 효과를 놓아야 한다. 특히, 프로야구 경기 유치를 위해 300억원 이상 쏟은 예산은 무용지물이 될 공산이 매우 커 이에 대한 반발을 감내해야만 한다.

결국 무용지물이 된 삼성 제2홈구장 지정 협약서를 파기하고, 양측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협약서 또는 계약을 맺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인다.

/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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