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만 하루 2천명 꼴 찾아<BR>행락철 맞아 앞으론 더 늘 듯<Br>대구서 출퇴근 대다수 직원들<Br>휴일 당번제 거론에 “어쩌나”
경북도청의 신청사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도청직원들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검무산 앞쪽의 넓은 부지에다 웅장한 외관으로 인해 연일 관광객이 몰려와 도정을 홍보하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나 직원들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최근들어 간부회의에서 늘어나는 관광객을 대비해, 국장급 간부 공무원이 휴일 당번을 서는 안이 나오는 등 직원들에게 불똥이 날라왔기 때문이다.
도청 신청사의 경우 올 3개월 동안 일일 평균 2천명이 몰려, 총 18만명이 찾았다. 경북도에 따르면, 1월 2만명, 2월 7만명, 3월에는 8만명이 다녀갔다. 본격적인 관광철로 접어든 이번 달부터는 훨씬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어 연말까지는 100만명에 육박할 거란 전망이다.
관광 패턴도 다양해지고 있다. 평일에는 주로 단체관광객이 많은 반면에, 휴일에는 가족단위, 연인 등 개별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초기에는 도내 관광객이 주류였지만, 지금은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근의 부산·대구·울산은 물론이고 충청권과 수도권의 관광객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지난달 29일부터 7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청사운영기획팀(T/F팀)`을 가동시켰다. 정문에는 방문객안내소를 설치하고, 청사 안내·해설사도 6명에서 9명으로 늘렸다. 또 최근들어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구내식당의 휴일 영업도 시작했다. 실국장들이 관람객들을 직접 안내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급기야 간부공무원의 당번 이야기까지 나왔다.
사정이 이렇듯 흘러가니, 국장급들은 당번을 못하겠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관광객들을 탓할 수도 없는 냉가슴만 앓는 형국이 돼 버린 것. 사실 해당 국장이 당번을 서면, 소속 과장이나 계장은 마음편히 쉴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직원들의 대다수가 안동이나 예천이 아닌 대구에 생활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휴일 당번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경북도청의 한 직원은 “도청을 찾는 손님들을 환영하는 것은 맞지만 이로 인해 직원들이 힘들어하지 않도록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간부직원은 “도의 입장에서 스스로 찾아오는 손님에게 불편이 없도록 배려하자는 차원의 의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조금의 불편은 있더라도 경북도를 알리는 큰 틀에서 이해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