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연봉·수당 지급에 차질
지자체와 스폰서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고, 광고 수입은 턱없이 적은 탓이다.
급기야 일부 프로 선수들이 밀린 수당을 달라며 소송을 내는 등 구단을 직접 압박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프로축구 선수 10명은 지난 14일 전 소속 구단인 인천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체불수당을 달라는 약정금 청구소송을 인천지법에 제기했다.
한 다리 건너면 모두 아는 축구계에서 선수가 구단을 상대로 직접 소송을 하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이들은 2014년과 2015년에 받지 못한 승리 수당과 출전 수당 등 2억여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과거 인천유나이티드에서 선수로 뛰다가 수당을 받지 못하고 다른 구단으로 이적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이들 외 다른 선수들에게도 2억5천만원가량의 수당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난을 겪는 인천유나이티드는 시 지원금, 기업 스폰서, 관중 입장료 등으로 운영한다. 2년 전 후원금과 함께 관중 입장료가 줄어들며 직격탄을 맞았다.
이 때문에 각종 선수 수당을 2014년부터 2년째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임금 체불로 프로축구연맹의 경고까지 받았다.
연봉도 몇달 간 밀리다가 지난해 8월부터 간신히 지급하기 시작했다.
올들어 선수 월급은 주고 있지만, 수당을 여전히 주지 못한 상태다. 이렇게 쌓인 미지급 수당은 2년간 1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가 지난해 인천유나이티드에 지원한 금액은 43억원. 그러나 올해는 14억원이 줄어든 29억원만 편성, 경영난이 심화될 전망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담당 부서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지원을 요구했지만 예산 담당 부서에서 열악한 시 재정난을 고려해 예산을 줄였다”며 “추경이 편성될지는 알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프로축구 시민구단인 광주FC도 만성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광주FC가 현재까지 확보한 올해 예산은 시가 본예산으로 편성한 30억원에 기업 후원금과 시즌권 판매 수익 등을 합쳐 40억원가량이다. 1년 예상 운영비 90억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광주시는 추경예산 편성 등을 통해 지원액을 늘릴 생각이지만 시 재정 형편은 물론 기업 후원도 넉넉지 않아 운영난은 당분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광주FC는 지난해 승격팀 최초로 K리그 클래식에 잔류하는 역사를 썼지만, 연말에는 예산이 바닥나 추경을 편성해 겨우 승리수당과 직원 인건비를 지급했다. 프로축구 도민구단인 경남FC의 경우 연봉이나 수당을 주지 못한 일은 아직 없지만 올해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올해 전체 예산을 60억원 규모로 짰다. 도 지원금 25억원, 광고수입 20억원, 보조금 15억원 등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 영향 등으로 광고 수입이 현재 3억원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남도 문화관광체육국 관계자는 “계획대로 광고를 유치하지 못하면 도비를 추가 지원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연봉, 수당 등을 지급하는 데 차질이 있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스포츠단 운영을 도맡기에 부담스러워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민간 기업과 공동 운영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레슬링, 유도, 사격, 펜싱 등의 종목에서 아마추어 스포츠단을 운영 중인 부산시는 올해 1월 부산공동어시장, 새빛파트너스와 함께 아마 배구팀과 검도팀을 새로 창단했다.
이들 실업팀은 부산시와 해당 기업이 공동 운영하며 연간 팀 운영비의 절반씩을나눠 부담한다. 팀 명칭도 부산공동어시장 배구팀, 부산새빛 검도팀으로 정해 후원 기업을 홍보한다. 프로축구 상무도 상주시가 운영비 8억원을, 농협·대구은행·일반기업이 운영비31억원을 나눠 부담하고 있다.
그나마 여유 있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일부 구단은 운영비 걱정 없이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인다.
수원시는 수원FC가 창단 최초로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승격의 쾌거를 이루자 올해에 작년보다 예산을 2배 가까이 늘렸다.
수원FC의 올해 예산은 71억9천만원으로 지난해 39억4천만원보다 1.8배 증가했다.
용인시도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에 속한 용인시청 축구팀과 조정팀 등을 운영하고있지만 현재 별다른 재정 어려움은 겪지 않고 있다.
성남시가 지원하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성남FC 예산은 지난해 85억원이다.
애초 70억원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로 추경에 15억원을 반영해 추가 지원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70억원을 세웠다.
한 시민구단 관계자는 “가장 좋은 시민구단 운영 방안은 지자체의 재정 지원 비율을 줄이고 구단의 스폰서 광고 계약을 늘리는 것”이라며 “여러 가지 자구책을 마련해 광고 수익을 높이려고 노력하지만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