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이 친박계로 분류<BR>최경환 의원·서청원 최고위원<BR> 그늘 벗어나기 당분간 힘들어
새누리당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다음달 3일로 예정된 가운데, 대구와 경북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초선 국회의원들이 계파 싸움의 거수기 역할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후보군은 4선 고지를 점한 비박계 나경원(서울 동작을)·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김재경(경남 진주을) 의원과 친박계 유기준(부산 서구) 의원 등 4파전으로 압축됐다. 비박계 김재경 의원은 “기꺼이 `독이 든 잔`을 마시겠다”며 출마를 선언했고, 친박계 유기준 의원도 “탈계파”를 선언하며 후보 대열에 합류했다.
이처럼 새누리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 간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면서 새누리당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122명 중 21명(17.2%)을 보유하고 있는 TK를 향한 원내대표 후보들의 구애가 뜨겁다. 특히, 초선 의원들이 21명 중 11명에 달하면서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신경전도 날카롭다.
하지만 대구의 곽상도(대구 중·남구), 정종섭(대구 동구갑), 추경호(대구 달성군), 곽대훈(대구 달서갑), 정태옥(북구갑) 당선자와 경북의 최교일(영주·문경·예천), 이만희(영천·청도), 김석기(경주), 김정재(포항북), 백승주(구미갑), 장석춘(구미을) 당선자 등은 대부분 친박계로 분류되고 있다.
일부 당선자들은 선거 기간 중, `진박`이라고 불리며 최경환 의원 등의 집중 지원을 받기도 했다. 사실상 친박계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최경환(경산) 의원과 서청원 최고위원의 그늘에서 단기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 정가의 관측이다.
실제로 지난 26일 있었던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서청원 최고위원은 “개인은 접어두고 당론을 따라야 한다”며 초선 당선자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 7층에 위치한 최경환 의원의 사무실에는 친박계 초선 당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대구와 경북 11명에 이르는 초선 당선자들이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 등에서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초선 의원들은 거수기 역할을 당분간 수행할 것”이라면서 “비밀 선거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공개된 투표와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경환 의원은 `친박 자숙론`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최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출마 후보로 꼽히는 유기준·홍문종 의원을 만나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박 자숙론`에 동의한 것은 홍 의원뿐이었다. 친박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공개적으로 유 의원에게 불출마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반면, 유 의원은 `탈계파`를 선언하며 이를 거부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