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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반란` 이상엽, 생애 첫 정상

연합뉴스
등록일 2016-06-13 02:01 게재일 2016-06-1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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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싱웨어 매치 플레이`서 역전승<BR>21세 5개월, 최연소 우승 기록도
▲ 한국프로골프투어(KGT) 2년 차 이상엽이 12일 KGT 먼싱웨어 매치 플레이 결승전에서 베테랑 황인춘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극을 펼친 후 트로프를 든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한국프로골프투어(KGT) 2년 차 이상엽(22)이 극적인 역전극을 펼치며 `무명 반란`을 완성했다.

이상엽은 12일 경기도 용인 88골프장에서 열린 KGT 먼싱웨어 매치 플레이 결승전에서 베테랑 황인춘(42)을 1홀차로 꺾고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상엽은 이번 대회에 예선을 거쳐 우승하는 진기록과 함께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21세5개월) 기록을 세웠다.

이상엽은 “얼떨떨하기만 하다”면서 “앞으로 스트로크대회에서도 우승할 수 있도록 샷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 1억6천만원을 받은 이상엽은 “곧 이사를 해야 하는데 전세 보증금에 보태겠다”면서 “아마 부모님이 내 방을 따로 마련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상엽은 올해 5개 대회에서 3차례 컷을 통과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10위가 최고 성적이다. 2부투어 상금왕 출신이라지만 이런 이상엽의 우승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의 연속이었다.

32명을 뽑는 예선전에서 이상엽은 24위로 출전권을 받았다. 64명 가운데 56번 시드를 받은 이상엽은 첫판에서 올해 2차례 우승을 차지한 상금랭킹 1위 최진호(32·현대제철)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1회전 64강전 16경기 가운데 최대의 이변으로 기록됐다.

32강전에서 유송규(20)를 제압해 16강에 오른 이상엽은 16강 조별리그에서 잇따라 강호를 꺾어 `상위랭커 킬러`로 주목을 받았다.

올해 싱가포르오픈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를 꺾고 우승한 송영한(25·신한금융)과 작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문경준(34)도 조별리그에서 이상엽에 일격을 당했다.

1회전에서 2012년 우승자인 장타왕 김대현(28·캘러웨이)을 꺾으면서 상승세를 탄 김수환(32)에게는 6홀차 대승을 거둔 게 이상엽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결승에서 투어 13년차에 통산 4승을 올린 베테랑 황인춘을 만난 이상엽은 “경기전에 이미 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상엽은 아닌 게 아니라 13번홀까지 4홀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10번홀부터 4개홀을 내리 내줬다. 드라이버가 흔들려 OB가 3차례나 나왔다.

14번홀(파4)에서 이상엽은 “포기 상태였다”면서 “캐디를 맡은 아버지께서 진 것같으니 드라이버를 마음껏 치자고 했다”고 밝혔다.

드라이버를 치지 않으려던 마음을 바꾼 이상엽은 14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1홀을만회했고 15번홀(파4)에서도 드라이버로 그린 언저리에 볼을 올린 뒤 가볍게 버디를잡아내 2홀차로 추격했다.

이상엽의 연속 버디에 황인춘이 흔들렸다.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이상엽보다 더 가깝게 떨구고도 3퍼트 보기로 1홀차까지 쫓겼다.

기세가 오른 이상엽은 17번홀(파5)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또 한 번 버디를 잡아냈다. 순식간에 4홀차 리드가 사라지자 당황한 황인춘은 18번홀(파4)에서두번째샷 실수로 파세이브에 실패했다.

티샷이 벙커턱에 걸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그린을 노린 이상엽은 무난하게 파를 지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4홀차로 뒤지다 5개홀을 연속 따내는 믿어지지 않은 역전승을 일군 이상엽은 “이번 대회 내내 한번도 OB가 나지 않았던 경기가 없었다”면서 “매치 플레이 방식 경기가 입맛에 맞는다. 매치 플레이 대회가 한두개쯤 더 생겼으면 좋겠다”고 익살을 떨기도 했다.

5년9개월만에 통산 다섯번째 우승을 노린 황인춘은 결승전 막판에 이상엽의 맹추격에 퍼팅마저 흔들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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