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MLB 데뷔 시즌 마치고 귀국
2016년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그 전엔 한 번도 겪지 못한 `굵직한 사건`들이 한 시즌에 모두 터졌다.
그것도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이다.
말도 통하지 않고, 김현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만 즐비한 미국 땅에서 겪은 일이라 김현수에게 더 큰 인내심이 필요했다.
김현수는 그 힘겨운 시간을, 코리언 빅리거와 볼티모어 선수들의 격려로 버텼다.
13일 귀국한 김현수는 “인내했다는 점에서 10점 만점에 5점을 주고 싶다”며 “(추) 신수형, (이) 대호형 등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뛴 선수들이 큰 힘이 됐다. 자주 통화하며 나를 격려해줬다. 볼티모어 동료와는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잘 지냈다”고 했다.
김현수는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45타수 8안타)로 부진했다. 개막전을 앞두고는댄 듀켓 단장과 벅 쇼월터 감독이 나서 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등을 요구했다.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이 있는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 남았다.
김현수는 “내가 어떤 선수인지 모르니 그런 평가를 받는 건 당연했다. 야구하는 방식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니 적응이 쉽지는 않았다”며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쓸 때는) 내 생각을 가장 많이 반영했다. 나는 분명히 더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볼티모어 팬들은 김현수를 몰랐다.
4월 5일 개막전을 앞두고 열린 홈구장 식전 행사에서 볼티모어 팬들은 김현수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김현수는 “홈팬들에게는 서운하지 않았다. 내가 못했으니까 그런 야유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땐 `이 야유를 칭찬으로 바꾸겠다`는 다짐만 했다”고 떠올렸다.
이때 애덤 존스 등 팀 동료가 나서 팬들을 비판하고 김현수를 감쌌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들은 김현수에게 자주 전화하며 격려했다.
빅리그에 어느 정도 적응한 김현수는 성적을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팬들도 김현수에게 마음을 열었다.
김현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선발 출전하며 추신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 선발 출전한 한국인 야수가 됐다. 이날 김현수는 수비 때 관중이 자신을 향해 맥주캔을 던지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그는 “정말 놀랐다. 관중이 맥주캔을 던질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회상했다.
이때도 존스가 나서 관중과 언쟁을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볼티모어 팬들도 맥주캔을 던진 관중을 비판했다. 김현수의 편이었다.
김현수는 변함없이 자신을 격려한 사람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코리언 메이저리거 덕에 잘 버틸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볼티모어 선수들과 `내년 시즌 준비를 잘하자`고 말하며 헤어졌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