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 단독 2위… 아마 최저타도
주인공은 학산여고 3학년 최혜진(18)이다.
최혜진은 한국의 소문난 아마추어 강자다.
이미 이달 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에서 우승해 한국 프로 무대를 접수했다.
아마추어의 KLPGA투어 우승은 2012년 김효주(21)의 롯데마트 여자오픈 제패 이후 처음이었다.
최혜진은 기세를 몰아 세계 무대에서도 눈도장을 찍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끝난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단독 2위를 차지했다.
이는 72홀 대회로 치러진 US여자오픈 역사상 아마추어 선수가 작성한 최저타 기록이다. 이전까지는 1999년 박지은이 기록한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가 이 대회 아마추어 최저타 기록이었다. 최혜진은 이를 4타 더 줄여냈다.
US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가 단독 2위에 오른 것은 최혜진이 네 번째다. 1998년 제니 추아시리폰 이후로는 처음이다. 2005년에는 모건 프레슬과 브리트니 랭이 공동2위를 거둔 바 있다.
최혜진은 우승자인 박성현(24)과는 2타 차이로 단독 2위를 차지했다.
이날 최종 4라운드 15번 홀까지는 최혜진과 박성현이 공동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16번 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린 여파로 더블보기를 적어내면서 선두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최혜진은 16번 홀을 치기 전 자신이 공동 선두에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꼭 버디를 잡아야겠다는 압박감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16번 홀은 어려운 홀이어서 버디를 잡기보다는 파 등으로 잘 막아내기를 기대했다. 그 뒤에 마지막 홀에서 더 공격적으로 치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16번 홀 더블보기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계획을 풀어나갔다.
그는 18번 홀(파5)에서 약 3m 버디 퍼트를 잡아내며 곧바로 만회,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비록 박성현을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메이저대회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최혜진이 우승했더라면 1967년 캐서린 라코스테(프랑스) 이후 50년 만에 US여자오픈 골프대회를 제패한 아마추어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최혜진의 US여자오픈 출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해 US여자오픈 한국 지역 예선에서 본선 진출권을 따냈고, 본 대회에서는 아마추어 선수로는 가장 좋은 34위를 차지했다.
1년 사이에 급성장한 모습으로 큰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는 최혜진의 프로 전향 이후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KLPGA 투어의 슈퍼스타 박성현이 올해 LPGA 투어에 입성, US여자오픈으로 화려한 첫 우승을 신고한 날, 최혜진은 준우승으로 차세대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최혜진은 이 대회로 구름 관중 앞에서 대담하게 플레이하는 강심장도 확인했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에는 이렇게 많은 관중이 나를 따라다닐 줄을 정말 생각도못 했다. 그러나 어제 오늘 많은 갤러리가 나를 따라오며 응원을 보냈다. 정말 좋은경험이었다. 나를 응원하는 팬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