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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건설 지지” 선포 “선거용 들러리… 즉각 철회하라”

박순원기자
등록일 2020-12-07 20:21 게재일 2020-12-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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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br/>소속 시도의회까지 정치적 편승<br/>부·울·경 보선 앞두고 <br/>영남권 신공항 합의 헌신짝<br/>명분없는 지지 거둬야
대구광역시의회와 경상북도의회는 7일 오후 2시 대구시의회 2층에서 14개 시·도의회 의장의 가덕신공항 지지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대구시의회 제공

정부와 여당의 가덕도 신공항 추진과 관련, 대구와 경북이 고립되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여당 소속의 전국 시·도의회가 ‘가덕도 신공항 추진의 들러리’를 서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7일 대구와 경북, 인천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의회 의장은 오전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전국 시·도의회 의장 가덕도 신공항 건설 지지 선포식’을 열고 국가균형발전의 마중물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굳건한 다리가 되겠다”며 “국회가 관련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자, 민주당 소속 시·도의회까지 정치적 공항 건설에 뛰어든 셈이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과 부산시의회, 경기도의회 등 민주당 소속 13명의 시·도의회 의장과 민주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김하용 경남도의회 의장까지 참석했다.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 의장은 당연히 불참했으며, 민주당 소속의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인천공항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어, 인천시의회 의장으로서 공개적으로 지지할 입장이 아니다”며 불참했다.

이날 행사에서 민주당 소속 시·도의회 의장들은 “가덕 신공항 건설은 일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이며,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할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17년을 끌어온 가덕 신공항 건설을 향해 매진하자”고 했다.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은 “이번 선포식은 지난 달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전면 재검토’ 의견을 발표한 이후 일고 있는 지역 간 논란을 종식하고 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추진됐다”고 말했다. 의장단들은 선포식 후 가덕도 신공항 건설 예정지를 방문해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시·도의회 의장의 행보에 대구와 경북은 즉극 반발했다.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는 이날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14개 시·도 의장의 가덕신공항 지지철회 촉구 성명서’를 공동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대구와 경북은 “부산·울산·경남지역 정치권이 보궐선거를 위해 대구·경북을 포함한 5개 시·도의 영남권 신공항 합의를 헌신짝처럼 던져버리고, 일방적으로 들고 나온 가덕도 신공항 주장에 대해 전국 14개 시·도의회 의장들이 아무런 명분도 없이 동참해 지지를 선언한 것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는 “영남권 신공항의 당사자인 대구·경북을 ‘일각’으로 폄훼하고, 선언문의 명의를 ‘전국 시·도의회의장’으로 표기함으로써 마치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 공식 입장인 것처럼 사실을 왜곡한 것은 신뢰와 우정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지역 이기주의적 행위를 질책하고, 당사자 간 원만한 합의와 합리적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중재하는 것이 이웃 시·도의회가 해야 할 올바른 역할이며 연대와 협력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임을 가슴 깊이 자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울·경 정치권을 향해서도 “정치적 이익에 매몰돼 경제성, 접근성, 환경성 모두 낙제점으로 평가받은 가덕도 신공항 주장을 되풀이해 영남지역 공존의 틀을 파괴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주문했다.

시민단체도 격앙하며 반발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 서홍명 집행위원장은 “가덕도 신공항 지지 선언을 한 의장들이 과연 과학적으로 제대로 연구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정치적 분위기에 휩쓸린 행위이고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철없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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