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전쟁 같은 합당 안되도록”·安 “정권교체 위해 가장 중요한 일”<br/>당명 변경, 당헌·당규 개정 등 각론선 이견… 실무 협상 난항 예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회동을 갖고 양당 합당 의지를 재확인했다. 국민의힘은 조속한 시일 내에 합당 실무진을 꾸리기로 했다. 그러나 당명 변경, 당헌당규 개정 등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면서 실무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이 대표와 안 대표의 이날 첫 공식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안 대표를 예방해 “국민이 합당 과정을 불안한 눈빛으로 지켜보지 않게, 전쟁 같은 합당이 되지 않도록 두 사람 간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합당 과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하자”고 말했다. 이에 안 대표는 “제1야당, 그리고 더 넓은 범야권이 혁신하고 정권교체라는 결과를 보여줄 책임이 주어졌다”고 답했다. 안 대표는 또 코로나19 백신을 예방접종한 이 대표 상태를 묻는가 하면, 바른미래당 시절 한솥밭을 먹었던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는 당명 변경 등 합당 각론에서 입장차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예방 직후 기자들에게 “저희는 지도자 격으로서 각 당이 합당을 추진하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공식적인 합당 추진 선언을 함께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 대표는 “안 대표에게 실무진이 꾸려지면 양당 지도자와 실무진이 모여서 (합당) 대원칙을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합당 시기에 대해선 “조속한 시점에 마무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저희가 버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대권주자들의 당 진입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전에 합당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혁신 의지를 보이자고 했고, 안 대표도 비슷한 생각을 전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 역시 “(정권 교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두 당 간의 통합 논의”라면서 “오늘 이 상견례를 시작으로 해서 조속하게 실무 협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제기한 당명 변경 요구 등에서는 입장차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어떤 연유에서 (당명 변경이라는) 새로운 제안이 들어온 것인지는 파악을 좀 해봐야 한다”며 “저희도 사무총장을 인선하게 되면 합당 실무자를 뽑으면서 거기에 정확한 답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공개회의에서) 주호영(대구 수성갑) 전 원내대표 협상안을 준용하겠다는 것만 들었다. 주 전 원내대표 안(案)에는 권 원내대표가 언급한 안은 없었다”며 “그래서 파악해보겠다. 그것은 실무자들 사이에서 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안 대표는 ‘권 원내대표 발언이 사전에 의견 교환이 된 것이냐’는 질문에 “아마 당원과 지지자의 생각을 그렇게 전달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안 대표도 권 원내대표와 같은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부분들은 모두 다 실무선에서 대화가 진행되면 서로 논의할 부분”이라고만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