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후보 11명 첫 간담회… 화기애애 분위기 속 날선 발언에 신경전<br/>인신공격·마타도어 규제 필요 등 의견 제시, 각자 목소리에 힘 실어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들은 29일 한자리에 모여 저마다 정권교체 최선봉에 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으론 각 후보 간 입장차도 감지돼, 향후 경선과정에서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이준석 대표 주재로 열린 대선 후보 첫 경선 간담회에서 김태호 의원은 오디션 형태의 경선 방식을 제안하며 “여기 계신 분들이 공존의 드림팀이 돼야 한다”며 “단합하면 승리할 것이고 단합하지 못하고 분열하면 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선 과정에 인신공격이나 마타도어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의 선언이 필요하다. 약속을 어기면 강력한 페널티를 줄 수 있는 규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진 의원은 “여당이 보여주고 있는 진흙탕 싸움, 비방 이런 건 절대 하면 안되겠다. 세몰이를 한다든지 인신공격 한다든지 과거로 회귀한다든지 이렇게 하면 여야가 다를 게 뭐있냐고 국미들이 생각할 수도 있다”고 했고, 윤희숙 의원도 “우리 당 경선이 민주당하고 좀 달랐으면 좋겠다”며 “이번 우리 경선은 정책 싸움, 비전 싸움, 담론 싸움이 돼서 국민들 마음을 들어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당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고, 정치 경험이 짧지만 여기 계신 여러 정치 선배들과 힘을 합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는데 모든 힘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번 대선에는 ‘문재인 후보’가 출마를 안 한다. 우리가 반문, 정권심판 이것만 가지고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선 승리의 승부처는 ‘중·수·청’이라고 생각한다. 중도층, 수도권, 청년층 이분들을 잡지 않으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은 “이준석 대표님을 모시고 우리당이 내년에는 꼭 잘됐으면, 정말로 잘되도록 노력을 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우리 경선은 후보들 간 개인전 경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전체가 단체전으로 치르는 경기라 생각한다”며 “저는 기회가 오면 서로 북돋아 주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앞장설 것이지만 그렇다고 살살하자는 건 아니다. 본선 경쟁력은 가장 혹독하고 가장 심도있고 엄격한 기준으로 통과했을 때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첫 경선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날선 발언이 오가기도 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이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최근 치맥 회동을 거론하며 “(윤 전 총장이) 우리 당 위원장들을 (캠프 인사로) 확정해놓고, 국민 앞에서 희희덕거리는 것은 당과 이 대표, 국민을 능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홍준표 의원을 향해 “좀 살살합시다”라며 뼈 있는 농을 던지기도 했다.
보수층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에 관련해선 설전이 벌여졌다. 황교안 전 대표가 이같은 의혹을 거론하며 진상규명 특검을 주장하자, 하태경 의원은 “왜곡이 심하고 오해가 많은 괴담성 의혹들”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황 전 대표도 “(대법원의 재검표에서) 부정선거 증거물이 될 수 있는 투표용지들이 나왔기 때문에 명확히 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