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에 먼저 전화 걸어 신지호 ‘당 대표 탄핵’ 발언 무마 시도<br/>“선 넘었다” 당내 경쟁주자들은 ‘맹비난’ 국민의힘 내홍 위험수위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대표간 갈등국면이 윤 총장측의 무마시도로 일단 물밑으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은 12일 이준석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통합과 단합을 위해 손잡고 노력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캠프 등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경북 상주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이 대표와 2분가량 전화 통화에서 “대표님과 내가 같이 가야 하지 않겠느냐. 이해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의 신지호 정무실장도 이날 자신의 탄핵 발언과 관련, “어제 발언 취지에 대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논란은 저의 발언에서 비롯됐다”며 “당과 당대표께 부담드리게 된 점 심심한 사과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신지호 캠프 정무실장의 ‘탄핵 발언’에 대해 보고 받고 “우리 당의 단합과 화합을 저해하는 발언은 하지 말라”고 캠프 내에 엄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에게 “신 실장을 많이 혼냈다”며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데 갈등으로 비치는 데 대해 참 우려스럽다”며 “우리가 손잡고 국민을 안심시켜드리는 것이 도리다. 그래야 박수받지 않겠는가”라고도 했다고 한다. 다만, 윤 전 총장은 ‘토론회 참여 여부에 대해 오늘 결론을 내달라’는 이 대표의 요구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실장의 당 대표 탄핵 발언과 관련해 당내 경쟁 주자들의 맹비난이 쏟아졌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날 여의도 캠프 개소식을 겸한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또는 야권의 가장 큰 트라우마를 연상하게 하는 단어를 가지고 지도부를 공격하지 않았나. 용어를 반복하기도 거북하다”라며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 전 지사는 “샅바싸움 하다가 큰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 전략총괄본부장인 박대출 의원도 브리핑을 통해 “선을 넘는 금기어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개인의 일탈로 넘기기엔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은 탄핵의 아픔이 아직 가시지도 않았다.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아름다운 경선에 찬물을 끼얹은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갈등을 마무리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신 실장은 전날 라디오에서 “당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경선 방식을 놓고 대권 주자간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당내 큰 파문이 일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