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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리 발언’ 두고 불붙는 진실공방

김진호기자
등록일 2021-08-18 20:28 게재일 2021-08-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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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통화 녹취록 일부 공개한 이준석 <br/>“‘곧 정리된다’ 발언 대상은 ‘캠프와의 갈등 상황’ 말하는 것” 해명<br/>“파일 전체 공개하라” 압박하는 원희룡<br/>“일부만 풀어 교묘히 뉘앙스 왜곡… 기억과 양심 걸고 밝혀” 비판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방한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를 맞아 인사말하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방한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를 맞아 인사말하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간 녹취록을 둘러싼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이 대표가 녹취록 일부를 공개하자, 원 지사가 재차 녹음파일 전체공개를 주장하고 나서는 등 양측간 충돌이 증폭되면서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8일 오전 원 전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오늘 오후 6시까지 녹음 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하자 “그냥 딱합니다”라고 밝혔다. 녹취록 일부를 이미 공개했음에도 녹음파일까지 공개하라는 원 전 지사의 요구가 무리라는 비판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원 전 지사의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전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원 전 지사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오늘(17일) 복잡한 심경 속에서 저를 정말 아끼시고 조언해주시는 많은 분의 마음에 따라 하루 종일 언론에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었다”며 “그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아마 그분들보다 저를 더 아끼고 걱정해주실 부모님이 속상해하시는 모습을 보고 내용을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밤 원 전 지사와의 통화 녹취록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원 전 지사가 “이 대표가 내게 ‘윤 전 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 차원에서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정리된다’의 주어가 ‘윤 전 총장’이 아닌 ‘캠프와의 갈등 상황’이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어 “혹시나 헛된 기대 때문에 해당 대화의 앞뒤 내용은 궁금해하지 말아달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다소 간의 무리가 있어도 당 대표가 돼 버린 젊은 후배에게 항상 존경해왔던 선배가 할 수 있는 충고의 내용 정도이고 원 전 지사님의 지적을 깊이 새긴다”면서 “절대 더 이상 당내에서 비전과 정책, 개혁과 혁신이 아닌 다른 주장이 나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1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 /연합뉴스
1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 /연합뉴스

이에 앞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자신과의 통화를 녹음한 파일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이준석 대표를 향해 녹음 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저와 통화한 녹음 파일 전체를 오늘 오후 6시까지 공개하라”며 “이를 확인하면 대화의 흐름, 말이 이어지고 끊기는 맥락, 어감과 감정 다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를 녹음했기 때문에 녹취록이 있는 것이겠죠”라며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말한다. ‘곧 정리된다’는 발언 대상은 윤석열 후보”라고 거듭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는 지난번 윤 전 총장과의 녹취록 파문에서 말을 바꾸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며 “이번에도 정확하지도 않은 인공지능 녹취록의 일부만 풀어 교묘히 뉘앙스를 비틀어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 대표의 비상식적이고 위선적 행태를 타개하지 않고는 공정한 정권 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절박한 판단에 이 자리에 섰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또 다른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이준석 대표와 통화 녹음파일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향해 대통령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느 나라 대통령이 사적 통화내용을 왜곡해 뒤통수를 치나. 원 후보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원 전 지사를 맹비난했다. 하 의원은 “당 중진에 대선주자란 사람이 갈등이 정리될 만하니 사적 대화 내용까지 뒷북 공개하면서 당내 분란을 부추기는 저의가 무엇인가”라며 “당 대표 몰아내고 전당대회라도 나올 생각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원 전 지사가 녹취록에 등장하는 ‘저것’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칭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해당 행위”라며 “당원자격이 없다. 해당 행위자로 징계위원회에 넘길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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