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워야할 대상은 문재인 정권” <br/> 분위기 수습에 나서 보지만 <br/> 선관위원장 인선 문제 등<br/> 갈등 불씨는 여전히 남아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과열 양상을 지나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자 내부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와 갈등이 일부 봉합되는 모습이지만 불씨는 채 꺼지지 않은 모양새다.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선수와 심판이 뒤엉켜 통화 내용을 두고 말꼬리 논쟁이나 하는 모습은 참으로 유치하다”며 “분열은 곧 패망”이라고 꼬집었다.
황교안 전 대표는 “당이 내부총질과 싸움박질로 날을 세우고 있다”며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내부가 아닌 문재인 정권”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 역시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서로 비판공세를 퍼붓던 행태를 멈췄다. 비공개 최고위는 불과 10분 만에 끝났다.
이준석 대표는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공개 발언을 건너뛰었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도 피하는 등 신중모드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당내 갈등의 불씨는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은 분위기다. 특히 당 선거관리위원장 인선 문제가 갈등을 부추기는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최고위회의에서 “정권 교체라는 국민 열망을 뒤로 하고 경선 주도권부터 잡고 보자는 식의 캠프식 당내 정치에 모두 지쳐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언급은 이 대표의 경선 관리에 대해 주자별 유불리를 따지며 리더십 흔들기를 시도하는 인사들을 우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라디오에서 “서병수 의원을 선관위원장 임명을 강행하면 이번에 충돌한 사태의 몇 배에 해당하는 이 대표의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서 의원이 경선준비위원장으로서 중립성 논란을 부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다시 선관위원장을 맡는다면 분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이 대표와 원 전 지사의 진실게임의 불씨도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원 전 지사를 겨냥해 “거의 허위 수준의 폭로를 한 양치기 소년”이라고 비판했고, 원 전 지사는 다른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특정 후보를 편드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에 둘러싸여 있는데, 거기에 더 불을 질렀다”고 맞섰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