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군위군 대구편입 찬반안 모두 채택 않은 채 넘겨<br/>“개원 이래 이런 경우는 처음…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br/> 일각서 “집행부에 떠넘기기”… 행정구역변경 등 신공항 ‘먹구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연착륙을 위한 경북 군위군의 대구편입안을 놓고 경북도의회 임시회 결과 ‘찬성’ 또는 ‘반대’ 채택안을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찬성의결도 반대의결도 채택하지 못하는 도의회 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상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경북도의회는 2일 오전 11시 임시회 본회의를 개최하고 이 사안에 대해 표결에 붙였다.
우선 편입찬성안에 대해 표결 결과, 재적의원 57명 중 찬성 28표, 반대 29표가 나와 찬성의견이 과반획득에 실패해 채택되지 못했다.
이어 편입반대안에 대한 표결 결과 역시 재적의원 57명 중 찬성 24표, 반대 33표로 과반획득에 실패하며 불채택됐다. 군위 대구 편입에 대해 찬성도 반대 의견도 모두 과반획득에 실패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북도의회는 ‘찬성과 반대의견 중 어떠한 안건도 채택하지 않은 결과’를 집행부에 그대로 넘기기로 했다. 앞서 행정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일과 지난달 25일 이 안건을 심의한 결과 찬반 4대 4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본회의에 넘겼다.
이와 관련, 경북도 김장호 기획관리실장은 “사안이 워낙 중대한 만큼 도의회가 편입 가부에 대해 결정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편입반대 의견을 반대한 의원이 33명으로 찬성한 의원보다 많은 만큼 경북도 집행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날 결과에 대해 경북도의회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고 공을 경북도에 넘기며 역사적인 책임의식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집행부에도 명분을 줬다는 즉 ’신의 한수’ 선택을 했다는 자찬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향후 편입안에 대해 도의회가 결론을 못내고 어정쩡한 결론을 도출해 낸 만큼, ‘책임회피와 집행부에 책임 떠넘기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전망이다.
이렇듯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본회의장의 의원을 비롯 집행부는 한동안 멘붕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도의회 총의를 모으기 위해 도의원 전원이 총투표를 실시한 결과, 이처럼 두 개의 안이 모두 채택되지 못한 것은 의회 개원 이후 처음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 집행부 공무원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두 개의 안이 모두 채택되지 않은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도의회에서 어떻게든 안을 도출한 만큼 경북도는 행정구역변경안을 행정안전부에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행안부는 법률안 검토, 법제처 심의 및 입법예고, 국무회의 상정, 국회제출 및 법률안 제정 등 과정을 거친다.
군위군 대구 편입안은 지역에서 여론이 통일되지 않을 경우 행안부에서 주민투표를 요구하거나 입법심사가 지연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