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기초의원의 절반<br/>구·군정 질의 0건 “견제 실종”
구정 질의는 기초의원이 집행부 사업 등을 견제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다. 기초의원이 구정 질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질문할 능력이 없거나, 견제와 감시 활동 등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구의정참여센터가 14일 발표한 ‘지난 2018년 6월부터 이달까지 대구지역 8개 기초의회 홈페이지에 나온 의원들의 구정 질의’를 분석한 결과, 임기 중인 3년 5개월 동안 전체 의원 중 절반(45%)에 가까운 의원이 지자체 집행부 행정 ·예산·사업 등에 대해 일절 질의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구 남구의회와 동구의회에서는 전체 의원 가운데 구정 질의를 하지 않은 의원 비율이 각각 75%와 73%에 이른다고 센터는 밝혔다.
경북 지역도 ‘0건 질의’ 기초의원이 100명 이상이었다. 그나마 청송군과 영양군, 봉화군, 울릉군, 군위군 등 5곳의 기초의회는 홈페이지에 질의 자료 공개 등이 미흡했다.
센터에 따르면, 경북 지역 18개 시·군 기초의회 의원 239명 가운데 48%인 117명이 한 건의 시·군정 질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령군 의회와 칠곡군 의회는 군정 질의 자체가 한건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백경록 대구의정참여센터 운영위원장은 “‘0건 질의’는 주민들의 삶이 태평성대가 아니라면, 지자체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초의회가 제 기능을 못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면서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인사권 등 많은 권한이 기초의회로 이양되는 시점에 나타난 이런 결과는 기초의회에 권한을 주는 것이 정당한지를 묻고 있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또 “지방의회는 올해로 개원 30년이 됐다. 하지만 기초의회와 기초의원의 아쉬운 모습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지방의회는 주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사업과 예산을 심의·의결한다는 점에서 의정활동을 생중계 등을 통해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상당수 기초의회에서 여전히 의정활동 자체를 생중계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