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기관 1곳 불참 통보로 구미 개최 ‘취수원 협정문 체결식’ 취소 <br/>정권교체 따른 정부인사 물갈이에 권영진 시장 불출마 영향 준 듯<br/>차기 단체장 책임 커져 고심… 지역 여론도 악화 ‘장기 표류’ 우려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던 대구와 구미시간 식수원 공동이용 계획이 다시 비틀어졌다. 오는 4일 구미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취수원 다변화 협정문’체결식이 전격 취소되며 미궁에 빠졌다.
취소 사유가 현 정치권이 부담을 느끼고 다음정부와 차기 단체장의 몫으로 책임을 떠넘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자칫 원점 재검토 등 장기 표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31일 구미시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4일 김부겸 국무총리와 한정애 환경부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장세용 구미시장,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될 예정이던 ‘취수원 다변화 협정문’ 체결식이 전격 취소됐다.
취소 사유는 협정문 체결식에 참석하기로 했던 기관 중 한 곳의 불참의사로 취소됐으며 불참의사를 밝힌 기관이 어느 곳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협약식 취소 원인과 관련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역 정치권의 반대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취수원 다변화 협정문 체결식이 알려지자 구미 지역의 구자근·김영식 국회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협정문 체결식을 ‘밀실협약’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42만 구미시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취수원 이전이라는 중차대한 문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추진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구미시민들의 의견은 외면하고, 상생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정부 주도로 취수원 이전을 강행하려는 대구시와 구미시의 일방적 사업 추진을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미시의회 대구취수원구미이전반대특별위원회도 1일 기자회견을 열고 협정문 체결식을 반대할 예정이었다.
일각에서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불출마 선언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현 정부 말기의 국무총리와 환경부장관, 직접적 이행 당사자인 대구시장이 불출마함에 따라 이철우 경북지사가 협정문 체결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권이 바뀌면 취수원 다변화 협정문의 핵심 인사인 국무총리와 환경부 장관이 모두 바뀌고, 여기에 대구시장도 새로운 인물이 선출되면 결국 모든 취수원 다변화에 대한 책임 대부분을 혼자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환경부로부터 사실상 협정문 체결식이 어려울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어느 기관이 불참의사를 밝혔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협정문 체결식이 불발되기는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에도 포함이 되어있는 만큼 완전한 취소가 아닌 연기로 보는게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수원 다변화 협정문은 대구시 하루 취수량 58만t 중 30만t을 해평취수장에서 공동 활용하고 나머지 28만t은 대구 문산·매곡 취수장에서 취수한다는 내용과 함께 구미시가 조건으로 내건 △낙동강수계기금 매년 100억원 지원 △구미하수처리장 시설 개선 및 중앙 하수처리장 증설사업 △해평습지 생태축 복원사업 △구미국가5산업단지 입주업종 확대 △해평지역 주민 편의시설 설치 △KTX구미역 신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