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일 새 정부 국무총리 후보자에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한 전 총리가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로 임명되면 노무현 정부에 이어 15년여 만에 또다시 총리가 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 후보자는 전주 출신으로 경기도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통상 분야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 국무총리까지 지낸 정통 경제 관료다.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대통령 경제수석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국무조정실장·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미 대사를 지낼 정도로 보수·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중용됐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한 후보자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며 “새 정부는 대내외적 엄중한 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아야 하고,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된 ‘경제안보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 나아가야 한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 후보자는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과제를 수행해 나갈 적임자”라며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서 일 잘하는 정부로 민생과 외교, 안보를 빈틈없이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둘러싼 대내외적 경제와 지정학적 여건이 매우 엄중한 때에 국무총리 지명이라는 큰 짐을 지게 돼서 한편으로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매우 무겁고 또 큰 책임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여소야대 국면의 인사청문회 대응에 대해선 “진정성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총리 인준은 과반 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민주당이 협조할 지가 관심사다. 이날 인선에 대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무총리부터 장관에 이르기까지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실력이나 전문성, 도덕성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높아졌다.
그것을 어물쩍 넘어갈 수는 없는 것”이라며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한편, 이르면 내주 초 경제부총리 등 주요 부처 장관 인선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대구·경북(TK) 지역에서는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이 경제부총리로, 고용노동부 장관에 임이자(상주·문경) 의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이만희(영천·청도)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