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 작심발언 파문<br/>같은 공천 대상 경주시장은 동행<br/>경북도당 ‘패싱’ 아니다 해명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포항방문 당시 ‘패싱’논란을 겪은 이강덕 포항시장 예비후보가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인 이 예비후보는 소속당이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할 공천심사가 ‘사천’이 아닌 국민의 뜻이 반영된 공정한 공천이 돼야 한다고 언급, 불편한 심경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 예비후보는 13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포항방문시 초대받지 못한 부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당선인이 영일만대교 건설현장을 방문한다고 해 가슴이 설레었다. 그러나 출마가 예상되는 사람이 현장에 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연락을 받고 앞에서 인사만 하고 빠졌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그런데 나중에 SNS를 보니 (같은 출마예상자인)주낙영 경주시장은 그날 저녁과 다음날 아침에도 윤 당선인과 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다”며 “어떻게 된 일인지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아쉬움이 묻어난 속내를 내비쳤다.
이어 “저는 어제(12일) 오후에 포항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했고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51만 포항시민을 대표하는 포항시장이었기에 제가 포항현안을 브리핑하는줄 알고 준비까지 했었다”며 “하지만 여러가지 잡음을 일으키는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예비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1일 당선 후 첫 지역방문일정으로 경북지역을 선택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날 포항을 방문했을 당시 당선인을 대면해 포항의 현안사업을 요청하지 못한 것에 대한 과정이 석연치않다는 목소리로 해석된다.
당선인의 이날 일정은 국민의힘 경북도당이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당선인은 영일만대교 건설 예정현장과 죽도시장을 잇따라 방문하고 포항의 한 횟집에서 만찬을 가졌는데 이강덕 예비후보는 이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반면 이철우 도지사는 경북 방문을 끝까지 동행했으며 당선인이 숙박했던 경주의 주낙영 시장은 당일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지근거리에서 함께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에선 현역 포항시장이 초대받지 못한 배경을 두고 파장이 일었다. 누가 왜 이런 일을 기획했느냐는 것이다. 특히 시중에선 이날 이후 시장공천과 연결짓는 얘기들이 확 퍼지면서 온갖 소문이 떠돌고 있다.
실제, 다음 주 중 공천이 마무리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 예비후보가 이날 작심하고 속내를 드러낸 것은 심중이 편치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경북도당 위원장인 김정재(포항북) 의원 측은 “이강덕 시장이 ‘패싱’됐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이 시장은 공식행사에 앞서 현장에서 당선인을 영접했고 공식행사에만 들어가지 못한 것”이라며 “당내 공천에 참여 중인 대상자는 공식행사에 참여시키지 말라는 인수위 의전팀의 요청이 있었다. 이철우 지사의 경우 공천이 이미 확정됐기 때문에 양해를 구해 참여했다. 주낙영 시장의 경우 공식행사가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이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한 생각도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공천문제는 제가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국민의 뜻을 받든 유권자의 뜻을 읽는 공천이 돼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 당시 국회 다수였음에도 사심에 가득찬 공천으로 보일 수 있는 공천을 했고 그 결과 여대야소가 여소야대로 확 바뀌어 권력기반이 흔들렸다. 결국은 이것이 탄핵으로까지 가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윤 당선인이 대선에서 0.7%차로 이겼고 국회도 여소야대 정국이라 무슨 일을 하든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며 “사천이 됐을 경우 선거에서는 이길 수도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이 갈라져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국민통합위원회를 힘있게 끌어가기 위한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역정가는 이날 현직 시장이 공천과 관련해 ‘사천’을 언급한 것과 관련,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였다. 국민의힘 정당관계자는 “포항시장 공천이 마무리될때까지 적잖은 파동이 일 것같다”고 전망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