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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권의 광주 파격 행보 ‘진풍경’

김진호기자
등록일 2022-05-18 19:54 게재일 2022-05-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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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념식에 역대 최다 참석 <br/>尹·국민의힘 ‘님을 위한’ 제창<br/>민주 “지방선거 셈법” 견제구
윤석열 대통령과 내빈들이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광주에 총집결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우선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모지’인 호남민심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었다.


국민의힘은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당 소속 의원 사실상 전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광주로 내려가 기념식에 참석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등 이전과 180도 달라진 ‘파격 행보’를 선보였다.


야당 시절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때 시작된 ‘서진 정책’이 윤석열 정부의 ‘통합’기조와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려 한걸음 더 나아간 모습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 전남, 전북 3곳 모두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냈고, 호남권의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에도 역대 가장 많은 후보를 낸 국민의힘은 ‘호남민심 구애’를 통해 호남에서의 저변을 확대하고, 수도권의 중도·부동층 표심까지 얻겠다는 전략이다.


이준석 대표와 당 소속 의원 99명 등 100명은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역에서 출발한 ‘광주행 KTX 특별열차’를 타고 다 같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이동했다.


윤 대통령과 새 정부 장관들, 대통령실 참모진까지 당정 인사 100여 명이 함께한 ‘여권 총출동’이었다. 총 109명의 소속 의원 가운데 코로나19 등에 따른 병가나 지방선거 회의 참석 등 사정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사실상 전원이 참석했다. 보수정당 정치인이 역대 가장 많이 참석한 것으로, 그간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슈에 거리를 뒀던 보수정당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의원들은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그간 보수 정부에서 합창과 제창 형식을 놓고 논란을 빚어왔던 것에 비춰볼 때 국민의힘이 과거 선례와 통념을 깨고 호남 민심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자세로 상징적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로 총집결한 국민의힘을 견제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보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대거 5·18 기념식에 자리한 배경에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와 함께였다.


이재명 고문은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잘하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해야겠지만 또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원래 국민의힘은 광주 학살 세력의 후예이지 않냐”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과 여당 국회의원들은 5.18 기념식 참석보다, 망언과 폄훼에 대한 분명한 불관용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5·18 막말을 했던 김진태 전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로 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려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그 자체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야권 원로인사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여권이 광주에 간 것은 보여주기식이라고 해도 평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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