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무소속 오세혁 밀고, 윤두현 공천 때부터 조현일 힘 실어<br/>‘해결사’ 이미지 최 전 부총리 영향력 여전, 국민의힘 ‘발등의 불’
경산시장 선거가 전·현직 국회의원 간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선거판이 커지고 있다.
25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경북 경산시장 선거전에 최경환 전 부총리 부인인 장인숙씨가 오세혁 무소속 경산시장 후보 지원에 나서면서 선거판이 대리인 선거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4일 경산 하양시장에서 열린 무소속 오 후보의 유세에 참석한 장 씨는 최 전 부총리의 뜻을 전달하면서 오 후보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장씨는 유세 과정에서 연설을 하지는 않았지만, 오 후보의 손을 함께 들어 최 전 의원의 뜻임을 간접적으로 알렸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씨는 “최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 경산시장 공천과정에서 일방적인 단수공천에 분노하는 시민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경선만 했더라면 조용히 끝날 일”이었다고 최 전 부총리의 심경을 대신 전했다. 이어 최 전 부총리의 지원활동에 대해 “그동안 오랜 수감 생활로 장거리 이동을 할 만큼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현재 선거상황은 꾸준히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장씨의 등장에 하양시장 상인과 시민들은 눈인사를 나누거나 최 전 부총리의 안부를 묻는 등 반가움을 표시하는 모습을 보여 지역에서 최 부총리의 영향력이 여전히 건재함을 확인시켜줬다.
무소속 오 후보 측은 이날 장씨의 유세 사실이 경산지역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최 전 부총리의 방문도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5일 경산을 찾아 조현일 경산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벌이며 집중 지원에 나섰다. 앞서 지난 22일 이준석 당 대표가 영천 등 방문시 경산 지원유세에 나서기로 했다가 경산의 분위기가 흉흉해 포기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경산시장 선거전에 국힘의힘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한꺼번에 출동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의힘 후보가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냐는 반응이다.
또 국민의힘 지도부까지 나서면서 경산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윤두현 의원과 최 전 부총리 간의 대리전이 점차 그 실체를 확인시켜주고 있는 셈이 됐다.
이는 최 전 부총리가 경산에서 내리 4선 국회의원을 지낸데다 의원시절 경산의 크고 작은 사업 유치는 물론이고 지역의 해묵은 숙제인 군 통신시설을 이전시키면서 경산의 해결사라는 강한 이미지를 남겨놓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윤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경산지역 공천을 받을 때 당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직접 옥중에 있던 최 전 부총리를 만나 담판을 지었다는 설이 경산지역에서는 정설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 초기에는 최 전 부총리의 의원 시절 보좌관과 지역구 사무국장을 역임한 오 후보가 공천에 가장 근접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오 후보를 포함 14명이 국민의힘 경산시장 예비후보로 공천을 신청했음에도 윤 의원이 조 후보를 단수공천하면서 10여명의 탈락자가 무소속 연대를 구성한 뒤 오 후보로 단일화하는 극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경산시장 선거에서 만일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단수공천을 강행한 윤 의원은 물론이고 김 전 비대위원장의 입지도 상당히 좁아질 것”이라며 “최경환 전 부총리에 대한 향수가 강한 경산이라는 지역 특색과 민주당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표심이 국민의힘으로 갈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사”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