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최고위 공개 싸고 충돌<br/>李 퇴장 시도에 권성동 중재도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저는 별다른 모두발언을 할 것이 없다”며 “최고위원회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 논의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회의가 공개·비공개로 나눠 진행되는데, 비공개 내용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까지 (붙여서)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돌발 선언은 최근 비공개 최고위 회의 내용이 언론에 구체적으로 보도된 데 따른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배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이 대표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그동안 우리가 최고위 회의를 할 때마다 참 답답했다”며 “최고위원들 간 속사정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내용이 낱낱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참 낯부끄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안 논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비공개 회의를 철저히 단속해서 당내에서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는 회의 말미에 “비공개 회의는 오늘 진행되지 않을 것이고 국제위원장 임명 건 관련 의견이 있는 분은 제시해달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배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쩌냐”며 “제가 회의 단속을 좀 해달라고 누차 제안하지 않았냐”고 맞섰다.
이 대표는 반발하는 배 최고위원에게 “발언권을 득해서 말하라”며 “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기 때문에 이 상황을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배 최고위원은 “대표님 스스로도 많이 유출하지 않았나”며 “심지어 본인이 언론에 나가서 이야기 한 것을 언론인들이 쓴 것을 누구 핑계를 대며 지금 비공개 회의를 탓하나”고 이 대표에게 책임을 돌렸다.
상황이 악화되자 권성동 원내대표는 “그만하자. 비공개 회의를 하겠다”며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표는 “논의할 게 있으면 권 원내대표에게 의논하라”며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이어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 본인이 (비공개 내용을) 제일 많이 유출했다”고 했고, 이 대표는 “내 이야기를 내가 유출했다고”라고 말하며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돼 15분가량 진행됐으며,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2분 만에 이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