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표연설서 당•정 ‘맹비난’ ‘빈손’ 한미회담•노란봉투법 ‘강행’ 이재명 정부 정책 비판 날 세우며 ‘여야정 재정개혁특위’ 구성 제안 “3대 정치특검은 정치 보복 도구 협치 준비돼 있다” 與에 공 넘겨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을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다는 의미)’로 규정하며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50여 분간의 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16차례, 더불어민주당을 12차례 언급하며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역류와 퇴행의 국정 운영 100일을 목도하면서 쌓여가는 국민의 한탄과 원성을 들으면서, 오만하고 위험한 정치세력에 국가 권력을 내준 우리 국민의힘의 과오가 더욱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여당을 향해서는 “‘해산’을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모독하는 반(反)지성의 언어폭력을 가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 야당 파괴, 보수 궤멸의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이 추진 중인 3대 특검과 관련해서는 “정치 보복의 도구로 전락한 특검 수사는 독재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정치 폭력이자 정당 민주주의 말살 책동”이라고 비판하면서 ‘내란특별재판부’에 대해서는 “헌법적 근거도 없는 명백한 위헌이다. 수사, 재판, 판결도 자기들이 하겠다는 것인데 인민재판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등을 담은 검찰개혁안에 대해서도 “검찰 해체 4법”이라며 국회 ‘사법개혁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방송 3법에 대해서는 폐지 후 ‘여야 공영방송 법제화 특위’를 만들어 원점 재논의하자고 촉구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는 “한국은 5000억 달러(약 7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으나 얻은 것이 없다”며 “빈손 쭉정이 회담”이라고 직격했다.
이재명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반기업·반시장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여당이 통과시킨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 개정안’ 등을 “투자를 죽이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기업을 외국으로 내쫓는 자해적 경제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728조 원 규모의 확장 재정 정책과 관련해선 “이재명 정부는 임기 말 국가채무 1800조 원 시대를 열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국가 재정 파탄을 불러올 수 있는 급격하고 무책임한 재정 폭주”라고 질책했다. 그는 재정건전화법 제정과 ‘제로베이스 예산 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한편, 이를 위해 국회에 ‘여야정 재정개혁 특별위원회’ 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협치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은 점과 대비시키려는 듯 협치를 세 차례 언급했다. 그는 “정치는 국민이 바라는 협치를 파괴하는 거대 여당의 폭주 속에 정치 특검을 앞세운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만 있을 뿐”이라면서도 “국민의힘은 협치할 준비가 돼 있고 정책적 대안도 가지고 있다”며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집권 여당에 달려 있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재명 정권의 반민주·반경제·반통합의 국정 운영을 바로잡고, 야당을 파괴하는 일당 독재의 폭거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집권 여당보다 먼저 민생을 살피면서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