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사과해야” vs 친한 “인격살인”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게시판(당게) 논란’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를 공개하자, 친한(한동훈)계와 친윤(윤석열)계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며 충돌하고 있다.
‘당게 사태’는 작년 11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왔고, 그 작성에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당무감사위원회는 10일 중간 조사 내용을 언론에 공지하며 "당원 명부 확인 결과, 한 전 대표 가족과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이 모두 서울 강남병 당협 소속이며 휴대전화 끝자리도 같고, 한 명은 재외국민 당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친윤계인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런 기막힌 우연의 일치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확률이 있을까”라며 “지금이라도 한 전 대표는 가족의 여론 조작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신동욱(서울 서초을) 최고위원은 한 유튜브 방송에서 “만약 당 대표가 가족 명의를 동원해 특정 정치인을 공격했다면,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한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정훈(서울 송파갑)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실명까지 공개한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며 당무감사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정하(강원 원주갑) 의원도 “객관적 검증 없이 의혹을 기정사실화한 것은 인격 살인이자 개인정보 보안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우재준(대구 북구갑) 청년최고위원은 “조사 과정이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와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다”며 “당원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인식도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