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개혁연합 반토막·야권 부진···고이치 총리 ‘적극재정’ 추진력 강화 닛케이, 주초 상승 전망···엔화 약세·금리 변수는 부담 요인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단독으로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확보하는 압승을 거두며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여당의 초강력 재집권에 힘입어 일본 증시는 상승 기대가 커지고 엔화는 약세 압력을 받는 등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하고 있다.
8일 실시된 중의원 선거 개표 결과, 자민당은 전체 465석 가운데 약 310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단일 정당이 중의원에서 3분의 2를 넘긴 것은 전후 처음으로, 2009년 민주당의 308석 기록과 자민당의 종전 최다 기록(1986년 300석)을 모두 넘어섰다.
반면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결성한 중도개혁연합은 공시 전 167석에서 절반 이하로 급감하며 사실상 참패했다. 중진급 인사들의 연이은 낙선으로 야권 재편론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자민당의 압승으로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와 함께 구성한 여권은 중의원에서 재의결이 가능한 ‘슈퍼 다수’를 확보했다.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도 재가결이 가능해지면서 입법 추진력이 크게 강화된다. 헌법 개정 논의 역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정치 지형이 마련됐다.
선거 승리의 최대 수혜자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다. 높은 국정 지지율을 바탕으로 이달 중순 소집될 특별국회에서 제2기 내각 출범이 확실시된다. 총리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기조로 방위력 강화와 경제안보 투자, 공급 제약 해소를 위한 재정 투입을 강조해 왔다. 식료품에 한해 2년간 소비세를 0%로 낮추는 공약도 초당적 논의기구를 통해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는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의원 선거 이후 첫 거래일인 9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 평균주가는 상승 출발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자민당 총재 선출 이전인 지난해 10월 초와 비교하면 지수 상승률은 20% 안팎에 달해, 미국 다우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시장에서는 방위·경제안보 관련 종목과 함께 소비세 인하 기대가 반영된 식품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화 약세 역시 수출주를 중심으로 주가를 떠받칠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변수도 있다. 재정 확대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 가능성은 주식시장의 부담 요인이다. 초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할 경우 전반적인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7엔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160엔에 근접할 경우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경계감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여권의 압도적 의석 확보로 야권의 과도한 재정 확대 요구를 수용할 필요성이 낮아지면서 중기적으로는 금리 불안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한다. 정치적 안정이 성장 기대를 자극하는 가운데, 재정과 금리의 균형이 향후 일본 금융시장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