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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철의 도시’ 포항, ‘글로벌 AI 심장’으로 도약해야

“포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국제적 AI 기업과 삼성그룹, NeoAI Cloud(옛 텐서웨이브코리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가 얼마 후 포항에 들어선다는 소식을 50만 시민과 함께 뜨겁게 환영한다. 이는 포항이 ‘철강보국’의 영광을 넘어, ‘AI 혁신 허브’로 웅비할 역사적인 전환점이다. 조만간 구체적인 최종 부지가 발표되고 연내 착공이 예정된 이 사업은 1단계 투입 예산만 약 2조 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이는 단순한 기업 유치를 넘어, 포항 경제의 향후 50년, 100년의 방향을 결정짓는 역사적인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특히, 포항이 가진 잠재력과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대한민국 동남권의 심장, 포항을 왜 선택했을까. 답은 명확하다. 포항은 AI 데이터센터 건립과 운영에 필요한 ‘최적의 3박자’를 모두 갖춘 유일한 도시다. 첫째,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와 인재다. 포스텍과 한동대를 비롯한 우수한 이공계 인재 풀, 방사광가속기와 로봇융합연구원 등 세계적 수준의 첨단 R&D 기반은 타 도시가 흉내 낼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며, AI 연구개발의 산실 역할을 할 것이다. 둘째,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막대한 전력을 24시간 끊임없이 필요로 한다. 울진 원전과 연계된 동해안의 풍부하고 안정적인 전력망은 데이터센터 운영의 필수 요건인 최고 수준의 안정성과 전력 이중화를 제공해 포항만의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셋째, 살아있는 산업 데이터다.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포항 제철 산업의 방대한 데이터는 AI와 결합해 기존 제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혁신을 이끌 것이다. 여기에다 배터리, 수소, 바이오 등 포항이 주도하는 미래 신산업 현장에서 쏟아지는 고급 데이터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연구개발에 핵심 연료가 돼 신소재와 신약 개발 등 고부가가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것이다. 우리는 이 기회를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데이터센터 유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포항시는 정부 및 삼성, 글로벌 AI 기업 등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인허가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패스트트랙 전담 T/F팀’을 즉각 가동해야 한다. 행정은 기업의 속도에 맞춰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포항은 이제 ‘철의 도시’라는 영광스러운 유산을 딛고, 데이터와 AI가 흐르는 ‘디지털 혁신 도시’로 도약해야 한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는 그 구심점이 돼 지역 기업들이 클라우드와 AI 연산 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손쉽게 확보하고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는 기회의 창이 될 것이다. 산업·경제·사회를 아우르는 전주기 AI 혁신 생태계와 국가 혁신을 선도하는 ‘AI 고속도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이제 우리 포항이 가야 할 길이 됐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포항의 위대한 도약을 위해 나 또한 힘을 보탤 것이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단체장 출마 희망자의 기고문을 받습니다. 후보자의 현안 진단과 정책 비전 등을 주제로 200자 원고지 7.5∼8.5장 이내로 보내주시면 지면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기고문은 사진과 함께 이메일(hjyun@kbmaeil.com)로 보내주세요. 외부 기고는 기고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5-12-02

K-스틸법 시대, 포항은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K-스틸법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철강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 앞에 서 있다. 특히 철강의 도시 포항에 이 법은 단순한 산업지원 법안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다시 설계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다. 과거 포항이 제철 산업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녹색철강’이라는 새로운 파도에 가장 먼저 올라타야 할 때다. 그렇다면 포항은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첫째, 녹색철강특구 선점 전략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 K-스틸법은 지역 단위로 특구를 지정해 수소환원제철, 저탄소 설비, 탄소저감 인프라를 국가가 집중 지원하도록 돼 있다. 이 경쟁에서 포항이 앞서기 위해서는 포스코와 협력한 ‘포항형 녹색철강 마스터플랜’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소 기반 제철공정 실증부지, 산업단지 재편 방향, 영일만항 연계 전략을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어 중앙정부에 제시해야 한다. 준비된 도시만이 특구 지정이라는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 둘째, 수소·에너지 인프라 구축은 포항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분야다. 수소 없이는 녹색철강이 존재할 수 없다. 영일만항을 수소·암모니아 도입항으로 육성하고, 산단과 항만을 연결하는 수소 배관망 구축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도시 전체의 에너지 체계를 저탄소 기반으로 재편하는 작업 역시 시급하다. 누가 먼저 인프라를 갖추느냐가 녹색철강 경쟁의 승패를 가른다. 셋째, 중소 협력업체를 위한 산단 고도화와 공정 전환 지원체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포항의 산업 생태계는 대기업보다 수많은 협력업체가 떠받들고 있다. 이들이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도록 ‘설비 전환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영일만·블루밸리 산단의 구조 고도화를 정부 사업으로 연결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포항 제조업이 산다. 넷째, 전문 인력 양성과 교육 체계 구축이 장기 성장의 핵심이다. 포항공대·RIST·한동대를 중심으로 ‘그린스틸 전문학과’를 신설하고, 산학 장학생 제도와 현장 실습 기반의 전문교육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녹색철강, 수소, 에너지 분야 인력 수요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인재를 확보한 도시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 다섯째, 영일만항 기능 강화는 포항 경제의 전략적 과제다. 수소·철광석·슬래그 등 새로운 물동량이 급증할 만큼 전용부두 확보와 철도 연계는 필수다. 영일만항이 물류 허브로 자리 잡아야 K-스틸 시대 포항이 국가 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산업 전환 과정에서 지역 환경·안전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 공정 변화 초기에는 주민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 시는 환경 정보를 실시간 공개하는 플랫폼을 마련해 시민들과 투명하게 소통해야 한다. K-스틸법은 포항에 위기가 아닌 기회이다. 그러나 기회는 ‘준비한 도시’에 주어진다. 지금 포항이 전략과 실행계획을 갖추고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한다면, 우리는 전통 철강 도시를 넘어 친환경 미래산업 도시 포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출발점이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단체장 출마 희망자의 기고문을 받습니다. 후보자의 현안 진단과 정책 비전 등을 주제로 200자 원고지 7.5∼8.5장 이내로 보내주시면 지면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기고문은 사진과 함께 이메일(hjyun@kbmaeil.com)로 보내주세요. 외부 기고는 기고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5-11-25

포항 지진 8년, 인재(人災) 규명의 명암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촉발지진은 8년이 지났지만 시민들의 물질적·정신적 피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49만여 명이 참여한 정신피해 소송은 일부가 1심에서 승소했으나 2심에서 패소해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지진 직후 정부는 포항지진을 ‘자연재해’로 발표했지만, 그 판단이 그대로 굳어졌다면 포항은 회복의 길을 잃고 침몰하는 도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때 지열발전소 연관성을 가장 먼저 제기하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포항지진이 인공지진임을 규명한 이는 고려대 이진한 교수와 부산대 김광희 교수였다. 지역에서도 임종백·김홍제 씨 등이 지열발전소 영향으로 유발지진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인재 규명을 위해 앞장섰다. 그러나 진실 규명 과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정부조사단이 2019년 포항지진을 ‘촉발지진’으로 발표했음에도 일부 기관·학자들은 동일본 대지진 영향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에 포항지역발전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50여 개 단체가 참여한 ‘포항 11·15 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결성되었고, 나는 공동위원장으로서 5년간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특별법 제정을 위해 싸웠다. 이 과정에서 포항 시민들이 다시 하나로 뭉치는 계기도 마련되었다. 정치권과 행정의 적극적인 결단도 큰 힘이 되었다. 우리 지역 김정재 국회의원의 특별법 대표 발의, 이강덕 시장의 관련 부서 신설과 전문가 채용 등 시기 적절한 참여가 실질적으로 큰 역할을 하였다. 범대위 활동은 정부 보상 비율을 70%에서 100%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주택 피해 5만여 건과 10만여 가구가 피해구제지원금을 받을 길이 열렸다. 공장·종교시설 등 기존 제도로 보상받지 못하던 시설도 구제 범위에 포함되었으며 지급 한도 규정 역시 철폐되었다. 그 결과 10만여 건 약 4900여억 원 규모의 피해 구제가 정부로부터 이뤄졌다. 만약 포항지진이 인재로 규명되지 않았다면 철강산업 구조 위기까지 겹쳐 포항은 회복 불능의 상황에 빠졌을 수도 있다. 돌이켜 보면, 그 당시 일체가 되어 강력히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시민들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포항은 철강 구조 변화, 인구 감소, 도심 공동화 등 새로운 시험대 위에 서 있다. 그러나 포항은 위기 때마다 시민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온 강한 도시라는 점에서도 희망을 볼 수 있다. 앞으로의 해법은 명확하다. 기업이 살아야 포항이 산다는 각오로 철강산업의 고도화와 성장동력을 다원화하여야 한다. 첫째, 철강산업을 수소환원제철·SMR·AI 공정과 결합한 미래형 생태계로 재편해야 한다. 둘째, 이차전지·AI·바이오 산업으로 성장축을 확장하고, 셋째, 북방교역의 시대 대비와 청년이 떠나지 않는 정주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일자리·주거·교통·문화를 통합한 기반이 갖춰져야 도시의 경쟁력이 살아난다. 무엇보다, 포항지진 인재 규명은 포항을 살린 첫 결실이었다. 아직 남아 있는 정신피해 문제의 진실이 온전히 밝혀져야 한다. 지역이 하나로 힘을 모을 때, 포항은 반드시 다시 도약할 것이다. /공원식 포항지역발전협의회장· 전 포항11·15촉발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단체장 출마 희망자의 기고문을 받습니다. 후보자의 현안 진단과 정책 비전 등을 주제로 200자 원고지 7.5∼8.5장 이내로 보내주시면 지면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기고문은 사진과 함께 이메일(hjyun@kbmaeil.com)로 보내주세요.

2025-11-24

경주 APEC 이후, 포항이 나아갈 길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경주 APEC 의장국인 우리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고 경주가 부럽다. ‘회의는 경주에서 축제는 포항에서’ 준비 못 했음을 아쉽게 생각한다. 20년 전, 부산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로서 이미 잘 알려져 있었지만,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적 도시로 새롭게 도약했다. 그 행사를 통해 부산은 ‘국제 해양도시’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며, 관광·물류·컨벤션 산업이 급속히 성장했다. 이번 경주 APEC 또한 천년고도 경주를 세계 속의 도시로 우뚝 세우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APEC 이후, 경주는 불국사와 석굴암 같은 전통문화의 상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인의 발길이 이어지는 글로벌 관광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들 것이며, 경주의 숙박과 교통, 문화시설은 물론 인근 지역에도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포항의 역할과 기회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지금은 경주 중심의 준비 분위기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때가 아니다. 경주 APEC 이후 몰려올 관광객들의 동선을 분석하고, 포항의 독자적 자원을 결합해 ‘경주-포항 관광벨트’를 구축해야 한다. 포항은 경주가 갖지 못한 해양과 첨단산업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푸른 동해와 영일만, 호미곶, 그리고 포스코와 포스텍, 연구단지가 상징하는 첨단과학의 도시라는 이미지까지 - 이 두 축을 잘 엮어내면, 포항은 ‘해양문화와 첨단과학이 공존하는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주의 문화유산 관광객이 포항의 해양레저 체험이나 첨단과학투어, 블루이코노미 산업관광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또한 KTX, 동해선, 고속도로 등 교통망이 이미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두 도시 간의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크다. 이제 포항은 ‘APEC이 경주에서 열리니까 우리 일은 아니다’가 아니라, ‘APEC은 경주에서 열리지만, 그 혜택은 포항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관광 안내, 숙박 연계, 해양 축제, 식도락 코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조기에 준비해야 한다. 부산이 APEC 이후 국제회의 도시로 성장했듯이, 경주와 포항이 함께 손잡는다면 ‘문화와 산업,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동해안의 쌍두마차’’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경주의 문화가 세계인을 불러들이고, 포항의 바다가 그들을 맞이하는 그림, 그것이 우리가 준비해야 할 비전이다. 경주 APEC은 경주의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동해안 시대의 새로운 시작, 그리고 포항이 세계 속의 도시로 도약할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이야말로 포항이 스스로의 강점을 살려 미래를 설계해야 할 때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단체장 출마 희망자의 기고문을 받습니다. 후보자의 현안 진단과 정책 비전 등을 주제로 200자 원고지 7.5∼8.5장 이내로 보내주시면 지면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기고문은 사진과 함께 이메일(hjyun@kbmaeil.com)로 보내주세요. 외부 기고는 기고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5-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