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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창간 36주년 기획 특집] 쇳물 끓던 포항, 2조 데이터센터 품고 ‘AI 수도’ 뛴다

포항시가 철강 중심의 기존 산업 구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지역 산업 지형을 재편한다. 과거 철강 산업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 온 포항시는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등 첨단 신산업 분야를 선점해 온 제조 경험과 산업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포항시는 이러한 기존 산업 기반에 AI 연산 능력과 지역 내 대학의 연구 역량, 기업 생태계를 접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고 산업 현장의 문제를 예측하며 연구개발(R&D)과 제조 공정 수준을 고도화하는 AI가 전 산업의 필수 기반 기술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현재 국가 간 AI 경쟁의 양상은 단순한 알고리즘 개발 단계를 넘어 대규모 연산 인프라 구축,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 데이터 활용 역량, AI 인재 및 기업 생태계 확보전으로 확장되고 있다. 포항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AI 수도 포항’을 새로운 도시 비전으로 설정하고 산업도시로서 축적된 역량을 AI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 국제협력 센터 유치, 규제 완화 특화지구 지정이라는 3대 과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건립 핵심 하드웨어 사업은 총 2조 원 규모의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구축이다. 포항시는 광명일반산업단지 일원에 1단계 사업으로 40MW급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연산 인프라를 건립한다. 이 시설은 단순한 장비 집적 공간이 아니라 초대형 AI 모델 학습과 추론, 대규모 데이터 처리, 산업 특화 AI 모델 개발, 기업 및 연구기관의 공동 활용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핵심 기반 시설이다. AI 산업 경쟁의 본질이 연산 능력 확보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AI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해당 사업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전액 민간투자를 통해 진행된다. 고성능 GPU 서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액체냉각(Liquid Cooling) 기반 시스템과 무결점 운영체계를 전면 도입해 고성능 컴퓨팅 등 국내 AI 서비스 확산을 전담한다. 포항시는 시설 조기 구축을 위해 인허가 패스트트랙 태스크포스(TF)를 별도 구성해 가동했다. 이를 통해 전력계통영향평가, 산업단지계획 변경, 기업 입주 승인, 건축허가 등 주요 사전 행정 절차를 속도감 있게 마쳤다. 다음 달 광명일반산업단지 내 사업 부지에서 착공식을 개최하고 이후 2027년 12월 1단계 준공을 목표로 본공사를 진행한다. 완공된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연산 자원은 포항 지역 내 철강,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등 국가 전략산업 현장에 직접 투입된다. 공정 고도화, 품질 예측, 설비 이상 탐지, 생산 최적화 등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촉진하는 동력이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건설 단계에서는 토목, 전기, 통신, 설비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며 운영 단계에서는 시설 유지관리, 시스템 운영, 보안 통제, 네트워크 관리를 담당할 전문 인력이 상시 투입된다. 포항시는 전력, 냉각, 통신, 보안 전후방 연관 기업 유치를 추진해 데이터센터 2단계 확장을 염두에 둔 생태계를 계획하고 있다. ◇ ‘아태 AI센터’ 유치 국제협력망 확보 대규모 연산망 구축과 병행해 AI 정책 수립과 핵심 인재 양성을 담당할 ‘아시아태평양 AI센터’ 유치도 추진한다. AI 경쟁이 정책, 규범, 안전성, 국제협력 영역으로 확장됨에 따라 국제 협력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진 데 따른 전략이다. 이 센터는 회원국 간 기술 격차를 줄이고 AI 후발국을 대상으로 정책 수립 지원과 인재 양성, 역량 강화를 돕는 실행형 국제협력 기구다. 단순히 기술을 이전하는 수준을 넘어 각 국가가 직면한 교육, 의료, 행정, 재난 대응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직접 발굴해 AI 기반 브릿지 협력사업으로 연결하는 ‘문제 해결형 협력’ 역할을 전담한다. 포항시는 199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설립된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를 오랜 기간 운영해 온 이력을 핵심 유치 근거로 내세운다. 다국적 연구자와 기관이 참여하는 협력 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국가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공동연구와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신뢰를 축적한 경험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여기에 지역 내 대학의 역량을 결합해 국제협력 사업의 실질적 실행력을 높인다. AI 기술 연구와 고급 인재 양성을 수행하는 포스텍(POSTECH)의 역량과 국제개발협력(ODA) 분야에서 현장 실무 경험을 다수 축적해 온 한동대학교의 노하우를 접목한다. 포스텍과 한동대, 지역 연구기관의 박사급 전문가 그룹이 해당 기구에 참여해 회원국의 정책 수립과 기술 자문을 돕고 정규 AI 교육과정과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 양성을 지원한다. 또 지역의 첨단 산업 현장들은 회원국들이 자국의 AI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고 검증할 실증 모델로 개방된다. 포항시는 국회 포럼 개최, 중앙부처 건의, 지역 대학 간담회를 지속해 유치 논리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 ‘AI 특화지구’ 지정 추진 스타트업 육성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AI 특화지구’ 지정도 핵심 추진 과제다. 혁신 기술을 자체 개발하더라도 실제 산업 현장에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실증할 환경이 부족할 경우 사업화에 한계를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다. 포항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규제 특례 제공, 실증 기반 마련, 창업 및 입주 공간 제공, 투자 유치 지원이 하나로 결합된 특화지구를 조성한다. 이 사업의 핵심은 데이터 활용과 기술 실증 과정에서 기업이 직면하는 각종 규제 애로사항을 완화하는 ‘AI 규제 프리존’을 조성하는 것이다. 포항 지역에는 포스텍, 한동대,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등 산학연 산업·연구·교육 인프라가 집적돼 있다. 이와 함께 AI 기술 적용 수요가 높은 철강,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등의 실물 산업 현장이 공존하고 있어 기업이 개발한 솔루션을 연구 인프라와 실제 현장에서 동시에 검증하고 고도화하기 적합하다. 시는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과 인재를 유치해 공동연구와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단순히 입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창업 초기부터 현장 실증, 벤처 투자 유치, 해외 시장 진출을 연계하는 원스톱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해외 우수 AI 인재와 스타트업이 정착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 지원 프로그램과 공동연구 과정을 연동해 유입 기반도 마련한다. 또 현재 민·관 협동으로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인 ‘디지털혁신 Tech-HUB’와 ‘엠바디드 AI 오픈플랫폼’ 등 포항형 창업 인프라를 신규 특화지구 사업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시너지를 높인다. 이 두 시설은 AI 및 로보틱스 기업의 입주와 성장을 지원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센터로서 특화지구의 기업 유치와 스타트업 육성 기능을 후방에서 뒷받침한다. 포항시는 AI 특화지구 지정을 위한 기본구상 및 전략수립 전문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지곡 연구단지와 강소연구개발특구 내 입주한 AI 스타트업들의 현황과 기술 애로사항 등을 꼼꼼히 조사하고 있다. 도출된 조사 결과와 유치 논리를 구체화해 앞으로 중앙부처 건의와 언론 홍보 등을 통해 특화지구 지정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공론화해 나갈 방침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6-22

[창간 36주년 기획 특집] 섬유 도시에서 AI 산업수도로… 대한민국 경제지도를 다시 그리는 대구

1970~1980년대 대구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었다. 서문시장과 염색공단, 성서공단을 중심으로 형성된 섬유산업은 전국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대한민국 수출을 책임졌다. 공장 굴뚝에서는 연기가 끊이지 않았고, 전국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구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세계화와 산업구조 변화는 도시의 운명을 바꾸기 시작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저가 생산체제가 확산되면서 섬유산업 경쟁력은 약화됐고, 한때 대구 경제를 떠받치던 제조업 역시 성장 정체에 직면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났고 지역경제는 활력을 잃어갔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대구는 다시 한 번 산업의 판을 바꾸려 하고 있다. 이번 주인공은 섬유가 아니라 인공지능(AI)이다. 대구시는 AI를 단순한 신산업이 아닌 지역 산업 전체를 바꾸는 핵심 엔진으로 규정하고 있다. 제조업과 로봇, 반도체, 바이오, 미래모빌리티를 AI로 연결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AI 산업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사람 대신 AI가 불량을 잡는다”…제조현장의 변화 대구 경제의 뿌리는 여전히 제조업이다. 지역 내 제조업체 수는 8000여 곳에 달한다. 자동차부품과 기계, 금형, 소재부품 산업은 대구 산업 구조의 중심축이다. 문제는 제조현장의 현실이다. 기업들은 심각한 인력난과 생산성 정체에 직면해 있다. 청년층은 제조업 취업을 기피하고 있으며 숙련 기술자들은 고령화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기술 추격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제조업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성서산업단지의 한 자동차부품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사람을 뽑아 생산량을 늘렸지만 이제는 사람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AI와 자동화 없이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러한 위기의 해법을 AI에서 찾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제조데이터 활성화 사업이다. 총 12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AI는 생산라인의 온도와 압력, 진동, 전력 사용량 등을 실시간 분석해 설비 고장을 예측하고 불량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한다. 과거에는 숙련 기술자의 경험에 의존했던 공정관리가 이제는 데이터 기반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삼보모터스와 상신브레이크, 한국OSG 등 지역 대표 제조기업들은 이미 AI 기반 품질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 향상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구시는 향후 제조AI 플랫폼을 구축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저비용으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성서산단, AI 제조혁신의 실험장이 되다 대구 산업혁신의 최전선은 성서산업단지다. 과거 섬유와 자동차부품 산업의 중심지였던 성서산단은 지금 AI 제조혁신의 테스트베드로 변신하고 있다. 이곳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AI 기반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가 구축돼 있다. 핵심 기술은 디지털트윈이다. 디지털트윈은 실제 공장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기업들은 생산라인을 실제로 가동하기 전에 가상공간에서 먼저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 신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최적의 생산 방식을 찾을 수 있다. 현재까지 180여 개 기업이 250건 이상의 기술지원을 받았다. 기업들은 생산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품질 향상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구시는 성서산단을 시작으로 서대구산단과 검단산단까지 AI 실증단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대구 미래산업의 핵심 카드 AI와 함께 대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유사한 형태로 움직이며 작업을 수행하는 차세대 로봇이다. 최근 미국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 중국 유니트리(Unitree),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 등이 앞다퉈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서면서 세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향후 10~20년 내 휴머노이드 산업 규모가 수백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 역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구축된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활용 제조특화 거점센터에서는 제조현장 적용을 위한 로봇 플랫폼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대구가 휴머노이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구 구조 변화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의 생산가능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제조업 현장의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향후 단순 반복작업은 물론 위험 작업까지 로봇이 대신 수행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와 휴머노이드 안전인증센터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연구개발부터 실증, 인증, 사업화까지 가능한 국내 최대 로봇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AI 반도체, 미래산업 경쟁력의 핵심 AI 시대의 석유가 데이터라면 이를 움직이는 엔진은 반도체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고성능 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대구시는 올해부터 AI 반도체 실증 생태계 구축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경북대학교를 중심으로 반도체 설계기업과 제조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반도체의 상용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AI 반도체를 로봇산업과 미래모빌리티 산업에 적용해 지역 주력산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AI 반도체 경쟁력이 향후 지역 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차 산업 전환, 생존을 위한 선택 대구는 전국에서도 자동차부품 산업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산업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내연기관 중심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진과 변속기 중심의 부품 생산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대구시는 최근 AI 기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술개발 사업과 제조AI 확산센터 구축사업에 선정되며 미래차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총사업비 250억 원 규모의 제조AI 확산센터는 자동차부품 생산공정에 AI를 적용해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단순한 산업 지원을 넘어 지역 자동차산업의 생존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의료데이터 25만 건…AI 바이오 혁명의 중심으로 대구가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은 의료산업이다. 계명대 동산병원과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이 밀집해 있는 대구는 전국 최고 수준의 의료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구축된 의료데이터는 25만 건 이상이다. AI 기업들은 이 데이터를 활용해 암과 뇌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진단하는 의료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유치한 540억 원 규모 AI 신약개발 연구거점 사업은 이러한 강점을 집약한 프로젝트다. AI가 수만 개의 후보물질을 분석해 신약 가능성을 찾고 자동화 연구시설이 이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약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로 평가받는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대구는 국내 AI 신약개발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수성알파시티, 대한민국 AI 허브를 꿈꾸다 대구 미래산업 전략의 심장은 수성알파시티다. 비수도권 최대 소프트웨어 집적단지인 수성알파시티에는 현재 1500여 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입주해 있다. 정부와 대구시는 이곳에 AX 혁신 R&D센터와 산업AX혁신허브, DGIST 글로벌캠퍼스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5510억 원 규모의 지역거점 AX 혁신기술개발 사업은 대구 AI 전략의 상징으로 꼽힌다. AI 연구개발부터 기술 실증, 창업, 사업화까지 가능한 국가급 혁신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구시는 2030년까지 AI 기업 1000개, 종사자 2만 명, 매출 9조 원 규모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추경호 시장 체제, 대구 미래를 결정한다 대구의 산업 대전환은 이제 시작 단계다. AI 제조혁신과 휴머노이드 로봇, AI 반도체, 미래모빌리티, 디지털 바이오 산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대구는 과거 제조도시를 넘어 대한민국 대표 AI 산업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그러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수도권에 집중된 AI 인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을 어떻게 지역으로 끌어들일 것인가 △AI 산업 육성이 실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향후 대구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경제 회복과 미래 신산업 육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 기업이 찾아오는 도시, 다시 성장하는 대구를 만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결국 대구시가 추진 중인 AX 전략과 미래산업 프로젝트를 얼마나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느냐가 산업 대전환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때 섬유가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였던 것처럼 이제 대구는 AI를 통해 새로운 성장 신화를 꿈꾸고 있다. 공장 굴뚝 대신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고, 방직기 대신 알고리즘이 돌아가는 시대.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상징이었던 대구가 AI 시대에도 대한민국 경제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을지 그 도전에 전국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22

【창간 36주년 기획 특집】 ‘국가 에너지 중심축’ 경북… 탄소중립 거대 전환기 이끈다

세계는 지금 탄소중립을 향한 거대한 전환기에 서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에너지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경상북도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주요업무계획에서 경북은 공공주도 무탄소 에너지 인프라 구축, 미래 산업을 위한 신에너지 대전환, 원자력 르네상스 실현이라는 세 가지 큰 목표를 내세웠다. 이는 지역 정책을 넘어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핵심 축으로 기능할 수 있는 비전이다. 올해 ‘공공주도 무탄소 에너지 인프라’ ‘신에너지 대전환’ ‘원자력 르네상스’ 실현 경북은 이미 에너지 자립률 228.1%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공급량 확대를 넘어, 무탄소 인프라를 공공 주도로 구축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영덕과 포항 일원에 조성되는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는 풍력발전과 후방산업, 인력양성, 기술개발을 아우르는 종합 거점이다. 여기에 도시가스 보급 확대, 농어촌 LPG 배관망 구축, 취약계층 가스시설 개선 등 생활밀착형 에너지 복지 정책이 병행된다. 특히, 녹색철강 전환은 경북 산업정책의 핵심이다. 포항과 경주를 중심으로 철강벨트의 디지털 전환과 저탄소화가 추진되며, 고품질 강관산업 고도화, 강소기업 지원, R&D 촉진이 이어진다. 이는 전통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탄소중립 시대에 적합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수소경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기도 했다. 포항에 조성되는 수소연료전지 산업 클러스터는 1918억 원 규모로, 기업 집적화와 부품 국산화,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이곳은 연료전지 기업을 집적화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부품·소재의 성능 평가와 국산화를 지원한다. 또한,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부품을 국산화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고,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산업 기반을 강화한다. 전주기 시험평가 지원센터를 구축해 성능시험, 내구성·신뢰성 검증, 시스템 실증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이는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이다. 원자력·수소·풍력·태양광 결합 에너지 믹스 해저 전력망 통한 전력망 허브 자리매김 울진에는 원자력과 연계한 청정수소 생산 특화단지가 들어선다. 1988억 원 규모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을 활용해 2.5MW급 청정수소 생산 시스템을 실증 운영한다. 수소 생산설비의 소재·부품 시험·평가와 공동 R&D 과제를 발굴해, 대규모 수소 생산·저장·활용 모델을 구축한다. 원자력의 안정적 전력 공급과 수소의 무탄소 생산을 결합한 이 모델은 세계적으로도 선도적인 시도다. 이처럼 경북의 수소 전략은 단순히 에너지 생산을 넘어선다. 기업 집적화와 국산화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문인력 양성으로 미래 세대를 준비한다. 동시에 원전 기반 청정수소 실증을 통해 국제적 기술 우위를 확보한다. 지역사회에는 새로운 일자리와 경제적 활력을 제공하고, 국가적으로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 포항과 울진을 잇는 이 두 거점은 경북을 넘어 대한민국 수소경제의 심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경북도가 그리는 미래는 단순한 에너지 전환이 아니라, 산업·환경·지역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수소 중심의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영농형 태양광 기반 RE100 산업단지, 주민참여형 풍력단지, 동해안 풍력발전단지가 추진된다. 특히 울진 산불 피해지역에 조성되는 풍력단지는 주민과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지역 수용성을 확보한다. 특히, 경북도가 ‘에너지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내세운 전략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풍력 발전이다. 원자력과 수소가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안보를 책임진다면, 풍력은 지역사회와 주민이 직접 참여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상징적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영덕과 포항 일원에 조성되는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는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후방산업과 인력양성, 기술개발을 아우르는 종합 거점이다. 단순히 발전소를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지원과 현장기술 인력양성 플랫폼을 통해 풍력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울진에서는 공공주도 지역 상생 풍력단지가 추진된다. 산불 피해지역을 활용해 120.4MW 규모의 대규모 풍력단지를 조성하는 이 사업은 주민참여와 이익공유를 핵심으로 한다. 발전소 수익을 지역사회와 나누어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시도다. 또한 ‘신재생 e-숲’ 프로젝트는 산불 피해지역 5개 시군에 172MW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단순한 발전단지가 아니라 드론과 CCTV를 활용한 산불 감시·방재시스템을 결합해 환경·안전·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모델로 설계됐다. 해상풍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경북도는 2027년까지 32억 원을 투입해 초대형 해상풍력 기술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이는 국내 풍력 기술의 초격차를 확보하고, 동해안 해저 전력망과 연계해 대규모 송전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풍력 발전은 단순히 전력을 생산하는 수단이 아니다. 주민과 함께하는 사업 구조, 산불 피해지역을 활용한 환경 회복, 첨단 기술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가 결합된 경북의 풍력 정책은 ‘지역과 함께하는 에너지 전환’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경북도가 추진하는 동해안 해저 전력망 구축 사업은 우리나라 전력 안보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실현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약 6조8800억 원에 달하며, 울진에서 포항까지 175km 구간에 500kV급 초고압 직류(DC) 송전선로를 설치한다. 이 송전망은 최대 4GW의 전력을 송출할 수 있어, 동해안 풍력발전단지 등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수도권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해저 전력망은 기존 육상 송전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다. 육상 송전선로는 주민 수용성 문제와 환경 훼손 논란에 자주 직면해 왔다. 이에 따라 해저 케이블을 활용하면 대규모 송전이 가능하면서도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동해안은 풍력 자원이 풍부해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조성과 연계할 경우,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을 형성할 수 있다. 이 사업은 단순히 경북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아니다. 국가 전력망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수도권은 전력 수요가 집중된 지역으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필수적이다. 동해안 해저 전력망은 경북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직접 연결해, 전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한다. 아울러 이 프로젝트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인프라다. 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안정적으로 송출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동시에 초고압 직류 송전 기술을 활용해 송전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전력망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경상북도는 이 사업을 통해 단순한 전력 생산지를 넘어, 대한민국 전력망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원자력·수소·풍력·태양광을 결합한 에너지 믹스와 해저 전력망을 통해, 경북은 국가 에너지 전환의 중심축으로 도약하고 있다. 경북도은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절반을 보유한 지역이다. 이 강력한 기반 위에서 경북은 ‘원자력 르네상스’를 선언하며, 차세대 원자로 연구와 산업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주의 핵심 프로젝트는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단이다. 총 3936억 원 규모로 추진되는 이 산단은 차세대 원자로인 SMR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산업화를 아우르는 거점으로 조성된다. LH가 사업을 주관하며, 예비타당성 조사와 투자심사를 거쳐 본격적인 착공 단계에 들어섰다. SMR은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원자로로,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기술이다. 경북은 이를 통해 원자력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한다. 또한 SMR 제작지원센터가 경주에 들어선다. 320억 원 규모로 추진되는 이 센터는 SMR 시제품 제작을 위한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기업과 연구기관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동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연구시설을 넘어, 원자력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는 핵심 인프라다. 원자력 연구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는 연구·교육·산업을 연결하는 허브로 기능한다. 연구소에서는 차세대 원자로 실증로 건설과 국제 공동연구가 진행되며, 공동캠퍼스에서는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과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기업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 통해 산업생태계 지역 사회 동반 성장 구조도 구축 이와 함께 원전 기업 경쟁력 강화 사업,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방사선 환경 로봇실증센터 설립 등 다양한 지원책이 추진된다. 원전 관련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지원, 전문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 방사능 방재체계 확충은 원자력 안전과 산업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북의 전략을 보여준다. 경북의 원자력 르네상스는 단순히 발전소 건설을 넘어선다. 차세대 원자로 연구와 산업 생태계 구축, 기업 경쟁력 강화, 전문인력 양성, 안전체계 확립까지 아우르는 종합 전략이다. 이는 경북을 원자력 산업의 중심지로 재도약시키고,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길이다. 이처럼 경북의 에너지 정책은 단순히 기술과 산업에 머물지 않는다. 원자력·수소·재생에너지·분산형 전력망을 결합해 햇살에너지 농사 지원사업, 취약계층 에너지 복지사업, 탄소중립 시범마을 등 주민 참여형 모델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든다. 경북도 관계자는 “세계가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전환기에 서 있다. 경북은 원자력, 수소, 풍력, 태양광 등 다양한 에너지 자원을 결합해 국가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단순히 전력을 생산하는 지역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뒷받침하는 에너지 허브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6-22

[창간 36주년 기획 특집] 임종식 경북교육감 3선 임기 ‘AI 대전환 시대 책임교육’ 선언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임종식 경북교육감이 지난 두 차례 임기 동안 경북형 교육 모델을 구축해 온 데 이어, 이번 3선 임기를 통해 ‘완성의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앞으로 4년간의 교육 비전을 밝혔다. 임 교육감은 “성적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한 명 한 명의 재능과 적성을 발견하고 키우는 교육으로 전환하겠다”며 “AI 대전환 시대에 기초학력부터 미래역량까지 책임지는 교육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마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며 “성적만으로 평가하는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부뿐만 아니라 운동, 예술, 기술, 요리 등 다양한 재능이 존중받아야 한다. 학교를 학생이 자기 꿈을 찾고 경험을 쌓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는 교육격차 못지않게 AI 활용 격차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AI를 교육 현장에 따뜻하게 접목하고, AI를 활용한 학생별 진단과 맞춤형 학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임 교육감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AI 배움터를 확대하고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AI 윤리·안전 인증 과정과 디톡스 인증제도를 운영해 학생들이 올바른 AI 활용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임 교육감은 “AI 교육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사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교사가 먼저 AI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학생 교육이 가능하다. ChatGPT, Gemini, Claude 등 생성형 AI 활용을 교원에게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 AI 연수를 확대해 수업 혁신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는 교사들이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AI 시대의 학습 촉진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임 교육감은 “학생들이 AI를 직접 만지고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며 “AI 체험관을 구축하고 로봇과 AI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공간을 만들겠다. 또한 발명체험관, 수학체험관 등 기존 시설에도 AI 콘텐츠를 확대해 학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AI를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동 플랫폼을 활용해 예산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과 모든 학생의 가능성을 키우는 책임 공교육도 강조했다. AI 기반 기초학력 개별 맞춤 지원을 강화하고 경북형 유아학교 모델을 정립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여기에 학교급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교급 간 전환기 교육을 지원해 학생들이 학습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또 질문이 넘치는 교실과 우리 집, 마을을 확산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탐구하는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임 교육감은 “AI 시대에는 직업 세계도 빠르게 바뀐다. 학생들이 변화하는 직업을 체험하고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김천에 진로체험관과 직업교육관 조성을 추진하고, 진로·진학·취업을 통합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겠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5일 과정의 기숙형 진로캠프를 구상해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학교는 가장 안전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임 교육감은 학교폭력 통합대응체계를 구축하고 ‘365 바로지원’ 신속대응 체계를 운영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임 교육감은 “HOPE 마음건강 위기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마음건강 학기제와 마음건강 살피는 달을 운영해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지원하겠다”며 “미래형 학교공간 혁신, 매일운동 확산, 학교급식종합체험 교육센터 건립 등을 추진해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겠다. 교원 안심 보장 보험을 강화하고 학교 출입 관리와 보안 체계도 보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학교의 배움이 지역의 삶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임 교육감은 “지역학교 공동체와 작은학교 공동 캠퍼스를 확산하고 지역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며 “학부모 교육 지원과 학교 자치 역할을 넓히고, 경북형 교육거버넌스를 구축해 학교와 지역이 함께 책임지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이 단순히 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구조를 지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교육감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를 넓히겠다”며 “도서관 신설과 확충, 박물관과 체험학습 공간 조성을 추진하고, 해양교육 장비 등을 공동 활용 방식으로 운영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 시설이 학습 공간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구체화했다. 3선 임기를 경북교육의 지속성과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임 교육감은 “아이들의 꿈을 지켜준 교육감, 학생들의 가능성을 믿고 응원한 교육감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3선 임기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6-22

[창간 36주년 기획 특집] IB 넘어 KB로… 강은희의 ‘대구형 교육 혁명’ 시작됐다

“이제는 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에서 곧바로 세계로 나아가는 교육을 만들어야 합니다.” 새 임기를 시작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의 구상은 분명했다. 지난 8년간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을 전국 최초로 도입해 안착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대구를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닌 ‘교육 혁명’이라는 표현을 꺼냈다. 변화의 중심에는 IB를 넘어선 한국형 교육모델, 이른바 ‘KB(Korean Baccalaureate)’가 자리하고 있다. 강 교육감은 “대구 교육은 지난 수년간 대한민국 공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왔다”며 “이제는 IB의 성과를 토대로 우리 교육 현실에 맞는 한국형 바칼로레아를 구축해 전국 교육 혁신의 모델을 만들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구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IB 프로그램을 도입한 지역이다. 처음에는 낯선 교육방식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전국 교육계가 주목하는 대표 사례로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정답을 맞히는 데 집중하는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과 탐구, 글쓰기 중심 수업을 통해 사고력을 키우고 있다. 강 교육감은 교실 풍경의 변화를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그는 “고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영어로 물리를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교육이 가야 할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단순 암기와 문제풀이 중심 교육으로는 미래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구상하는 KB는 단순히 IB를 모방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우리 교육과정과 학교 현실에 맞게 재설계한 새로운 교육 체제다. 학생들이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과 평가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강 교육감은 교육 혁신의 핵심을 ‘평가’에서 찾고 있다. 지금의 선택형 시험 체제로는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성을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교육청은 논·서술형 평가 확대와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 채점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미 학생 필체 2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자체 GPU 기반 시스템과 독자적인 검색증강생성(RAG)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교사가 1차 채점을 하고 AI가 보조 채점을 수행하는 방식의 평가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강 교육감은 “논·서술형 평가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지만 채점의 공정성과 교사의 업무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며 “AI 기술을 활용하면 평가의 신뢰성을 높이고 교사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 안전 문제도 새 임기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강 교육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책임관(가칭) 제도’를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소방관 출신, 경찰관 출신, 퇴직 교원 등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활용해 안전지원팀을 운영하고 현장체험학습 사전 점검부터 안전교육, 현장 지원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교사들이 사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교육활동을 위축시키는 상황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학생들은 안전하게 체험하고 교사는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 추진 중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을 축소하는 방식은 교육의 본질을 외면한 접근이라는 것이다. 강 교육감은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학교 운영비와 안전관리 비용까지 함께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저출생 시대일수록 학생 개개인에게 더 많은 교육적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교육 분야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지방을 살리고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방향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통합 교육 체계가 성공하려면 현장을 잘 아는 조직과 인력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육감은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은 결국 교육에서 나온다”면서 “대구는 이미 IB를 통해 교육 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제는 KB를 통해 대한민국 공교육의 새로운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구의 아이들이 ‘나는 대구에서 자랑스럽게 배웠다’고 말할 수 있도록, 대구 교육이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길잡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6-22

[창간 36주년 기획 특집] 12대를 이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열광하고 추앙하다

경주 교동(校洞) 최부자, 최부자댁, 최부잣집. 경주 시민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향교가 있는 마을이라 교(校)자가 들어간다. 교동 대신 교촌(校村)이나 교리(校里)라고도 한다. 다 같은 곳을 가리킨다. 과거에는 교동이 압도적으로 많이 쓰였다. 2008년 ‘경주교촌마을’이 개장하면서 교촌으로 통용되는 분위기다. 지번주소도 ‘교동’에서 도로명주소 ‘교촌길’로 바뀌었다. 지금은 너무 유명하지만, 최부잣집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부터다. 그전에는 아는 사람만 알았다. 물론 경주 시민들에게는 익숙했을 테다. 영남 지방 전체에서도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교동법주는 들어봤어도 교동 최부잣집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는 사람이 많았다. 최부잣집은 20세기(1900년대) 동안 유력 신문과 잡지에 이래저래 기사가 실리곤 했다. 20세기는 신문의 시대였다. 특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에 실린 기사들은 많은 독자가 잠깐이나마 관심을 가졌을 법하다. 최부잣집? 이런 멋진 집안이 있었어? 환상적인데! 필자는 그 인상적인 기사 전부를 차례로 소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신문 기사들은 최부잣집의 극히 일부만 보여주었다. 최부잣집을 연구한 학술 논문도 있었다. 1984년에 발표된 「‘경주 최부자네 개무덤’ 설화의 연구」(한석수, 청주교육대학교 논문집 21집)가 대표적이다. 경주 최부잣집과 관련된 전설을 모두 수집해 논리정연하게 분석해 놓았다. 흥미로운 논문이지만 논문답게 극소수의 사람만 열람했다. 본격적인 조명의 시작점은 1990년대 지방자치시대의 개막이 틀림없다. 지자체들은 자기 고장의 문물과 역사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내세울 만한 인물도 유적도 없어 고민하는 지자체도 적지 않았다. 경주는 조명할 인물과 유적이 차고 넘쳤다. 무려 신라 천 년 역사의 수도였다! 다만 대부분이 너무 옛날이야기라는 게 아쉬웠다. 그런데 근현대 400년 역사를 지닌 경주 최부잣집이 있었다. 지자체는 최부잣집을 선양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계획을 세우고 추진했다. 필연적 흐름이었다. 때를 같이하여 ‘경주 최씨 교동종친회’에서 펴낸 책이 ‘교동의 얼’(1998)이다. 최부잣집의 전반적인 역사가 정리된 책이다. 이 책은 여러 기자와 학자에게 영감을 주었다. 최부잣집을 언급하는 기사들이 늘어났다. 연구하는 학자들도 생겨났다. ‘교동의 얼’ ‘일러두기 5항’에 이런 문장이 있다. “조상을 지칭할 때 존칭을 써야 하나, 번잡을 피하기 위해 생략하였으며, 감히 휘자(이름자)를 그대로 사용하고 경어를 쓰지 않았다." 필자 역시 번잡을 피하기 위해 존칭, 경어를 일절 사용하지 않을 작정이다. 최부잣집 주인공들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방침이다. 또한 젊은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한다. 자(字), 호(號) 등은 물론 한자도 가급적 쓰지 않을 작정이다. 널리 양해 바란다. 최부잣집 이야기를 전면적으로 집필한 책이 처음 나온 것은 2004년이다. ‘경주 최 부잣집 300년 부의 비밀’(전진문, 황금가지)이다. 2006년엔 ‘경주 최부자 500년의 신화’(최해진, 뿌리깊은나무)가 출간되었다. 두 책 모두 종친회(지금은 선양회)에서 낸 ‘교동의 얼’을 바탕으로 했다. 여러 가지 자료와 연구와 견해를 풍부하게 가미한 대중교양서였다. 2007년과 2012년에는 ‘경주 교촌 최씨’를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최부잣집은 ‘경주 교촌 최씨 고택’이라는 유형의 공간이 있다. 덕분에 더욱 조명될 수 있었다. 최씨 고택과 교촌 마을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조명은 불가능했다. 최씨 고택이 있어 문화마케팅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유서 깊은 경주 최씨 고택은 1960년대에 본 모습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 급기야 1970년 화재로 사랑채 등 주요 건물이 소실되었다. 이후 오랫동안 방치되다시피 했다. 그러다 지자체와 경주 시민들의 노력으로 되살아났다. 2000년대 교동 한옥마을 정비사업이 꾸준히 진행되었다. 2006년경 최씨 고택이 복원되었다. 교동 마을 전체가 관광명소의 꼴을 갖추었다. 2008년 KBS에서 ‘한국사 傳(전) -12대 400년 부자의 비밀, 경주 최부자’(49분, 8월 2일)가 방송되었다. 최부잣집에 관한 모든 콘텐츠를 참고하여 제작했다. 유튜브에 따르면 2026년 6월 현재 조회수가 367만 회다. 착한 댓글이 2500여 개 달려 있다. 결정적으로 대중에게 최부잣집을 각인시킨 것은 텔레비전 드라마였다. KBS 1TV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 ‘명가(名家)’(16부작, 2010년 1월 2일~2월 21일)였다. ‘경주 일대의 명문가였던 경주 최씨 일가의 시조 격에 해당하는 최진립(김영철 분)과 만석꾼 최국선(차인표 분)의 이야기’. 시청률은 낮았지만 최부잣집을 전 국민에게 알리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쳤다. 그 다음부터는 누구나 충분히 짐작할 만한 상황이 펼쳐졌다. 인터넷에 최부잣집을 이야기하는 갖가지 글이 넘쳐났다. 물론 대개 다른 이의 것을 베껴 쓰기 한 수준에 그쳤다. 후속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제작되었다. 최부잣집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늘었다. 기자와 블로거들의 취재기도 수두룩해졌다. 유튜브가 대중화된 뒤에는 각종 답사 콘텐츠도 늘어갔다. 다만, 두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 같지는 않다. 책 안 읽은 세상이 되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래도 유명해지기는 했다. 꽤 큰 화제를 모았다. 여러 요인에 힘입어 ‘최부자 아카데미’가 2012년에 완공되었고 2014년에 개장했다. 아카데미는 “최부자가(家)의 철학과 리더십을 통해 나눔과 상생 정신을 배우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교촌마을과 최부자댁은 외국인도 다수 들르는 저명한 관광코스가 되었다. 최부잣집을 체험한 이들의 문서와 영상도 인터넷을 채워갔다. 책은 아니지만 특별히 언급해야 마땅한 논문도 나왔다. 무려 박사학위 논문이다. ‘경주 최부자 가문의 음·양택 풍수입지 분석’(양삼열, 2018, 대구가톨릭대학교)이다. 제목에 있는 그대로 풍수지리와 연관 지어 최부잣집의 12대 400년을 연구한 역작이다. 2006년 이후 ‘최부자’ 혹은 ‘최부잣집’이 들어간 책이 10여 권쯤 더 나왔다.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은 ‘경주 최부잣집 이야기’(경주최부자민족정신선양회, 예술과마을, 2025년 1월)이다. 절반은 그림 풍성히 들어간 어린이 책이다. 책 안 읽는 어른들은 잘 몰라도, 책 좀 읽은 어린이들에게는 익숙한 ‘최부잣집’이다. 2018년부터는 초등학교 교과서 ‘국어 4-1 가’(미래앤)에도 실렸다. 이제 어른들은 몰라도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모두 아는 최부잣집이 되었다. 또한 2018년엔 기념비적인 책이 하나 더 나왔다. 경주 최부잣집 주손인 최염 선생이 구술한 책이다. 그 책 ‘The 큰 바보 경주 최부자’(박근영 정리, 2018, 두두리)에 대해서는 앞으로 자주 이야기할 것이다. 이미 많은 최부잣집 이야기가 있는데, 왜, 또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 해당하는 순우리말이 ‘나눔’이라고 생각한다. ‘경주 최부잣집 나눔 400년’ 이야기는, 경주 최씨 가문이 400년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했는지 살펴보는 생생한 기록이고자 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우리나라나 베풀기는커녕 망나니짓을 일삼는 부자가 대부분이었다. 그러한 대중의 인식이 반영되어 영화‧드라마에 나오는 권력자 중에 공정한 나눔가라고 할 만한 이가 매우 드물다. 대체 우리나라에 나눔 부자가 있었나? 다섯 손가락으로 꼽기도 힘겨웠다. 그렇게 씁쓸해하던 대중은 최부잣집의 적선을 알게 되자 열광하고 추앙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에게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한 부자가 있었다! 모든 재산을 바쳐 침략자와 싸웠던 부자. 농민‧노비와 함께 굶고 함께 배부르고자 했던 부자. 문화예술을 사랑했던 부자. 그 혹독한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가들의 후원자로 살았던 부자. 나라가 새로 선 뒤에는 남은 모든 재산을 교육에 바쳤던 부자. 한두 명도 아니고 400년 동안 10여 명의 부자가 있었다. 그것도 한 집안에. 그간의 콘텐츠들이 최부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사상적 측면에 대해서는 충분히 밝혀놓았다. 하지만 최씨 나눔 부자들의 인간적 면모에 대해서는 충분히 얘기되지 못했던 듯하다. 필자는 기왕에 있었던 이야기들에 살을 붙이고 피가 돌게 해볼 작정이다. 그 이야기들이 어떻게 알려지게 되었는지 추적할 것이다. 고증도 해볼 작정이다. 기존 콘텐츠에서 쏙 와 닿지 않아 아쉬웠던 이야기들. 영화·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꾸며보려고도 했다. 최부잣집의 근대와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오갈 작정이다. 기존의 콘텐츠에서는 보기 어려운 최부잣집이 등장하는 신문 기사를 적극 활용할 구상이다. ‘신문으로 보는 최부잣집의 나눔 이야기’라고 해도 좋다. /김종광 작가

2026-06-22

[창간 36주년 기획 특집] “시도지사·시민사회·지방의회 의지 결집 ‘위기를 기회’로”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이 이재명 대통령의 ‘지방선거 전 통합 불가능론’ 언급으로 제동이 걸렸다. 사실상 정부 임기 내 추진 불가 선언으로 해석되면서, 지역 사회에 파장이 이는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2028년 통합 단체장 선출 약속을 이행하겠다”며 정면 돌파를 예고했다. 본지는 창간 36주년을 맞아 ‘지방분권과 주민주권’의 관점에서 특별 좌담회를 마련했다. 윤희정 기자의 진행으로 오창균 전 대구경북연구원장과 이창용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 등 대구·경북 분권 자치와 행정통합 모델을 연구해 온 학계와 시민사회 대표적 전문가로부터 대안을 들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빠르게 이루어질 줄 알았는데, 지난 8일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으로 제동이 걸렸다. 이번 대통령 발언의 함의와 지역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나. △오창균 전 원장(이하 오) =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행정통합의 핵심 키를 쥔 중앙정부가 이 문제를 국가적 최우선 어젠다로 다루지 않겠다는 방증이어서 지역으로선 매우 당혹스럽다. 대통령이 제기한 지방의원 임기 등 기술적 문제는 2028년에 초대 통합시장만 2년 임기로 선출하고, 기존 지방의원들의 임기를 보장해 순차적으로 선거 주기를 맞추는 등 방법이 있음에도 정부가 속도조절을 언급한 것은 정치적 역학관계를 의식한 정략적 후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맞선 지역 단체장들의 추진 의지는 중앙정부의 입장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배수의 진인 셈이다. △이창용 상임대표(이하 이) = 대통령이 임기 내 통합 불가능을 이야기했다. 대구경북 통합은 지역 운영방식을 바꾸는 대전환이기에 사실 대통령 의지보다 시도민의 의지가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단체장들의 의지만으로 성공하기는 어렵다. 그동안의 ‘톱다운(Top-down)’ 통합추진방식은 통합의 내용과 주민 의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고 본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시・도민 간의 소통을 통한 합의 도출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정부의 속도조절론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시도지사 중심의 일방적 추진방식을 멈추고, 다음 총선까지 남은 1년 반 동안 시도민과 지방의회,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숙의 과정을 통해 지역의 분명한 뜻을 결집해야 당면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 -현 상황에서 대구경북 통합을 추진할 해법이 궁금하다. △오 = 정부의 속도조절론을 우회하려 하기보다,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투명하고 강력한 주민 공론화 프로세스를 우리가 먼저 추진하는 정공법이 필요하다. △이 = 동감한다. 통합은 대구·경북이 분리된 지 40여 년 만에 다시 합치는 역사적 과업인 만큼, 시도민이 주체가 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추진 과정에서 시도민을 그저 일방적 홍보 대상으로만 취급했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돌파하려면 지금의 형식적인 설명회 수준을 완전히 뛰어넘어야 한다. SNS, 시군구 단위로 바닥을 다지고 숙론 과정을 거쳐 주민투표에 부쳐야 한다. 이렇게 민주적 논의 절차를 통한 시도민의 의지와 생각이 결집될 때, 대통령의 임기 내 불가론을 극복할 수 있다. -행정통합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특별법안에 담길 ‘분권자치의제’가 핵심일 것이다. 특별법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자치 권한과 제도적 장치는 무엇인가? △이 = 대구경북 통합의 성패는 행정구역의 통합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강력한 자치권을 확보하느냐에 있다. 먼저, 자치입법권 강화가 필요하다. 통합특별시와 시·군·구, 읍·면·동이 지역 실정에 맞는 조례를 자율적으로 제정할 수 있도록 조례 입법범위를 확대하고, 중앙정부의 법률에 대한 포괄적 입법위임을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자치행정권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 산업, 복지, 교통, 환경, 문화, 도시계획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권한을 중앙정부로부터 이양 받아 특별지방행정기관의 기능을 단계적으로 통합특별시로 이관해야 한다. 또한, 자치재정권 확보가 중요하다. 국세 일부의 지방세 전환, 지방세 신설권 부여, 재정조정제도 도입 등을 통해 지역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민주권 강화와 직접민주주의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주민투표, 주민발안, 주민총회 도입 및 강화를 통해 주요 정책과 조례를 주민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의 핵심은 돈이 아니라 권한을 확보하는 '통합’이어야 한다. △오 = 이 대표님 말씀에 적극 공감한다. 특별법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법이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자치 제도의 틀을 바꾸는 ‘특례법’이 되어야 한다. 대구경북연구원 등에서 오랜 기간 검토해 온 핵심은 ‘실질적 재정 분권과 규제 프리존의 확보’이다. 중앙정부의 징수 권한을 통합특별시가 통째로 넘겨받는 ‘교부세 및 국세 이양 특례’가 법안에 정밀하게 설계되어야 하며, 토지이용규제나 환경영향평가 등 지역 개발의 발목을 잡았던 핵심 규제 권한을 통합 단체장에게 이양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농경지나 산림이 많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자치적인 토지 이용 권한을 확보하는 것이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이 쟁취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의제다. -통합이 완료된다면 거대한 행정구역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대구로의 쏠림 현상이나 경북 북부권의 소외론 등 우려도 상당한데, 통합의 시너지를 극복하고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공간 재편 방안은 무엇인가? △오 = 기존의 ‘대구 중심 일극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별 특화 강점을 살린 ‘다핵 구조(Multi-core)의 공간 재편’으로 가야만 행정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대구는 신공항과 연계한 글로벌 비즈니스 및 미래 모빌리티·AI 중심의 ‘남부권 경제 거점’으로, 경북 북부권(안동·영주 등)은 바이오·백신 산업과 전통 문화체험 중심인 ‘행정·바이오·관광 거점’으로, 동해안권(포항·경주 등)은 이차전지·수소 등 에너지 산업과 해양 물류 중심의 ‘신산업·해양 거점’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청사를 다원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거점 간을 1시간대로 연결하는 광역 교통망(철도 및 고속도로망) 구축이 공간 재편의 선결 과제다. 네트워크형 도시 구조를 만들어야만 ‘빨대 효과’를 막고 상생할 수 있다. △이 = 대구경북 통합은 행정구역을 단순히 합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강점을 살린 기능적 재배치로 새로운 성장축을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우선 대구를 중심으로 구미, 경산 등을 묶는 광역대구권은 ‘경제중심도시권’으로 육성해야 한다. 금융·의료·R&D와 첨단 제조업이 융합된 혁신성장 축을 만드는 것이다. 반면 안동·예천 등 경북 북부권은 통합특별시 본청과 의회가 들어서는 ‘행정중심도시’로 구축해야 북부권 소외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 대구 경제와 안동의 행정을 축으로 삼는 다핵방향의 발전 모델이 해법이다. -끝으로 TK 행정통합이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가 무엇인가? △오 = 행정통합은 단순한 구역 개편이 아니라 지방이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거대한 혁신이다. 안동·영주 등 경북 북부권 주민들이 느끼는 ‘대구 중심의 빨대 효과’나 소외론은 지극히 현실적인 우려다. 이를 불식하기 위해 추진 중인 다원청사제가 북부권에 바이오·백신 및 문화관광 산업의 컨트롤타워를 확실히 이관하는 등 실질적 상생 대책으로 이어져야 한다. 위기일수록 통합특별시가 가져올 정교한 청사진을 시도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이 = 대구경북 통합의 성공 여부는 외형적 통합이 아니라 분권과 자치 실현에 달렸다. 철저한 주민 공론화와 숙의 과정을 거쳐 시도민의 자발적 동의를 얻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바탕으로 특별법에 실질적인 자치권과 지역 균형발전 전략을 촘촘히 담아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이며, 단순한 ‘행정통합’을 넘어선 주민 중심의 ‘자치통합’이어야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22

[창간 36주년 기획 특집] ‘경제시장’ 추경호의 민선 9기 구상… “시민 목소리로 시작해 대구 대전환 이끈다”

민선9기 대구시정을 이끌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연일 현장 행보를 이어가며 시정 구상 구체화에 나서고 있다. 인수위원회 출범 이후 실·국 업무보고와 시민 의견 수렴, 전통시장 방문, 재난 현장 점검, 전문가 간담회 등을 숨가쁘게 진행하고 있는 추 당선인의 행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경제 회복’과 ‘시민 중심 시정’이다. 경제부총리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 당선인은 스스로를 ‘경제시장’으로 규정하며 대구경제 회복을 민선9기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인수위 업무보고 과정에서 그는 “대구시의 여러 지표들이 일제히 경고음을 울리며 적신호가 켜진 상태”라고 진단하며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이어 “가장 시급한 민생경제 회복과 대구경제 대개조를 위해 취임 직후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하고 비상경제대책회의를 매주 직접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추 당선인이 그리고 있는 ‘대구경제 대개조’ 구상으로 이어진다. 인수위 업무보고에 따르면 민선9기 대구시는 TK신공항 건설, 기업 투자 유치 확대, 도시공간 대개조, 광역교통 인프라 구축, 첨단산업 육성 등을 핵심 정책축으로 삼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ABB), 로봇, 미래차, 바이오산업 등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것은 TK신공항이다. 인수위는 현재 신공항 건설과 취수원 이전 문제를 포함한 지역 핵심 현안에 대한 실행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또 도청 후적지 개발과 서대구역세권 개발, 대구형 교통패스, 소상공인 보증지원 확대 등 주요 공약을 구체화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추 당선인은 “현장과 시민의 목소리, 정책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 핵심 현안의 현실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선9기 시정 구상에서 주목할 부분은 시민 참여와 현장 소통이다. 추 당선인은 인수위 출범과 함께 시민 정책제안 플랫폼을 개설하고 시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그는 “좋은 정책은 책상 위가 아니라 시민의 삶 속에서 나온다”며 “시민 여러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하나하나 귀담아듣고 민선9기 시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시민”이라며 “시민과 함께 대구경제를 살리고 대구의 저력을 다시 깨우는 시정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실제 추 당선인은 당선 후 첫 공식 현장 방문지로 칠성시장을 선택했다. 고물가와 소비 침체, 온라인 플랫폼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서였다. 그는 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야시장 활성화와 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며 “시장의 목소리와 현실에 부합하는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과정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열악한 재정 여건이지만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주고받자”며 민생경제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재난안전 역시 추 당선인이 강조하는 분야다. 그는 인수위 첫 업무보고에서 재난안전 분야를 가장 먼저 보고받았다. 이어 장마철을 앞두고 노곡빗물펌프장과 함지산 산불피해지, 동산동 급경사지 등을 직접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다. 현장에서 그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시정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며 “재난은 발생 이후의 대응보다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대응에 있어 과잉 예방은 없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하며 예방 중심 안전 행정을 주문했다. 추 당선인의 시정 운영 방식도 눈길을 끈다. 그는 최근 대구지역 구청장·군수 당선인들과 정책 간담회를 열고 ‘원팀 대구’를 강조했다. “시민들께서는 시장과 구청장, 군수를 따로 보지 않는다”며 “시와 구·군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누가 했느냐보다 무엇을 해냈느냐가 중요하다”며 협치와 실행력을 강조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전문가 집단의 역할도 확대할 전망이다. 추 당선인은 대구정책연구원을 시작으로 공공기관 업무보고를 잇달아 받고 있다. 특히 시민 제안뿐 아니라 경쟁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까지 검토 대상으로 삼겠다는 점도 주목된다. 그는 “다른 후보자의 공약 역시 대구발전을 위한 고민의 산물인 만큼 필요한 부분은 민선9기 정책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22

[창간 36주년 기획 특집] 민선 9기 시작하는 이철우 지사 도정 구상과 운영 방향

이철우 지사(사진)가 민선 9기 도정 운영 방향을 “민선 7·8기 동안 뿌린 혁신의 씨앗을 결실로 맺는 시기”라고 규정하며 산업대전환, 저출생 극복, 지방시대 선도 정책을 더욱 발전시켜 체감 성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민선 9기 경북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민생경제 회복을 꼽았다. 특히,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들의 삶을 안정시키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TK신공항, 행정통합, 첨단산업 육성을 통해 지방소멸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중심 지역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TK신공항 건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지사는 “TK신공항은 단순한 공항 건설 사업이 아니라 대구·경북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성장 엔진”이라며 “신공항을 중심으로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항공물류 산업이 집적되는 새로운 경제권을 구축하고 광역교통망을 촘촘히 연결해 대구와 경북이 하나의 생활권·경제권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 지사는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쟁력을 갖춘 광역경제권 형성이 필요하다. 대구와 경북이 통합해 500만 규모의 경제권을 형성하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지방정부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지방시대를 선도하고 세계 10대 도시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통합과 통합신공항을 양대 축으로 AI, 반도체, 바이오, 미래차, 방산, 에너지 산업 등 첨단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내겠다”며 “청년이 돌아오고 기업이 모여드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지역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APEC을 통해 높아진 경북의 국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와 관광, 문화교류를 확대해 세계와 연결되는 글로벌 경북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민선 9기 경북의 새로운 산업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지사는 “민선 9기 경북은 AI를 중심으로 한 산업 대전환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 단순히 산업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와 실증, 사업화가 선순환하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AI 수도 경북’을 실현한다. 경북도는 아시아·태평양 AI센터와 글로벌 AI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연구개발과 실증, 창업과 사업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를 조성한다. 아울러 남부권을 중심으로 AI 인재혁신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해 청년들이 모여드는 혁신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첨단 제조업 경쟁력도 한층 강화한다. 구미는 반도체 자립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포항은 배터리와 첨단소재 산업의 글로벌 중심지로 AI와 제조업이 결합된 첨단산업 구조를 구축해 대한민국 산업대전환을 선도한다. 바이오산업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포항·안동·대구를 연결하는 TK 바이오메디컬 삼각벨트를 조성하고, 안동은 바이오·백신·그린바이오 생산거점으로 특화해 바이오산업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워 국가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또한, 경산·영천·경주를 중심으로 미래차·모빌리티 산업벨트를 구축하고, K-방산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는 한편, RE100, 수소, 원전, SMR을 아우르는 미래에너지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에너지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서의 경북을 건설한다. 투자유치 전략도 더욱 공격적으로 추진한다. 민선 7기와 8기 동안 약 77조 원 규모의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한 경북도는 민선 9기에는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단, 경주 SMR 국가산단, 울진 수소 국가산단, 안동 바이오 국가산단 등 핵심 사업들이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한다. 한류 확산으로 한국 식품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K-푸드 산업을 통해 경북의 우수한 농산물과 임산물, 수산물을 고부가가치 식품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랙도 언급했다. 생산·가공·수출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K-푸드 원료 공급기지를 구축하고, 식품산업한류국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권역별 균형발전 전략도 체계적으로 구체화 했다. 경북북부권은 수자원과 전력 인프라를 활용한 첨단산업 거점으로, 서부권은 AI·반도체·방산 산업의 전략기지로, 동해안권은 에너지·해양레저 산업 중심지로 육성한다. 이 지사는 “민선 9기 동안 인프라와 신산업을 완벽하게 결합해 청년이 돌아오고 기업이 몰려오는 경북을 만들겠다”며 “경북이 지방소멸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성공 모델로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6-22

[창간 36주년 기획 특집] AI 이식한 쇳물, 석탄 대신 수소로… 포스코 ‘초격차기술’로 글로벌영토 넓힌다

붉은 쇳물이 요동치는 포항제철소는 오랫동안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이자 영광의 상징이었고 지금도 그 본원적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 거친 숨소리와 뜨거운 땀방울로 움직이던 이 거대한 제조 현장이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두뇌’를 탑재한 첨단 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현재 세계 철강업계는 미·중 패권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장벽, 중국발 저가 철강재 밀어내기, 글로벌 저탄소 규제라는 전례 없는 ‘다중 복합 위기’의 폭풍우 속에 서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사들이 감산과 구조조정으로 잔뜩 웅크릴 때, 대한민국 철강의 심장 포스코는 위기의 파고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전략적 선제 투자’로 승부수를 던졌다. 본 기획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지능형 제철소 구축, 벤처 생태계 조성, 글로벌 생산 거점 재편, 그리고 철강 역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소환원제철 개발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며 ‘초격차 미래’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포스코의 대전환을 위한 행보를 자세히 짚어보고자 한다. 1600℃ 넘는 쇳물공정 AI가 자동 제어 숙련 기술자 노하우 AI에 학습 ‘고도화’ 중소 협력사 상생 스마트공장·1조 지원 △쇳물 끓는 전로에 AI 두뇌 탑재… 베테랑의 ‘현장 노하우’까지 디지털 자산화 포스코 디지털 전환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현장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Intelligent Factory)’와 사무 생산성을 혁신하는 ‘인텔리전트 오피스(Intelligent Office)’라는 양대 축을 통해, 제조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이는 기계적 자동화를 넘어 AI가 인간의 노하우를 학습해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자율형 지능화’ 단계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포항제철소 제강공정에서 일어났다. 포스코는 지난해 세계 철강업계가 주목하는 ‘제강 전 공정 자율조업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섭씨 1600도가 넘는 고온의 쇳물에서 로봇이 슬래그(찌꺼기)를 정밀하게 찾아내 제거하고, AI가 전로 내부의 미세한 변수를 실시간으로 계산해 산소 투입량을 스스로 결정한다. 현장 작업자를 위험으로부터 완벽히 격리해 안전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조업 효율을 극대화했다. 물류와 검수 영역 역시 AI 기술이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모양이 제각각이라 자동화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비정형 제품인 ‘선재코일’ 상차 작업에는 라이다(LiDAR) 센서와 AI 크레인이 도입됐다. 카메라와 비전 AI를 활용한 제품 검수 자동화까지 더해지며 ‘제조-검수-출하’로 이어지는 전 공정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스스로 움직인다. 포스코그룹이 로봇 자동화 솔루션 강소기업 ‘브릴스’에 70억원을 전격 투자한 것도 이러한 로봇·지능화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야심 찬 포석이다. 현장 설비 관리와 사무실 풍경도 완전히 달라졌다. EIC기술부가 개발한 ‘PIMS 로직 생성 도우미’는 설비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 징후를 스스로 예지한다. 여기에 수십 년간 축적된 정비 노하우를 학습한 ‘설비관리 GPT 2.0’과 사내 전용 생성형 AI 플랫폼 ‘P-GPT’는 현장 엔지니어와 사무직원들의 강력한 ‘디지털 비서’ 역할을 하며, 숙련공의 머릿속에만 있던 암묵지를 디지털 자산으로 빠르게 전환시키고 있다. △공급망 전체를 깨우는 ‘상생의 스마트공장’과 1조 금융 안전망 주목할 점은 포스코의 이러한 디지털·지능화 혁신이 제철소 울타리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자사가 축적한 노하우를 중소 협력사로 전파하며, 공급망 전체의 체질을 바꾸는 ‘상생의 디지털 전환’으로 혁신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그 중심에는 포스코의 ‘동반성장지원단’이 있다. 이들은 중소기업 현장을 직접 찾아가 설비 진단부터 스마트공장 구축까지 밀착 컨설팅을 제공한다. 포스코는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을 위해 총 120억원 규모의 기금을 출연했으며, 최근에는 자동화를 넘어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AI 도입을 돕는 ‘AI 트랙’을 신설해 제조 현장의 고도화를 이끌고 있다. 디지털 혁신이 파트너사들의 ‘체력’을 키우는 일이라면, 포스코가 조성한 금융 지원 체계는 위기 상황에서 이들을 지키는 ‘안전망’이다. 포스코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이중고를 겪는 협력 기업들을 위해 총 1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 생태계를 가동 중이다. 특히 중소·중견 거래사의 안정적인 경영 환경 조성을 지원하는 ‘철강 공급망 안정화 기금’ 등은 거래사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를 지원함으로써, 철강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체인지업그라운드, 스타트업 혁신 성장 198개 기업 육성·기업가치 2조 4000억 포항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조성 박차 △포항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2.4조 가치 벤처 키워낸 ‘체인지업그라운드’ 이처럼 철강 생태계의 AI·디지털 도입을 이끌며 상생의 기반을 다진 포스코는, 이제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신사업 씨앗을 발굴하는 혁신 생태계로 확장되고 있다. 포항에 둥지를 튼 ‘체인지업그라운드’는 총면적 2만 8000㎡ 규모로, 비수도권 최대의 벤처 인큐베이팅 플랫폼이자 포스코식 ‘오픈 이노베이션’의 상징이다. 포스코는 포스텍(POSTECH), RIST(산업과학연구원), 방사광가속기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산·학·연 인프라를 벤처기업들에 아낌없이 개방했다. 전 세계 80여 개국에 뻗어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2조원 규모의 연구 시설이 스타트업들의 든든한 뒷배가 됐다. 포스코의 벤처 육성 전략은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선다. 포스코그룹의 7대 핵심사업(철강, 이차전지소재, 수소, 에너지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지분 투자를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조기에 확보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모델을 지향한다. 스타트업은 대기업이라는 확실한 테스트베드와 첫 번째 고객(First Customer)을 얻고, 포스코는 외부의 혁신 아이디어를 수혈받는 상생 구조다. 가시적인 성과는 숫자로 증명된다. 현재까지 누적 198개 기업이 입주해 352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들의 총 기업가치는 무려 2조 4000억원에 달한다. 창출된 고급 일자리만 1977개다. 황무지였던 영일만에서 제철 신화를 일궜던 포스코가, 이제는 포항을 대한민국 미래 기술 창업의 메카이자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재탄생시키며 지방 소멸의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연 10% 폭풍 성장’ 인도 심장부 뚫고, 북미 장벽 넘어… 글로벌 철강 영토 재편 글로벌 경제영토 확장 전략 역시 한층 정교하고 과감해졌다. 포스코는 철강 수출 단계를 넘어, 성장 잠재력이 폭발하는 핵심 요충지에 직접 깃발을 꽂는 ‘현지 완결형 생산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가장 뜨거운 전장은 인도다. 포스코그룹은 인도 최대 철강사 JSW그룹과 손잡고 오디샤주에 연산 6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전격 추진한다. 인도는 최근 3년간 철강 소비가 매년 10% 안팎으로 폭풍 성장하는 ‘기회의 땅’이다. 포스코의 고도화된 기술력과 JSW의 현지 지배력이 결합해 인도 철강 시장의 헤게모니를 쥐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북미 대륙의 빗장도 열고 있다. 포스코가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에 20% 지분을 투자한 것은, 미국 보호무역과 고율 관세 장벽을 정면 돌파해 현지 프리미엄 철강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진입하기 위한 고도의 포석이다. 인도·북미 확대, 글로벌 생 산거점 재편 로봇·스마트업·수소환원제철 투자 UP ‘하이렉스’로 100년 포스코 향한 대전환 △영일만의 기적 일군 ‘포항’, 이제는 수소환원제철의 심장으로 포스코가 글로벌 철강 영토 확장의 기세를 강화하는 한편, 안쪽인 포스코의 모태이자 심장부인 ‘포항’에서는 더 거대한 혁신의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다. 반세기 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며 ‘영일만의 기적’을 일궈낸 포항제철소가, 이제는 인류 철강 역사를 새로 쓸 ‘수소환원제철’의 발원지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탄소중립 시대에 수소환원제철은 단지 저탄소로의 전환이 아닌, 기업과 지역의 생사를 가를 ‘생존의 열쇠’다. 포스코가 독자 개발 중인 차세대 탈탄소 제철 기술 ‘하이렉스(HyREX)’는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여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해 낸다. 유럽 등 글로벌 경쟁사들이 개발 중인 샤프트 환원로(Shaft Furnace) 방식은 철광석을 구슬 형태의 ‘펠렛(Pellet)’으로 가공해야 사용할 수 있어 추가 가공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포스코의 하이렉스는 자연 상태의 ‘분광(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직접 사용해 원가 경쟁력 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포스코는 최근 포항제철소 부지 내에 연산 30만t 규모의 하이렉스 실증 설비 구축에 본격 착수했으며,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완성한다는 로드맵을 가동했다. 하이렉스 기술이 도입되면 기존 고로 공정 대비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철강사들이 기술적 장벽에 직면한 가운데, 포스코는 선제적인 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철강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철보국’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로… 포스코가 그리는 100년 기업의 지도 결국 포스코가 추진하는 대전환의 종착지는 명확하다. 제철소 내부의 AI 혁신, 중소기업과의 상생, 벤처 생태계 조성, 글로벌 공급망 재편, 그리고 수소환원제철이라는 거대한 퍼즐 조각들은 모두 미래 산업의 토양을 묵묵히 일구고, 그 위에서 자라날 ‘새로운 산업의 쌀’을 준비하여 대한민국 산업의 초격차 경쟁력을 완성하는 하나의 지향점으로 수렴된다. 과거 포스코의 역사가 ‘철을 만들어 나라를 돕는다’는 제철보국(製鐵報國)의 역사였다면, 오늘날 포스코가 써 내려가는 새로운 장은 ‘초격차 기술력과 디지털 혁신으로 국가 미래 산업의 기반을 다진다는 것’이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거센 바람과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문명사적 대전환기 속에서, 포스코는 웅크리는 대신 가장 뜨거운 불꽃을 피워 올리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쇳물에 AI를 이식하고 석탄 대신 수소를 품은 포스코의 거침없는 질주는, 대한민국 철강 산업이 앞으로도 글로벌 무대의 가장 높은 곳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것임을 확신하게 만든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6-06-22

[창간 36주년 기획 특집] 희미해진 대구경북 행정통합 돌파구 있나

“다음 지방선거까지 행정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이 한마디는 대구경북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왔다. 수십 년간 이어진 성장 정체와 인구 감소,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정부가 호남권을 중심으로 한 AI·반도체 산업벨트 조성에 힘을 싣는 가운데, 지역에서는 대구경북의 첨단산업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통합 논의를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 의미 외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고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장기 과제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때 대한민국 지방행정 개편의 대표 모델로 주목받았던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정치 환경 변화와 정부 기조 변화 속에 동력을 잃은 지금, 통합의 가능성과 대안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대통령의 부정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지역 전문가들은 행정통합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적 결단과 제도적 보완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재추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지방의원 임기 문제에 대해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2028년 통합을 전제로 초대 대구경북특별시장만 2년 임기로 선출하고 지방의원은 기존 임기를 보장한 뒤 2030년 지방선거를 치르면 된다”고 밝혔다. 장상길 전 포항시장 권한대행도 “대구경북은 한때 행정통합을 주도한 지방 행정 개편의 대표모델로 주목 받았던 자치단체”라며 “이번 6·3지선 전에도 통합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법과 제도’로 모든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고 밝혔다. 행정통합 추진을 위해 마련됐던 특별법 역시 향후 정치 환경 변화에 따라 재추진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특별법은 통합 자치단체의 권한 확대와 조직 구성, 재정 지원 등을 담는 핵심 장치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통합 논의가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는 있지만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철우 지사의 ‘2028년 특별시장 우선 선출’ 구상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선출직 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그러나 통합 성사를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과 국회 통과 △주민 동의 확보 △청사 위치·권한 배분 △재정 통합 △국가 권한 이양 등 복합적인 과제를 넘어야 한다. 이런 문제로 만약 행정통합이 장기간 표류하거나 무산될 경우 대구경북은 다른 형태의 초광역 협력 모델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해오름동맹’이다. 해오름동맹은 울산과 포항, 경주가 2016년 결성한 초광역 협력체다. 인구 약 200만 명, 경제 규모 약 95조 원에 이르는 동해안 경제권을 기반으로 산업과 교통, 관광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포항의 철강·이차전지 산업, 경주의 자동차 부품 산업, 울산의 자동차·중공업 산업을 연계해 수소와 미래모빌리티 등 신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으며 광역철도와 트램 연계 사업도 추진 중이다.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공동 관광벨트 조성도 성과로 꼽힌다. 대구경북광역경제권 강화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대구와 경북은 이미 인구 약 500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210조 원 규모의 거대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행정통합이 아니더라도 산업과 교통, 물류를 연계하는 초광역 경제권 전략을 통해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대구경북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항공물류 체계 구축과 광역철도망 확충이다. 여기에 대구의 ICT·바이오 산업, 구미의 첨단소재 산업, 포항의 에너지 신산업, 경북 북부의 농생명 산업을 연결하는 산업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심학봉 전 국회의원도 “구미를 한국의 피츠버그로 설정하고, 경북도가 펜실베이니아 주정부 같은 광역 전략 조정자 역할을 수행한다면 광역 협력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설파하고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추진될 당시 가장 큰 기대 가운데 하나는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원이었다. 지역에서는 통합지원금 20조 원이 확보될 경우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대구공항 후적지 개발 △경북 북부권 대규모 투자 △동해안권 개발 △미래 신산업 육성 등 지역의 장기 성장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통합 논의가 사실상 멈춰선 지금 지역에서는 이러한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아쉬움도 적지 않다. 하지만 행정통합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대구경북이 직면한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제조업 경쟁력 약화, 수도권 집중 심화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최근 국가 첨단산업 정책 과정에서 구미가 반도체 특화 전략의 핵심 축에서 비켜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지역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통합 논의가 중단됐다고 해서 지역 발전 전략까지 멈출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행정통합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대구환경운동엽합 최진문 운영위원은 “행정통합은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단일 뿐 핵심은 인구 감소와 산업 공동화, 청년 유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성장 전략”이라고 강조하고 “통합이 성사되든, 광역경제권 방식으로 가든, 해오름동맹 같은 협력 모델을 확대하든 결국 목표는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고 지역이 스스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경북 통합 논의가 멈춰선 지금 필요한 것은 통합 찬반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위한 현실적 해법을 찾는 일이다.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대구경북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통합 NO’ 해외 성공 사례는?] 오사카·피츠버그•獨 메트로폴리탄, 광역 협력체계로 도시 경쟁력 높여 “꼭 합칠 필요 있나요? 광역 협력만으로 도시 경쟁력 얼마든지 키울수 있어요.” 대구경북 통합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행정구역을 완전히 합치지 않고도 광역 협력 체계를 구축해 지역 경쟁력을 높인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 오사카광역연합, 미국 피츠버그 광역권, 독일의 메트로폴리탄 협력체계가 대표적이다. 일본의 오사카광역연합은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공동으로 행정을 수행하는 모델이다. 오사카부와 오사카시를 비롯해 인근 지방정부들이 참여해 광역 관광, 산업정책, 환경, 의료, 재난대응 등의 사무를 공동 추진하고 있다. 각 지자체의 독립성은 유지하면서도 광역 차원의 정책 결정과 예산 집행이 가능해 행정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유치와 도시 브랜드 강화 과정에서 광역 협력 체계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인정 받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피츠버그 역시 지방정부 간 연계를 통해 쇠락한 공업도시에서 첨단산업 도시로 변신한 사례로 꼽힌다. 피츠버그 광역권은 수십 개의 지방정부와 대학, 연구기관, 기업들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산업 전환을 추진했다. 철강산업 쇠퇴 이후 카네기멜런대와 피츠버그대학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했다. 행정구역 통합 없이도 경제권 중심의 협력이 지역 재도약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독일은 ‘메트로폴리탄 지역’ 제도를 통해 도시와 주변 지역 간 협력을 제도화했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 함부르크, 뮌헨 등 주요 광역권에서는 여러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하며 교통·산업·주택·환경 정책을 공동 추진한다. 각 지방정부의 자치권은 유지하되 광역 교통망 구축과 산업 육성, 투자 유치 등은 공동 전략 아래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행정 경계를 넘어 하나의 생활권·경제권을 형성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례가 대구경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한다. 행정통합이 최선의 해법일 수는 있지만, 통합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더라도 광역경제권 구축과 공동 정책 추진을 통해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행정구역의 변화 자체가 아니라 교통·산업·인재·문화 자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해 하나의 경쟁력 있는 권역으로 만들어내느냐에 있다는 분석이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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