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만학 도전은 인생의 꽃 다시핀 듯 즐거워요

임재현기자
등록일 2009-04-20 20:51 게재일 2009-04-20
스크랩버튼
한 은퇴공무원이 손자뻘되는 대학생들의 틈에 끼어 불교학 등 2개 학과를 복수전공하면서 만학에 심취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위덕대학교 사회복지학부에 재학 중인 이양우(포항시 북구·65)씨는 지난 2006년 12월 정년퇴임했다.

포항 동해면 출신인 그는 지난 1970년 포항시청에서 공직에 입문한 뒤 36년 동안 환경위생과장, 구청 세무과장, 차량등록사업소장 등을 역임하며 한 평생 공직의 길을 걸었다.

부인(윤현숙 씨·62)과 아들 형제의 가장으로서 달려온 지난날을 돌이켜 보는 회한도 잠시, 그에게는 여생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가가 화두처럼 던져졌다.

주위의 은퇴공직자들을 둘러본 결과 기업체에 1∼2년간 마련된 고문직에 앉은 경우가 그나마 사정이 나을 뿐 아직 일할 에너지가 충만한 60대들은 하루하루 ‘고스톱’을 취미로 소일하고 있었다.

며칠간의 궁리 끝에 2007년 봄 학사 편입한 그는 ‘아들 같은 교수와 손자 같은 학생들’에게 물어 가며 ‘늦은 공부를 늦게 까지’정진해 결국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얻을 수 있었다.

또 내친 김에 올해 들어 불교학부를 복수 전공해 학문과 함께 스님들과 어울리며 종교와 인생의 지혜에 관한 도담을 나누는 즐거움까지 덤으로 얻게 됐다.

만학의 기쁨에 대해 그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다 보니 그동안 공직에 있으면서도도 사회를 너무 몰랐음을 깨닫게 됐다”면서 “특히 노인과 청소년 복지는 국가가 해결해야 할 최대 숙제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 씨는 또 공부에 병행해 고향 동해면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길과 후배공직자들이 은퇴 후 제2의 인생에 안착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구체적 도움을 주는 일도 모색하고 있다.

이양우 씨는 “앞으로 2개 전공의 대학원에도 모두 진학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도와준 가족들에게 감사하며 사회에 봉사하는 일에 여생을 걸겠다”고 말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종합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