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사극만 하다 보니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고 육체적으로도 힘들어 사극은 될 수 있으면 피하려고 했는데 장르를 떠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어요. 굉장히 착한 여인이고 마지막에 감동이 있거든요.” 모하소는 낙랑국을 멸망시킬 운명을 타고났다는 음모로 갓 태어난 딸 자명을 죽여야 할 처지가 되지만 차마 숨을 끊지 못하고 강에 흘려보낸다.
“대본을 받고 촬영까지 한 달 이상 남아있었는데 아기를 베개로 눌려 죽이는 장면 때문에 하루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어요. 오랜만의 휴식기였는데 부담이 돼서 쉴 수가 없었죠.”
공교롭게도 촬영 첫날 이 장면을 연기해야 했던 김성령은 실제로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밤을 꼬박 새운 촬영 끝에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1988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인 김성령은 1991년 영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로 연기자에 데뷔했으니 어느덧 연기 데뷔 20년을 바라보는 중견 배우다.
“1991년부터 지금까지 연기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어요. 큰 욕심 없이 지금 하는 일에 뒤처지지 않고 조금씩 발전해 가는 게 목표에요. 미스코리아의 후광으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미스코리아 타이틀은 없어진 지 오래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저 자신의 노력에 달렸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