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전이 시동을 걸었지만 선거 열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떠오르고 좌초되는 과정에서 기존 후보군 자체가 상처를 입은데다, 최근 경선 연기론까지 대두하며 잇따라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후보들간 합종연횡에 막판 선거전이 한창 불붙은 민주당과 사뭇 대비된다.
일단 후보들은 출마 선언을 강행중이다. 정의화 의원은 14일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이종구 의원과 함께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의 진정성을 살려 반드시 당을 하나로 묶어 내겠다”며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황우여 의원도 15일 출마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황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당에 여러 동요가 있어서 정책위의장을 하실 분들이 굉장히 꺼리고 있다”면서 러닝메이트 확정 어려움을 호소했다. 안상수 의원은 이미 전날 러닝메이트인 김성조 의원과 출마회견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의원들의 반응은 무관심에 가깝다. 무엇보다 당 수습책으로 내놓은 ‘김무성 원내대표’에 제동이 걸린 이후 조기 전당대회 문제까지 거론될 정도로 당 분위기가 어수선한 데다, 쇄신위 활동이 본격화하며 당 쇄신에 이목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휴회기를 맞아 의원들이 대거 외유한 상황도 썰렁한 분위기에 한몫을 했다.
이런저런 암초를 만나 당 분위기 자체가 무기력하기도 하다. 이날만 해도 최고위원회의가 예정됐으나 성원 미달로 취소된 것을 비롯, 당 일정이 없는 날이 대부분이다.
이렇다 보니 출마선언이 잇따르는 상황에서도 경선 연기론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 당직자는 이와 관련, “지금 원내지도부가 선출되면, 쇄신의 중요한 부분으로 거론돼 온 원내 소통 강화 부분을 손댈 수가 없게 된다”면서 “일단 후보들 양해를 구해 선거를 뒤로 미루고, 6월 이후 광폭의 구조조정 속에서 경선을 치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