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시작된 영화 시리즈 ‘여고괴담’이 10년을 이어오며 다섯 번째 작품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영화는 그동안 스타 여배우의 산실로도 명성을 굳혔다.
김규리·최강희·박진희-김민선·박예진·이영진·공효진-송지효·박한별·조안-김옥빈·서지혜·차예련의 바통을 이어받을 예비 호러퀸은 장경아(22), 손은서(23), 오연서(22), 유신애(21), 송민정(22) 등 다섯명의 대학생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어 당연히 부담과 걱정이 크리라는 예상을 갖고 이들 5인방을 만났다.
그러나 이들의 발랄한 모습은 오히려 기대와 자신감으로 차있었고 섣부른 예상은 만남과 동시에 깨졌다.
5천545명이 몰려든 오디션을 마지막 관문까지 뚫고 남은 이들의 오디션 과정에서 사연이 없을 수는 없다. 1, 2차 오디션은 워낙 지원자가 많고 짧은 시간 정신없이 진행됐지만 3차에는 17명이 남아 배역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도 펼쳤다.
특히 짧은 시나리오 내용을 읽은 뒤 17명의 지원자 중 주인공 5명의 배역에 어울릴 후보의 이름을 적어 내라는 지침이 내려지고 투표 아닌 투표가 진행되자 조마조마한 마음이 콩닥콩닥 뛸 정도였다고 한다.
귀신이 되는 언주의 동생 정언 역을 맡은 유신애(21)는 최종 선발된 다섯 명 중 가장 어리고 또 동안의 얼굴을 갖고 있지만 귀신 역을 맡고 싶어 17명 중 자신보다 훨씬 어린 10대 중반의 지원자를 정언 역으로 밀었지만 결국은 언주가 아니라 언주의 동생인 정언 역을 맡게 된 경우다.
“같이 오디션을 본 친한 친구한테 정언이만 아니면 좋고 이왕이면 언주 역으로 밀어달라고 부탁도 했어요. 그래서 막상 정언이가 됐을 때는 실망스러웠죠. 하지만 감독님과 많이 얘기하면서 캐릭터에 정이 들었죠”.
실제의 외모도, 극중 성격도 가장 밝게 보이는 송민정은 “공포영화니까 당연히 귀신 역할이 하고 싶었는데, 시나리오를 받아보니 너무 피투성이로 나와서 안 되겠구나 했다”며 배역을 맡게 된 후일담도 소개했다.
“제가 맡은 은영이는 가장 밝고 귀여운 역할이지만 아빠한테 폭력을 당해 큰 상처도 갖고 있어요. 귀신을 보고 패닉 상태에 빠져 거의 미쳐가죠. 전체 시나리오를 보고는 은영이는 저밖에 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어요”.
다섯 명은 모두 TV나 영화에서 단역으로 얼굴을 비쳤거나 연기 관련 학과에 재학중이다. ‘여고괴담’을 시작으로 유명해진 선배 연기자들처럼, 이들도 ‘여고괴담’을 발판으로 스타의 반열에 뛰어오를 역량은 충분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