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에 말레이시아와 접하고 있고, 남쪽에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로 둘러싸여 있으며 모두 육로로 연결되어 있다.
덥고 습기가 많은 나라
싱가포르는 적도와 가까워 늘 덥고 습기가 많다. 그래서 싱가포르 사람들의 얼굴은 대체로 까만 짭짭하다. 햇빛에 적당히 익은 건강한 얼굴이다.
싱가포르에서 여행을 하다 보면 목이 마를 때가 있다. 더운 날씨 때문에 갈증을 느낀다.
따라서 늘 손에 생수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물값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보다 몇 배나 비싸다. 따라서 여기가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싱가포르라는 사실을 비싼 물값에서부터 피부로 느낀다.
싱가포르의 기온은 일 년 열 두 달 23~30도를 오르내리는 전형적인 열대성 기후다. 특히 11월부터 2월까지는 우기로 거의 매일 소나기성 비가 쏟아진다. 하지만 우기가 지났다 하더라도 종종 느닷없이 비가 쏟아진다.(스콜현상)
이렇게 내리는 비로 인해 도시가 한층 깨끗하고 산뜻해지며 한낮의 열기를 잠깐씩 식혀준다.
또한 한랭 계절이 있는데 영상 10도 이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견디기에 아주 좋은 기후도 있지만 가끔 영상 10도에서 얼어 죽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것은 더위에 익숙한 싱가폴 사람들의 단면을 보여 준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머라이언 공원
머라이언 공원은 싱가포르 최고의 스텐포드 호텔 앞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공원이다. 이곳엔 높이 8m의 순백 머라이언 상이 멋지게 바라다보이고 공원 안에는 축소판의 미니 머라이언 상이 있어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는 관광 명소의 하나다.
`머라이언`이란 상반신은 사자, 하반신은 물고기의 모양을 한 기묘한 동물 형상이다. 상반신의 라이온은 싱가포르 국명의 유래인 `싱가(산스크리트어로 라이온을 뜻함)`를 하반신은 항구도시 싱가포르를 뜻하는 인어(Mermaid)의 모습이다.
저녁식사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BBQ 라는 식당인데 해저류와 육식을 곁들인 일종의 사바사바 요리였다.
오랜만에 육식의 포만감에 배가 즐거웠다. 식당 안은 밀려오는 손님으로 가득하다. 뜨거운 열기가 온몸을 달군다.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사람 사는 맛이다. 싱가포르를 여행하면서 자연도 사람도 도시도 참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선 이 나라에는 가짜, 부정부패, 도둑, 강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거의 없는 나라다. 유흥업소가 없는 나라, 싱가포르는 캬바레, 나이트클럽, 윤락업소가 없다. 참으로 자연 그대로 청정한 나라다.
싱가포르의 야경
호텔에서 바라본 싱가포르의 야경은 참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야경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밖으로 나왔다.
아니 야경이 발걸음을 밖으로 유혹했다. 빌딩 숲으로 보이는 야경이 동화 속에 나오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거리에는 각양 각 색의 인종 시장을 연상케 하듯 다양한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구경이 재미있다. 지구상의 온갖 인종은 싱가포르에 다 모인 것 같다. 수많은 인종 가운데 어느덧 또 한 사람의 이방인이 된듯하다.
그러나 무덥고 습한 아열대의 밤 날씨 때문에 온몸이 젖었다. 덥고 축축한 아열대 탓인지 밤하늘에 뿌연 안개가 자욱하다. 문득 류시화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그 지붕 위의 /별들처럼 /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
그랬다. 이방 땅, 싱가포르에서 나는 또 한 사람의 이방인이 됐다. 그것은 저 멀리 바라보는 별들처럼 아늑한 것이었다. 그리고 야경과 밤안개가 또 하나의 그리움을 불러왔다. 안개에 밀려 안개가 서서히 그친다. 밤은 깊어간다. 그리움도 깊어간다. 늘 그렇지만 여행은 우리 인생이 늘 혼자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서둘러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 안은 에어컨이 추위를 느낄 정도로 빵빵 돌아가고 있었다. 긴 여행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 왔다. 내 몸을 잠 속으로 밀어 넣었다.
어느덧 깊은 잠 속으로 떨어졌다. 역시 여행에서 잠은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 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단잠을 주신다고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