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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은 셰익스피어` 해학 담아 더 정겹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09-08-04 12:07 게재일 2009-08-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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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당시 우리말 음악극 `첫 시도` 화제

배경·의상 등에 한국적 색채 가미 눈길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우리말 음악극으로 만나면 어떨까.

`2009 포항바다국제연극제`폐막공연 극단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4일 오후 8시30분 포항 환호해맞이공원 해맞이극장 무대에 오른다.

한국 연극의 거장 오태석씨가 연출한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국인의 눈으로 재해석, 2006년 셰익스피어 본고장 영국에 진출해 호평받았다.

런던 바비칸센터에 올려져 “셰익스피어의 독창적 해석”이라는 평가 속에 전회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것.

`한여름밤의 꿈`에 이어 한국 연극 영국 진출 2호를 기록했는데 1995년 초연 당시 셰익스피어 연극을 우리말 음악극으로 처음 시도해 화제를 모았다. 젊은 연인의 찬란한 첫사랑의 생명력과 활기를 한국적 극문법으로 녹여낸 대작이다.

오태석씨가 처음 시도했던 번역극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는데 셰익스피어 원작에 한국적 춤사위와 해학적 정서를 접목시켜 만들었다.

Wiserkurier 독일 신문의 평대로 “모든 장면들이 엽서에 실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한 폭의 그림”같은 장면이 가득한 작품으로 500년 전 셰익스피어의 감동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해 언어의 음악성, 시적 우아함을 펼쳐낸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뼈대를 따라가면서도 한국의 해학적 정서 및 전통연희 양식과 조화롭게 접목시켜 번역극의 흔적을 없앴으며 무대와 의상을 통해 독특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첫사랑에 빠진 주인공의 생기와 생명력에 초점을 맞춰 웃음과 해학, 눈물이 공존하는 매력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연극의 배경과 의상 등에 한국적 색채를 가미하면서 역동적인 몸동작, 춤사위, 노랫가락을 더해 흥과 신명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마지막 장면에서 원수지간인 두 가문이 화해하는 원작과 달리, 젊은 연인의 죽음 앞에서도 두 집안이 여전히 적개심을 불태우는 예상 외의 결말로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원수 사이인 두 가문에 속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연출자 오태석이 한국적 배경과 정서로 풀어내 돌담 너머로 사랑을 나누고 달밤엔 소쩍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등 토속적인 요소가 등장한다.

또 대사를 과감히 압축하는 대신 배우들의 몸짓과 춤 등 비언어적 표현을 강화했다.

2001년 백상예술대상, 2002년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장영남을 비롯, 박희순 김병춘 황정민 등 극단 목화 배우 21명이 출연한다.

한편, 이외에도 포항바다국제연극제 마지막 날인 4일에는 윤영욱 댄스컴파니의 `The Wall``Speaking With Movement`가 환호해맞이공원 달맞이극장에서, 김성구마임극단의 스태츄마임 퍼포먼스 `포항 로맨스`가 중앙공원에서, 포항극단 은하 `버자이너 모놀로그`가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포항시립극단 `형산강아 말해다오`가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각각 공연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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