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고추가 600g당 5천500원으로 타지역에서 생산된 고추보다 1천원 가량 비싸다 보니 외지에서 고추를 사들여 영양으로 가져와 영양고추로 둔갑시켜 대구와 서울 등지로 되판다는 것이다. 영양지역 일부 몰지각한 상인들이 저지르는 것이긴 하지만 땀 흘려가며 영양고추를 생산하는 농민입장에서는 분통 터질 일이다. 이런 행각이 한두 해도 아니고 반복되는 연례행사라니 영양군민들의 영혼을 파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하다.
품질이 떨어지는 외지고추의 영양고추 둔갑은 시간이 지나면 소비자 외면으로 돌아오고 결국은 그에 따른 타격이 영양군민들에게로 직접 귀결된다. 영양에서는 3천300 농가 중 80%가 영양고추 농사를 지어 매년 6천여t 600여억원 어치를 생산하고 있을 만큼 영양고추가 절대적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관련법에 따르면 원산지 미표시의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허위 표시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미만의 벌금에 처해지는 등 처벌이 강하다. 그럼에도 영양지역 일부 상인들이 버젓이 백주에 외지 고추를 싣고 와 영양고추로 만들어 다시 반출시키는 것은 당국의 단속이 솜방망이거나 비웃고 있다는 것 외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또 당국의 단속이 그만큼 허술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영양은 인구 1만9천여 명뿐일 정도로 작아 옆집에 수저가 몇 개라는 것을 서로 알 정도로 사정이 훤하다. 따라서 당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영양고추 원산지 둔갑 얌체 사기 행각은 바로 시정이 가능하고 뿌리 뽑을 수 있다. 이 문제는 영양 전체의 문제이기도 한 만큼 영양군도 상인들에게 더 이상 이런 짓을 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할 것이다.
자칫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청정지역 영양에서 생산된 영양고추를 믿고 사먹고 있는 전국의 소비자들을 생각하면 해답은 간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