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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09-08-20 21:10 게재일 2009-08-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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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정에 이희호 여사 등 유가족을 제외하고 첫 향을 올린 인물이 평생의 라이벌로 살아 온 김영삼 전 대통령이라고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소식을 접하자 자택에서 “아쉽고도 안타깝다”면서 “나라의 거목이 쓰러졌다고 생각한다”며 애도의 뜻을 표한 후 곧바로 병원을 찾아 첫 조문객으로 만나 지난 40여년간 의 특수 관계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일에도 고 김대중 대통령이 입원해 있던 세브란스 병원을 전격 방문, “이제는 그럴 때도 됐다”면서 화해를 선언,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빈소에서 “예전에 큰 변혁을 같이 이끈 동지이자 경쟁자였다“고 말하고 ”평생을 같이 해왔다. 40여 년 동안 싸움과 화해를 반복해 왔다. 너무 많은 일들이 기억난다“고 토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내가 죽으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제일 슬퍼할 것이고 김 전 대통령이 죽으면 내가 그럴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화답하며 두 사람간의 길고 긴 애증을 정리했다.

두 사람은 1963년 6대 국회에서 만나 영호남을 대표하는 소장 정치인으로 주목받으며 인연을 맺은 후 때론 협력하고 때론 대립과 갈등하며 지난 40여 년 간 우리나라 정치를 이끌어 온 거목이다. 그러나 정치의 정점인 대통령까지 한 두 사람 간 관계는 미묘했고,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무반응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0여 년 동안 맹공을 퍼부어 이를 매우 안타까워 한 국민들이 많았는데 이제 두 사람이 화해하고 마음을 훌훌 털며 비운 모습이 청량제 같은 느낌을 주기 충분하다.

좀 더 일찍 이런 모습을 국민들과 우리 정치권에 보여 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으나 아무튼 보기 좋다. 두 사람의 마지막 화해가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분에서 갈등의 연속 속에서 숱하게 대립각을 세우며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는 메시지도 적잖을 것이다.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문화의 시금석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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