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일지 작성·교신 등 현지직원 보조업무 맡아
특유의 식물들과 지형의 신비함에 숙연해지기도
박문하 포항시의원은 평소 책읽기를 즐겨하는 의원이다. 글도 많이 쓴다.
그러다보니 저서도 많다. 전반기의장을 지낸 박 의원은 늘 공부하는 의원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독도 등대장에 지원해 선발돼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박 의원의 독도 얘기를 들어봤다.
-등대장을 신청한 이유는.
▲금년초 지인(知人) 한분으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소통과 헌신의 리더십`이라는 부제가 붙은 박현모 교수의 `세종처럼`(미다스북스)이다.
그 전까지는 세종에 대해 한글을 창제한 훌륭한 성군으로 유연한 사고의 지도자로만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고 180도 달라졌다.
그 분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김종서와 최윤덕 장군에게 4군 6진을 개척해 백두산, 두만강까지 국경을 확장하고, 이종무로 하여금 대마도를 정벌케 하는등 재임기간동안 우리 영토내 외적의 침략을 단한번도 허락하지 않은 임금으로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종에게는 민족의 존망과 관련된 국가 안보는 최우선의 절대 과제였다.
평소에 동해의 외로운 섬 우리땅 독도는 이민족의 파수꾼이자 대한민국 안보의 표상이요 자존심이라 생각했다. 일본의 경거망동이 멈추지 않는 시점에 기회가 주어지면 꼭 한번 독도에서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체험하고 싶었으며 그것이 1일 등대장 근무로 실현된 것이다.
-독도에 대한 평소의 생각은.
▲총면적 187,554㎡을 가진 독도는 단순히 수학적 면적상으로만 보면 한반도의 점하나에 불과한 존재다. 그러나 동해의 외로운 섬 독도는 작지만 너무도 큰섬으로 각인되어 왔다.
이를 증명하는 단적인 예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간담회장에 국토의 상징으로 독도사진이 걸려 있고, 포항해양항만청입구에도 `독도는 동해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라는 슬로건이 걸려 있다.
이같은 현황은 독도가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 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아닌가 한다.
-독도 등대장으로 근무한 소감을 밝힌다면….
▲총 10개조 중 마지막 조로 등대장 근무를 했다. 이틀 연속 날씨가 쾌청해 근무여건이 매우 좋았다.
말이 1일 등대장 근무지 실질적으로는 현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윤영철 소장외 2명)을 보조하는 일이다.
다만 이제까지 등대는 뱃길을 잃고 방황하는 배들에게 불을 밝혀주는 시설 정도의 상식만 알았는데 하루를 근무하면서 간단한 근무일지를 쓰고 교신방법과 포항항만청 관할구역, 항로표지현황 및 시설장비, 유인등대 현황 등 다소 향상된 지식을 숙지하고 간단한 업무를 파악했다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소중한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다.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면.
▲ 만경창파에 홀로 서 있는 독도는 실질적으로 한반도의 새벽을 열어 젖히는 섬이다.
독도 일출은 정말 장관이었다. 또 유리알 처럼 맑은 물은 자연스럽게 손을 담그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할 정도다.
무엇보다 사시사철 바람과 함께 하면서도 독도 특유의 식물들이 동·서도를 녹색으로 덮고 있는 것도 장관이었다.
아침 일찍 독도 전체를 산책할 기회가 있었는데 걷는 이길이 460만년전 용암분출로 생성된 섬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니 새삼 지형의 신비함에 숙연해 지기까지 했다.
또 한가지 특이한 일은 독도에도 저탄소 녹색 바람이 불어와 에너지발전 시설을 무공해 태양열 집열판으로 교체하는 `그린 독도 만들기` 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