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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권, 일본 자민당 몰락 교훈 되새겨야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09-09-01 21:03 게재일 2009-09-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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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일본 경제의 무서운 성장을 견인해 온 자민당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평가는 가혹했다. 1955년 창당 이후 54년 동안 집권해 온 일본의 자민당(自民黨) 정권을 30일 중의원 총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무너뜨린 것이다.

절차적 민주주의에 의한 정권 교체 혁명이긴 하나 좀처럼 변하지 않을 것 같던 그동안의 일본 정치체제를 감안하면 사실상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정권교체를 이룩한 제1야당인 민주당이 193석을 늘려 전체의석 480석 가운데 308석을 차지,국민이 무섭다는 말을 실감케 해줬다.

집권당 자민당의 몰락은 변화를 열망하는 민심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개혁정치를 구현하지 못했고, 집권당에 대한 정치 불신과 잇따른 부패, 그리고 경제 불황과 저성장에 따른 중산층의 불만 표출, 사회보장ㆍ고용제도를 포함한 일본 사회의 총체적인 시스템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변화 열망이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이번의 일본 선거 결과가 앞으로 아시아 각국에 미칠 여파도 적잖을 전망이다.

어느 나라 어느 정권이든 간에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고 대처해 나가지 못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 지를 한눈에 보여 준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선거 혁명은 정책과 비전 제시 등이 아니라 지역감정 등에 기대다시피 하며 정치를 하고 있는 우리 정치권에 보내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도 들린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지역감정 등을 이용하려는 정치세력과 사안마다 늘 대립각을 세우며 국민들을 불안케 하는 정치집단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또 이제는 시대가 변한만큼 그와 같은 세력을 거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실제 이런 분위기는 저변에 이미 넓게 포진돼 누가 불만 제대로 붙이면 활화산처럼 타 오를 수도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선진당 등은 특정지역을 볼모로 삼아 쉽게 정치를 하던 기존의 관행에서 탈피, 보다 차원 높은 수준의 정치력을 선보여야 할 것이다.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거나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면 남는 건 결국 주권자들의 외면뿐일 터다. `졸면 죽는다`는 말이 실감나고,`국민 무섭다`는 것을 되돌아 보게 해 준 경제대국 일본 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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