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동 유성여고 앞 유류저장고에서 서산터널 앞 까지 2㎞가 조금 넘는 구간을 도시 숲으로 조성한다니 반가운 일이다.
이 철길은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이 담긴 길이다.
일제강점기 때 부설된 이 철길은 해방이후 최근까지 60년 가까이 포항과 애환을 함께 해 온 터라 더욱 정감이 가는 철길이다.
그 옛날 어릴 적 철길을 따라 오가며 놀던 시절이 아련하고 기적소리를 울리며 지나가는 열차를 보며 더 큰 세계를 날아가고 싶은 희망을 품어 본 시절이 그리워진다.
이제 세월이 흘러 도심의 철로가 무용지물이 되고 폐부지로 변한지 몇 년이 지나다 보니 철길을 그냥 두고 보기에는 너무 아쉬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도심을 정화시키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드는 도시 숲으로 조성한다니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포항에 태어나 여태껏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토박이들에게는 수도산과 함께 추억의 장이었던 철길이 도심의 휴식처로 거듭나 시민들에게 삶의 여유를 만들어 준다면 더욱 살기 좋은 포항이 될 수 있을 것 이다.
여기다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숲을 조성하고 가꾸면 더욱 의미가 있고 보람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포항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시민 스스로가 참여해 명실상부한 `시민의 숲`으로 만드는데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는 이번 `폐철도부지 도시 숲 조성사업`이 지방자치단체가 전적으로 추진하는 것 보다 시민운동으로 승화시켜 아름다운 `시민의 숲`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시민사회단체가 앞장서 줄 것을 요구하고 싶다.
우리의 숲을 우리가 만들고 가꾸는 일이 포항을 지키는 일이며 포항사랑운동의 실천이 아니겠는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성이 담긴 추억의 휴식처가 만들어지는 그 날이 빨리 보고 싶어진다.
점점 메말라가는 도심공간을 푸른 숲과 숲 속의 산책로, 거기다 맑게 흐르는 시냇물이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황량한 철길이 추억만 간직한 곳이 아니고 시민들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숲으로 변화시킨다면 후세대에 물려줄 훌륭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환동해 중심도시로 발전하는 포항에 양적 팽창 뿐 아니라 질적 팽창도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도심 숲 조성계획`이 추진된다니 청명한 가을만큼이나 상큼하고 밝은 포항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늘 있을 영일만항 개장식 등 포항의 진취적 기상이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한 시기에 `시민의 숲` 조성 추진은 또 다른 `기(氣)`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믿는다.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시민의 숲 만들기 운동`이 전개되기를 바라며 `추억의 철길`이 아름다운 `시민의 숲`으로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상상해보며 그 숲길을 하루 빨리 걸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