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7일 내년 11월 G20(주요 20개국)정상회의 유치에 대해 “한일 강제합방 100년만에 세계 외교무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내년이 한일 강제합방 100년이 되는 해인 만큼 (G20정상회의 유치 의미를) 거기에 붙이는 게 더 맞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수석은 “100여년 전인 1907년 고종이 헤이그 밀사를 파견했는데, 그때는 회의장에도 못 들어가고 분사했다. 나라의 운명도 열강에 맡겨야 했던 변방이었다”면서 “약 100년 만에 헤이그 밀사의 치욕을 국제 외교무대에서 보상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어 “우리나라는 1988년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후발개도국에서 신흥중진국으로 자리매김했고, 국가브랜드도 격상됐다”면서 “그동안 신흥중진국의 리더 비슷한 위치에 있다가 G20개최국으로서 세계외교사에 처음으로 중심축에 위치하게 됐다는 점에서 우리의 국격을 업그레이드하고, 정치·사회·문화와 법질서,그리고 일반국민의 법도덕수준까지 선진국 수준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남북 관계도 실제로는 우리가 이끌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미국이 먼저 말한 그랜드 바겐도 그런 상황에서 나온 구상”이라며 “이런 점에서 G20회의 개최를 외교에 대해 변방적 사고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자”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국제기구의 예를 들어 “APEC은 유럽이 빠져있고, G18은 신흥국이 빠져있으며, 아셈 역시 가장 주요국인 미국이 빠져있다”고 지적한 뒤 “G20은 앞으로 경제문제뿐만 아니라 포괄적 주제속에 에너지, 식량, 기후변화 등의 문제에 대한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