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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근대미술 이끈 두 천재화가와 만난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09-10-05 22:30 게재일 2009-10-0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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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화재단, 15~25일 이인성·이쾌대 작품전

이쾌대 作 `군상`
대구가 낳은 천재화가 이인성(1912~1950)과 칠곡 출생의 월북화가 이쾌대(1912~1965)의 작품이 대구에서 전시된다.

(재)대구문화재단(대표 김순규)이 대구시립미술관 개관 준비 특별전의 형식으로 마련한 `대구의 근대미술`이 오는 15일부터 25일까지 11일간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지역 출신의 천재화가인 이인성과 이쾌대의 작품을 비롯해 60여 명 200여 점의 대표적 근대미술 작품이 전시된다.

특히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한 이인성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1936년)과 `석고상이 있는 정물`(1936년경)이 처음으로 대구에서 전시돼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노란 옷을 입은 여인`은 세련된 차림으로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는 노란 원피스의 여인을 그렸으며, `석고상이 있는 정물`은 삼각형의 붉은 보자기 위에 사과와 당근, 모과, 고추 등 원색의 과일과 야채를 그린 작품으로 실험적인 요소가 강하고 기하학적인 구도와 터치로 이인성 그림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월북화가인 이쾌대의 대작 `군상` 시리즈와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무희의 휴식` `누워있는 나부` 등 유화 8점과 드로잉 15점과 함께 그가 평소 쓰던 팔레트와 아내에게 보낸 연서 등 26점이 전시되며 물감 팔레트와 자필 편지는 대구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1912년 같은 해에 태어난 이인성과 이쾌대는 한국 고유의 색채인 `조선향토색`을 추구했고 대부분의 여인 인물화의 경우 아내를 모델로 했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며 남북분단의 역사적 아픔이 개인사에 그대로 투영됐다는 점에서 운명적인 동질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인성은 1950년 11월4일 수복된 서울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하다가 순경과의 언쟁 끝에 총기 오발로 목숨을 잃었으며, 이쾌대는 한국전쟁때 인민군 종군화가로 활동하다가 포로가 돼 1953년 포로교환 때 북한을 택했다. 1988년 해금됐지만, 그의 사망연도가 1965년으로 밝혀진 것도 최근의 일이다.

김영동 책임 큐레이터는 “천재적인 두 화가의 전시를 통해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대구미술의 높은 위상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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