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훈련기 수출은 우리에게 여러가지 의미를 던져준다. 우리 정부와 관련업체들은 지난 10년간 2조원대를 투자해 개발한 T-50의 해외 수출길을 열기 위해 온갖 정성을 쏟고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었다. 작년에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를 상대로 본격적인 타진에 나섰다가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국산 훈련기가 우수한 기동성과 비행 안정성 등의 장점을 갖고 있지만 경쟁 상대인 러시아와 이탈리아의 저가 공세에 밀려 빛을 못본 것이다. 가격이 높은 만큼 성능이 우수한데도 해외시장에서 이를 인정받지 못했던 것이다.
경제적 측면의 효과도 나름 평가할 수 있다. KAI에 따르면 T-50의 인도네시아 수출규모는 모두 16대로 4억달러가 넘는다. 한 대당 가격이 자동차 1천대 수출규모이고 고용효과도 7천700명에 이른다고 한다. 항공산업은 완제품의 높은 가격에도 기초원자재 투입비중이 낮아 부가가치율이 44%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의 2배에 가깝다고 한다. 정부가 항공산업 육성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이유이다. 더욱이 우리의 마음을 부풀게 하는 것은 고등훈련기를 발판 삼아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한단계 도약해 선진국 대열에 본격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세계 항공기 수요는 증가일로에 있다. 고등훈련기 수출이 전투기와 중소형 여객기, 우주선 등으로 우리 항공산업의 영역을 넓혀 나갈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