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은 타고난 문학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정조가 일으킨 문체반정의 희생양이 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의 제목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역시 그의 글에서 따온 것으로, 소설가 성석제가 `맛있는 문장들`에서 멋스러운 문장으로 꼽은 바 있다. 그의 벗 김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으나 역시 조선 후기 문학을 대표하는 문사다. 이 책에서 드러나듯 시정과 백성의 삶을 제재로 해 당대의 생활상을 예리하게 묘파하는 글을 여러 편 남겼다. 게다가 이옥의 글을 문집으로 간행해 후손에 전한 것이 김려임을 감안한다면 우리 문학사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할 것이다. 이들은 고문에서 벗어난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하다 정조의 노여움을 사 과거 응시를 금지당하고 유배를 떠나는 등 고초를 겪는다. 그러나 권력에 굽히지 않고 평생 자신만의 글쓰기를 고집했다. 작가 설흔은 두 고집 센 문인의 삶과 이들이 남긴 글을 토대로 글쓰기와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엮어냈다. 여기에 시대 배경과 더불어 이옥과 김려의 문학세계를 짚어주는 한문학자 강명관 교수의 상세한 해설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