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롱이벌레의 아침을
걱정하는 마음이 하나 있다
가슴 붉은 곤줄박이 한 마리
바람에 흔들리는 도롱이 집을
쪼을까 말까 몇 번 망설이다가
주머니 속 애벌레 꿈틀거리는 것 보고
부드러운 입맞춤을 하고
포롱포롱 햇살 속으로 날아갔다
그 나무 아래 잎 다 떨군
빈 나무 밑둥 아래 밭냉이 콩버무리
좀씀바귀 새싹 튀어오르고
봄볕 줄기 따라 애기팔랑나비 날아가고 있다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2001)
아직은 새순이 되살아오기에는 이른 초봄의 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은 생명에 대한 애틋한 애정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질서를 노래하고 있다. 강자의 약자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면서 약육강식의 비정함이 판을 치는 이 시대를 향해 던지는 깊고 따가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다.
<시인>